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라오스에 있었다. 헬기 소리가 멀어지는 것이 들렸다. 정글은 잠시 정지 상태가 되었다가, 이내 원래의 소리와 풍경으로 서서히 돌아왔다. 우리가 이 LZ를 선택한 이유는 헬기가 착륙하기에는 너무나 부적절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이 근처에 월맹군 트레일 및 LZ 감시병이 있을 것 같진 않았고, 우리는 정글이 잠시 잠잠해진 틈을 타 이 작은 공터로부터 최대한 멀리 이동하려고 했다. 우리는 흔적을 지우며 나아갔다. 우리 계획은 남쪽으로 크게 돌아 '호텔-5' 목표 구역으로 조심스럽게 진입하는 것이었다. 한동안 이 지역에서 임무가 수행되지 않았기에, 월맹군이 예상 LZ들에 대한 감시를 조금 늦췄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우리의 목표 구역은 국경 양쪽에 걸쳐 있었다.
RDF(무선방향탐지기)와 사진에 따르면, 우리 남동쪽에 대규모 기지와 보급창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마쳤다. 동축 케이블이나 주요 통신선을 발견할 경우를 대비해 오디오 카세트가 달린 도청 장치를 챙겼고, 적을 생포해야 할 경우에 대비해 특수 폭약과 소음 화기들도 준비했다. 이번 임무는 DMZ나 아샤우에서 수행하는 작전과는 많이 다른 '정찰 작전'이었다. 공습을 통한 LZ 정리 절차도 없었는데, 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적들을 속이기 위함이었다. 또한 팀을 투입시키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진동 감지 센서를 매설하는 헬기들까지 동원했다. 이 센서들은 인조 가지와 나뭇잎이 달린 긴 튜브 형태로, 보통 공중에서 투하되어 땅에 박히면서 활성화되었다. 지면의 진동을 감지하여 지나가는 항공기나 공군이 사용하는 기타 '우주 비행사' 같은 장비에 신호를 전달했다. 우리는 과거 기록을 통해 월맹군이 와서 수색하긴 했지만 센서들 외에는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변을 샅샅이 조사해도 팀의 착륙 흔적은 찾지 못할 테니, 우리는 이번에도 단순한 센서 매설 작업이라고 생각해 주길 바랐다.
모든 건쉽들과 다른 지원 기체들은 우리가 곤경에 처할 경우를 대비하여 선회 지점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순조로웠다. 우리는 200m 정도 이동한 뒤 다시 잠시 멈춰 서며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곧 정글은 평소의 소리로 돌아왔고, 새소리와 북쪽에서 원숭이들이 서로에게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경계하는 울음소리가 아니니 좋은 징조였다. 우리가 발각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뜻이었다.
우리는 일렬로 쪼그려 앉았다. 싸웅이 우리 후방을 경계하고 있었고, 나는 그를 엄호하고 있었다. 내 바로 앞에는 방과 보프가 있었다. 방과 나는 각각 왼쪽과 오른쪽 후방을 맡았고, 보프는 오른쪽 측면, 그다음 사람은 왼쪽 측면을 맡았으며, 이러한 방식이 맨 앞에 있는 맥과 포인트맨에게까지 이어졌다. 보통은 20분 이동하고 20분 앉아서 휴식하는 것이 일반적인 절차였지만, 지형과 목표 지역의 상황에 따라 이동 속도와 휴식 간격은 수시로 바뀌었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 우리는 두어 시간 동안 이동 중이었으며, 중간중간 멈춰서 추적병이 없는지 확인하고, 지형의 흐름을 파악하며 나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남들이 보통 다니지 않을 법한 지형을 골라 이동함으로써 작은 흔적조차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느리고, 고되며, 더웠다. 정글은 언제나 축축하고 습했다. 썩어가는 식물들의 진하고 달콤한 냄새가 진동했다. 맥과 나는 미국인 특유의 체취를 풍기지 않기 위해 일주일 동안 현지대원 식량만 먹었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중요했다. 이러한 아주 작은 단서들도 발각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몽타냐드들은 정글에서 자연스럽게 들리는 소리를 흉내 내며 서로 소통했다. 원숭이 울음소리나 새소리가 정지, 이동, 대기,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는 신호였다.
맥과 나도 어느 정도 완벽하게 그 소리들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뭐, 쿠만은 우리 실력이면 브루족의 아이들과 사냥 정도는 할 수 있겠다고 말했지만 말이다. 나는 쿠만이 우리의 '동물의 왕국' 실력을 과소평가한 것에 분개했다. 개인적으로 내 '수컷 고함 원숭이의 발정 난 듯한 끙끙거리는' 소리는 정말 예술적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물론 발진 기지에서 몽타냐드들 앞에서 이를 선보였을 때 그들이 폭소만 터뜨리긴 했다. 그들은 마치 '배탈 난 원숭이' 같다고 말했다. 이런 미개한 오만함을 다 봤나! 수천 년 동안 이 정글에서 살아왔다고 다 아는 줄 아나 본데, 내 귀에는 꽤 그럴싸했다. 맥은 그 소리가 마치 '상한 물고기를 먹은 주머니쥐' 같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동한 뒤 대기했고, 그러고 다시 이동했다. 일종의 리듬이었다. 맥은 이 일에 정말 능숙했다. 마치 그와 쿠만 사이에 정신적인 끈이 연결된 것 같았다. 이동. 대기하며 청음. 이동. 대기하며 청음. 우리는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가고 있었다. 나는 봉과 싸웅이 우리 흔적을 감추는 동안 그들을 엄호하고 있었다. 지금까지는 사람의 흔적, 벌목꾼이나 원시 부족 사냥꾼의 흔적조차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좋은 징조였지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었다. 그래도 만약 우리가 발각되지 않고 목표 구역 안으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 아주 천천히 돌아다니며 정찰을 수행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어느덧 황혼 녘이 되었다. 우리는 밤을 보낼 덤불이 빽빽한 은신처를 찾았다. 이상적인 RON이란, 캠핑하기 딱 좋아 보이는 곳 바로 옆이 아닌, 밤에는 도저히 걸어 들어가고 싶지 않을 만큼 덤불이 빽빽한 곳이었다. 그래야 적들이 우연히 우리 바로 옆에 잠자리를 잡는 불상사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은 정말 골치 아파졌다. 때문에 우리는 이러한 중립 지대를 활용하는 데 달인이었다. 맥이 대열 뒤쪽으로 오더니, 나에게 바짝 다가와 우리가 어디에 숨을지, 크레모아를 어떻게 설치할지, 공격받을 경우 집결 지점은 어디인지 속삭이며 알려주었다. 몽타냐드들도 같은 정보를 전달받았고, 6~7피트 거리조차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지자, 우리는 RON으로 이동했다. 우리는 크레모아들을 가까이 설치하되, 후폭풍을 흡수할 수 있도록 나무줄기나 둔덕 같은 단단한 것들 앞에 배치했다.
