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자 주)제목의 WET는 Weather Enemy Terrein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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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며칠 차지? 4일 차인가? 그래, 4일 차일 거야. 세상에, 엄청나게 춥네. 기온이 5도 더 내려갔을 거야... 간신히 영상이겠지. 목과 어깨도 아프고... 젠장, 등도 뻐근하다. 적한테 죽기 전에 날씨 때문에 먼저 죽겠네. 뺨에 손가락이 닿는 건 느껴지지만 손가락에 뺨이 닿는 건 느껴지지 않아. 이게 말이 되나? 계속 깨어 있자... 계속 생각하고... 한 시간만 더... 젠장, 배고프다.




나는 배낭을 뒤져 식량 상태를 확인하고 발목지뢰 몇 개와 도폭선, C-4를 옆으로 치웠다. 내가 움직이자 녹색 판초에서 물이 흘러내려 젖은 지면에 웅덩이를 만들었다.


지역이 비에 완전히 잠겼군. 동결 건조 양고기 육포나 먹자. 다른 사람들은 다 이 맛을 싫어하지만 나는 제일 좋아한다. 밤새도록 깨어 적의 움직임을 듣다 보니 배가 고프다. 적들은 아무도 자기들을 지켜볼 리가 없다는 듯이 저 밖을 돌아다니고 있다. 맞긴 맞다... 이 날씨에 볼 수는 없지만... 들을 수는 있다. 바보처럼 굴지 말자. 블랙, 진지해져.


가죽 칼집을 조용히 열고 Ka-Bar 나이프를 꺼내 호일 육포 주머니의 윗부분을 잘라 육포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양쪽 수통을 확인해 보니 물이 없었다.


목이 마른 데 양고기를 먹으니 더 목마르게 되는 것 같군. 사방에 물이 있지만, 깨끗한 물은 하나도 없다... 아마도 이 지역의 초목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 에이전트 오렌지로 오염되었을 것이다. 그런 물질이 있는 물을 마시고 싶진 않다. 나무를 말려 죽이는 게 몸에 좋을 리가 없지. 물도 떨어졌고, 오늘 저녁이나 내일 아침까지의 식량뿐이다... 그마저도 끼니를 걸렀을 때 말이다.


내일이 5일째다. 사이공의 필요를 충족시킬 만큼 충분한 정보를 수집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임무는 병력 이동이 증가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DMZ에서 전반적인 지역 정찰을 수행하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는 그 답이 확실히 '그렇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사이공은 월맹이 또 다른 공세를 계획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노력해 왔다. 또한 부수적인 목표로 우리는 월맹군들 사이에 중국인이나 러시아인 고문이 있는지 주시해야 했다.


"아무것도 안 보이는군." 내가 중얼거렸다.


보응우옌잡 장군이 디엔비엔푸 전투에서 베트남에서 중국을 몰아낸 후 월맹이 중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믿기 어려웠다. 반면에 러시아는 얘기가 다를 수 있었다. 러시아는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월맹으로 무기와 탄약을 공급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고문을 못 보낼 이유가 뭐가 있겠나? 그리고 이러한 고문의 존재를 파악하려면 다른 곳에서 알아봐야 할 것 같다.


나는 조용히 앉아 양고기 육포를 씹으며 특유의 매콤한 맛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 몇 시지? 아, 해가 떴는데 알 게 뭐야. 뚜안을 데리고 어젯밤에 월맹군이 지나간 경로나 정찰해 봐야겠어. 잠깐, 카메라로 발자국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몇 명인지 추산할 수 있을 거야. 사후 보고서에 "존나 많았다"라고만 적는 건 안 통할 거야.


육포를 다 먹자 2일차와 3일 차에 했던 대로 Ka-Bar로 불구덩이를 파고, 가장자리에 돌을 흩뿌린 뒤 호일 포장지를 구덩이에 넣었다.


2일 차... 정말 현실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었지.




둘째 날 아침 동이 트자마자 나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조용히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시선을 집중했다. 그때 새와 원숭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모든 방향에서 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랐다.


정말 무서웠다. 낮에는 동물과 새, 밤에는 월맹군이 있다. 이곳은 마치 번잡한 작은 교차로였다. 월맹군은 동이 트기 직전에 공격하는 습성이 있는데 이맘때에 일출 시각은 0500시경이다. 밤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날이 밝으며 월맹군의 쿵쿵거리는 소리가 멈춰서 다행이다. 어둠 속에서 엄청나게 많은 인원과 장비가 움직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밝다. 해가 떴고, 밝아졌다... 비교적이지만. 구름이 더 이상 우리 머리 위에 있지는 않지만 우리가 구름 속에 있었다. 구름이 지면 바로 위에 깔렸다. 20피트 앞도 보이지 않는다. 바람은 3~5노트이고 워싱턴 호수에서 작은 보트를 타기에 좋은 날씨군... 고향 생각은 그만하고 집중이나 하자. 적들도 20피트 앞을 볼 수 없으니 우릴 못 보겠지. 우리가 조용히 있는 한 발각되지 않을 거야. 여섯 명이 5일 동안 한곳에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하다니... 이제야 기지개를 켜는군. 적어도 비는 안 오네. 이 상황에서는 작은 소리도 증폭되니 조용히 하자.


