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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삼가 전투에 많이 참가해서 노련한 자들의 말을 들어 보건대, 우리나라의 각궁(角弓)이 실제로는 오랑캐의 목궁(木弓)보다 못하다고 많이들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각궁은 천하에 이름난 활로서, 역사(力士)가 그 강한 활을 쥐고 쏠 경우에는 갑옷을 뚫는 힘이나 멀리 날아가는 면에서 오랑캐의 활이 따라올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활줄을 오랜 시일 동안 잡아당기다 보면 강한 것이 거꾸로 약하게 되고, 또 안개나 이슬에 젖게 되면 힘줄과 아교가 풀어지고 마니, 이것이 각궁의 단점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무사들이 각궁을 지니고 있는 것도 얼마 되지 않을 뿐더러, 각관(各官)의 무기고에 보관 중인 것도 모두 외면을 장식해서 숫자만 채워놓고 있는 실정이며, 군졸 자신이 갖춘 것을 보면 또 오래 사용해서 결함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니 실제로는 모두 쓸 수가 없는 것들입니다.


반면에 오랑캐의 목궁은 오랜 기간 활줄을 잡아당겨도 약해지지 않고 비에 젖어도 상하지 않으며, 멀리까지 날아가는 것은 각궁보다 못하지만 사정 거리 안에서는 쏘기만 하면 깨뜨릴 듯이 힘있게 날아가서 적중하곤 합니다.


그리고 각궁은 사정거리가 멀기 때문에 먼 곳에서부터 사격하다 보니 화살이 대부분 적중되지 않는 반면에, 목궁은 멀리까지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사정거리를 헤아려서 사격하다 보니 쏘기만 하면 많이 적중되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활이 천하에 이름이 났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활용하는 면에서는 이처럼 오랑캐의 활보다도 오히려 못한 실정입니다.


전쟁터에서는 어떤 무기를 쓰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우리나라 활의 경우는 이처럼 이름과 실제가 부합되지 않으니, 이 일은 변통하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 포저집 -




임진왜란 이후에 일본도와 조총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진 것처럼


병자호란에서 패한 후에는 여진족의 목궁에 대한 글들이 많이 보임


각궁을 목궁에 비교해서 공통적으로 말하는 내용이




1. 사거리가 길고 관통력이 좋다.


2.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3. 습기에 약하고 관리가 어렵다.


4. 재료를 구하기 힘들고 만드는 기간이 길다.




때문에 각궁은 갑사 이상의 장교급들이 주로 쓰고


정병은 목궁이나 죽궁을 썼음




그런데도 각궁이 조선군의 주력무기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글들이 많은 걸 보면


정병들에게 전투력을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동원체제의 문제 때문에 사병은 적고 장교만 과잉상태였던 당시의 현실 때문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