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Shadow Company, 책 Licensed To Kill: Hired Guns on War on Terror 소개
1시간 20여분 짜리 다큐멘터리로, 2006년인가쯤 나왔는데 현재는 유튜브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임. 다만 한글 자막은 없기 때문에 자동 생성 영어 자막을 틀어서 보는 걸 추천함.
다큐가 06년에 나온만큼 그당시 핫했던 이라크 PMC 업계를 중심으로 다루지만 민간군사기업 사장, 이라크에서 활동한 컨트랙터들을 섭외를 하는가 하면 전직 군 장교, 이라크 insurgents, PMC 업계를 연구하는 대학 연구원부터 저널리스트, 모험가, 역사가, 그리고 심지어 응용윤리학 교수까지 인터뷰해서 용병, 그리고 PMC란 무엇이고 그 업계의 특성에 대해 편파적이지 않고 굉장히 균형잡힌 시야를 제공함. (당시 분위기를 생각하면 더더욱!)
내용 구성은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관계자들에게 다큐 제작자들이 용병/PMC 업계의 역사와 현재에 대한 질문을 하고 답변을 받는 '인터뷰' 파트와, 현장감을 제공하고 당시 PMC들의 생활상은 어떤지 보여주기 위해 이라크에서 활동한 실제 PMC 컨트랙터(James Ashcroft)의 편지를 자료화면과 나레이션으로 읽어주는 '현장' 파트, 그리고 인터뷰 대상자들 중 특별히 해당 사건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관계자들이 설명해주는 용병과 PMC들이 연루된 일화들을 설명하는 '사례 연구' 파트가 서로 적절히 연결되어 있음.
1시간 20여분 짜리 다큐지만 세 파트의 스토리라인이 밀도있게 구성되어 있어 정보의 질과 양을 둘다 충족시켜줄 뿐만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 파트의 이야기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흐름이 끊기지 않음.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역사가 아줌마와 윤리학 교수 할배를 섭외한 것. 용병이나 PMC 업계를 다루는 매체에서 게스트로 섭외하기엔 낯선 직업들이지만 이들이 용병과 민간 군사 계약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들어보는 것도 새로운 시각을 기르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함.
이렇게 용병과 민간군사 업계를 역사부터 해서 깊게 들어가서 너무 어려워 보일 수도 있지만 굉장히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에서 시작하고 중간중간 전문 용어도 친절히 해설을 붙여주기 때문에 제공되는 정보가 조금 많은 것 빼면 다큐멘터리를 시청하는데 별 어려움은 없을거임.
참고로 하나만 덧붙이자면 다큐 제작진들이 자료사진/영상들을 모자이크 없이 노빠꾸로 보여주기 때문에 꽤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들이 많이 등장함. 시청 주의...
2. 로버트 영 펠튼의 Licensed To Kill, 또는 한국어 번역서 제목 '용병'
저자인 로버트 영 펠튼은 위에서 소개한 다큐멘터리 Shadow Company에서도 비중있게 나온 게스트이며 직업은 분쟁 솔로 저널리스트이자 모험가인 특이한 인물이며, 이 책은 다큐멘터리가 나왔을 때쯤인 2006년에 나왔음. 내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용병 산업과 급부상한 PMC 업계에 대해 다루고 있음.
사실 다루는 내용은 Shadow Company 와 많이 다를 건 없지만, 이쪽은 1인칭 탐사보도의 느낌이 강하여 저자 본인이 분쟁 지역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취재한 것을 바탕으로 1의 다큐멘터리에서 다루었던 내용들을 훨씬 딥하게 다룬다는 특징이 있음. 하지만 읽기 난이도는 마찬가지로 PMC, 하다못해 밀리터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함.
과거에 애플, 마블이랑 협업한 광고 대행사 사장이었다는 작가양반의 출신성분에 걸맞게 글은 몰입감있게 잘 읽힘. 다만, 번역의 질이 별로 좋지 않고 심지어 오타도 종종 있어서 읽다가 신경쓰여서 흐름이 끊길 수 있음. 그래서 이게 걱정되면 차라리 아마존에서 영어 원서를 사라고 원서 제목도 같이 올린 것임.
책은 이미 나온 지 18년이나 되었고 번역서도 그보다 몇년 뒤에 나왔으니 지금은 번역서는 절판, 중고는 프리미엄 졸라게 붙여서 팔고 있음. 동네 도서관에 찾아보면 있을 수도 있음. 번역서는 도서 대여 방식을 추천.
책의 볼륨은 번역서 기준으로 500페이지 가까이 되기 때문에 Shadow Company 보다 내용이 더 많고 알아갈 수 있는 정보들도 더 많이 들어있음.