월맹군은 물러났고, 나는 배고프다. 젠장, 춥다. 이와 온몸이 덜덜 떨린다. 이러다가는 저체온증에 걸릴 거야. 몸조심하자, 블랙. 캐스케이드에서 하이킹했을 때처럼 체온이 너무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 그때는 거의 죽을 뻔했다고. 로스트레이크에서 보이스카우트가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그냥 잠 들어서 결코 깨어나지 못했을 거야. 먹고... 몸을 데우고... 먼저 내 몸조리부터 하고, 팀원들을 살피자. 온몸이 다 젖었어... 뭐, 거의 강 수준의 물줄기에 앉아 있으니 당연하겠지. 망할 물이 계속 내 자리로 흘러내린다... 빨리 말리든가 움직이든가 해야지.


잠시 물이 언덕을 따라 내 위치로 흘러내리는 것을 지켜보았다.


침식으로 생긴 고랑 때문에 물줄기가 계속 나를 향하는군. 웹기어와 지금 베개로 쓰고 있는 배낭은 내려놔야겠어.


나는 Ka-Bar를 사용하여 몇 분 동안 내 자리 위에서 조용히 새로운 수로를 팠다.


이제 됐네. 물줄기가 가파른 쪽으로 흘러서 내 위치나 아래에서는 보이지 않아. 완벽한 위장이야... 잘했네. 화기가 아니라 공병으로 갈 걸 그랬어. 적어도 오늘 밤은 물줄기 한가운데에 누워서 얼어 죽지는 않겠네. 안 그래도 땀 나는데 바람이 나를 식혀주는군. 잠깐, 식혀준다고? 안 그래도 춥고... 이도 덜덜 떨리는데 무슨 짓이지? 젠장, 배도 고프네... 아, 뭐라도 먹으려고 했지.


바지 다리에 칼날을 닦아내고 다시 칼집에 넣은 다음 배낭의 천 끈을 풀었다. 배낭 안쪽을 뒤져 C-레이션 계란 캔을 꺼냈고, 서바이벌 조끼에서 P38을 꺼내 캔을 개봉했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한 입 떠서 입에 넣었다.


맛없네. 타바스코 소스는 어디 있지? 저기 있군.


왼손에는 계란 통조림을, 오른손에는 타바스코를 들고 이빨로 뚜껑을 풀고 배낭 덮개에 뚜껑을 뱉어냈다. 작은 병의 1/4 정도를 계란 위로 뿌리고 병을 다리 사이에 끼웠다.


숟가락? 저기 있군. 이 맛있는 요리를 밝은 오렌지색 스크램블로 저어주자. *갤로핑 구르메도 자랑스러워할 거야. 흠, 맛있네. 젠장, 너무 떨려서 숟가락에서 계란이 계속 떨어지잖아. 3초 법칙... 3초 전에 집어서 먹으면 더럽지 않아. 씨발, 흙 맛이잖아. 다시는 3초 법칙 쓰지 말자... 세상에, 완전 입 안을 녹여주는군. 하지만 나머지 신체 부위에는 아무 소용이 없어. 이 습하고 추운 날씨에 어떻게 몸을 녹일 수 있을까?


*당시 유명했던 요리 방송


숟가락을 깨끗이 핥은 뒤 타바스코와 함께 배낭에 다시 넣고 배낭 덮개를 단단히 닫았다.


불을 피울 수는 없다. 주의를 끌 테니까 말이다. 어떻게 몸을 녹일 수 있을까? 이 젖은 나무를 태우려고 하면 딱딱거리며 터지면서 연기가 날 거다. 그런데 이 구름 속에서 연기가 보이기는 할까? 아, 보이지는 않아도 냄새는 확실히 맡겠지. 그래도 자기 불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잖아. 아니다, "저게 무슨 불이지? 연기 냄새가 나는데? 딱딱거리는 소리는 뭐지?" 같은 의문을 가지겠지. 그냥 불 피우지 말자. 하지만 어떻게든 지속적인 열원으로 몸의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이걸 시도해 볼까.


Ka-Bar로 깊이 약 1피트, 지름 2피트 정도의 구멍을 파고, 중앙에 캔을 놓고 그 안에 작은 C-4 뭉치를 넣었다.


기지에서 야식을 데울 때 항상 이걸 쓰지. 아니 씨발, 구덩이에 물이 들어오잖아. 캔까지 뜨고 있고. 이참에 그냥 방주나 만들어서 여길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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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상 속에서 대기하는 린(블랙잭) 블랙



10분 정도 돌아다니다가 구덩이를 채우기에 적당한 작은 돌들을 찾았다. 캔을 중앙에 놓고 그 옆에 다른 돌을 쌓아서 구덩이를 거의 채웠다. 그리고 지름 12인치, 두께 1인치 정도의 평평한 돌을 찾아서 그 위에 올려놓았다.


좋아, 잠들기 전에 C-4에 불을 붙이고 그 위에 돌 뚜껑을 덮는 거야. 그리고 지금은 진흙이지만 전체를 흙으로 얇게 덮고... 운이 좋으면 돌이 뜨거워져서 주변의 젖은 땅을 데워 증기 열이 생길 거야. 그 위에서 자야겠어. 이런 일이 생길 줄 알았지. 추운 밤에 증기 배출구 위에서 자는 시애틀 노숙자가 됐네. 인생의 작은 교훈을 누가 가르쳐 줄지 알 수 없다. 이 노숙자의 발명품으로 3~4시간은 버틸 수 있을 거야. 틸트에게도 알려줘야겠어.


둘째 날 순찰을 하고 난 직후, 나는 이 열원을 설치하고 낮잠을 잤다. 이미 밤에 보초를 서고 낮에 잘 것이라고 모두에게 알린 상황이었다.


