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러시아 글 번역 쪄봄.
바그너 돌격대 출신으로 실전 뛰었던 바딤 벨로프라는 사람이 자기 얀덱스 까날 '돌격대원의 일기'에 쓴 포스팅으로, 2023년 3월 6일자 게시됨.
PMC 바그너의 권총
"PMC 바그너 돌격대원의 개인 화기" 주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파헤쳐보기로 하자. (역자: 나중에 주화기 내용도 한번 번역 쪄봄. 오히려 그쪽이 더 재미있을지도...)
이 문제에 대해서 구독자 "올렉 B"가 회사에서 권총을 지급했는지 질문했었고, 이제 문자 그대로 정말 지급했는지, 누구에게 줬는지, 권총이 특수군사작전에서 필요했는지에 대해 답해보겠다.
권총을 지급하긴 했다. 나 개인적으로도 마카로프, APS, 그리고 글록도 한번 본 적이 있다. 만약 틀리지 않았다면 G17일 것이다. 글록에 대해서는 곧 따로 언급할텐데, 대장님 물건이었고, 나한테 이야기하기로 노획품이라고 했다.
나머지 인원들에게는 국산 권총을 지급했고, 돌격대원들한테는 주지 않았다. 혹자는 질문할 것이다. 군과 마찬가지로, 장교들에게는 지급하지 않는가?
지급하지 않았다. 바그너에는 사관이 없고, 사원들 간에는 직책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그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되었다.
나 개인적으로는 운전병, 참모요원, 시설 경비요원이랑 의무병이 권총을 갖고 있는 것을 보았다. 일선 돌격대 지휘관에게도 권총이 지급되지 않았다. 권총이 쓸모 없었기 때문이다.
현장 지휘관이 마카로프 권총을 휴대하고 있던 한 사례를 알고 있긴 한데, 그것도 어디까지나 노획품이었다. 그 지휘관은 다른 필요한 것과 권총을 바꿨다.
많은 이들이 권총이 갑자기 어떤 상황에서, 이를테면 주화기의 탄약이 떨어지거나 망가졌을 때 필요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곤 한다.
나는 단호히 아니라고 답한다. 돌격대원에게 권총은 필요하지 않다. 특수군사작전 현장의 전투 실상은 대략, 소총은 개뿔이고 다양한 화포가 연일 포격을 퍼붓고, 거기서 97%의 사상자가 발생한다. 생각해보라. 이런 상황에서 권총이 필요할 것인지. 권총의 효용성은 물총이나 진배없다.
적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방탄장구류를 착용한다. 여러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마카로프 권총탄이나 APS 권총탄 정도는 잘 막아낸다. 팔다리를 노리는 것도 무의미하다. 전투 상황에서 냉정하기란 어렵기 때문에 가장 큰 과녁인 몸통을 쏘게 된다.
장전된 마카로프 권총의 무게는 810g에 권총집(추가탄창 1개가 지급된다.)이 추가된다. 그러면 1kg에 달한다.
장전된 AK74탄창 하나는 약 500g이다. 권총보다 훨씬 멀리 쏠 수 있는 AK 탄 60발을 휴대하거나 RGD-5 수류탄을 갖고 다니는게 더 낫다.
누군가는 권총을 갖고 CQB를 하기 편하지 않느냐고 논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은 이러하다. 특수군사작전은 경찰대테러작전이 아니다. 스페츠나츠 놀이는 잊길 바란다.
돌격대가 실내에 진입할 때는 다음과 같다: 건물에 포격을 때리고, 만약 적의 거점이 있다고 의심될 경우에는 돌격대가 접근하면서 유탄발사기 또는 로켓발사기(RPG)를 갈긴다. 창문으로 쉬멜(RPO 열압력탄)을 갈기는게 최고다. 엄호를 받으면서 돌격대의 일부는 아직 남아있는 적을 날려버리기 위해 문과 창문으로 수류탄을 까면서 돌격해 들어간다.
*이 부분은 오늘 아침인가 어젠가 CQB 물어보는 챈럼한테 도움이 될지도?
도탄효과를 이용하기 위해 모퉁이에서 사격을 하고, 그러고 나서 모퉁이를 치고 나갈 수 있다. 그런 식으로 방을 하나씩 처리한다. 물론, 상당히 더디지만, 가벼운 산보가 아니다. 오히려 간단하지만 효과적인 방식인 셈이다.
참호에서는 이렇다.
이러한 방식의 장점은 당신의 수류탄이 터질 때 다른 여남은 부비트랩들을 같이 조져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 자칫 건드릴 수 있는 트랩들을 하나하나 푸는 퀘스트(원문에 실제로 Kvest, 퀘스트라고 언급)를 좋아하진 않기 때문에 간단하게 날려버린다. 영화에서나 공병들이 전선을 찾아가지고 끊어서 폭발물을 해체하는거다. 나 자신은 간단하고 안전한 방식을 선호한다.
포파스나야, 솔닷, 바흐무트 전투 영상들을 직접 보라. 건물과 그 건물들이 어떻게 박살나있는지를 보라. 거기서 권총을 갖고 다니는 것은 풋내기 짬찌들이다.