(2005년 당시 블랙워터 맘바 팀, 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가 저자 로버트 영 펠튼)
이 책의 특징은 현장감과 깊이감인데, 작가가 위에서 말했듯이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책을 읽다보면 이런 사람들까지 인터뷰를 했어? 라고 놀랄 정도로 PMC 업계 깊숙히 있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따낸 덕분임.
업계 특성상 언론에서 별로 좋게 다뤄지지 않을 뿐더러 이쪽 사람들이 세간의 스포트라이트를 피하는 경향이 있어 기자들에게 입을 잘 열지 않는 경향이 (적어도 당시에는) 있는데 이 사람은 이라크전 당시 정말 위험한 지역 중 하나로 바그다드 국제공항과 그린 존 (이라크전 당시 바그다드 중심부의 미군이 특별 관리하는 행정 중심지역) 사이를 연결하는 고속도로 '루트 아이리쉬(동명의 영화도 있음)' 를 오가는 블랙워터 경호 팀인 '맘바 팀' 인터뷰를 따내서 이들과 함께 한달간 함께 생활하는가 하면 심지어 경호 작전에서 장갑차량에 동승했던 일화까지 있었는데, 이를 전부 책에 자세하게 서술해 놓았음.
그렇다고 단순히 용병들과 민간 군사 계약자들에 대해서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활동하는 지역과 이 지역의 분쟁의 역사적인 배경부터 복잡하게 얽힌 국제 이권 관계까지 정말 많은 부분을 다루고 있음. 그래서 사람에 따라 정말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가 하면 굳이 이런 것까지 일일히 설명해 주어야 하나 하는 지점이 있을 수도 있음. 개인적으로는 읽으면서 두 경우가 모두 있었던 것 같음. 이 책은 또한 다큐와 마찬가지로 중립적인 시선에서 서술을 하는 것이 특징인데, 용병들과 민간 군사 계약자들을 밀착 취재했지만 이들에게만 특별히 동정적이었다는 느낌은 받기 힘들었음.
특히 재미있던 부분은 마지막인 3부 12장임. 작가가 이 장에서는 호흡을 매우 길게 가져가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며 복잡하므로, 읽으면서 특히 집중을 하면서 읽는 것을 추천함. 지금으로써는 20여년도 더 지난 일을 다루고 있지만 이 시리즈의 맨 마지막 초국가적 음모론자용 용병업계에서 소개할 이야기들과 공통점이 많이 보인다는 특징이 있으므로 맛보기로 본다고 생각하면 될듯 함.
아래는 책 내용 중 인상깊었던 구절들을 가져와 보았음. 책을 읽을 계획인데 미리 스포일러를 당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여기서 뒤로가기를 눌러도 됨.
p.427
....닉이 적도기니에서 잡히면서 그의 행로는 수치스러운 종말을 고했고, 민영화된 보안과 용병 활동이 뚜렷이 구분되지 않고 서로 넘나드는 것을 연구하는 나는 여기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현재 보안 청부인이 용병인가를 두고 벌이는 논쟁에서 왼쪽에 있는 사람들은 이라크 같은 데서 활동하는 '민간보안 청부인'들은 용병이라고 주장하고, 정치적으로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은 '용병' 은 경멸적인 용어이며 따라서 외국의 분쟁에 전직 군인들을 고용해서 쓰는 경우에만 쓸 수 있는 말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직 군인들이 맺는 계약의 성격이나 생계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그들의 처지를 놓고 보면, 그들이 두 세계를 왔다 갔다 한다고 해야 옳을 뿐 아니라 그런 일이 갈수록 흔해지고 있다. 닉은 서로 다르지만 뚜렷이 구분할 수 없는 두 직종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그는 내 민간보안 청부인이면서도 콩고로 유령 군단을 이끌고 갈 계획을 세웠다. 그는 또 [적도 기니의] 정부를 전복하려고 하기 전에 적도기니 군대를 훈련하는 일도 했다고 한다. 닉 뒤 투아는 용병과 청부인이 동일한 실체임을 보여준다.