월맹군이 움직이는 시간에는 밤새 깨어 있어야지. 어쩌면 어둠을 틈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몰라. 뚜안이나 히엡을 데리고 갈 수도 있겠지. 릭 에스테스는 개인적으로 잘 몰라서 위급한 상황에서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알 수 없고... 그도 나를 잘 몰라.


눈 깜짝할 새에 1200시가 지난 후, 주변이 어둡게 변하기 시작하고 공기가 짙어지며 위협적인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다가올 사건을 암시하듯이 숲도 고요해졌다. 그 침묵이 나를 깨웠다.


무슨 일이지? 동물들도 어디로 간 것 같은데...


고요함을 깨고 폭우가 쏟아졌고, "쾅!"하며 우리 경계선에서 불과 20야드 떨어진 곳에 엄청난 번개가 내리쳤다.


고지대... 우리는 고지대에 있어. 사실상 피뢰침에 있는 꼴이잖아. 우리에게 선택지도 없이 대자연께서 불리한 상황만 던지는구만.


둘째 날 일몰 직전, 틸트가 투안, 히엡, 손을 살피고 내 위치로 왔다.


"여분의 판초와 판초 라이너를 가지고 있고 몸을 말릴 수 있도록 해놨더라. 그리고 손의 발목이 더 안 좋아 보여. 당장 걸을 수는 없을 것 같아." 틸트가 걱정하며 말했다.


2일 차에 내가 자는 동안 에스테스와 히엡은 여러 차례에 걸쳐 틸트의 명령에 따라 RON을 떠나 주변을 잠깐 둘러보았다. 해 질 무렵이 되며 지형에 대한 감을 익힌 에스테스와 히엡은 나에게 지형을 알려주었다.


"우리 동쪽과 서쪽, 양쪽이 협곡으로 둘러싸여 있어. 밤새 양쪽 협곡을 통해 월맹군이 우리 주변을 이동한 거야." 에스테스가 보고했다.


"맙소사, 그거 때문에 얼마나 긴장했는데." 틸트가 걱정하며 말했다. "전에도 고립된 적은 있지만, 날씨 때문에 갇힌 적은 없었어. 게다가 한밤중에 적들이 사방으로 움직이고 나쁜 지형까지 겹쳐있다니. 그냥 이 AO 전체가 한국전쟁 영화 속 포격전이 벌어진 후의 한 장면 같아. 모든 것이 죽어 있고 너무 춥잖아."


"나는 트레일 감시하러 온 거지, 남하하는 월맹군 한가운데로 들어가려고 온 게 아니라고." 에스테스가 찡그리며 말했다.


"우린 확실히 깊은 수렁에 빠졌어, 친구." 틸트가 대답했다. "무슨 일이 생기면..."


"틸트, 코비나 C&C와 연락해 봤어?" 내가 화제를 바꾸었다.


"예정된 시간에 연락이 왔지만 그냥 스퀠치만 보냈어. 교신량이 너무 많아서 불안하거든. 월맹군 RDF가 있을 수도 있잖아? 안 그래도 투입됐을 때 멍청한 코비 중위와 무전으로 너무 많이 떠들었어. 돌아가면 내가 그와 직접 대면할 거라고 알아둬."


"아직도 걱정이야? 만약 RDF가 있다면, 지금쯤은 녀석들이 우리 앞에 왔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아. 게다가 이런 날씨에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지원도 없어. 그리고 스퀠치를 보내면 월맹군한테 우리 위치를 파악할 시간도 주지 않고 우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아군에게 알려줄 수 있다고. 스퀠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 말이 맞을 거야." 나는 동의했다. "일단 난 낮에는 자고 밤에 경계를 설 거야. 우리가 여기 갇혀 있는 동안 매일 일출과 일몰에 함께 활동하도록 하지. 그리고 너희들이 낮 동안 내 사선을 지켜줘야 해, 알겠어?"


"문제없어. 그런데 추위는 어떻게 견디고 있냐?" 틸트가 이를 덜덜 떨며 중얼거렸다.


"다른 사람들과 거의 비슷하지. 어떻게든 버티는 거지."


"좋아, 그럼 일몰에 보자. 굿 나잇. 아, 굿 데이라고 해야 하려나?"




그리고 나는 2일 차와 3일 차가 비참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아침은 전혀 나아진 게 없었다. 4일째... 이 4일 차에 어떤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DMZ가 춥고 습한다는 거? 아냐, 그런 건 작전장교에게 도움이 안 돼. 월맹군이 밤새도록 파티를 열어 잠을 설쳤고 너무 피곤해서 정보를 수집할 수 없었다고 하면 어떨까?


나는 내 위치를 둘러보며 떨어진 물건이 있으면 주워서 배낭에 다시 넣고, 쓰레기는 포장지와 함께 구덩이에 넣었다. 그리고 판초를 벗고 깔끔하게 접어서 구덩이 위에 올려놓았다. 이 판초 위에 배낭을 올려 깔끔하게 감싸고 단추를 채웠다. 판초 아래에는 호기심 많은 적군이 돌아다닐 경우를 대비해 수류탄 부비트랩을 보이지 않는 곳에 설치했다. 그다음, 크레모아 수동 격발기를 분리하여 바지 다리 주머니에 넣고 크레모아에 연결된 전선을 숨겼다. 뚜안의 위치로 이동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고 지면을 짚으며 일어나자 손이 진흙 속으로 최소 3인치 정도 박혔고, 이 때문에 나는 주변 지면에 집중했다.


모든 것이 마치 우리 위치의 사면을 따라 움직이는 것 같군.


