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살 워붕이
그는 그저 그런 대학을 다녔고
그저그런 강원도 깡촌 보병대대에서
아무런 존재감없는 군생활을 했으며
전역 후엔 그저 그런 회사에서
그저 그런 평가를 받으며 다니는 중이다.
아직 부모님집에서 출퇴근하며 가끔 밀리터리 장비를 샀다가
눈치없이 박스에 대문짝만한 택티컬 기어! 밀리터리 문구를
적어 놓는 업체들 때문에 부모님께 쿠사리 먹는 것 빼면
딱히 불만도 행복도 없는 인생이다.
대부분 milco, 밀중장, tmc 같은 레플리카 업체나 중고로
저가 레플 장비들을 구매하는 것들이었으나
없는 살림에 카드 6개월 할부로 얼마전 xx전술업체에서
싸제교육을 받고 온 후로 스스로를 오퍼레이터라고 암시하며
고가의 오리지널 장비들을 구매하고 있다.
중고카페에서 구매한 페로컨셉에
파우치는 레플써도 된다는 글들을 애써 찾아가며 합리화한 후로
tmc댕글러, 에머슨 트리플 파우치 등으로 무장한 그는
침대 밑에 숨겨둔 “싸제”장비를 방문 잠그고 몰래 입어보는 것이
즐거웠다.
언젠가 그날이 오면 번데기처럼 구질구질한 현재의 삶에서 벗어나
택-티컬한 면모로 거듭날 오퍼레이터의 삶을 꿈꾸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평상시처럼 지루한 회사에서 출근과 퇴근을 반복하길 며칠...
어느날이었다.
싸이렌 소리가 울리며 지하철이 멈췄고
동시에 군중들의 핸드폰이 울려댔다.
[공습경보 공습경보-]....
워붕이의 심장이 뛰었다.
대피하는 군중들의 혼돈 속에서 워붕이의 표정은 알 수 없는
희미한 미소가 지어지는 듯 했다.
집으로 돌아온 워붕이는
신발조차 벗을 새 없이 급히
방문을 열고 침대 밑에 꽁쳐 둔 자신만의 변신-상자를 열었다.
오퍼레이터로 변신하는 시간이었다.
그간 이것들을 모으기 위해 얼마의 돈을 쏟아부었는가.
알리, 이베이, lbx 할인 기간을 틈틈이 노리며
해외배송을 기다린 세월은 얼마나 길었는가
몇분 후 가족들이 들어왔고
기세등등하게 중고로 알음알음 구매한 맨인포스 컴뱃팬츠와
예비군 px가서 구매한 컴뱃 셔츠 위에
중고 페로 컨셉 플캐를 얹고 알리에서 주문한 lv3 뚝배기까지 착용한 워붕이는 방문을 열고 나갔다.
그야말로 전장으로 떠나는 영웅적인 면모였다.
은은한 광기어린 그의 눈에 부모님은 할말을 잃었다.
그는 동사무소 공익요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동원부대로 도착했고
병장이라는 계급과 부분대장이라는 직책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듯 하였다.
부분대장이라는 직책이 생기니 한낱 “분대원”에 불가한
다른 병사들보다 우월감마저 느끼는 듯했다.
기세등등하게 자신의 중고가 55만원의 싸제 플캐을
걸치고 걸어가는데 구석진 창고 뒤편에서 익숙하지만 뭔가 불쾌한 목소리가 그를 멈춰세웠다.
“야. 너 뭐냐?”
과거 군 복무 시절 존재감없이 지내는 자신을 이상하리만치 싫어하던 같은 지역에 살던 그 헬창선임이었다.
“너 밀덕이었냐? 이거 어디서났냐? 옷 좋아보인다?”
머릿속으로는 부분대장이라는 자신의 직책과 권위를 내세워야 한다고 소리쳤지만 몸은 이미 파트라슈의 개마냥
시선을 내려가고 어깨는 움츠러 들며
목소리는 기어가는듯했다.
마크사에서 자신을 포함한 후임들의 돈으로 수놓은 형형 색색의
글자가 박힌 ㅈ같은 전역복을 남기고는
자신의 “오퍼레이터 변-신세트”를 입고 유유히 돌아가는 선임의 모습을 하염없이 쳐다만 볼 뿐이었다.
진짜는 tmc,에머슨 컴뱃 세트 입는다 - dc App
워붕도 그렇게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오리 장비들을 맛본 뒤로 달에 한두번 나가던 에솦 동호회에 레플 장비를 걸치고 나온 아저씨들을 보며 알수없는 우월감을 느끼곤 했다.
이래서 비상근하라는거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싸제 나와서도 선후임이 있노? - dc App
전역하면 친구지 ㅋㅋㅋ
당연히 없지ㅋㅋㅋㅋㅋ 이거 그냥 졸업 후에 담당 일진 봤는데 벌벌 떤다랑 같은 드립이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글보고 나도 침대밑에 넣어 놨던 변신키트 한번 꺼내서 입어봤다
이거보고 새벽에 변신키트입다가 찍찍이 소리때문에 아빠 깨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변신키트 입고싶은데 룸메깨어있어서 못입겠노...
이거 ㅅㅈ갤 템플러인거 같은데 ㅋㅋㅋㅋㅋㅋ
아.
통한의 1비추 - dc App
민간사찰급 필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