우리는 배낭을 메고 있되 끈을 느슨하게 풀어두었다. 다른 장비들도 마찬가지였다. 편안하되, 너무 편안해서는 안 됐다. 잠은 교대로 잘 것이며, 항상 최소 1/3은 깨어 있어야 했다. 만약 코를 골 것 같으면 크라바트로 입을 막아야 했다. 이게 항상 효과가 있는 건 아니었기에, 정찰팀에는 편도선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밤이 깊어지자, 서늘한 기운도 함께 찾아왔다. 이곳은 원래 습한 곳이었다. 첫날밤은 견딜 만하지만, 5~6일 정도 지나면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서 쉽게 한기를 느꼈다. 그래서 나는 밤에 입을 정글 스웨터를 챙겨왔다. 옷을 입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동료가 경계를 서주는 동안 한 명씩 신속하게 갈아입었으며, 절대 모두가 동시에 옷을 갈아입지는 않았다. 밤은 꽤 평온하게 흘러갔다. 아직 정글의 리듬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첫날밤이 제일 험난했다. 이곳에선 8시간 동안의 숙면은 없었다. 뇌에서 알파파가 나올 정도로만 짧게 끊어서 잤다.
날이 밝기 직전, 우리는 모두 깨어 있었다. 어둠이 걷히면서 무성한 잎사귀들 사이로 짧게나마 시야가 확보되었다. 우리는 대기하면서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크레모아를 회수하고, 우리가 흩뜨려 놓은 정글 바닥을 다시 위장했다. 우리는 어제처럼 다시 움직이며 목표 구역으로 나아갔다. 우리는 측면 능선을 따라 약 500m 내려간 뒤 멈추었다. 맥이 대열 뒤쪽으로 와서 전방에 고속 트레일이 있다고 알려주었다. 통행량이 많지는 않지만 꽤 자주 이용되는 트레일 같았다. 팀은 트레일을 건널 준비를 했다. 측면 경계병을 배치하고, 몇 명이 먼저 건너간 뒤, 건너편에서도 측면 경계병을 배치하여 '박스' 형태의 경계를 설정했다. 신호가 오자, 나는 후방 쪽 팀원들을 이끌고 트레일을 건넜고 봉, 싸웅과 함께 우리가 트레일을 건넌 흔적을 지웠다. 맥과 나는 적당한 장소를 찾아 매복을 설정하고 포로를 생포할지 짧게 의논했다. 적절한 장소와 철수할 만한 곳을 찾을 시간이 필요했으나, 나무들이 그렇게 빽빽하지 않으니 정 급하면 폭발물로 LZ를 만들 수도 있었다. 또한 이 트레일은 통신로이니 전령들이 다닐 가능성이 컸다. 일단 우리는 목표 구역 북서쪽 모서리 바로 안쪽에 들어선 참이었기에, 계속 전진하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로 했다.
약 100야드 정도 이동한 후, 우리는 앉아서 귀를 기울였다. 맥은 코비와 교신하며 '팀 OK' 무전을 보내고 우리가 발견한 트레일에 대해 보고했다. 적들이 우리의 존재를 모르는 것 같으니, 우리는 코비에게 지역 상공에 나타나지 말라고 알려두었다. 괜히 광고할 필요는 없었다.
우리는 다시 이동했다. 첫 번째 트레일을 발견한 지 약 4시간이 지났고, 우리는 약 1km 정도를 이동했다. 우리는 두 번째 트레일을 막 건넜는데, 이곳에서는 발자국을 확인할 수 있었고, 수레 자국이나 월맹군이 장비를 나를 때 사용하는 커다란 벌룬 타이어가 달린 자전거 자국도 보였다. 최근의 흔적이었다. 24시간을 넘지 않은 것 같았다. 놈들은 남쪽, 즉 목표 구역의 더 깊은 곳으로 이동 중이었다. 자국이 깊은 걸 보아 사람과 탈것들 모두 장비를 가득 싣고 있었다. 그때 목소리가 들렸다. 남동쪽 몇백 야드 밖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우리는 그 방향으로 아주 느리고, 신중하게 이동했다. 가끔씩 적들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다. 경계하는 어투가 아니라, 어떤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사람들의 느낌이었다. 얼마 가지 않아 트럭 엔진 소리, 금속끼리 부딪히는 소리, 고함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조금 더 다가갔고, 꽤 울창한 덤불 끝자락에서 탁 트인 경사면을 내려다보았다. 오른쪽에서 움직이는 형체들이 어렴풋이 보였지만, 확실하게는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아래에서 트럭 소리가 들리는 것을 보아 아래쪽에 트레일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때 갑자기 트럭이, 윗부분의 1/3 정도가 나와 멈춰 서며 우리 시야를 가렸다. 이곳은 확실히 도로 위였다. 그리고 트럭 뒤쪽에는 상의를 벗은 월맹군 한 명이 서서 트럭 뒤편에 있는 누군가를 불렀다. 이를 듣던 쿠만은 맥에게 놈들이 유실된 도로 구간을 보수하는 작업반이라고 말해줬다. 아래에서 한 부사관이 병사들에게 제대로 하라고, 안 그러면 하루 종일 여기서 일해야 할 거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우리는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로 했고, 조심스럽게 길을 골라 내려가며 실제로 놈들이 보이는 지점을 찾았다. 그들은 경계 병력이 없는 것 같았고, 우리는 58년식 포드 트럭의 소련 버전인 1.5톤 체펠 트럭의 형체가 어렴풋이 보였다.