더 추워지면 이 더러운 것들의 움직임도 얼어붙겠지. 젠장, 더 추워지면 지난 3일 동안 우리를 뒤덮은 이 검은 구름도 얼어붙어 우리 모두 빙하기에 갇힐 거야. 더럽게 춥다. 운이 좋으면 월맹군도 모두 쉬면서 어젯밤에 젖은 몸을 말리려고 하겠지. 녀석들도 밤에만 움직이고 조금 더 따뜻한 낮에는 쉬는 듯하다. 어디에서 쉬고 있는지 알고 싶군. 그것보다도 얼마나 가까이 있을까? 뚜안과 내가 추적을 시도해 봐야 하나? 아냐, 문제가 생기면 전술적 지원은 없을 거야. 오늘은 그냥 수색 범위를 확장해서 무엇을 찾을 수 있는지나 보자. 카메라가... 여기 있군.


나는 뚜안, 히엡, 손이 있는 곳으로 가서 손이 아직 자고 있는 것을 보았다. 손의 호흡은 가빴다. 그리고 히엡은 무기를 닦고 있고 뚜안은 경계를 서고 있었다. "손은 어때?" 내가 히엡에게 물었다.


"안 좋아, 발이 부었어." 그가 대답했다. "곧 돌아갈 수 있을까?"


"날씨가 괜찮아진다면. 지금은 헬기가 우리를 못 찾아."


"블랙, 우리에겐 식량과 물이 없어." 뚜안이 불평했다.


"나도 그래. 하지만 월맹군한테서 식량과 물을 빌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


"미친 것 같군." 히엡이 기침하며 말했다. "넘버10."


뚜안이 히엡을 노려보며 재킷 소매로 입을 가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히엡이 뚜안에게 중지를 내밀었다.


성질이 급해지고 있다. 식량과 물도 다 떨어졌다.


"블랙."


"에스테스, 좋은 아침. 아니면 좋은 오후인가?" 내가 속삭였다.


"식량과 물은 어때? 틸트와 나는 오늘 아침부터 다 떨어졌어."


"우리 모두 같은 신세군. 철수할 수 있도록 날씨가 좋아져야 할 텐데..."


"이 녀석들과 뭘 하고 있었어?" 에스테스가 물었다.


"히엡이 다시 손가락 접으면 뚜안을 데리고 정찰을 하러 갈 거야. 우리 위치 북동쪽을 살피고 싶고든. 어젯밤 어딘가에서 큰 소란이 있었는데, 혹시 기념품이라도 있는가 확인하려고. 가는 동안 너나 틸트에게 내 위치를 맡아줄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어."


"문제없어, 내가 알아서 할게. 너와 뚜안이 오전 정찰을 맡고, 오후에 나와 뚜안이 북서쪽과 남쪽을 한 번 더 정찰할게."


"이 일에 꽤 익숙해진 것 같군." 내가 에스테스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에스테스는 이 임무에서 전투보병휘장을 획득한다. 내가 보기에 그는 잘하고 있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적들이 우리 옆을 지나가는 것을 듣고만 있을 수는 없어. 그놈들을 보고 싶고 사진도 한두 장 찍고 싶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그럴 수 없을 것 같네."


"지난 3일간 들렸던 소리로 봐서는 아마 안 될 거야. 그리고 배낭이나 판초를 옮기지 마. 부비트랩을 설치했거든."


"알려줘서 고맙군. 네 구덩이에서 좀 떨어져 바로 위쪽 뒤에 자리를 잡을게. 크레모아와 다른 지뢰들은 어디에 있어?"


"크레모아는 숨겨져 있고, 격발기는 내가 가지고 있지. 발목지뢰는 전부 앞쪽에 있어. 그러니 돌아다니지 마. 그리고 오늘 틸트 아침 상태는 좀 어때?"


"상태가 안 좋아. 이를 덜덜 떨고 밤새 몸이 떨었어. 게다가 목소리도 쉬었고, 5분도 못 잤던 것 같아. 거머리 꿈을 꿨다고 하더군. 자기 보고 머리 딸리는 녀석이라고 하던데 아마 우리 모두 이에 해당되겠지. 그 친구가 좀 걱정돼. 가끔은 혼란스러워하는 것 같거든."


"혼란스러워한다는 건 무슨 말이야?"


"지난번 통신 점검 때 무전기를 켜는 법을 떠올리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어."


"다른 건?"


"전반적으로 방향 감각을 잃었고 움직임이 느리고 서툴렀어. 무전기에 대해 말했듯이 반응 시간이 길어지고 정신이 흐려진 것 같아."


"그럼 뭐가 문제야? 평소의 틸트구만... 농담이야. 네가 말하는 건 저체온증이야. 그 친구 도와주고 체온을 유지하게 해줘. 상황이 더 나빠지면 판단력이 손상되고 환각에 시달리기 시작할 수도 있어. 안 그래도 6인 팀인데 행동 불능인 사람이 더 나와서는 안 된다고. 어떻게든 체온을 유지시켜야 해."


"그냥 추워서 그런 거일 뿐 괜찮겠지?"


"체온을 못 올리면 죽거나 크레모아를 격발하는 등의 정말 멍청한 짓을 해서 우리 모두를 곤경에 빠뜨릴 수도 있어. 이건 심각한 일이라고. 가끔 껴안거나 해줘. 그러면 좀 더 제정신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거야. 아니면 자고 있을 때 붙어서 서로 체온을 나누든가.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거야."


"내가 캘리포니아 출신이라지만 그런 놈은 아니거든." 에스테스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좋은 조언이야. 시도해 보지."




