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꿈을 꾸고 있었다. 숲이 우거진 비탈과 언덕이 호수를 둘러싼 풍경이 보였기 때문에 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파도 위에서 햇살이 춤추는 것도 보였다. 상쾌하고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었고, 보트 선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건 환상이었다. 현실이란 회색 안개가 바람 속의 목소리처럼 내 잠재의식의 일부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나는 가고 싶지 않아서 저항하였다.


나는 이곳에 머물고 싶었다. 너무나 평화로웠고,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서 마치 다른 세상이나 다른 사람의 기억에 속한 곳 같았다. 나는 이곳에 머물고 싶었다. 피도 죽음도 없고, 오직 태양과 호수 물결, 그리고 부드럽게 흔들리는 보트만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아름답고 고요했다. 이곳이 집이었으며, 따뜻한 포옹처럼 나를 감싸주었다. 하지만 이곳에 머물 수는 없었다. 끔찍한 무언가가 나를 깨울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나는 깨어나지 않기 위해 저항했고, 호수, 보트, 집 같은 것들이 다시 선명해졌다. 나는 깨지 않을 수 있었다. 꿈속에 머물겠다고 마음을 먹으며 다시 꿈속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나 혼자 있지는 않았다. 내 남동생이 나와 함께 있었다. 참 이상적인 상황이었다. 그는 엄마가 싫어하는 낡은 노란색 우비를 입고 있었다. 그 우비를 입으면 누더기를 입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두 치수나 컸지만, 바람이 쌀쌀할 때면 언제나 그 옷을 입었다. 그리고 너무 더울 때도 항상 챙기고 다녔다. 그 우비는 동생의 행운의 재킷이었다. 그리고 동생은 그 우비를 입으면 항상 물고기를 잡았다.


동생의 머리 위에는 햇볕 아래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낸 데다 아버지의 차 뒷좌석에 놓여져 색이 바랜, 검은색 챙이 달린 낡은 녹색 야구모자가 얹혀 있었다. 동생은 그 모자도 항상 가지고 다녔다. 1마일 이상 떨어져 있어도, 누구나 이 두 가지 물건으로 그가 론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는 선미에 몸을 숙이고 있었고 나를 등지고 있었다. 마치 흐느껴 우는 것처럼 어깨를 움츠리고 들썩였다. 나는 그의 어깨를 흔들며 그를 위로하기 위해 손을 뻗었고, 동시에 그의 슬픔의 이유를 찾으려고 했다. 손을 뻗는 순간 내 손과 셔츠 소매가 피로 물들어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왜 피가 나고 있지? 미끼를 자르다가 필렛 나이프에 베였나? 내 손이 그의 어깨에 닿았고, 그를 흔들자 핏자국이 생겨났다. 그는 여전히 흐느껴 울고 있었고 나는 그 신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내 남동생이었기에 나는 그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의 모자는 한쪽으로 깊게 눌러 쓰여져 있었으며 검은 얼룩이 묻어 있었다. 그리고 그가 몸을 돌렸다.


그는 내 남동생이 아니었다. 베트남인이고, 그의 몰골은 끔찍했다. 머리가 멜론처럼 쪼개져 있었고 왼쪽 눈구멍에서 안구가 튀어나와 있었다. 나는 손을 뻗어 내 동생의 모자를 그의 머리에서 잡아챘다. 그러자 끔찍한 상처가 더 또렷하게 보였다. 머리가 찢어져서 뇌가 드러나 있었다. 그의 온전한 한쪽 눈이 나를 바라보았는데,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다 나는 이 아이를 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남동생과 같은 나이인 16세 정도였다. 내가 이 아이를 죽였기 때문에 알고 있었다. 나는 야전삽으로 그의 머리를 거의 반으로 갈랐었다. 하지만 나를 겁나게 한 것 때문에 나는 그를 다시 죽이고 싶었다. 게다가 내 동생의 옷까지 그에게서 벗겨내어 그가 그 옷을 더럽히지 못하게 하고 싶었다. 마치 그가 그 옷을 입고 있는 것이 내 동생이나 나에게 어떤 위험의 징조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그는 나를 매우 비난하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그의 미래와 그의 부모님의 꿈을 앗아갔으며, 햇빛과 산들바람의 냄새까지 영원히 앗아갔었다.


나는 수류탄이 바로 내 옆에서 터졌을 때를 떠올렸다. 나는 수류탄이 의해 언덕에서 날아가 그와 다른 두 명 위로 떨어졌다. 그는 56식 AK 소총을 들고 있었지만 나에게 있던 것은 미친 듯이 땅을 파느라 가지고 있던 야전삽뿐이었고, 나는 동물적인 두려움과 원초적인 분노에 휩싸여 그를 죽였다. 첫 번째 타격에 그는 아이처럼 훌쩍거렸다. 나는 그가 훌쩍거리는 것을 멈추기 위해 계속해서 그를 때렸다. 그 소리를 들을수록 마치 내 정신이 칼로 난자당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시 꿈속으로 돌아와, 그는 나를 향해 돌아서며 내 손을 잡았다. 그의 손은 너무 차가워서 살을 얼리는 것 같았다. 나는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는 나를 단단히 붙잡아 내가 벗어날 수 없게 했다. 그리고 그는 신음 소리를 내는 것을 멈추고 나를 응시했고, 온전한 한쪽 눈이 나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의 얼굴의 끔찍함과는 대조적으로 눈이 너무나, 너무나 평온하여 나는 그 눈에 사로잡혔다. 상어 눈처럼 검고 깊이를 알 수 없었지만 어딘가 따뜻했으며, 그 느낌 또한 영원했다. 그는 다시 돌아서며 배 뒤편에서 배 밖으로 발을 내디뎠고, 우리는 함께 호수의 어두운 물속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제는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가 나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 깊은 곳에 내가 알아야 할 무언가가 있었으며,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꼭 알아야 했다. 우리가 더 깊이 들어가자 나는 빛이 사라지고 배 선체의 그림자가 멀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숨을 쉴 수 없었으며, 폐를 무언가로 채우려는 끔찍한 충동과 싸우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잘못했다가는 분명히 물을 빨아들여 익사할 것이 분명했다. 폐가 불타는 듯 아팠고, 우리가 어둡고 물로 이루어진 심연 속으로 곤두박질치는 동안 그는 여전히 나를 온 힘을 다해 붙잡고 있었다. 내 속은 불타고 있었고, 나는 몸부림치고 있었다. 결국 나는 더 이상 숨을 참을 수 없게 되었고, 공기로 폐를 채우기 위해 숨을 헐떡거렸다.