약 14명의 병사와 부사관 한 명으로 이루어진 작업반이 비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여 유실된 도로를 복구하고 있었다. 그 빌어먹을 도로는 정말 놀라웠으며, 작품의 영역이었다. 언덕을 따라 굽이치는 모양새가 마치 자연적인 물길의 일부처럼 보일 정도였다. 장담컨대 놈들은 폭우가 올 때마다 이를 보수해야 할 것이었다. 사실 도로가 유실되지 않으려면 지금보다 언덕 위로 50야드 정도 더 높이 위치해야 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공중에서 보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지켜보는 동안, 50파운드 쌀가마니를 가득 실은 자전거 10대가 오른쪽 정글에서 나타나 트럭을 지나 우리 쪽으로 향했다. 우리 왼쪽에 샛길이 있었으며, 병사들이 우리로부터 약 25야드 아래 지점을 지나갈 것이었기에 맥은 카메라를 꺼냈다. 맥은 트럭 사진을 여덟 장 정도 찍고, 이어서 자전거와 짐꾼들의 사진을 연속으로 찍었다. 그들과 함께 이동하는 병사는 세 명이었다. 그들은 녹갈색 플라스틱 개머리판과 손잡이가 달린 중국제 56식 AK 소총을 들고 있었고, 모두 AK 탄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다.
모두 청록색 카키색 군복에 피스 헬멧을 쓰고 있었다. 그들은 트레일을 따라 우리 동쪽으로 이동했고, 우리는 작업반을 20분 정도 더 지켜보았다. 그들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곡괭이, 삽, 흙을 나르는 데 쓰이는 바구니를 트럭 뒤에 던져 넣고는 모두 차에 올라탔다. 그 트럭 역시 우리 위치를 지나 동쪽으로 사라졌다.
우리는 심상치 않은 현장을 발견한 것이었다. 병사들은 모두 정규군이었는데, 작업반은 연녹색 카키색 군복을 입고 있었던 것을 보아 이들은 아마 서로 다른 부대 소속인 것 같았다. 이런 일이 흔하긴 했지만, 중요한 점은 이 지역에 대규모 병력이 주둔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이었다. 우리는 트럭이 멀어져 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트럭은 굽이친 도로를 따라 잠시 북동쪽으로 가더니 다시 남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우리 동남쪽으로 400~500m쯤 떨어진 곳에서 트럭이 다시 멈췄다. 이번에는 두 대 이상의 트럭 엔진 시동 소리가 함께 들렸다. 그들은 약 10분 정도 그 지역에 머물더니 세 대 모두 엔진을 껐다.
맥과 나는 서로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둘 다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곳에 트럭 주차장이 있으며, 아마 휴식처도 있을 것이었다. 이런 곳들은 트레일을 따라 곳곳에 존재해 있었다. 어떤 곳은 단순히 하늘에서 보이지 않도록 캐노피 아래에 오두막과 공터만 갖춘 수준이었지만, 지하 주차장까지 갖춘 더 정교한 곳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우리는 그곳을 직접 살펴보고 싶었다.
아직 해가 떠 있었다. 문제는 지금 서둘러 살펴보러 갈 것인지, 아니면 언덕 위에서 하룻밤 더 숨어 지낸 뒤 내일 아침 일찍 다시 돌아와 트레일 통행 패턴을 지켜보고 움직일 것인지였다. 그동안 약 1,000파운드의 쌀이 지나갔다. 그 정도 양이면 호치민의 아이들 한 무더기는 먹여 살릴 수 있었다. 우리는 두어 시간 정도 트레일을 관찰할 수 있도록 이곳으로 일찍 돌아올 수 있는 곳에 RON을 설정했다. 트레일을 관찰한 다음에는 이른 오후, 놈들의 휴식 시간에 맞춰 내려가 트럭 주차장을 찾거나, 다른 자전거 호송대를 평행하게 뒤쫓아 볼 생각이었다. 이렇게 경계가 허술한 것을 보니, 놈들은 중간에 트레일 경계병과 만나면 멈춰 서서 수다라도 떨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면 우리는 이동하기가 더 쉬워질 것이다. 젠장! 카키색 월맹군 군복과 AK 소총 몇 정을 가져왔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우리 포인트맨이 이를 갖췄다면, 우리가 혹시나 언덕에서 경계 초소를 맞닥뜨리더라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우리는 괜찮은 가시덤불 무더기를 찾아 밤을 보낼 준비를 했다. 도로에서 약 200야드 떨어진 곳이었다. 0100시경, 트럭 두세 대가 도로를 따라 서쪽에서 동쪽으로 향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들은 어제 다른 트럭들이 멈췄던 지점에서 똑같이 멈췄다. 그곳에 트럭 주차장이 있으며, 이 도로 구간을 보수하는 공병 부대도 있는 것이 분명했다. 놈들은 우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기에, 우리는 몇 시간 더 숨어있기로 했다.
동이 트기 전, 우리는 코비와 교신하여 우리가 이동할 곳을 중계해줄 것을 요청했고, 곤경에 처할 경우 반드시 공중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우리는 어제 있었던 지점으로 내려가 트레일을 지켜봤다. 약 한 시간 후, 어린 월맹군 병사 한 명이 트레일을 따라 내려왔다. 16살쯤 되어 보였다. 마치 흙길을 어슬렁거리는 여느 아이들처럼 막대기로 풀떼기를 툭툭 치면서 걷고 있었다. 등에 AK를 메고 있으며, 작업반과 같은 녹색 카키색 군복을 입고 있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그가 지나가는 동안 우리는 그의 사진을 찍었다. 오, 꼬맹아. 만약 너네 부사관이 네가 그렇게 멍청하게 돌아다니는 꼴을 봤다면 넌 결코 행복하지 못할 거다.