글 서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운전병들에게는 권총이 지급되었다. 하지만 AK에 추가로 지급된 것이었다. 의무병들이라 함은 병원의 의무요원들을 뜻한다. 다른 기타 전선 의무요원들과 야전병원의 의무병들은 모두 AK뿐이었다. 병원의 의무관이 권총을 갖고 있는 것을 1차례 본 적 있는데, 그것도 그 양반이 시장에 갈 때 차고 간 것이었다. 의무관을 매우 존경하지만, 의무관의 사격실력은 정말 한 발도 쏜 적 없는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다들 의무관 양반한 무슨 일이 생기질 않길 바랬다. (결과적으로 호위병이랑 같이 나갔다.) 병원에서 의무 업무를 볼 때 의무병들은 권총을 차지 않았다.
참모부에서 APS를 본 적이 있었다.
25살 먹은 젊은 친구였는데, 깔끔했고, 컴뱃셔츠, 팬츠를 차려입고 허리에는 깔삼한 홀스터를 차고 있었는데 서류철을 들고 있었다. 이 독수리(짬찌를 비꼬는 표현임.)가 생기발랄하고 아무 문제 없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비꼬면서 물었다. '꼬맹아, 어째 그런 크라식한 쩌는 권총을 갖고 있냐. 거 총알은 잘 나가냐?' 그러자 그 친구가 멋쩍어하면서 답했다: '네. 좋은 총이죠. 그런데 한번도 쏴 본 적 없습니다. 그냥 홀스터에 꽂아놓고만 있어요.'
뒤에 더 이어진 대화에서 밝혀진 바로, 그 친구는 단 한번도 권총을 쏴본 적 없고 오직 "AK"만 쐈다는 것이다.
총기를 다루는 기술이라고 하더라도, 빠르게 조정간을 내리고 조준해서 쏘는거면 충분하지 않은가? (특수군사작전에서 화기를 받으면, 약실에 항상 탄을 장전해둔 채로 내내 작전을 수행하게 된다.)
나의 결론:
특수군사작전에서 권총은 전혀 필요하지 않다.
권총은 멋쟁이들이 폼 내려고 차거나, 군에서의 별을 대신하는 상징 같은 것이다. 그게 전부다.
본문은 위가 끝이고, 밑에는 재밌는 댓글 몇개 추가로 번역 쪘음.
Bulat 3
나는 권총을 차고 다녔고, 지금도 차고 다니고, 앞으로도 차고 다닐건데, 저자한테 묻고싶다. 15m에서 권총탄을 맞은 사람의 기분을 물어보라고 하고 싶다. 갖고 다니고 싶지 않다면 말아라. 근데 권총이 쓸데없다고는 말 하지 마라.
Yura Volk
후송대 운전병이었는데 AK-74M만 있었음. 권총은 기갑부대 지휘관한테만 줬음.
ㄴ저자 : 병원 간 이송해줬던 운전병들은 마카로프 차고 있었는데. 그리고 후송대도 그랬었고. 아마 돌격대마다 다른거 아닌가?
ㄴ Yura:
Sergei Moskovets
(오래된 소련 일화에서) "마카로프 권총의 장점 : 반경 20m의 적 100명을 긴장시킬 수 있다." (20m 안에서 누가 맞을 지 모르니까 서로 긴장빤다는 뜻.)
DenniZBoy
누군가의 AK-74가 안 쏴진다면 그 사람의 주화기는 므스타-B(152mm 곡사포)가 됨.
Roman Koretskiy
나는 특수군사작전에는 참전하지 않았는데, 24년간 복무한 퇴역군인이고 2번 파병갔음. 권총을 찾고 다녔고, 만약 다시 싸우게 된다면 권총 갖고 갈거임. 2차례 CQB 치렀었고. 후방에서 장비를 벗고 있을 때 권총은 유용하지. 방탄장비를 물론 권총탄이 관통하진 못하지만, 보다 정확히 사격하거나 엄폐할 기회 정도는 줄 수 있거든.
등등 뭐 권총의 유용성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는데, 정리하자면 저자는
'어차피 특군작 전장 환경은 전면전, 화력전 상황이라 실제로 권총까지 동원해야 할 상황이 거의 없다. 따라서 주화기 탄약이나 더 챙기는게 낫다. 어디 경찰특공대 작전이 아니다' 라는 것이고, 여기에 반박하는 사람들은
'물론 권총을 갖고 치명상을 입힌다 이런 것을 기대한다기보다는 일종의 보험으로 하나 갖고 다니는 거다. 1kg 정도야 이것저것 다 짊어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없는 무게다.'
근데 얘들도 권총은 자살용이다 라는 드립 치는거 보니 하여간 여기나 저기나 별반 다를 것 없다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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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쓰
재밌는 글 번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내용과는 별개로 궁금한게 이제 러시아어 입문을 하려고 하는데 혹시 인강이나 학원같은 곳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의견이 분분하네 그래도 운전병들 입장에서는 보험용으로 괜찮을듯 무게 1kg 늘어나는 것이 차량에 뭐 유의미한 부담을 주지도 않고 운전대 잡고 갈길 수 있는 총기는 없는 것 보다는 나으니까
좋은 글 잘읽었습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