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우리 회사에서 진행한 전술학 입문 훈련에서 나토 전술 프레임워크에 대해서 다뤘는데
훈련생들 훈련 이해도를 확인하고 전술 구성 및 통제 요소 활용 관련 숙달을 위해 TTX를 구성해서 진행함.
막 내 좆대로 구성해서 하는건 아니고 나토 과학기술과 STO-EN-SAS-195에 근거해서 만든 시뮬레이션임ㅋㅋ
통제관이 전부 다 주관적으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연속성이 있는 시뮬레이션 규칙과 제한을 적용해서 진행됨.
뭐 규칙 하나하나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니까 제끼고 바로 시나리오 OPORD ㄱㄱ
블루팀
[상황]
A. 적: 현재 최소 2개 분대 이상의 북한군 2선급 보병 부대가 마리 입구 방면에서 남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들의 목적은 불분명하나 공격 시 역공할 것으로 예상됨.
B. 아군: 현재 중대는 상급 제대 긴급 기동성 작전으로 인해 할당된 AO 남쪽 및 동쪽으로 연결된 주 도로를 확보하고 있음.
C. 지원: 장대비-24는 사단 수색대대 휘하 1개 소대이며 아측 기동성 작전에 기반해 현 시간 기준, 1시간 40분 (5시퀀스) 이후 삼덕 입구로 AO 진입하여 주 도로를 따라 북상, 마리 오솔길에서 호수 마을 방면으로 AO 이탈할 예정임. 장대비-24는 적과 시각 접촉되는 즉시 임무를 포기할 예정. 장대비는 고속 기동할 예정.
[임무]
소대는 1시간 40분 (5시퀀스) AO에 진입할 장대비-24가 적의 시각 접촉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전에 AO 일대를 확보할 것. 장대비-24가 적과 시각 접촉하는 경우 사단 정찰 임무에 심대한 타격을 입을 것임.
[실행]
A. 장대비-24가 고속 은밀 기동할 수 있도록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 것.
B. 자유
C. 없음
D. TOA: 즉시
개풍구역 (개성-한강하구) 에 배치된 국군 3개 분대, 콜사인 먹구름은 기동성 작전 (Mobility Operation) 에 투입된 부대로
간단히 말하면 사단 수색대대 소속 임무 부대인 "장대비-24" 가 AO내에 있는지 없는지 모를 북괴군에게 탐지되지 않고
소대 AO를 통과해 호수마을 방면으로 침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작전.
섹터 너비는 약 1.8km 깊이는 3.5km으로 중대급으로도 커버가 어려울 수 있는데 기동 공간이랑 시간을 구현하기 위해 훨씬 넓게 잡음.
핵심은 주 도로에 대한 보호를 통해 북괴가 장대비-24에 대한 시각 접촉을 못하게 하는것이 핵심.
레드팀
[상황]
A. 적: 현재 규모 불상의 적이 반동촌부터 삼덕 입구 사이에 기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주 도로의 확보를 목표하고 있음. 적 공격시 적은 반격할 것으로 예상.
B. 아군: 현재 중대는 AO 인근에서 적 대침투 작전을 수행 중에 있으며 추후 적의 대규모 공격 징후를 파악하고자 하는 목적임.
C. 지원: 폭풍-4는 령정에서 뒤늦게 응소한 로농 적위대 1개 분대로, 약 1시간 (3시퀀스) 이후 폭풍 액추얼과 무전망이 연결되어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
[임무]
소대는 AO 내의 핵심 지형 지물인 호랑 삼거리, 령정 교차로, 반동촌에 대한 정찰을 먼저 수행한 후 적 접촉 없을 시 호랑 삼거리에 방어진을 구축하여 적의 주 도로 이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 정찰 과정에서 적 접촉 시 적을 무력화시키고 령정 입구 혹은 마리 입구로 철수하여 전력을 보존할 것.
[실행]
A. 빠르고 고템포의 정찰을 통한 현재 상황 파악이 중요.
B. 자유
C. 없음
D. TOA: 즉시
북괴는 4개 분대로 AO는 TTX 진행 관계상 똑같이 설정 되었지만 세부 임무는 정찰 임무
공방 / 깃발 뺏기 / 섬멸과 같은 피아가 대칭적인 임무가 실전에서는 거의 없다는 러우전쟁 전훈에서 착안함
이쪽은 북괴군 지휘관 의도와 뒤늦게 후방에서 지휘통제체계에 합류하는 콜사인 폭풍-4와 본대가 얼마나 싱크로나이즈 될 수 있는지가 핵심.
