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잠깐 침묵이 흘렀다. 우선 나는 전방 우리대원의 이상 유무를 확인,
이상 없음을 알고 안도의 숨을 돌리고 나서 전과를 확인했다.
첨병조 이호연 중사의 날쌘 즉각 조치 사격은 적중했다.
적 2명을 발견하고 즉각사격개시 (BP 899630), 적은 부상을 입고 선혈의 얼룩을 남기며
생명만을 부지한채 도주했음을 알게 됐다.
나는 여유를 주지 않고 계속 추적했으나 워낙 지세가 험하고
개울 좌우에서 적의 저격이 계속 날아옴으로 추격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되어,
잠시 엄폐하고 있다가 능선을 택해 이동하기로 하였다.
얼마를 지나자 이미 대지를 어둠으로 삼켜버린 암흑의 밤은 우리의 추격을 불허하고
진로 상에 적의 미설치 방망이수류탄, 부비츄렙 등만 발견,
처치하고 독 안에 든 쥐를 놓친 아쉬움에 원통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이상의 상황을 대장님에게 보고하고 나는 몇 명의 간부들과 치밀한 정찰 계획을 숙의하고
정찰코스를 약간 변경하기로 하고 대장님의 허락을 받았다.
왜냐하면 계획된 진로 상에는 적이 설치한 많은 부비츄렙이 예상되어,
좀 험하긴 해도 안전한 길로 약간 우회하자는 의논이었다.
여기서부터 정찰조는 각각의 정찰코스를 따라 나뉘어 행동했다.
이제 각조의 모든 행동은 무전연락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작전 개시 3일이 지났으나 각조 모두 적들이 설치한 부비츄렙을 추가로 발견한 것 외에는
또 다른 접적이 한 번도 없었다. “틀림없이 많은 적들이 은거하고 있을 텐데....”
하고 의아심을 가지고 정찰 활동을 계속 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D+2일(5월 23일),
C조인 동기생 심명선 대위 조에서 BP 899659 지점에서 교전결과, 적사살 5명,
소총 2정, 실탄 38발, 배낭 식량 등을 노획하는 혁혁한 전과를 올렸다는 무전이 왔다.
나는 진심에서 축하하고 대원에게 경고를 한 다음 우리도 오늘저녁 좋은 꿈을 꾸어서
C조 못지않게 좋은 전과를 올리자고 전 조원들과 의미 있는 굳은 약속을 다짐하고
내일이 밝아 오기만 기다렸다.
D+3일(5월 24일)째는 우리 A조 정찰지역중 적정이 가장 많은 곳이기에 기대를 가지고
탐색하기 시작했지만 오정이 넘도록 취사흔적 외에는 아무 것도 발견 할 수가 없었다.
주위에는 양호한 개울이 있어 대원들에게 철저한 경계를 지시하고, 수통에 물을 채우고 목을 축인 다음,
틀림없이 물이 있는 곳에 적이 있다는 전훈을 다시 한 번 인식시키면서
은밀히 탐색해 나아가다가 난데없는 소낙비를 맞았다. 사방이 안개와 구름으로 지척을 분간 못할 정도라서
나는 적 저격의 위험을 느끼고 우선 지형상 유리한 능선을 택하여 막 이동하려는 찰나,
첨병 박광석하사의 총에서 불꽃을 튀기며 고막을 찢는 총성이 들렸다.
전 대원이 그 방향으로 일제히 제압사격을 개시했다. 상황은 5분 만에 종료되고 전과를 확인했다.
우선 우리대원들은 박하사가 오른 손목을 조금 다친 외에는 무사했으며,
이 교전에서 유혈이 낭자한 피투성이의 시체 1구를 발견했고 씨케이씨 1정을 노획했으며,
실탄 7발, 배낭, 식량, 침구 등을 노획하는 개가를 올리게 되었다.
지도를 펴 좌표를 확인하니, 적정이 가장 많은 BP 875690 지점이었다.
이제야 땀의 대가를 얻은 것 같았다.
흘린 땀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하늘에 감사했다.
이상 상황을 대장님께 보고했더니 많은 격려를 해주셨다.
전과에 비해 분에 넘치는 칭찬을 받으니 오히려 미안한 감을 금치 못했다.
D+5일 (5월 26일), 전 대원이 한곳에 집결하여 본부로부터 재보급을 받고 제 2단계 작전명령을 수령했다.
또다시 주어진 코스로 각 조별로 헤어져야 했다.
나는 대원들에게 안전점검을 지시하고 전과에 급급해서 조급하게 행동하지 말고 또한 방심하지 말며,
지금부터 적의 보복이 틀림없이 있을 것이니 조심하라고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D+7일 (5월 28일) C조인 심명선대위 조에서 적 10여명을 발견 본부로부터의 포사격 지원요청을 하고
상황을 보고하느라, 무전기에선 굉장히 소란스러웠다. 그때가 바로 우리가 막 매복지점을 출발하여
수색해 나가려는 시간이었다. 심대위 조와는 정찰코스가 얼마 안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고막을 째는 듯 한 포성을 들을 수 있었고, 포성이 멎자 심대위 한테서 무전이 왔다.
적을 추적해서 4명의 시체는 확인했는데, 남은 놈들이 우리 A조지역 계곡으로 도주했다는 것이다.
나는 즉각 대원을 정지시키고 계곡의 지형지물상 양호한 루트를 선정,
부관 이길수 소위로 하여금 자동 크레모아 설치를 지시하고,
그곳을 감시 할 수 있는 양호한 지점을 택해 매복했다.
스스로 어망에 걸려든 고기를 줍자는 심산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적은 우리올가미에 용코로 걸려들었다. C조에서 상황이 있은 3시간이 조금 지난
15:00시경 크레모아의 폭음과 함께 우리는 일제히 사격을 가하고 곧장 전파를 확인했다.
3명의 적이 처참한 형태로 나동그라져, 몸통과 사지는 산산조각이 되어 있었고,
씨 에이 알 1정, 실탄 21발, 수류탄 2발, 식량이 든 배낭 등을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다
철수시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이들은 26~7양일간에 “디엔칸” 어느 부락에서
몇 명의 꽁가이들과 많은 식량을 약탈해가다
우리 검은 베레의 밥이 된 것이란 사실을 본부로부터의 무전으로 알았다. 무척 통쾌했다.
이상으로 우리 정찰대는
8박 9일 동안
사살 20명, AK 1정, CKC 3정, CAR 2정, 실탄 89발, 배낭 5개, 수류탄 9발, 식량 2가마 등을 노획했다.
이상의 전과를 얻을 수 있었던 승리의 요인은,
첫째, 견적필살의 즉각조치 사격 훈련
둘째, 첨병 및 대원의 담력 훈련
셋째, 사단장님 방침에 따른 백전불굴의 투혼, 그리고
넷째, 대장님의 지시사항 명심 등이라 하겠다.
부단히 노력해서 계속 전투능력을 연마하리라 마음먹는다.
71. 5. 31.
백 마 공 수 특 전 대 대위 o o o
<주> 1971년 5월 20일부터 5월 28일까지 8박 9일간의 용마 4호 작전 시,
작전 상황병으로 근무하면서 혁혁한 전과에 대한 훈․포장 상신시 명에 의해
내가 작성 보고한 작전상황 보고서다. 당시 무공훈장 및 포상이 다수 있었었다.
출처 : 유용원의 군사세계
Erdl을 구했네 ㅋㅋㅋㅋ
ㅇㅇ 70년대 초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