뚜안과 나는 밤에 이동하는 적들의 두 경로 사이에 머물기 위해 DMZ를 가로질러 북쪽으로 이동했다. 북쪽으로 0.5마일 떨어진 곳에서 우리는 한동안 버려진 참호선을 발견했다. 조심스럽게 살펴보니 월맹과의 전투 중에 아군이 사용한 참호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부식된 M-16, M-79 탄피가 LAW 튜브 및 그 마개와 함께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그리고 곳곳에 월맹군 군화 자국도 있었다.


국경을 넘어온 월맹군 짬찌들이 기념품을 찾기 위해 이곳을 뒤지는 것 같았다. 이 사실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뚜안과 나는 언덕 꼭대기에 있는 우리 경계선으로 돌아가며 월맹군의 정보 징후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살폈다. 그동안 구름이 짙고 비가 세차게 내렸다. 우리 둘은 사실상 나란히 걷고 있었다. 뚜안이 비틀거리며 넘어지고는 그 자리에 누워 혼자 중얼거리며 침묵에 잠겼다. "뚜안, 괜찮아?" 내가 뚜안의 옆에 무릎을 꿇고 속삭였다.


"춥고... 젖었고... 배고파. 그리고 잠와. 더 이상 할 수 없어, 블랙." 뚜안이 중얼거렸다.


"어서 친구, 일어나. 내일이면 우린 돌아가." 나는 그를 안심시켰다.


뚜안은 내 눈을 바라보며 그의 홀딱 젖은 창백한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번졌다. "완전 개소리가 따로 없군." 뚜안이 일어나면서 대답했다. "그 LAW 튜브로는 뭘 하게?"


"부비트랩."


"네가 VC 죽이는 거 돕겠다."


"준비됐어?"


"준비됐지."




꽝찌에서 작전장교가 제공한 AO 지도는 모두 틀렸다. 지도 제작자 놈은 이 지형의 윤곽을 전혀 몰랐다. 아마 그 개새끼는 해피 아워에 안 늦으려고 그냥 일을 대충 끝마친 거겠지. 게다가 악천후 때문에 틸트가 VR을 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악천후 때문에 우린 여기에 갇혔다. 망할 지도는 쓸모없다. 이곳은 지형을 아는 월맹군들로 가득 차 있고, 우리는 길을 잃고 고립돼 있다. 녀석들이 지형을 모를 수도 있겠지. 아니면 그냥 누군가를 만날 때까지 쭉 남하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수도 있을 테고... 물론 죽이겠지만 말이야.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정신 차려. 도대체 어떻게 FOB-1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그동안 적에게 들키지 않고 어떻게 이동할지 걱정했다. 그 문제는 해결됐다. 우리 모두 AO에 적이 많고 대공 능력은 더 많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킹비 파일럿들은 초저고도 접근 방식을 추천했고, 우리는 정확히 이 방식으로 투입됐다. 조금이라도 상황이 치열(hot)해지면 임무가 중단된다는 데 모두가 동의했다. 하지만 추위(cold)에 대해서는 아무도 어떻게 할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 멍청하고 경험도 없는 코비 라이더 중위는 투입되기에 충분한 날씨라고 보고했고 우리는 그의 말을 따랐다. 우리는 그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우리 모두 경험이 풍부한 1-0 출신 코비 라이더인 스파이더 파크스, 왓킨스, 돈 월켄과 함께 일했으니까 말이다... 이 상황이라면 시궁창 같은 꽝찌 발진기지도 좋아 보일 것이다.


"블랙." 뚜안이 내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뭐?"


"이쪽이야, 블랙. 거긴 틀린 방향이고."


"좋아, 길을 안내해 줘."


주의해, 바보야. 이 안개 속에서 길을 잃으면 안 된다고. 진로를 벗어나면 절대 못 돌아올 거야. 뚜안을 잘 보자... 정말 좋은 녀석이라니까.




꽝찌에 있는 텐트 중 하나만 있어도 비가 와도 상관없을 것 같다. 그 냄새 나고 곰팡이 낀 낡은 텐트... 지금으로선 그 텐트의 침대에서 자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다. 꽝찌에 비가 오면 캠프에 있는 모든 캔버스 천들의 표면이 순식간에 흰 곰팡이로 뒤덮인다고 한다. 그리고 헬기가 이착륙할 때마다 끔찍한 수준의 잔해 폭풍이 일고, 로터 돌풍으로 곰팡이, 먼지, 흙이 철조망 경계 내의 모든 곳에 퍼진다. 정말 시궁창이 된다. 그래도 그 더럽고 의학적으로 위험한 곳에서 이륙하면 프레리 파이어 AO 목표 지역까지의 이동 시간이 짧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예전에 킹비 파일럿이 뭐라고 했더라? "서둘러 죽으려 한다."는 것이나 그랬을 것이다. 그때는 웃겼지만... 이젠 그게 유머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생각해 보니 그 파일럿도 진지했던 것 같다. 말장난은 그만하자. 이곳의 유일한 장점은 우리 자산이 더 오래 주둔할 수 있어서 LZ가 치열해질 경우 전술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다, 치열한 것/차가운 것에 관한 농담은 이미 했으니 여기까지 하자. 이런 곳에서 하룻밤씩 머무는 유일한 팀은 매달 교대하는 브라이트 라이트 팀뿐이다. 우리는 아직 그런 영예를 얻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발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블랙." 뚜안이 진지하게 속삭였다. 그리고 자기 코를 가리키며 내 주의를 끌었다. 우리는 함께 웅크렸다. 투안은 마치 새를 찾아 바람에서 냄새를 맡는 사냥개처럼 코를 허공에 들고 있었다.