플레이어들은 10분간의 준비 시간을 거치고 전술을 구성하는데 TTX속 시간은 20분씩 지나감
레드는 준비 시간에 여름 혹서기임을 반영하여 초기 조율을 위한 2단계 PL을 설정 하였고
감제 고지를 먼저 점령 (Occupy) 하여 최소한의 주 도로 통제 능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1개 분대인 폭풍-2를 이용해
가상 접촉선으로 설정한 령정 교차로를 우선적으로 정찰하고 이후 폭풍-1을 이용해 반동촌 정찰을 실시할 계획
블루는 결사, 델타, 적기 언덕을 각각 확보 (Clear) 하여 상호 지원 가능한 패트롤 베이스를 설정하고
먹구름-1을 이용해 호랑 삼거리 일대를 유지 (Retain) 하여 주 도로를 이용해 고속 기동할 장대비-24의 침투를 지원
난이도가 매우 높은 시가지를 통과하는게 어려운데
레드나 블루나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까지는 굉장히 잘 설정 되었는데
사실 프레임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왜?" 부분이 빠져 있어서 분대장들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혹은 싱크로나이즈가 어떻게 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혼선이 발생한 모습을 볼 수 있음.
레드는 산악으로 기동 해야 하는 폭풍-1 / 폭풍-3과 도로를 통해 쓱 나가는 폭풍-2가 조율되지 않아 폭풍-1 / 폭풍-3로부터 이격되어 있는 모습이고
블루도 단순 MSR을 따라 기동하라는 오더가 나오면서 제대 기동 간 경계력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어그러진 모습을 보임.
그 다음 시퀀스 상황.
레드는 도로상 고속 기동을 통해 령정 구시가를 빠르게 정찰할 목적으로 폭풍-2를 기동시키며
적 시각 접촉 시 즉각 령정 언덕 방면으로 철수하라는 지시가 나왔고
블루는 먹구름-2,3를 이용해 난이도가 매우 높은 령정 시가지 확보를 지시하는 동시에
우발 접촉 시 주 도로 인근 고지를 점령하여 전투를 수행하라는 지시가 나왔음.
그 다음 시퀀스. 블루가 예상한대로 시가지에서 전투가 발생.
먹구름-2,3 모두 확보를 목적으로 기동 중이었기에 기동 대형과 임무 부대가 조우전 (....) 에 적합한 형태였고
분대간 상호 지원이 가능한 상태여서 시가지에 갓 돌입해 기동 중이었던 적과의 전투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음
다만, M240L이 포함된 미군 분대인 먹구름-1이 먹구름-2,3와 조율되지 못한 상태에서 기동했기에 소대가 완전한 전투력을 발휘하기 어려웠고
레드도 적과의 시각 접촉 후 퇴각이라는 계획은 좋았지만, 상대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설 경우에 대한 조율이 부족했기에
시가지 진입과 거의 동시에 어떤 지원도 없이 격파 당했음. 매복을 할 수도 있었는데 피아간의 기동 속도 차이에 대한 고려가 살짝 안맞아서 달성되기 어려웠음.
참고로 대충 누가 이김! 하는 단순 판정 아니고 수치 맞춰서 기상, 지형, 화기, 훈련수준 등등의 변수가 반영된 돌림판 돌려서 나온 결과임ㅋㅋㅋ
단 한번에 북괴 8명 전사 / 국군은 1명 경상
40분이 더 지난 상황. 령정 시가지에서 발생한 교전은 국군이 승기를 잡아 적 1개 분대를 완전 격파했고
그 사이 통신이 복구된 북괴 폭풍-4는 구원 임무를 받아 령정 구시가를 거쳐 령정 입구 방면으로 진출하고자 했으나
산악 기동과 북괴의 저열한 체력 때문에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전장에 유의미한 전투력을 투사하지 못함.
이에 먹구름-1,2는 초기 계획에 따라 결사언덕과 적기언덕을 확보하는데 성공 했고
북괴 또한 무리해서 고착 격파 당한 폭풍-2를 구원하는 대신 중대 할당 임무인 반동촌에 대한 정찰을 수행.
20분 후에는 사단 수색대대 임무부대인 장대비-24가 LD를 출발해 소대 AO로 진입할 예정인데
북괴 + 산악 기동으로 힘은 좀 빠졌지만 탄이 빵빵한 폭풍-4가 저 위치에서 한번만 버티면서
블루쪽 핵심 자산인 장대비-24를 시각 접촉하기만해도 레드가 블루의 전술 의도를 좌절시킬 수 있음.
물론 레드는 그 사실을 모르지만ㅋㅋㅋ
그 다음 시퀀스 상황.
레드는 중대에서 할당한 임무인 핵심 지형지물 정찰이 완료 되었기에 접촉된 적의 북상을 저지하기 위해 호랑 삼거리 방면에서 적 차단 (Block) 임무로 전환했고
그 과정에서 폭풍-4가 북상하며 식수, 탄, 체력이 꽤 빠진 국군 먹구름-3과 접촉하며 다시 교전이 발생
호랑 삼거리 인근의 레드와 블루는 서로의 위치를 전혀 모르고 있고
양쪽 모두 사격 진지와 매복지를 구축해놔서 산악으로 까닥 잘못 기동했다가는 쓸려나갈 수도 있는 상황.
교전을 잘 수행한 블루는 이제 경계력 최소로 낮춘 덕에 20분당 2.2km씩 이동하는 장대비-24를 위한 기동성 작전만 성공시키면 됨.
령정 교차로에서 벌어진 교전은 국군이 다시 적을 2명 사살하며 령정 입구 방향으로 적을 몰아내는데 성공
다행히 장대비-24가 적과 시각 접촉 되지 않고 고속 기동할 수 있었음.
