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안의 생김새는, 나무를 지나 수장이 서 있고, 텐노는 뚫린 나무 밑둥을 지나다니게 되어 있다. 네 사람의 레드베일 신도와, 빨간 내복을 입은 수장이 한 사람, 합쳐서 다섯 명. 그들 앞에 가서, 걸음을 멈춘다. 앞에 선 수장이, 부드럽게 목소리를 깔고 말한다.

' 텐노, 앉으시오. '

텐노는 움직이지 않았다.

' 텐노는 어느 쪽 편에 들겠소? '

' 아비터. '

그들은 서로 쳐다본다. 앉으라고 하던 수장이, 머리를 팔짱 낀 팔 앞으로 바싹 내밀면서, 말한다.

' 텐노, 아비터도, 마찬가지 위선적인 진영이오. 텔볼테가 죽어버린 낯선 곳에 가서 어쩌자는 거요? '

' 아비터. '

' 다시 한 번 생각하시오.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정이란 말요. 자랑스러운 권리를 왜 포기하는 거요? '

' 아비터. '

이번에는, 그 옆에 앉은 신도가 나앉는다.

' 텐노, 지금 레드 베일에서는, 새로운 텐노들을 위한 보상 법령을 냈소. 당신은 누구보다도 먼저 락다대를 가지게 될 것이며, 신도들의 영웅으로 존경받을 것이오. 전체 인민은 텐노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이곳의 불길도 텐노의 가입을 반길 거요. '

' 아비터. '

그들은 머리를 모으고 소곤소곤 상의를 한다.

처음에 말하던 수장이, 다시 입을 연다.

' 텐노의 심정도 잘 알겠소. 팩션 무기들이 거의 죽은 시점에서, 좌파들의 간사한 꼬임수에 유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도 용서할 수 있소. 그런 염려는 하지 마시오. 레드베일은 동무의 하찮은 잘못을 탓하기보다도, 텐노가 렐과 신도들에게 바칠 충성을 더 높이 평가하오. 일체의 보복 행위는 없을 것을 약속하오. 텐노는…… '

' 아비터. '

베일 신도가, 날카롭게 무어라 외쳤다. 설득하던 수장은, 증오에 찬 눈초리로 텐노를 노려보면서, 내뱉었다.



' 어떤 존재건 간에 적이라면 표적이 될 뿐이다. '

눈길을, 방금 도어를 열고 들어서는 다른 텐노에게 옮겨 버렸다.

아까부터 그는 설득 자들에게 간단한 한마디만을 되풀이 대꾸하면서, 지금 다른 방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을 광경을 그려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도 자기를 세워 보고 있었다.

' 자넨 어디 출신인가? '

' ...... '

' 음, 자라만이군. '

글래스트는, 앞에 놓인 서류를 뒤적이면서,

' 아비터라 지만 막연한 얘기요. 물질적인 풍요보다 나은 게 어디 있겠어요. 아비터에 가본 사람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지만, 밖에 나가 봐야 우파가 더 좋다는 걸 안다구 하잖아요? 당신이 지금 가슴에 품은 울분은 나도 압니다. 신디 시스템이 밸런스적인 여러 가지 모순을 가지고 있는 걸 누가 부인합니까? 그러나 시퀸스엔 돈이 있습니다. 텐노는 무엇보다도 크레딧이 소중한 것입니다. 당신은 동면 직후의 물자 부족을 통해서 이중으로 그걸 느꼈을 겁니다. 텐노는…… '

' 아비터. '

' 허허허, 강요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아군 텐노의 한사람이, 다 죽어버린 아비터에 가겠다고 나서서, 아군으로서 어찌 한마디 참고되는 이야길 안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이곳에 마이코나 인 수백 동포의 부탁을 받고 온 것입니다. 한 텐노라도 더 건져서, 시퀸스의 품으로 데려오라는…… '

' 아비터. '

 

' 당신은 오로킨에게 교육까지 받은 전투원입니다. 시퀸스는 지금 당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위기에 처한 마이코나 인을 버리고 떠나 버리렵니까? '

' 아비터. '

' 컨셉충일수록 불만이 많은 법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좋은 신디무기를 없애 버리겠습니까? 텔볼테가 죽었다고 말이지요. 당신 한 사람을 잃는 건, 무능한 전투원 열을 잃은 것보다 더 큰 손실입니다. 당신은 아직 젊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할 일이 태산 같습니다. 나는 당신보다 돈이 약간 더 있다는 의미에서, 친구로서 충고하고 싶습니다. 시퀸스의 품으로 돌아와서, 마이에나 인을 재건하는 일꾼이 돼주십시오. 아비터에 가서 고생하느니, 그쪽이 당신 개인으로서도 행복이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대단히 인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뭐 어떻게 생각지 마십시오. 나는 믿음직한 거래처처럼 여겨졌다는 말입니다. 만일 우파에 오는 경우에, 개인적인 조력을 제공할 용의가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

텐노는 고개를 쳐들고, 반듯하게 된 코퍼스 천장을 올려다본다. 한층 가락을 낮춘 목소리로 혼잣말 외듯 나직이 말할 것이다.

' 아비터. '

글래스트는, 손에 든 크래딧 모서리로, 테이블을 툭 치면서, 곁에 앉은 뉴로카를 돌아볼 것이다. 뉴로카는, 어깨를 추스르며, 눈을 찡긋 하고 웃겠지.


' 당신은 다른자들과 다를바 없군요.구원의 손길조차 닿을 수 없을 만큼 부패하고 황폐해져 있습니다. '

아비터 방 안에서, 수장의 책상 위에 놓인 명부에 이름을 적고 방을 나서자, 그는 마치 재채기를 참았던 사람처럼 몸을 벌떡 뒤로 젖히면서, 마음껏 웃음을 터뜨렸다. 눈물이 찔끔찔끔 번지고, 침이 걸려서 캑캑거리면서도 그의 웃음은 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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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얘기 아님 아무튼 아님
닉 Deep_in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