우리는 정말 운이 좋았다. 놈들은 아직도 우리가 여기 있다는 것을 몰랐다. 꼬맹이가 지나가고 15분 뒤, 동쪽에서 두 명의 남자가 트레일을 따라 걸어 올라왔다. 하지만 이 둘은 전혀 빈둥거리지 않았다. 그들은 도로와 트레일 양옆을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그들은 정말 진지했으며, 만약 들킨다면 우리는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었다. 우리 모두 몸을 최대한 낮게 웅크리고 그들과 눈이 마주치지 않게 애썼다. 몽타냐드들은 이를 '원숭이를 보지 말고 나무를 보라'라고 표현했다. 원숭이는 거기 있지만, 원숭이를 직접 쳐다보지 않고 그 주변 영역을 보는 것이다. 약 5분 후, 그들은 굽잇길을 돌아 시야에서 사라졌다. 이는 일정 거리를 정기적으로 순찰하는 경계 부대가 있다는 뜻이었다. 하루 종일 한 방향으로 순찰하다가 오후에 돌아오거나, 거리가 짧으면 하루에 몇 번씩 왕복하는 식이었다. 그들이 도로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니 다행이었다. 우리는 도로와 평행하게 이동하여 트럭 주차장까지 갈 수 있었다. 그저 트레일 감시 초소만 조심하면 됐다.
이 모든 것들이 글로는 간단하게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목구멍이 꽉 막히고 괄약근도 너무 수축되어서 16파운드의 망치로 바늘 하나 꽂을 수 없을 지경이 됐다. 이곳에서는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아주 작은 실수 하나로 죽거나, 운이 좋아도 '곧 죽을' 큰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었다.
자전거 다섯 대가 더 지나갔다. 대나무 보강재에 묶여 있는 튜브의 형태를 보아, 포탄이나 122mm 로켓을 싣고 있는 것 같았다.
이 무리는 호위병도 없이 느긋하고 여유롭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리는 그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린 뒤 그들과 평행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능선은 일정하게 이어졌고, 우리는 도로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비탈을 따라 이동했다. 이따금 수풀 사이로 우리보다 조금 앞서가는 자전거 호송대가 살짝 보였다. 그들은 위를 올려다보거나 경치를 즐기기는커녕 오직 짐을 미는 데만 열중하고 있었다. 아마 하루에 채워야 할 할당량이 있을 테니, 그들에겐 이건 숲길 산책이 아니라 고된 노동으로 느껴졌을 것이다. 어제 지나갔던 식량들처럼 저 탄약들도 분명 갈 곳이 있을 것이었다. 적들이 여기서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확실했고, 이는 트레일의 끝에 있을 누군가에게 재앙이 닥칠 것임을 의미했다. 트럭 주차장으로 짐작되는 곳까지 거의 절반쯤 다다랐을 때 맥이 우리를 멈춰 세웠다. 그는 50m 전방에서 세 명의 남자가 걷고 있다는 수신호를 보내며 방향을 가리켰다. 좋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 전방을 가로질러 언덕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나는 맥에게 다가갔고, 우리는 몸을 바짝 붙여 엎드렸다. 맥은 방금 AK를 든 세 명이 우리 왼쪽 30야드 전방에서 언덕을 오르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내가 비탈 위쪽을 살피던 순간, 나무 꼭대기에서 어떤 움직임이 포착됐다. 자세히 보니 캐노피 속 50피트 높이의 플랫폼 위에 12.5mm 기관총 진지가 아주 교묘하게 위장되어 있었다. 나는 맥을 툭 쳤다. 맥도 그것을 보았고, 쿠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모두 나무 위를 살펴보기 시작했고, 곧 투아가 두 개를 더 찾아냈다. 젠장, 베이스캠프였다. 단순한 트럭 주차장이 아니라 뭔가 거대한 시설이 아래쪽에 있었다.
멈춰 서서 보니 앞쪽 덤불 사이로 시야가 확보된 구간들이 보였다. 어떤 곳은 지면에서 6피트 높이까지 덤불들이 다 제거되어 있었다. 이는 벙커가 있다는 뜻이었다. 덤불을 쳐낸 것은 벙커 총안구의 사선을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트레일인 줄 알고 덤불을 헤쳐 나오는 순간 기관총과 맞닥뜨리기 전까지는 그 벙커를 절대 볼 수 없었다.
우리는 나무들 사이로 몸을 숨기며 뒤로 물러나 더 높은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주 천천히 움직여야 했다. 이곳 전체를 우회하려면 며칠이 걸리겠지만, 더 쉬운 방법이 있었다. 제대로 풀렸을 때의 이야기지만, 포로를 생포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연녹색 카키색 군복 무리가 이곳의 상주 부대이며, 청록색 카키색 군복 무리는 이곳을 통과하는 대규모 부대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두 시간 동안 극도로 조심스럽게 이동한 끝에 우리는 다시 경사면 위쪽으로 올라왔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처음에 발견했던 것과 같은 고속 트레일을 하나 더 발견했다. 더 좋은 건, 우리가 발견했던 기관총들로부터 안전한 장소를 찾았다는 것이었다. 그곳은 로프를 통해 철수하기에 적합한 장소였다. 우리는 이 트레일에 자리를 잡고, 숨을 헐떡이며 내려오는 녹색 군복을 입은 녀석을 잡기로 했다. 십중팔구 전령이겠지만, 운이 좋으면 장교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었다. 이곳들은 폭격 대상이 되는 군수품 보급로와는 떨어진 통신로였다. 정치 장교, 작전 장교, 전령, 급여 담당관 등이 이런 트레일을 이용했다. 만약 고위 장교라면 호위병을 데리고 다닐 것이었다. 월맹군은 병력, 병참, 사소한 잡무까지 처리하기 위해 이곳에 완벽한 교통 체계를 갖추고 있었다. 신호등과 표지판만 없을 뿐이었다. 하지만 볼 줄만 안다면 표지판과 다름없는 것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길가에 잘린 대나무 몇 개가 놓여 있으면 "어두워진 후에는 이쪽으로 가라"는 뜻이고, 교차로에 작은 잔가지들로 삼각형이 놓여 있으면 "이 트레일에는 부비트랩이 있다"는 것을 나타냈다. 가끔은 남쪽으로 내려가던 어떤 심심한 보급병이 나무줄기에 새겨놓은 낙서가 보이기도 했다. 엘든이 예전에 "북쪽에서 태어나 남쪽에서 죽네"라고 쓰인 낙서를 발견한 적도 있었다.