적도기니에서 일어난 쿠데타 기도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2004년 적도 기니] 쿠데타 음모를 꾸민 사람들이 2003년 초에 꾸민 그들의 계획과 이라크 침공 사이에 유사성이 있다고 여긴다는 사실이다. 어쨌거나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어 위험하다는 주장이 근거 없는 거짓으로 드러나자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 주민을 고문하고 죽이는 무자비한 폭군이라며 이를 저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매달리지 않았던가. 부시 행정부처럼 적도기니 쿠데타에 돈을 댄 사람들도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있는 증거와 국제법, 대중의 지지 같은 곤란한 문제들은 밀쳐 두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쳐 쿠데타를 국민에게 잔인한 짓을 하는 폭군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꾸밀 계획이었다. 그러나 석유가 풍부한 적도기니에서 일어난 쿠데타를 지원한 사람들이 내세운 숭고한 목적과는 달리 그들이 추구한 것은 돈이었지 인도주의적 이상이 아니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그들은 오일달러(산유국의 석유 수출입에 따른 잉여 외화)를 장악하려면 폭력과 불법으로 독재자를 타도하는게 상책이라고 보았을 뿐이었다.
p. 464
....이 모든 것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다면, 그것은 안전을 제공하는 사업이 공인된 기업이나 정부 고객에서 풀려나면 금방 불안과 위험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용병들은 누구보다도 기회주의적인 사업가들이다. 따라서 이라크와 테러와의 전쟁이 만들어낸 골드러시가 끝나면 이들이 어디서 똑같운 수입과 사명감을 찾을지를 묻는 게 당연하고 또 필요할 것이다. 직업 없는 군인 출신들이 널려 있는 남아공 폼프렛에 전화 두 통만 해도 군대를 만들 수 있듯이, 다음 세대 용병들은 텍사스의 보안 산업 전시장에 있는 술집에서 찾거나 심지어 돈을 주고 고용할 수 있는 청부인들이 다음 기회를 잡으려고 기다리는 웹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약 에릭 프린스가 미국 정부에 자신의 사설 군대가 전쟁으로 파괴된 지역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주게 되면, 민간 군사 청부인이 의사나 교사처럼 존경받는 직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용병을 돈으로 살 수 있는 개인들이 이기적인 행위에 이런 재능 있는 인력을 쓴다면, 이 세계가 더 많은 '베넹 만' 회사 [2004년 적도 기니 쿠데타에서 사용된 위장 회사] 와 무장한 사람들을 가득 채운 727기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민간보안 청부인들과 용병이 이렇게 거의 하나의 길로 수렴되는 길을 가다 보면, 나중에는 결국 이 둘을 합친 것과 비슷한 것이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닉에게서 배운 것은 청부인이냐, 용병이냐 하는 논쟁은 결국은 늘 개인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닉 뒤 투아가 내 경호원이었을 때는, 그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에서 나를 지켜주는 성실하고 믿음직한 사람으로 알았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그는 남은 인생을 계속 철창 안에서 지내야 할지도 모르는 범죄자이다.
블랙비치 감옥에서 내가 그에게 왜 그와 사이먼 만에게 제안한 유죄 답변 교섭을 받아들이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닉은 아마 쿠데타 계획을 공모하고 돈을 댔던 사람들을 모두 배신하고 그들에게 불리한 증언을 해야 할 것이다. 닉은 재판 전에 진술서에 서명했으면서도 지금은 자기는 사업가이며 쿠데타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는 원래 주장을 고수한다. 그가 자기는 유죄 답변 교섭이 가능한지도 모를 뿐더러 허락해주지도 않아 남아공 대사관에 갈 수도, 편지를 쓸 수도 없다고 우긴다.
불빛이 희미해지기 시작하고 그의 교도관들이 시계를 톡톡 치며 내게 닉과 충분히 시간을 가졌다는 신호를 보내기 시작해,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나는 닉에게 몇 가지 작은 선물을 남기고, 경비들에게는 그와 다른 사람들에게 신선한 과일과 채소도 먹을 수 있게 해주고 밖에서도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고 발목에서 족쇄도 풀어주라는 강력한 권고를 남겼다.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운 감옥 밖으로 나오니, 나를 이곳으로 안전하게 데려다 준 검찰관이 고개를 흔들며 큰 소리로 왜 닉이 자기 주장을 고수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는 닉은 군인이고 프로이며 따라서 끝까지 자신의 신조를 지킬 거라고 말했다.
이라크 반군은 우예 섭외했노 ㅅㅂ ㅋㅋㅋㅋㅋ
"심지어 돈을 주고 고용할 수 있는 청부인들이 다음 기회를 잡으려고 기다리는 웹사이트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말이네 이건..
국내 사설경호,경비도 용깡일, 흥신소 일도 하는것처럼 저쪽도 군출신이 계약직 무장경비부터 쿠데타 용병 왔다갔다함, 명확한 경계따위 없음
티어관련 글부터 여기까지 정주행했습니다. 몰입감있는 필력과 깊이있는 지식에 감동했습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