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부심도 있고 나름 인정도 받고 군 꿈도 가지고 있다
전역하고 싶단 이야기가 아니다
근데 나는 멋있지가 않다
훈련 중 영상으로 찍힌 내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솔직히 좀 우스꽝스러웠다
헤드셋과 버프로 가려졌지만 다른 것들은 숨길 수가 없었다
사실 이성한테도 자신이 없다
그냥 쭉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어서 더 일에 미쳐간다
훈련 끝나고 집에 있는 그 얼마 안되는 시간이 너무 우울하다
차라리 실전이 터져서 전공 하나 세우고 명예롭게 죽고 싶다는 철 없는 생각만 자꾸 든다
오늘 사복으로 번화가에 들어갔다가 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어지러움을 느꼈다
역에 사람이 바글바글함에도 내 옆에 아무도 앉지 않는 기분도 들었다
전투복을 입지 않으면 밖에 나가는 것도 힘들고
총을 들어야만 온전한 내가 된 거 같다
나약한 소리라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