우리는 철수 지점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트레일을 100야드가량 살폈다. 발자국이 아주 많았고, 일부는 한 시간 정도밖에 안 된 것이었다. 이곳은 베이스캠프와 주변 기지들을 연결하는 통신로가 분명했다. 우리는 트레일이 'S'자 모양으로 굽어지는 지점들을 찾아 매복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조용히 진행하기 위해 세 명 이상은 노리지 않을 것이었다. 맥은 포로로 생포할 한 명을 맡아 소음기가 달린 9mm 권총으로 다리를 쏠 것이고, 나는 소음기 달린 9mm 권총으로 다른 두 명을 사살할 계획이었다. 그러고 나서 포로에게 달려들어 지혈대를 감고, 모르핀을 주사한 뒤, 철수 LZ를 향해 죽어라 달릴 것이었다. 우리는 코비에게 계획을 알렸고, 우리가 포로를 생포하기 전에 헬기들이 선회 지점에 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놈을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뒤 빠르게 빠져나와야 한다는 점이었다. 헬기들이 선회 지점에서 오랫동안 대기하기에는 우리가 너무 먼 곳에 있었기에, 우리가 준비됐을 때 누군가가 이 트레일을 이용하게끔 유도해야 했다.
우리는 꽤 괜찮은 해결책을 찾아냈다. 캠프 본진으로 생각되는 곳 남쪽에 팀을 투입하는 척 기만 작전을 펼치는 것이었다. 장담컨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러 중요한 사람이 이곳으로 내려오거나, 적어도 중요한 메시지들이 이 트레일을 따라 급하게 오갈 것이었다. 적들도 이제는 똑똑해져서 무전은 잘 사용하지 않았다. 통신선을 찾아 하루치 정도의 통신 내용을 녹음할 수만 있다면 포로보다 더 낫겠지만,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통신선은 없었다. 가끔은 대나무 파이프 안에 넣어 땅속에 묻어두기도 했다. 이 근처 어딘가에 동축 케이블이 분명히 있을 것이었다. 이 캠프의 규모, 머리 위에 있는 기관총 진지들, 그리고 트럭 주차장까지 고려하면, 이곳은 연대급 은신처 그 이상이었다. 문제는 통신선을 찾을 때까지 우리가 발각되지 않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 근처를 기어다니며 뒤지려면 한 달은 걸릴 것이고, 그러다 용변을 보러 나온 어느 병사에게 들키기라도 했다가는 끝장이었다. 게다가 도청 장치를 설치할 때는 정말 조심해야 했다. 매일 통신선을 따라 걸으며 신호 손실이 없는지 확인하는 인원들이 있었다. 도청 장치를 설치하다가 실수라도 하면, '하노이 벨'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었다. 유혹적이긴 했지만 맥의 말대로 포로 한두 명을 생포하는 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었다.
시간이 늦어 우리는 다음 날 아침에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 우리가 포로를 잡든 못 잡든, 이 지역에서 통행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우리가 철수해야 할 때까지 약 40분의 시간이 주어질 것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제대로 노다지를 발견한 셈이었다. 제대로 된 놈만 생포한다면 심문을 통해 좋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었다. 계획대로 진행해야 했다. 다리나 발을 쏴서 동맥을 건드리지 않도록 해야 했다. 그러면 도망칠 수 없게 되고, 충격과 고통 덕분에 다루기도 쉬워지며,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는 심문하기도 더 수월했다.
결국 핵심은 '연료'였다. 헬기들을 유인용으로 너무 오래 띄워두면, 연료가 바닥나서 복귀할 수 없었다. 게다가 우리는 상부에서 의심하던 것을 확인했다. 이 지역에 '해방군' 녀석들이 엄청나게 많다는 사실 말이다. 최악의 경우, 공군이 B-52라고 부르는 그 날아다니는 창고들을 동원할 수 있었다. 그들이 이 '정글 스파'의 주요 지형지물을 평탄화할 정도로 폭,탄을 투하할 것이고, 납세자들의 투자에 대한 결과를 확실한 수익을 챙겨갈 것이다. 물론 우리가 떠난 뒤의 일이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매복 지점에서 떨어진 안전한 곳에 RON을 설정했다. 이번에도 어두워지기 전에 트레일에서 두어 번 가량 누군가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고, 우리가 RON으로 이동한 뒤로도 나무 사이로 희미한 불빛들이 보였다. 적들은 밤에 손전등이나 카바이드 램프로 길을 밝히며 이동하는 모양이었다. '낙원'에서의 또 다른 밤이었지만, 이번 밤은 달랐다. 내일이면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거나, '3번 선택지를 선택했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하며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게 될 테니까 말이다.
우리는 일찍 일어나 코비와 교신했다. 헬기들은 약 45분 거리에 있었고, 우리는 매복을 준비했다. 패스트 무버와 건십들이 가짜 투입 지점에 공습을 가하고, 헬기 몇 대가 실제로 팀을 투입하는 척 연기할 것이었다. 우리는 기관총 진지들의 위치를 전달했고, 헬기들이 우리 구역 근처로 오지 않도록 주의를 줬다.
헬기들이 선회 지점으로부터 약 10분 거리까지 도달하자, 패스트 무버와 코비가 목표 상공에 도착해 가짜 침투 지점에 공습을 가하기 시작했다. 제트기의 굉음과 SPAD들의 묵직한 소리가 폭격의 배경음처럼 깔렸다. 코비가 비행사들에게 공습을 지시하는 동안, 폭격의 진동이 거의 끊임없이 이어졌다. 2차 폭발이 한두 번 더 일어났다. 탄약고나 트럭을 맞힌 것이 분명했다. 그때 투아가 3명이 트레일을 따라 올라오고 있다고 수신호를 보내자 모두가 긴장했다. 맥은 꽤 커다란 티크 나무 같은 활엽수 옆에 있었고, 나는 그보다 약간 아래쪽에 있는 또 다른 거목에 몸을 기대었다.
