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노, 대규모의 그리니어 해병들이 이곳에 주둔 중입니다. 그 누구도 살려두지 마십시오.」


  로터스의 통신을 들으며 당신은 착륙정에서 뛰어내렸다. 끔찍한 그리니어 사령관의 족쇄에서 풀려난 이후, 당신은 로터스의 말을 따라 태양계의 균형과 수호에 헌신을 다 하기로 했다. 그러나 결코 잊지는 않았다. 그리니어 사령관이 내뱉은 의미심장한 말들은 뜨겁게 지진 인두처럼 의식 한 구석에 뚜렷하게 남아 있었다. 그의 허리를 베어냈을 때, 당신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운명이 얽혀오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에 대해 몰두할 때가 아니었다. 균형과 수호. 지금은 검을 빼들어야 할 때였다. 당신의 곁으로 내려선 이들. 당신은 그들을 바라보았다. 텐노. 그것은 당신을 부르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당신이 속 한 집단의 명칭이기도 했다. 그리고 흉흉한 기세를 피워올리고 있는, 당신이 보고 있는 그들이기도 했다.

  누군가 신호를 주지도 않았음에도, 당신과 동료들은 동시에 환풍구를 뚫고 기지 안으로 뛰어내렸다. 고지대에서 떨어진 반동에 몸을 추스린 직후, 당신은 동료들이 곁에 없음을 깨달았다. 멀리 사라지는 샨다나 자락을 쫓으며 당신은 끊임없는 훈련의 결과를 몸으로 체현했다. 바닥을 튕기듯 차내어 몸을 나선으로 꼰다. 살 썩는 냄새 가득한 공기를 가르며 당신의 신형이 빠르게 앞으로 쏘아졌다. 그리고 공중을 박차며 무게중심을 앞으로 옮기며 구른다. 인간을 벗어난 움직임을 보이며 당신은 빠르게 기지를 돌파한다. 그리니어 해병들. 당신은 소리 없이 기둥 뒤로 몸을 숨겼다. 코너를 돌아 이쪽으로 다가오는 두 명의 해병. 순찰을 돌고 있는 중이리라. 그들이 기둥을 스쳐지나간다. 누구도 당신을 알아채지 못했다.

  당신은 MK1 쿠나이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며 속으로 수를 센다.

  셋, 둘, 하나.

  쏜살같이 날아간 쿠나이가 장갑의 틈을 파고들어 해병의 목을 꿰뚫는다. 가래 끓는 소리를 내며 꺽꺽 거리는 해병. 그를 본 동료가 눈을 동그랗게 뜨기도 전에 당신은 칼집에서 뽑아낸 스카나로 그의 목을 베어내고, 그대로 반바퀴 돌아 목에 바람구멍이 난 해병의 등을 찔렀고, 피로 덥혀진 스카나는 가슴팍을 뚫고 나왔다. 당신이 스카나를 뽑기 무섭게 숨이 끊어진 몸이 무너져내렸다.

  기지 내에 요란하게 울려퍼지는 사이렌 소리에 당신은 깜짝 놀랐다.


「발각 되었습니다.」


 어째서. 당신은 의문을 품으면서도 빠르게 몸을 날린다. 발각 된 이상 우물쭈물 거릴 여유는 없었다. 당신은 동료들과의 합류를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달려나가는 도중 로터스가 추가적인 목표를 알려왔다. 기지 내에 특별한 정보를 지닌 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시야 한 구석에 떠오른, 청사진을 바탕으로 한 내비게이션에 동료와 생포 대상의 위치가 떠올랐다. 동료들에게 가는 길은 좋은 말로도 깔끔하다고 할 수 없었다. 벽과 바닥에는 아마도 그리니어였을 살 조각들과 여러 내장, 새빨간 핏물과 끈적한 지방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싸늘할 정도로 조용한 참상을 지나치며 마침내 당신은 동료들에게 당도했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생포 대상을 목전에 두고 있었다. 로터스가 비상 사태임을 알려왔다. 보이드 균열이 발생하였다고. 엎친데 덮친 격이군. 당신은 생각했다. 쏟아져 나오는 공허에 잠식된 병사들과 그 사이로 바삐 도망가는 생포 대상을 두고 텐노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들도 적잖이 당황했으리라.


"아 씨발 이건 또 뭔 개소리야. 성유물도 없는데."

"않이 진자 이개 무엇. 이게 오로킨이냐 미션아."

"앜ㅋㅋㅋ오늘 자드찬에 자드부 깠는데 이거 실화? 앙 잔영물띠~"


  당신은 셋의 반응에 당황했다.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일까?


"빨리 조지자. 지금 씹테인 얼럿 뜸"

"존나 얼척 없죠? 개같죠? 역겹죠?"

"아터? 어 락스~"


  그들은 말을 내뱉음과 동시에 날쌔게 움직였다. 채찍이 휘둘러질 때마다 앙 기모띠! 하는 소리와 함께 점점 가속하는 텐노. 광범위에 폭발을 일으키는, 무형의 화살을 쏘는 텐노. 발 구르기 한 번에 파열된 지면 사이로 감염체로 이루어진 가시지옥을 솟구치게 하는 텐노. 국소적인 재앙을 불러일으키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당신은 속으로 침음을 삼켰다. 순식간에 전장을 정리하며 그들과 당신은 앞으로 나아갔다. 추적 끝에 생포 대상을 재구축해 로터스에게로 보낸 당신들은 탈출 지점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당신은 바람 부는 소리를 들었다. 기지 내부의 조명이 일시적으로 암전 되었다가 다시 되돌아왔다. 거친 저주의 목소리. 당신을 향한 비난.


"스토커?"

"킹갓졸렬충 떤냐?"

"설계도 셔틀? 끄덕끄덕"


  텐노들은 안절부절 못하는 당신의 어깨를 눌러 바닥에 앉혔다. 그리고 당신을 둘러싸기 무섭게 비난을 퍼붓던 존재가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당신은 정말 순식간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찰나의 시간에, 그의 몸이 다시 그림자로 흩어지는 것을 보았다.


"아 시발 또레드냐?"

"일진 좆같네."

"여윽시 졸렬충 클라스."


  투덜 거리며 저마다의 착륙정에 몸을 싣는 텐노들을 바라보며 당신은 착잡한 심정 숨기지 못했다.

  

  텐노……텐노란 무엇일까.



  갑자기 생각나서 써봄.

  몹들 입장에선 급식체 쓰거나 디씨 말투 쓰는 텐노 새끼들 존나 미친 괴물 새끼들처럼 보일 거 같음ㅇㅇ


  똥글 읽어줘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