나는 땀으로 흠뻑 젖은 채 떨면서 깨어났다. 모든 것이 꿈이었다는 안도감과 꿈 그 자체의 공포가 교차했다. 내가 평온과 평화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꿈속에 그가 왜 계속 나타나는 걸까?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나를 자주 찾아왔으며, 나는 집에 편안하게 있는 꿈을 꾸는 것조차 두려웠다. 그가 거기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왜 그는 떠나지 않는 걸까? 나는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판초 라이너를 펄럭이고는 침대에 누웠다. 몸도 끈적하고 침대도 축축했다. 시트와 매트리스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나는 비틀거리며 일어나 떨면서 서 있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침대 옆 작은 탁자를 더듬으며 권총과 담배 몇 개비를 찾았다. 이어서 나는 바닥을 더듬어 바지를 찾았다. 나는 바지를 입고 판초 라이너를 몸에 두른 채 밖으로 나갔다. 날씨는 더웠고, 마치 손을 뻗으면 닿을 것같이 별들이 가까워 보였다. 바다 냄새가 나는데, 신비로운 자연의 자궁처럼 따뜻하고 짠내가 났다.


나는 담배에 불을 붙이고 판초 라이너를 더 바짝 둘렀다. 더위에도 불구하고 몸이 으스스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잠시 동안 앉아 있었다. 다시 꿈에 빠질까 봐 다시 잠들고 싶지 않았다. 나는 생각에 잠겨 중대 주변을 정처 없이 걷다가 어느새 몽타냐드 막사 앞에 와 있는 것을 깨달았다. 고개를 드니 그림자 속에서 담배 불빛이 보였다. 그 형체가 앞으로 다가왔고, 나는 그가 봉이라는 노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무당이었다. 그는 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우리 둘은 현관 계단에 앉았다. 총기 윤활유, 조리된 생선 등 몽타냐드임을 식별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의 매캐한 냄새가 나를 둘러쌌다. 나는 담배를 하나 더 꺼내 그에게 권했지만 그는 고개를 저으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는 몽타냐드가 사용하는 거친 종이를 사용한 몽타냐드 담배를 피웠다(때로는 신문지로 만들기도 했다). 그 담배는 독하고 매운맛이 났다. 쓰고 날카로운 냄새가 내 콧속을 찔렀다.


우리는 그곳에 앉아 활활 타오르며 바다로 사라지는 몇몇 유성들과 별들을 지켜보았다. 내가 일어서자 봉이 어두운 실내로 향하는 문을 열었다. 오늘 밤은 이곳에서 잘 것이었다. 이곳은 악몽을 꾸고 난 뒤에 항상 찾는 피난처였다. 여기서는 악몽을 꾸지 않을 것이었다. 몽타냐드들이 나를 위해 해먹을 만들고 나를 지켜줄 것이었다. 재미있게도 내가 이런 꿈을 꾸고 이곳으로 올 때마다 봉은 마치 내가 오고 있다는 것과 길을 잃고 필사적으로 도움을 구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는 듯이 밖에 나와 있었다. 나는 늙은 것 같은, 아니, 거의 수천년은 썩은 느낌이었다. 마치 어떤 끔찍한 짐을 짊어져야만 하는 숙명 같은 느낌 말이다. 나는 이 유령을 어떻게 해방시킬 수 있을지, 왜 데리고 다녀야 하는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봉은 알고 있었다. 그는 내가 두려움과 슬픔에 빠지지 않도록 의지할 수 있는 섬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이건 현실이었다. 나는 이곳에 있었고, 봉도 이곳에 있었으며, 전쟁도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 두려움의 가장자리를 맴도는 이 망령, 나만의 *제이콥 말리에 대해 생각해야 했다. 나는 기억을 되짚으며 내가 이 여정을 어디서 어떻게 시작했는지 처음으로 돌아가 파악하려 노력해야 했다. 우리는 담배를 피우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해먹 중 하나에 자리를 잡았다. 랜턴의 반쯤 꺼진 불빛에 잠든 사람들의 모습이 희미하게 비쳤다. 내가 해먹에 자리를 잡자 내 옆에서 누군가가 꿈틀거렸다. 투아(Thua)였지만 그는 깨지 않았다. 봉은 나에게 자라고 손짓하고는 문 근처 의자에 앉았다. 그는 내가 잠들 수 있도록 귀신들로부터 나를 지켜주려는 듯 그저 거기에 앉아 있었다. 나는 자리를 잡고 잠들기 시작했다. 나는 이곳으로 온 여정의 시작을 기억해야 했다. 이 모든 것들에서 의미를 찾고 내 영혼의 짐을 덜어내야 했다.


*크리스마스 캐럴의 유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