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보라 신상은 못까지만 6~10권 정도 분량으로 세 시리즈 완결낸 현직 글쟁이다
프로의 영혼을 담은 야설로 달린다 쒸이,,팔,,,,
단편01 노바편/ 자아 딜레마
본인의 생물 종(種)이 바뀐다는 걸 상상이나 할 수 있는가?
길가 고양이의 뉴런 하나하나에 들어있는 정보를 긁어모아 인간이라는 하드웨어 위에 옮긴다 한들 그게 하나의 ‘인간’으로 행동할 수 있는가 물어본다면 누구나 회의적인 답을 내놓을 것이다.
이건 고등한 지성체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문제였다. 거울에 비친 저 낯선 ‘내’ 얼굴만 하더라도 그렇다.
워프레임, 내 정신을 덮고 있던 갑각의 이름이다. 나는 그 갑각이 내 몸이요 정신의 둥지라 여겨 의심치 않았거늘, 실상 안쪽에 자리 잡은 건 인간의 그것이었다.
지금껏 스스로 외모와 다른 이들의 외모를 판단하는 근거도 외형으로 보이는 내 갑각이었고, 감정도 행동 기반도 내 외형과 기능에 의한 것이었다.
그 모든 기준이 한순간에 뒤바뀐 상황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 자는 없다.
내 시선에 거울에 비친 인간으로서의 내 모습은 그저 기괴한 외계인에 불과했고, 반면 단순한 유기체로 내 링크를 기다리는 워프레임이 오히려 친근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이게 단순히 몸 위를 덮은 갑옷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버렸지만, 내 잠재의식과 자아에서는 여전히 내 외형으로 인식하는 ‘나’의 모습은 거울 너머의 저 인간이 아니라 바닥에 축 늘어진 워프레임 쪽이었다.
이런 고민을 안은 건 나 하나가 아닌듯했다.
사방에 찢어져 널브러진 감염체들의 펄떡이는 부속기관과 몸뚱이들 사이로 우리는 등을 맞대고 앉아 있었다. 여느 때와 다를 게 없는 감염체 정화 작업이었으나, 유독 오늘은 각자의 행동에 고뇌가 섞였다.
워프레임은 인간처럼 입이라는 기관이 없다. 우리는 대화할 수 없다. 그러나 뜻을 나누는 건 가능했다. 매개체가 되는 보이드 파장 사이로 서로의 복잡한 심경이 뒤섞였다.
-난 아직 모르겠어. 어느 쪽이 진짜인지.
그녀의 생각이나 내 생각이나 다를 게 없었다.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녀의 호칭은 단순히 ‘노바’였으나, 지금은 ‘노바 슈트’라고 명백히 외피 취급을 받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 나 역시 인간의 이름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 외피는 엑스칼리버가 아닌 엑스칼리버 슈트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우린 서로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맞닿은 나와 그녀의 등 사이로 흐르는 감각은 오로지 촉각일 뿐, 인간이 가지는 온기는 없었다. 딱딱한 외갑의 마찰은 고작 쇠가 서로 스치는 감각 이상은 전하지 못했다.
만들어진 갑옷.....
하지만 정말로 단지 갑옷에 불과한 것일까? 불현듯 그런 생각이 내 정신을 파고들었다. 분열된 육체와 동떨어진 시공간 사이로 방황하던 정신은 냉철함을 유지하지 못했고, 흐트러진 상념은 곧바로 성급한 행동으로 나타났다.
나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등에 기대앉았던 노바가 뒤로 나동그라지며 갑작스레 자리를 박찬 나를 매도하는 보이드 파장을 보냈으나, 그런 건 머리로 들어오지 않았다.
-뭐.... 뭐하는 거야?
팔뚝을 감싼 외피는 오로지 철갑의 차가움만을 내뿜었다. 정말로 우리는 단순한 외갑에 불과한가? 오른손 손가락에 힘이 실렸다. 퍼라이트 재질의 장갑을 관통하는 감각이 무겁게 손가락에 잡혔다.
-그만해!
노바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팔의 장갑을 뜯어버렸다. 안쪽에는 맨살처럼 보이는 약간 어두운 색상의 섬유질 조직이 보였다.
-갑자기 왜 그래?
우리는 총에 맞으면 피를 흘린다. 우리에게는 살이 있고, 피가 있고, 심장이 있을 것이다.
보이드 에너지를 집약해 만들어낸 칼날이 장갑 아래 살점을 망설임 없이 찔렀다.
-그만하라니까!
노바는 울음기 섞인 보이드 파를 뿜어내며 내 팔에 매달렸다. 팔뚝에서 떨어지는 피는 검은색에 가까웠다. 핏물은 내 팔을 건너 노바의 외갑을 타고 흐르기 시작했다.
인간의 기준으로 보자면 그녀는 단순히 인간과 비슷한 실루엣을 가진 하나의 기계 덩어리였다. 하지만 ‘내’ 기준으로 그녀는 한 명의 여성이었다.
-왜 그래? 너 오늘 이상해..... 함선으로 돌아가서 좀 쉬는 게 좋을 거 같아.
-나는......
그녀가 돌아섰다. 나는 어째서인지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이대로 진행하면 대꼴 야설 가능?
왜 안 촉수?
오퍼레이터보다 노바가 더 꼴림 ㄹㅇㅍ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