음식... 누군가 요리하고 있군. 안 그래도 배가 꺼질 지경이다. 손님을 받아줄지 궁금하네. 아마도 안 받아주겠지만. 냄새가 어디서 나는 거지... 어느 방향이지? 젠장, 이 안개 속에서는 알 수 없군.


"블랙." 뚜안이 우리 왼쪽을 가리키며 속삭였다.


나는 알았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오른손으로 원을 그리며 수신호를 보냈다. 뚜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나 호를 그리며 우회하여 언덕 위의 RON로 돌아갔다.


몇 명이나 있을까? 아마 히엡이 록파일에 있는 변소를 사용하려고 했을 때 해병대가 히엡에게 했던 것 그 이상으로 나를 받아주지 않을 것이다. 당시 선글라스를 끼고 루비 퀸 담배를 입술에 문 무장한 월남인이 기지 안을 활보하는 모습은 많은 자헤드 녀석들을 불안하게 만든 것 같았다. 틸트가 히엡을 위해 중재해 준 게 다행이었다. 까딱했다간 헬기 급유 정거장에서 총격전이 벌어질 줄 알았다. 물론 그랬다면 이 저주받은 곳에 있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히엡은 LZ까지 가는 내내 해병대에 대해 불평했다. 틸트, 히엡, 나는 첫 번째 헬기에 탔다. 킹비는 초저고도로 비행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구름을 만나 LZ에 거의 추락할 뻔했다. 틸트가 무전기를 들고 있었기 때문에 1-1인 내가 틸트와 함께 투입됐다. 만약 투입 중 문제가 생기면 틸트가 통신과 지원 자산을 맡고 내가 포인트맨을 맡기로 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동하기로 한다면 히엡과 내가 외부와의 연결 고리를 담당하는 틸트를 함께 보호하기로 했다.


우리가 재빨리 LZ에서 벗어나 숲이 우거진 지역으로 이동하자 두 번째 킹비가 공터로 날아왔고, 빠르게 나빠져 가는 날씨 속에서 로터 블레이드에 물보라가 일고 있었다. 에스테스가 가장 먼저 나왔고, M-79 사수인 뚜안이 그 뒤를 따랐다. 마지막으로 포인트맨인 손이 킹비에서 내리려던 순간, 폭풍우로 인한 돌풍에 휩쓸려 킹비가 지상에서 약 20피트 높이로 떠올랐다. 그 높이에서 뛰어내린 손은 사실상 추락했고, 한쪽 발이 바위에 부딪혀 발목이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짓눌리게 되었다. 그 어린 친구는 작은 소리조차 내지 않았다. 에스테스가 손이 다쳤다는 것을 깨닫고 손에게 갔을 때 손은 군화를 벗고 있었고 당분간 다시 못 신을 정도로 발목이 매우 심하게 부어 있었다.


우리 다섯 명이서 임무를 계속하려면 손을 후송해야 했다. 손의 후송을 가정하고 임무를 계속 시도할까, 아니면 임무를 중단할까?


"임무를 중단한다." 틸트가 무전으로 알렸다.


하지만 코비 라이더 중위는 우리의 철수 요청을 거절했다. "안 된다, 임무를 계속하라."


이 인간 진심이야? 현장 지휘관은 1-0라고. 이런 상황에서는 모두가 1-0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


"한 명이 부상을 입어서 지금 당장 후송이 필요하다." 틸트가 명령했다. 개방 주파수에서 틸트가 중위와 5분간 논쟁을 벌인 끝에 중위는 다시 킹비를 보내기로 동의했다. 


그때 눈부신 섬광과 긴 천둥소리가 폭우를 알렸고, 킹비가 지나온 구름에서 소규모인 데다 제대로 움직일 수도 없는 우리 6인 팀을 향해 폭우가 쏟아졌다.


지금 장난하는거냐.


"썅, 폭풍이 가라앉을 때까지 여기 있어야 할 것 같군. 젠장, 그 멍청이와 무전으로 너무 많이 떠들었어. 블랙, 이 지역에 적들의 RDF가 있을 것 같아?" 틸트가 얼굴을 찡그리며 물었다.


"요즘은 다른 곳에도 다 있는데, 여기라고 왜 없겠어?"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재빨리 대답했다.


"젠장, 벌써 완전히 젖어서 정말 추운데. 즉시 고지대로 가서 방어선을 설정해야 해." 틸트가 명령했다.


해병대가 예전에 이 AO에서 강제로 철수한 적이 있었다. 해병대는 떠나는 동안 모든 언덕, 계곡, 개울과 강, 도로와 트레일에 포격을 퍼부었다. 해병대가 급하고 소란스럽게 떠나자, 공군이 다량의 고엽제인 에이전트 오렌지를 사방 수 마일에 걸쳐 살포했다. 그리고 그 이후 월맹군 벌목꾼들이 들어와 다리, 벙커, 기타 요새를 위해 남아 있는 큰 나무를 모두 베어냈다. 그렇게 이 지역 전체가 한국전쟁 영화에 나오는 장면처럼 나무 몇 그루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맑은 날씨에는 지하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숨을 곳은 없다. 다행히도 비 덕분에 모두의 시야가 많이 가려졌다. 역설적이게도 악운이 우리를 도운 셈이었다.


흐르는 진흙에 미끄러지면서 우리는 낮은 초목으로 덮인 고지대로 올라갔다. 히엡이 선두를 맡았고, 내가 그 뒤에서 오른쪽 측면을 담당했다. 에스테스와 뚜안은 손을 도왔고 틸트는 우리의 후방 경계를 맡았다. 다행히도 계속 내리는 비가 우리가 만든 흔적을 매우 빠르게 지워버렸다.