내가 놈들을 가장 먼저 보게 될 것이었다. 나는 놈들의 견장이나 옷깃의 계급장을 식별할 수 있기를, 혹은 누군가가 전령 가방을 가지고 있기를 바랐다. 나는 그 곁에 있는 두 명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었다. 맥과 나 사이에는 내가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녀석을 노리라는 수신호를 보낼 수 있을 정도의 거리가 있었으며, 이를 통해 맥이 누구의 다리를 쏴야 할지 알 수 있었다. 몽타냐드들은 만약 내가 표적들을 놓쳤을 경우, 남은 두 명을 처리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다음 우리는 포로를 생포하고, 철수 LZ 방향에서 후방 경계를 서고 있는 봉과 싸웅을 지나 필사적으로 달릴 것이었다.
코비가 무전을 보냈다. 30분 전까지 철수 지점에 아무도 없었으며 적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했다. 우리는 STABO로 철수할 계획이었기에 모두 이미 하네스의 다리 끈을 채운 상태였다. 그리고 우리의 표적들이 보였다. 그들은 약 40야드밖에 있었다. 계급장은 보이지 않았지만, 두 명은 누가 봐도 어린 풋내기였으며, 그들은 10살은 더 많아 보이는 한 명을 뒤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맥에게 첫 번째 녀석을 노리라는 신호를 보냈고,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그들이 바로 내 옆을 지날 때까지 기다릴 것이고, 나는 그때 호위병들을 처리할 것이었다. 두 명은 정말 어렸고 어느 군대에나 있을 법한 이등병들처럼 걷고 있었다. 나는 맥을 슬쩍 쳐다보고는 때를 기다렸다. 우리는 계급에 상관없이 내가 앞에 있는 녀석을 먼저 처리하고 뒤에 있는 녀석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운 좋게도 포로로 잡으려는 녀석이 맨 앞에 있었으며, 덕분에 나는 그의 너머로 총질하지 않아도 됐다.
놈들이 가까워졌다. 세 명 모두 아무 말 없이 빠르게 걷고 있었다. 맨 앞의 남자는 무언가 생각에 잠긴 듯 트레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가 나를 지나쳐 맥에게서 네 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에 다다르자, 나는 나무 뒤에서 걸어 나오며 단숨에 총을 치켜들었다. 첫 번째 표적은 소음기 끝에서 불과 6피트 거리에 있었다. 나는 그가 끔찍한 진실을 깨닫는 순간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의 가슴 한가운데에 두 발을 꽂아 넣었다.
나는 그가 쓰러지는 것을 보지 않았고, 곧바로 그 뒤에 있던 녀석을 겨누기 위해 약간 왼쪽으로 총구를 돌렸다. 내가 세 번째 녀석을 조준하는 것과 동시에, 맥의 총에서 '푸슉'하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두 번째 표적에게 쏜 두 발은 오른쪽 가슴 약간 아래에 박혔다. 그는 피 섞인 거품을 내뱉으며 땅에 고꾸라졌고, 동시에 손에서 AK가 떨어졌다. 옆으로 누운 그는 나를 쳐다보며 총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가 한숨을 쉬며 월남어로 "형"이라고 들리는 듯한 말을 내뱉는 순간, 나는 그의 머리를 쐈다. 빠르게 확인해 보니 둘 다 숨이 끊어졌다.
등 뒤에서 누군가 망치로 고깃덩어리를 내리치는 듯한 소리가 들리자 뒤돌아보았다. 포로로 잡으려던 녀석이 쓰러져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오른쪽 종아리에 구멍이 났고, 맥이 권총으로 가격한 탓에 머리 옆쪽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는 뭉개진 덩어리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맥과 나는 그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그에게서 허리띠와 권총을 빼었는데, 이는 그가 장교라는 좋은 증거였다. 그는 또한 쌍안경과 캔버스 가방도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들도 모두 다른 노획품들 사이로 던졌다. 우리는 그의 주머니를 뒤지고 허리 주변을 살핀 다음, 플라스틱 수갑으로 그를 결박했다. 응급 처치를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그를 트레일 밖으로 옮겼다. 총탄이 동맥을 건드리지 않았기에 우리는 압박 붕대를 감고 조심스럽게 모르핀을 주사한 다음, 크라바트로 입을 틀어막었다. 그리고 몽타냐드 세 명이 나머지 두 시체를 트레일 밖으로 끌고 가 옷을 전부 벗겼다. 몽타냐드들은 시체들이 메고 있던 배낭에 모든 소지품을 쓸어 넣었고, 그들의 총까지 어깨에 둘러멨다. 그동안 네 번째 몽타냐드는 나뭇가지로 트레일에 남은 흔적들을 지웠다. 피는 그리 많이 흘리지 않았고, 트레일은 순식간에 깨끗해졌다. 두 시체는 덤불 속으로 밀어 넣었고, 우리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투아와 함께 포로를 양옆에서 부축해서 옮겼다. 그는 의식을 잃었기에 몸이 축 늘어져 있었다.
나는 그의 다리에서 출혈이 계속되는 것을 알아챘고, 우리는 멈춰 서서 다리에 지혈대를 감아야 했다. 맥은 무전을 보냈고, 헬기들이 오고 있었다. 패스트 무버와 공중 지원 자산들이 기만 작전 구역을 공격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이 우리 쪽으로 이동하자 나무 위 기관총 진지들이 사격을 가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제트기 소리와 폭발음이 우리의 이동 소음을 가려줬지만, 이는 동시에 우리에게 독이 되기도 했다. 바로 코앞까지 적들이 오지 않는 한 우리도 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도 우리에겐 여전히 기습의 이점이 있었다. 적들은 자기네 배식 명단에도 없는 놈들이 지상을 돌아다닐 거라곤 생각도 못 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 찰나의 시간이면 적들을 제압하고 LZ까지 가기에 충분했다.
