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복커 하나가 갤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브락 리벤 한 장을 내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리벤이 못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 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갤럼의 입을 쳐다본다. 갤럼은 스샷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마옵도 없는 3플옵 리벤 스크린샷에다가 댓글로


"좋소."


하고 내어 준다. 복커는 '좋소'라는 말에 기쁜 얼굴로 리벤을 받아서 가슴 깊이 집어 넣고 절을 몇 번이나 하며 간다. 그는 뒤를 자꾸 돌아보며 얼마를 가더니 또 갤에 다른 게시글을 써올렸다. 품 속에 손을 넣고 한참 꾸물거리다가 그 브락 리벤을 내어 놓으며,

"이것이 정말 쓸만한 리벤이오니까? " 하고 묻는다.

다른 갤럼도 호기심 있는 눈으로 바라보더니, 성화가 돋았는지 울컥 비꼬는 소리를 가득 담아서

"마옵도 없이 3플옵인데 뭔 ㅋㅋ 충마옵 붙여와라"

복커는 떨리는 목소리로

"역시 그런가요?"

"그렇기는 뭐가 그래 시발련아 마옵이 없어도 3플옵이 전부 유효옵인데 이정도면 주절먹이지 비틱새끼임?"

"누가 지구온천짤 같은 게 올라오는 캎에 드나듭니까 십새끼야. 복커를 해서 암것도 모르면 물어볼 수도 있지"

복커와 갤럼은 한바탕 갤을 불태우며 장절한 키판싸움질을 벌였다. 어쨌건 종국에는 그 리벤은

"좋소."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얼른 리벤을 가슴에 품고 황망히 달아난다. 뒤를 흘끔흘끔 돌아다보며 얼마를 허덕이며 달아나더니 별안간 우뚝 선다. 서서 그 리벤이 빠지지나 않았나 만져 보는 것이다. 거친 손가락이 거금을 주고 산 화염 47퍼짜리 브락 위로 그 리벤을 쥘 때 그는 다시 웃는다. 그리고 또 얼마를 걸어가다가 어떤 골목 으슥한 곳으로 찾아 들어가더니 벽돌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리벤을 손바닥에 놓고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가 어떻게 열중해 있었는지 내가 가까이 선 줄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리벤 옵이 어떻길래 그럽니까?"

하고 나는 물었다. 그는 내 말소리에 움찔하면서 리벤을 가슴에 숨겼다. 그리고는 떨리는 다리로 일어서서 달아나려고 했다.

"염려 마십시오, 시비걸러 온 게 아니오."

하고 나는 그를 안심시키려 하였다.


한참 머뭇거리다가 그는 나를 쳐다보고 이야기를 하였다.

"이것은 비틱질이 아닙니다. 쿠바무기가 나와서 갑자기 일어난 붐에 편승하려고 플래를 주고 산 것도 아닙니다. 이 게임에 똥무기 찍어먹는 거 말고 할 게 어딨습니까? 응나노평 시절 에너자이즈 풀랭이 3천 플래를 호가할 때부터 브락에 리벤을 박아서 써보고 싶었습니다. 나는 그 시절부터 브락 순환용 리벤을 사다가는, 한 시간마다 1천씩 쿠바를 모으고, 쿠생도 돌았습니다. 일반 브락에 포작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괜찮은 옵션이 나오지 않아 현타가 와서 접었고, 그러다 다시 복귀한 이후로는 레퀴엠 균열에서 레퀴엠모드도 마다하고 쿠바를 먹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 모은 쿠바 삼천오백을 리벤에 꼴아박았습니다. 이러기를 마흔네 번을 하여 겨우 이 귀한 브락 리벤 하나를 갖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브락을 떳떳이 손에 쥐기까지 이렇게 오래 걸렸습니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리벤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돈으로 무얼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브락이 너무도 써보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