"이 지역 월맹군 RDF가 걱정되는데." 틸트가 말했다. "그 중위와 지나치게 교신한 탓에 월맹군이 우리의 위치를 삼각 측량할까 봐 걱정돼."


틸트는 에스테스를 붙잡고 큰 바위 뒤에 자리를 잡으라고 지시한 다음, 손을 돕고 있는 뚜안과 히엡을 약 20피트 떨어진 다른 자연 장벽으로, 그리고 나를 북쪽의 작은 능선 가장자리로 안내했다. "한동안 이 위치를 혼자 맡아줄 수 있겠어?" 틸트가 물었다.


틸트는 현장 경험이 없는 에스테스를 혼자 두고 싶지 않아 에스테스에게 돌아갔다. 또한 무슨 일이 일어나면 두 사람이 손을 돌봐야 하는데, 혼자서 자기감당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난 괜찮아. 문제없어, 내가 알아서 할게. 가서 준비해. 나중에 합류하지."


그렇게 대략적으로 설정된 우리들의 세 위치가 삼각형으로 경계를 이루었다. 나는 몇 분 간 주변을 순찰하다가 작은 삼각형을 이루는 커다란 나무 밑동 세 개를 발견하고 그 안에 머무르기로 했다. 즉시 배낭과 웹기어를 벗고 배낭에서 판초 라이너로 만든 셔츠와 검은색 후드가 달린 SOG 우의를 꺼냈다. 이어서 서바이벌 조끼와 위장 전투복 상의를 벗고 바지를 내린 뒤, 서바이벌 조끼에서 거머리 퇴치제 한 병을 꺼내 위아래로 발랐다. 이로써 며칠 동안 거머리 때문에 귀찮아질 일은 없었다.


진흙이 묻은 바지를 올리고, 판초 라이너 셔츠, 전투복 셔츠, 후드가 달린 우의를 차례대로 입은 후 마지막으로 서바이벌 조끼를 입었다. 그 위에 녹색 판초를 걸쳤다. 모두 젖어 있었지만 여러 겹을 겹쳐 입어 체온을 유지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배낭에서 와이어와 함께 크레모아 두 개를 꺼냈다. 이것들을 어디에 설치해야 할까? 나는 삼각형 모양의 우리 방어진지 양쪽 틈새를 방어하는 데 설치하기로 했고, 내 바로 앞 구역 방어는 CAR-15로 하기로 했다. 크레모아를 설치한 후, 다른 두 곳에 들러 내가 크레모아를 설치했다는 것을 알렸다. 마지막 준비로 내 위치에서 약 10~15피트 전방에 발목지뢰를 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아무것도 안 보이는군. 주변 환경이 되어 보자... 월맹군이 요새를 돌아다니듯 쏟아지는 폭우를 느끼자. 시골의 모든 것을 소유하는 기분으로 말이다. 어두운 비가 옷 속으로 스며들어 내 피부에 닿는 것이 느껴진다... 차가운 액체가 내 몸을 따라 내려오며 마치 소매치기처럼 내 체온을 가져간다. 천둥번개가 치고 비가 쏟아져 내 몸을 젖은 키스로 적시는 것 같다. 젖은 키스라... 버키의 따뜻함, 냄새, 사랑스럽고 인간적인 방식이 떠오르는군. 옷이 피부에 달라붙는 습기도 받아들이자. 이 폭풍을 견뎌내... 그게 내 임무야. 잘 지내고, 살아남자.


그리고 1일 차가 끝나갈 무렵에 습한 바람과 함께 어둠이 찾아왔다.




다섯째 날 새벽. 비가 그쳤다. 언제부터지? 너무 익숙해서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구름이 우리 위에 있다... 구름이 우리 위에 있다! 이제 옆 능선이 보이는군. 운이 조금이라도 따라준다면 날씨도 개겠지. 그런데 이건 무슨 소리지? O-2군... 코비가 도착했다. 날씨가 갰다는 뜻이야... 어쩌면, 어쩌면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을지도 몰라.


"코비, 여기는 틸트다. 오버. 코비, 틸트다. 오버. 왜 대답이 없지? 나한테 연락하려는 건 들리는데, 왜 수신이 안 되는 거지?"


"배터리가 부족해서 그래." 에스테스가 말했다. "배터리를 교체해."


틸트가 새 배터리를 끼우며 말했다. "코비, 틸트다. 오버."


"틸트, 여기는 코비."


"코비, 최대한 빨리 철수해야 한다. 알았나, 오버?"


"안 된다, 임무를 계속 수행하라, 오버."


"안 된다 같은 소리 마라, 코비. 우리 포인트맨은 아직도 못 걷고, 식량과 물도 다 떨어진 데다 춥고 젖은 상황이다. 즉시 철수해야 한다, 오버."


"안 된다. 내 명령은 임무를 계속하라는 것이다. 지난 3일 동안 연락이 닿지 않아서 너희들이 죽었을까 봐 우려됐다. 이제 괜찮다는 것을 알았으니 임무를 계속하라, 오버."


"코비, 현장 지휘관으로서 말한다, 넌 내 명령을 따라야 한다. 월맹군이 지난 4일 동안 우리 주변을 맴돌았고 조만간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이 자산 지원이 가능한 첫 순간이다. 내 팀을 오늘 여기서 철수시켜라, 오버."


"안 된다..."


틸트는 무전기 수화기를 내려놓고 CAR-15를 집어 들고는 세스나 O-2 방향으로 여러 발 쏘았다.