코브라 건십 두 대가 우리 앞을 스쳐 지나가더니, LZ로 예상되는 곳에 로켓 세례를 퍼부었다. 맙소사, 나는 제발 우리보다 먼저 온 놈들이 없기를 바랐다. 우리는 헬기들이 도착하기 불과 몇 분 전에 LZ에 도착했다. 나는 지혈대를 풀며 포로를 확인했다. 출혈은 멈췄지만, 나는 그의 바짓가랑이를 자르고 환부에 물을 부은 뒤, 다른 압박 붕대를 감고 지혈대를 다시 조였다. 첫 번째 헬기가 진입하며 다섯 개의 로프가 내려왔다. 맥이 헬기들이 무거운 것들을 들어올리기 힘들 거라고 소리쳤고, 나는 투아, 포로, 쿠만, 팀에서 가장 무거운 몽타냐드 두 명에게 첫 번째 헬기로 철수하라고 손짓했다.
그들이 떠나고 몇 분 뒤, 두 번째 헬기가 진입하여 맥, 몽타냐드 두 명, 그리고 나를 철수시켰다. 로프가 팽팽해지자, 나는 압박을 줄이기 위해 가랑이 끈을 옆으로 밀어내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헬기가 출력을 높여 상승하는 동안, 나는 오른손에 총을 들고 경계했다. 그리고 패스트 무버들이 능선 위로 공습을 가하기 시작했다. 나는 월맹군이 이를 우연히 발견한 표적에 대한 폭격 정도로 생각하고, 다음 4~5일 동안 존재하지도 않는 팀을 찾느라 바쁘기를 바랐다.
우리는 공중에서 회전하지 않도록 스냅 링크로 서로를 연결했다. 나는 가랑이 끈을 아래로 당겨 앉기 편한 자세를 잡았다. 높은 곳의 공기는 너무나도 시원했고, 몸의 긴장이 풀렸다.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게다가 포로도 잡았다. 이는 휴가와 모두에게 주어질 현금 보너스를 의미했다. 몽타냐드들은 한 달 치 월급에 맞먹는 돈을 받을 것이고, 우리는 대만행 비행기로 타이베이 여행을 갈 수 있을 것이었다. 맥과 나는 세상 부러울 게 없는 기분이었다. 거센 바람 속에서 우리는 거의 얼굴을 맞댄 채 소리를 지르며 이야기를 나누려 시도했다. 우리는 바보처럼 싱글벙글 웃었다.
다른 헬기는 우리보다 약 1마일 정도 앞서가고 있었다. 우리가 여전히 체셔 고양이처럼 웃고 있던 중, 앞쪽 헬기에서 배낭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떨어지며 지면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보았다. 그때 그것에 팔다리가 생겨나더니, 우리는 누군가가 하네스에서 빠져나와 추락사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20분 후, 헬기들이 오래된 화력 기지에 착륙했고, 우리 둘은 누가 떨어졌는지 확인하러 달려갔다. 우리 몽타냐드 네 명은 그대로 있었지만 포로가 없었다. 타이베이 여행이 물 건너갔고, 보너스도 없으며, 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야 할 처지가 되었다. 맥과 나는 이것이 우리 잘못이라는 것을 깨닫고 망연자실해 서로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더 잘 알고 있었다. 포로를 이송할 때는 항상 미군 대원이 동행해야 한다는 것이 관행이었다. 그런 방침이 없었다면, 이제부터라도 생길 것이다. 무게를 맞춘답시고 살아 움직이는 현금 보너스를 몽타냐드들에게만 맡긴 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실수였다.
쿠만의 대답은 단호했다. "우리는 보너스 필요 없어! 휴가도 필요 없어! 우리는 VC 죽이기만 원해!" 그의 오른쪽 뺨에는 살점이 축 늘어져 있었는데, 상태가 아주 엉망이었다. 우리는 그와 대화하는 동안 압박 붕대를 감아주었다.
사정은 이랬다. 포로가 의식을 되찾고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깨달은 것이었다. 그는 입을 막은 크라바트 재갈을 풀어냈고, 헬기 아래서 흔들리면서 쿠만과 서로 부딪치게 되었다. 손발이 결박된 상태였던 붙잡을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을 이빨로 물고 늘어졌는데, 불행히도 그게 쿠만의 얼굴이었다. 쿠만은 그가 놓을 때까지 그를 주먹으로 때린 뒤, 그대로 손을 뻗어 포로의 로프를 끊었다. 쿠만을 탓할 수는 없었다. 교전 중에는 목숨을 구해주던 반사 신경이 때로는 이렇게 예상치 못하게 작용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쿠만은 아내와 세 아이가 베트콩에게 살해당하는 것을 지켜본 사람이었다.
우리는 다시 헬기에 올라탔고, 몽환적인 기분으로 꽝찌를 향해 날아갔다. 불운한 일이었지만 우리가 관측한 내용을 토대로 지도를 만들 수 있을 것이었다. 그러면 공군이 돌아와 아크 라이트를 실시할 것이다.
황혼이 내릴 무렵 헬기들이 착륙했다. 나는 이제 완전히 긴장이 풀렸고, 그저 씻고 차가운 맥주나 한잔 마시고 싶었다. 우리는 버드로우에게 짧은 사후 보고를 하고, 노획한 자료들을 대충 훑어보았다. 꽤 괜찮은 것 같았다.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온갖 표시가 있는 전술 지도도 있었고 야한 사진은 없었다.
우리는 캔버스 가방과 배낭에서 문서들을 확보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그 지역에는 2개 사단이 주둔하고 있었다. 사이공은 그들이 대규모 공세를 준비 중이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당연히 그렇겠지. 그리고 우리가 사살했던 두 병사에게서 가져온 문서들은 그들이 실제로 하이퐁 지역 출신의 형제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 사실을 알게 되자, 한 명이 죽어가면서 했던 말이 이해됐다. 마음에 좀 걸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 해도 다르게 행동하지는 않았을 정도의 기분이었다. 시간이 있었다면 그들의 시신을 가져와 부검이라도 해서 건강 상태나 식생활, 말라리아나 장내 기생충 유무 등을 확인했을 텐데 말이다.
