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군번 학군 장교고 보병 출신임


ROTC때 사주경계 선배 못봤다고 학과 중 집합 등 별 되도안한 후보생 부조리 다겪고 임관했었고

자대갔을때도 뭐 이등병은 군화 못들고 닦는다던지 PX 못간다든지

병사들끼리 이상한 부조리가 많았는데 당시에 나는 그냥 군대가 그런곳인가보다 했었음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일인데....


근데 그러던게 딱 내가 중위 진급하니깐

각 부대마다 자살 사건들이 연달아 터지기 시작했음


내가 임관하던 시기까지만해도 그런 부조리가 정상이라고 세뇌되서 그대로 하던 세대였다면

바로 1년 사이 그 다음 세대들이 그것을 못참는 세대들이었기 때문이 자살한 인원들이 늘어난게 아닐까 생각함


덕분에 몇몇 부대 윗대가리들이 잘려나가기 시작했고

남은 윗대가리들이 이등병을 무서워하더라

우스게 소리로 이등별이라는 말이 병사뿐만 아니라 간부들 사이에서 나왔음


그리곤 갑자기 전투훈련들 죄다 올스탑하더니

뭐 인성 집중주? 어쩌구하면서 병사들 하나하나 인적 사항 정신 건강 체크하더니

부모님들 네이버 밴드 초대시켜서 소대 중대 간부들 선생 노릇하게함


이걸 확 느꼈던게 내 소대 관심병사 목록이었는데,

내가 소위 때까지만 해도 5명도 안되던 관심병사 목록이 중위 다니깐 관심병사 20명으로 늘어남

소대 인원 35명인데 간부 제외하고 2/3가 관심병사 ㅋㅋㅋㅋㅋ


근데 갑자기 정신 이상한 애들이 확들어온게 아님

윗대가리들이 겁나서 관심병사 기준을 확 낮춰버렸기 때문이었는데

뭐 정신 신체 멀쩡한데 집안 형편이 어려웠어? 그럼 걍 관심등급 C 받는거임

우리 소대는 아닌데 최근 여친이랑 헤어졌다고 C 받은 인원도 있었음


때문에 간부들은 매일 야근에 죽어나갔음

초반에야 전투훈련 스탑하고 1~2주 정도 집중해서 관리했지만

어쨌든 군대는 전쟁을 준비하는 집단이니 훈련은 해야하거든


일주일동안 작계 훈련하고 퇴근하지도 못하고 밀린 연통 기록 쓰느라

병사들 면담하고 훈련 끝난 사진 병사 부모님들 보시라고 밴드 사진올리고 그래야했음

너무 바빠서 초과근무 찍는것도 자주 까먹고 그랬는데,

나중에 전역하고 후방부대는 초과근무도 안했는데 걍 찍어놓고 퇴근한다는거 듣고 센세이션하더라....


소대원 부모님 전화하면서 우리 애좀 잘봐주세요 잘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런거 이야기하다

문득 아버지께서 '힘내라' 카톡 날라오니깐 눈물이 살짝 나더라

나도 부모님 있고 그 소대원이랑 3살 차이밖에 안나는데...


암튼 세대가 변해가는것도, 그리고 군대 부조리가 없어져야하는것도 당연한거라 생각함

근데 여기에 대해 윗대가리들이 한짓은 정말로 군대의 발전을 위해 고민한게 아니라

걍 자기 보신을 위해 병사 대신 초급간부들을 갈아넣는 것이었음


요즘 여기 글이나 아직도 근무중인 동기들 전화 받아보면 그냥 그러던게 지금까지 온게 아닌가싶다

다만 인구수가 계속 줄어들고 군대 안가야할 인원들도 받고 있으니

라떼 관심등급 C가 지금은 형식상이 아닌 진짜가 되어버렸다는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