"적의 공격을 받고 있다! 적의 공격을 받고 있다! 총성 들었나?" 코비가 공중에서 소리쳤다.


"그렇다." 틸트가 대답했다. "크고 선명하게 들었다."


내가 걱정했던 멍청한 일이 벌어졌다. 월맹군은 이제 우리가 지금 여기 있다는 걸 확실히 알게 됐다. 우리가 이 AO에서 철수한 뒤 틸트가 총을 쐈다는 사실을 작전장교가 알아낸다면 우리는 저체온증 탓으로 돌려야지. 좋아, 대자연 이 썅년아, 다시는 악천후 지랄하진 말라고.


코비의 목소리에 심각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적의 공격을 받았고, 여기서 나가겠다." 코비의 중위가 헐떡이며 말했다.


"코비, 여기는 틸트다. 최대한 빨리 철수해야 한다. 들리나, 오버." 틸트가 마이크에 대고 단호하게 말했다. "등신 새끼, 내 저 짬찌 중위를 걷어차고 만다."


"알겠다." 코비가 대답했다. "적의 공격을 제압하기 위해 패스트 무버와 건쉽을 투입한 다음, 킹비를 투입하겠다."


"안 된다, 코비. 킹비를 먼저 데려와라. 최대한 빨리 데려와라. 구름이 다시 덮이고 있고, 우리 식량과 물도 다 떨어진 데다, 내 인내심도 바닥났다! 알겠나! 오버!"


"틸트, 코비다. 10분 후 킹비 도착, 오버. 지금 LZ로 이동하라."


"이동하겠다, 코비." 틸트가 수화기에 대고 비웃는 투로 말했다.


"뚜안, 날 따라와, 당장." 내가 큰 소리로 속삭이며 말했다. 우리 둘은 내 자리로 이동하여 내가 부비트랩을 설치한 LAW 튜브들을 챙겼다. 그리고 우리는 언덕을 내려가 해병대 참호선으로 돌아갔다.


신이시여 이 멍청한 행동 중에 우리를 지켜주소서. 틸트는 총을 쏘고 나는 월맹군이 올 방향으로 달려가다니. 우린 모두 확실히 바보들이군.


뚜안이 양쪽 월맹군 경로에 발목지뢰와 함께 함정을 놓은 다음 우리는 LZ로 다시 달려갔고, 헬기 탑승에 딱 맞춰서 나머지 팀원들과 합류했다. 그리고 우리 모두 RON 지점에 인계철선이 연결된 크레모아와 지뢰를 추가해 놓은 상황이었다. 탑승 후 이륙하자 월맹군이 안개를 뚫고 트레일 중 한 곳에서 나와 우리를 향해 총을 쏘는 모습이 보였다.


"와서 가져가라, 새끼들아" 나는 문밖으로 소리치며 적이 뚜안의 함정 구역에 접근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문에 앉아 있던 틸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어깨 너머로 뒤돌아보니 뚜안이 웃고 있었고, 날 향해 윙크했다. 파일럿이 안전한 월남 방향으로 전속력으로 초저고도 비행을 하는 동안 우리는 다음 능선을 간신히 넘었다.


"다른 철수에 비하면 이건 쉬운 편이었어." 틸트가 소리쳤다.


쉬운 일이라... 공원 산책... 월경작전 중에는 이름과 다른 것들이 많다. 우리는 전장에서 안전을 추구하고, 전투원이 없는 중립국 지역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아무도 이걸 안 믿겠지.


우리 모두 즉시 FOB-1의 의무실로 옮겨져 저체온증 치료를 받았다. "너희들이 겪던 그 폭풍 말이야." 의사가 말했다.


"그래, 그게 뭐요?" 틸트가 투덜거렸다.


"폭풍이 남쪽으로 내려와 캄보디아로 이동했어. 그리고 신참 중위가 그 폭풍 때문에 죽었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추웠거든요."


"캄보디아에서 매복을 당한 그 중위, 이름이 버침(Birchim)이었나 그랬을 거야. 아무튼 그는 다른 팀원들과 함께 부상을 입었어. 그와 부사관 중 한 명이 로프 철수 중 서로를 붙잡고 있었지. 하지만 헬기가 월남에 착륙했을 때 그곳에는 옷과 장비가 얼음으로 뒤덮인 채 의식을 잃고 떨고 있는 부사관만이 있었어. 그리고 그의 손에는 중위를 붙잡으려다 생긴 깊은 로프 화상 자국이 있었고."




"이렇게 오랫동안 춥고 젖어 있었던 적은 처음이야." 틸트가 불평했다. "이가 계속 떨려서 내가 뭘 생각하는지도 모를 지경이야."


"무슨 말인지 알아. 그리고 마치 하루가 흐릿하게 합쳐지는 것 같았지. 4일 차쯤 되자 1일 차, 2일 차, 3일 차에 있었던 일이 뒤섞이기 시작했어." 내가 인정하며 말했다.


"살면서 처음으로 추운 게 더 낫다는 생각이 부정당한 순간이었어." 에스테스가 분위기를 밝게 하려고 덧붙였다.


"*핫 토디 재료까지 생각해 낼 수 있다고 장담하지." 내가 웃으며 말했다.


*따뜻하게 마시는 칵테일


"그래, 그렇겠지." 틸트와 에스테스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뉴스


코만도 헌트 작전은 라오스를 거쳐 월남으로 이어지는 호치민 트레일에서 병력과 물자를 차단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작전이 끝날 때까지 라오스에 300만 톤의 폭탄이 투하되어 트레일 작전이 느려지긴 했지만 심각한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