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쓰는 사제 장비나

살로몬이나 럭비셔츠 같은 돈 30만 10만씩 하는 의류는 잘만 사면서

왜 일상 옷은 족같은 크로스핏 운동복을 못 벗어나냐고 주위 사람들이 그랬다


선크림 한 번 발라본 적도 없다 

바르면 난 게이가 된다는 신념으로 비누로 얼굴을 박박 씻었다

그래도 피부에 뭐 별로 안 나던데 무슨 상관이냐며


그러다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다

그냥 얼굴만 봐도 좋고 맨날 가게에서 웃고 있어서 좋았다

근데 그 여자에 비해 난 너무 투박하다


그 이후로 나는 내 외모 관리가 일반인의 기준에서 너무나도 엇나가 버린 것을 깨달았다

홀애비 냄새 안나게 바디워시로 씻고 디퓨저도 쓰고

Px에서 클랜징폼도 사고 면도폼도 샀다 그 전엔 걍 비누로 다 때웠다


주변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옷이나 향수, 바디로션 등을 사라고 한다

유튜브에 검색해보니 와 씨발

개족같은 비비크림 바를 것 같은 족게이들이 제품을 소개해준다

꾸역꾸역 참고 다 보고 메모했다

내가 족같다고 생각하는 그 게이들을 따라하기 위해...


박박 밀던 머리도 좀 기르고

십만원이 넘는 컴뱃셔츠랑 전술바지 여러벌을 사던 놈이 옷가게 사서 2만원짜리 남방이랑 슬랙스를 손 벌벌 떨며 샀다


그리고 준비는 끝났다


곧 그녀에게 고백하러 간다

그녀를 위해 난 게이가 되었다

고백에 실패한다면, 난 다시 상남자의 삶을 살겠지만...

어쩐지 그 여자랑 같이 있을 수 있다면 게이의 삶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