추락한 포로는 '미군 사살' 훈장을 가진 중위였다. 그 훈장은 모든 월맹군들이 가지고 다니는 작은 소지품 주머니에서 가족사진과 함께 발견되었다. 나는 그런 물건들은 절대 보지 않았다. 너무 감정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랑하는 아빠가"라고 써진 존 웨인 사진을 가지고 다녔다. 놈들이 나를 죽이거든 어디 한 번 머리 좀 굴려보라는 의미였다. 중위의 다른 소지품 중에는 1968년에 사망한 101공수사단 상병의 이름이 새겨진 지포 라이터도 있었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뜰 것이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메인스 대위에게 '쿠만이 당신에게 잘 보이려고, 당신처럼 되고 싶어서 포로의 로프를 끊었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될 것이다. 그렇다, 쿠만은 메인스 대위처럼 강인하고, 선견지명이 있으며, 매서운 눈을 가진 정예 킬러라는 걸 증명하고 싶어 했다고 말이다. 하지만 메인스 대위를 놀릴 때는 조심해야 했다. 그가 자신을 놀린다고 생각하면 우릴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
우리는 막사에서 우리의 운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작전 일정이 끝나가니, 우리는 다낭으로 돌아갈 것이었다. 누군가 곤경에 처하지 않는 한 브라이트 라이트도 없을 것이다. 날씨만 따라준다면 내일 아침에 팀 하나가 투입될 것이고, 그들이 총격과 함께 철수하거나 LZ에 내리는 대로 우리는 비행장으로 떠날 것이다. 이곳에는 우리 말고도 세 팀이 더 있으니, 우리는 '예비의 예비'인 셈이었다. 나는 어서 다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내일은 스테이크 나오는 날이고, 고기가 바비큐 그릴에서 나오는 그 자리에 꼭 앉아 있을 것이었다. 물론 술도 잔뜩 마실 작정이었다.
맥과 나는 믿기지가 않았다. 목표 구역에서 며칠이나 버텼으니까 말이다. 이건 기록감이었다. 보통은 총격과 함께 진입했다가, 광견병 걸린 울버린 떼처럼 적들을 휘저어놓고, 적들이 무전기를 쓰도록 유도해서 공군이 그 신호를 찾게 만드는 식이었다. 그러고 나서 총격과 함께 철수하여 발진기지로 돌아와,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동안에는 몰랐던 총알구멍이 있는지 확인하는 게 일상이었다.
이번 작전은 정말 '정찰다운 정찰' 같았다. 이러다 버릇 나빠질지도 몰랐다. 그곳에서 쏜 총알이라곤 소음기를 통해서 쏜 다섯 발이 전부였다. 보통 DM 목표에서는 한 시간 정도의 생존을 위해 총질하고, 던지고, 터뜨리고 하다 보니 60파운드 정도는 줄어들곤 했다. 이대로만 계속된다면 나는 토마호크와 물총만 들고 벌거벗은 채 뛰어다녀도 될 것 같았다.
그때 맥이 우리가 너무 잘해서 메인스 대위가 나를 1-0로 앉힐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내 공상을 깨뜨렸다. 좋지 않았다, 전혀 좋지 않았다. 우리는 돌아가서 무슨 말을 할지 궁리하기 시작했다. '포로와 함께 로프에 매달려 있던 게 바로 나였는데, 그를 제대로 묶는 것을 깜빡했다' 같은 정말 바보 같은 이유를 대기로 했다. 어차피 나는 멍청한 녀석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 양반은 대위이니, 나를 책임자 자리에 앉혔다가는 자기 경력까지 망칠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했다. 아, 안 되겠다. 그는 경력 따위에 관심이 없었다. 뭐가 됐든 그의 여가 시간을 방해하거나, 더 좋게는 그가 이 일 때문에 보고서를 써야만 하는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 메인스 대위가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보고서 쓰는 일이었다.
특공대가 월맹군을 생포했다는 소식에 입 싼 녀석들이 무전망으로 서로 축하하고 난리를 쳤을 테니, 아마 사이공 전체가 떠들썩할 것이었다. 아마 장군 전용기가 포로와 메인스 대위를 데리러 다낭으로 날아오고 있을지도 몰랐다. 이런 소식은 걷잡을 수 없었으며, 불행한 결말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었다. 이런 사건은 부록과 색인을 포함한 400페이지짜리 보고서감이기 때문이었다. 만약 내가 그 원인 제공자라면, 메인스 대위는 내가 또 보고서 쓸 일을 만들까 봐 기꺼이 나를 내버려둘 것이었다.
일반인이나 그저 내일 생존하는 것보다 큰 야망을 가진 사람에게는 미친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운이 좋을 때는 검증된 방식을 고수하는 법이었다. 우리는 모든 계획을 세웠다. 사실 우리는 이 아이디어를 두고 농담 따먹기나 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시계를 훔치려고 포로를 거칠게 다루다가 시계를 잡기 위해 그를 놓아버렸다'라고 말하거나, '포로용 하네스를 챙기는 것을 잊어버린 탓에 씨 스카우트 시절에 배웠던 엉성한 매듭을 썼다'고 말하거나, '캔디바나 맥주를 넣을 자리를 만드느라 현장에서 발견한 낡고 썩은 밧줄을 썼다'라고 메인스 대위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재앙 같은 상황을 두고 낄낄거리며 즐거워하던 중, 무언가 잘못됐다는 '정글 육감' 같은 것이 느껴졌다. 맥도 느낀 모양인지, 우리 둘 다 대화를 멈추고 어둠 속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때 막사 구석에 앉아 있는 버드로우를 발견했다. 그는 사흘 된 로드킬 사체를 발견한 쥐새끼처럼 우리를 보고 웃으며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그는 오직 선임 부사관들만이 지을 수 있는 경멸과 조롱 섞인 웃음을 지었다.
"너희 두 녀석들은 메인스가 나한테 부탁할 일이 생기질 않기를 바라는 게 좋을 거야. 내가 진실을 말해버리고 싶어질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너희 목숨을 살려주는 유일한 이유는 만약 이 멍청이에게 팀을 맡긴다면," 그는 맥주를 든 손으로 나를 가리키며 말을 이어갔다, "너희 중 한 놈이 내 눈앞에 나타나는 빈도가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늘겠지. 그러면 내 속이 두 배는 더 끓지 않겠냐? 안 그래도 너희가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내 평화를 방해하는데 말이야." 그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맥주를 비우고는 캔을 쓰레기통에 던져넣고 문밖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가 낄낄거리는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입 닫아주는 대가로 돈 좀 받아야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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