문제는 폭풍-1이 기동로 양 측면을 확보하기위해 도로를 가로질러 적기 언덕 확보 명령을 받았고
원래였으면 폭풍-1의 기동로에 사격 지점을 점령하고 매복하고 있어야할 먹구름-2가
하필이면 적 유무가 모호하던 델타 언덕 방면의 정찰을 수행하기 위해 진지를 유기하고 기동하면서 기동 중이던 폭풍-1이 장대비-24와 시각 접촉해버림ㅋㅋㅋㅋ
장대비-24는 적이 자신들과 시각 접촉에 성공했다고 판단, 단기적인 사단 핵심 ISR 상실을 우려해 재차 MSR을 따라 후방으로 철수하고
그 사이 전력을 보존한 북괴의 폭풍-3이 핵심 지형 지물인 호랑 삼거리를 실질적으로 통제 (Control) 하며
전투 한번 이기지 못한 북괴가 전장의 주도권을 잡음
이후 시나리오는 북괴에게 화풀이하는 블루 (철수 해야함) + 블루 기도 좌절시킨지 모르고 김정은 결사 옹위를 위해 버티는 레드의 싸움이라 패스ㅋㅋㅋㅋㅋ
탄 다 써버린 먹구름-3가 행보관이 운용하는 보급 분대를 기다리는 모습과 그런줄도 모르고 퇴출해버린 폭풍-4
정리하자면 누가 이기고 졌다가 아니라 상급 제대 임무를 누가 더 충실하게 수행 하였느냐가 판단 기준인지라
결국 임무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쉬웠던 레드가 블루의 핵심 임무를 좌절시키는데 성공한 것으로 판정.
또 서브 임무에 가까웠던 3개 지점에 대한 정찰도 완료 했고 국군 분대의 위치와 활동에 대해 전부 (뒤져가면서) 보고 했기에
북괴 중대장의 소대AO에 대한 상황 인식 (Situational Awareness) 가 개선된 것으로 마무리지음.
블루나 레드나 모두 전술 구성에 있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까지는 굉장히 잘 나왔는데
왜? 가 없다보니 분대장들이 지휘관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분대장들의 자체적인 조율이 굉장히 어려웠음.
블루쪽의 가장 큰 실수는 고작 3개 분대로 불과 1시간 40분만에 약 700m 정도의 전면에 대한 통제력을 확보 해야했는데
이러한 고려 없이 주 도로를 따라 기동하며 시간이 낭비 되었고 시간 부족에 따라 조율이 어긋나며 전투력이 계속 집중적이고 다층적으로 발휘되지 못한 점
또 미군에서 매우 중시 여기는 소부대 지휘관의 위험 평가가 미숙하여 공격성이 약간 부족했던 점이 관전자들의 공통된 평가였음.
레드는 결과와는 별개로 현장 소부대 지휘관들에게 매우 핵심적인 상황 개발 (Develop Situation) 에서 미숙한점을 보여
예상 접촉선 (LOC) 을 간과하거나 핵심적인 교전에서 상황을 오판하는 모습이 몇번 관측된 경우가 있었음.
특히 국군 핵심 ISR 자산의 단기 작전을 좌절시킨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피해까지 입힐 수 있었던 기회를 상실한 것은
(레드 입장에서는 몰랐겠지만) 대대 이상 수준의 작전에도 매우 크게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임.
그리고 북괴 로농적위대가 워낙 허약해서 개쳐맞은건 논외로....ㅋㅋㅋㅋㅋ
아무튼 우리야 전지적 시점으로 보고 있지만 지휘관들은 제한된 정보와 인식에 기반하고 있고
심지어 시퀀스와 시퀀스 사이에 고작 2분의 지휘 시간밖에 없음. 그 사이 지도 확인 / 약식 FRAGORD 작성 혹은 TLP를 하는거임.
그렇기에 누가 이기고 지고가 아니라 이보다 더 혼란스럽고 더 단절되어있기에 현장에서
MDMP든 TLP든 소부대 의사 결정 과정 상 고려 / 개선해야할 점이 명확하게 도출된 것이 TTX의 목적이라 볼 수 있겠음.
훈련에서도 가르쳐주는 내용이지만 나토 표준에서 전술은 과학과 기술의 결합이라 설명하고
기술은 결국 경험과 직관 그리고 시행착오를 통해 향상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런 훈련을 통해 전술 구성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음.
이게 부대의 교육 훈련에 어떻게 반영 되어야 할지, 또 내가 초급 장교 / 부사관으로써 발전 시켜야 할 전투 기술은 무엇인지를 나타내는 이정표가 되니까.
참고로 과학은 룸 클리어링이나 참호 강습 같은 배틀드릴 + 일반 군사 정보라서 암기와 인식으로 늘릴 수 있는 부분.
오늘 이 글처럼 실제 훈련생들이 수행했던 시나리오 소개랑 강평 하는 시간 2100시에 있으니까
궁금한 워붕이들 있으면 놀러오셈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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