놈은 흐릿한 눈으로, 그러나 오래된 기억으로부터의 분명한 인식과 함께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놈은 내가 누군지, 또 내가 놈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다.

놈은 마치 곰처럼 상체를 쳐들어 울부짖었고, 그 서슬에 전등들이 산산조각나 우리 주위는 온통 어둠에 빠졌다.

내게로 느릿하게 다가오는 녀석의 발소리가,

놈의 금속과도 같은 손가락이 벽을 때려 부수는 소리가 들렸고,

난 나의 죽음을 직감했다. 나는 눈을 감고 곧 치러질 죗값을 기다렸다.

무언가가 내 팔을 잡아당기는 감각이 느껴지고, 나는 데이비스가 방문을 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가 나를 방 안으로 거세게 끌어당겼고 나는 뒤로 자빠져버렸다. 열린 문 앞에 데이비스가 가만히 서서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고,

괴물은 우리 쪽으로 곧장 쇄도하고 있었다.

문득 어쩌면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직감이 들었고, 나는 "데이비스, 그 문 당장 닫아, 빌어먹을!!" 이라 외쳤다 - 그러나 그는 보름달 마냥 눈을 커다랗게 뜬 채 고개를 저었다. "봐!" 울부짖음과 금속을 부수는 소리에 섞여 그의 외침이 들렸다.

그리고 침묵이 이어졌다. 데이비스는 숨을 헐떡이며, 웃고...있다고?

짐승 놈은 그와 고작 몇 인치 떨어진 거리에서, 문간을 가득 채운 채, 온통 피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정작 그 맹렬한 폭력성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것은 그저 거기에, 자신의 손을 바라보며 서 있을 뿐이었다.

"누군들 내 말을 믿었겠어?" 데이비스가 속삭였다.

나는 벽을 손으로 짚고 일어나, 문 맞은 편에 섰다. 나는 이런 방을 본 적이 없었다. 차가운 공간 안에 배치된, 수많은 선반들...영안실?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어디야, 데이비스?"

"여기가 바로 그들을 보관하는 곳이야, 자리만(Zariman)에서 돌아온 이들 말야."

문득 의문이 들었다. 자리만이라고? 영영 사라져버렸던 그 함선 말인가? "데이비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미소를 띤 얼굴로, 데이비스가 나를 돌아보았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면...." 그는 이제 차분하고 조용해진 모습으로, 다시 그 짐승에게 고개를 돌렸다.

"우리가 곧 진급 대박을 맞을 거란 얘기지."



-라이노 프라임  코덱스








폰으로 그리느라 노트펜촉 다닳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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