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캠프의 동쪽 끝은 해변과 맞닿아 있었는데, 그곳엔 우리가 '비치 하우스'라고 부르는 초소와 게이트가 있었다. 해변에 가고 싶을 때, 그 과정은 캘리포니아의 라구나 비치나 고급 리조트에서는 볼 수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복잡했다. 해변으로 나가기 전에는 우선 마블 마운틴 정상에 있는 대원들에게 연락해, 장총을 들고 어슬렁거리는 녀석들이 없는지 잘 지켜봐 달라고 일러두어야 했다. 그다음은 안전 점검이었는데, 지뢰 탐지기를 든 대원 두세 명이 격자무늬로 움직이며 안전 구역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제 우리에겐 '피쉬'의 기술력이 있었다.
'피쉬'는 175mm 자주포의 차체를 구해다가 위에 달린 포를 떼어냈다. 그리고 앞부분에 55갤런 드럼통 두 줄을 평행하게 달아 롤러 역할을 하게 만든 카트를 부착했다. 무게를 싣기 위해 드럼통 안은 물로 채웠다. 차체 뒤쪽에는 중서부 농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구식 끌개가 달려 있었다. 롤러의 무게로 조수선 위의 지뢰들을 터뜨리고, 뒤따라오는 끌개가 불발됐거나 모래가 너무 많이 끼어 터지지 않은 지뢰들을 지표면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었다.
단순하고 효율적이었다. 다행히 아직 지뢰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리가 해변 수색을 시작한 건 몇 달 전 발목 지뢰로 인해 몽타냐드 몇 명이 부상을 입은 뒤부터였다. 하지만 예전 방식은 수색에 몇 시간이나 걸려서 대원들이 해변에 가는 것을 포기하곤 했다. 이제 '피쉬'가 만든 이 괴물 같은 장치, '고질라'라고 이름 붙인 이 물건 덕분에 20분이면 해변을 정리할 수 있었다. 수색이 끝나면 해변은 마치 모나코의 잘 관리된 해변 같기도 하고, 한 방향으로 선이 나 있는 일본의 고산수식 정원 같기도 했다. 우리는 이 기계를 물가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카트와 끌개의 폭이 충분히 넓었고, 무엇보다 궤도 차량이라 빠질 염려도 없었다. '피쉬'에 대해서라면 한 가지는 확실했다. 기계적인 문제만 주어진다면 그 친구는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었다.
오늘은 약 40명의 미군들이 '고질라'가 마법을 부리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괴상한 하와이안 셔츠와 수영복, 밑단을 잘라낸 전투복, 심지어 몽타냐드 로인클로스 등 온갖 복장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아이스박스와 간이 의자, 화려한 차양막이 늘어서 있었고, 머피의 '뮬'에는 술과 새로 제작한 55갤런 드럼통 바비큐 그릴이 실려 있었다. 우리는 해변 파티를 열 예정이었다. 한편 몽타냐드들은 평소처럼 군복과 이것저것 섞어 입은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몇몇은 미군 대원들이 사준 롤링 스톤즈 티셔츠나 홀치기 염색된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의 목적은 '식량'이었다. 놀고 즐기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수렵 채집인들답게 온갖 종류의 갈고리, 창, 그물을 챙겨왔다. 또한 우리가 '뒤퐁 루어'라고 부르는, 수류탄이 가득 담긴 양동이 몇 개도 가져왔다.
'피쉬'가 짐칸에 타이어 튜브를 가득 실은 두돈반을 몰고 왔다. 파도를 타고 놀 수 있는 튜브가 20개 정도 있었다. 하지만 해안가의 먹을거리들이 몽땅 채집될 때까지는 튜브를 쓸 기회가 거의 없을 것이었다. 몽타냐드들이 튜브의 선점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수류탄이 네댓 발 터지는 물속에 있는 건 건강에 해로웠다. 만약 그때 물속에 있다간 다른 것들처럼 수면 위로 둥둥 떠오르게 될 것이었다. 운이 나쁘면 몽타냐드들이 우리까지 먹을 거로 착각할지도 몰랐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동료 중 한 명이 그를 건져내서 인공호흡을 할 테고, 몽타냐드들은 다시 초고속 채집 모드로 돌아갈 것이다.
고질라가 덜컹거리며 게이트를 통과해 돌아오자, '피쉬'는 장인 특유의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는 궤도 차량에서 내려 장갑을 벗었고, 대원들은 그에게 환호와 짓궂은 농담을 던졌다. 그는 새빨간 수영복만 입고, 선크림을 발라 피부가 번들거리고 있었다. '피쉬'의 성격상, 그건 아마도 얇게 발린 디젤유일 것이었다. 고질라는 티거 전차처럼 디젤을 질질 흘리고 다녔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군중 전체가 일제히 해변으로 쏟아져 나갔다.
미군 대원들은 대나무 장대와 판초, 그리고 어디선가 훔쳐 온 화려한 파라솔로 그늘막을 만들었다. 곧 이곳은 세상 어디에나 있을 법한 해변 풍경으로 변했다. 뭐, 전쟁 중인 곳치고는 말이다. 다들 무기 하나씩은 챙겨왔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들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이런 날은 흔치 않았다. 다들 가장 멋진 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복장이 기괴할수록 더 대접받았다. 오른쪽에서 물을 튀기며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리자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쳐다보았다. 내 두 팀원인 쿡과 맥이었다. 그들은 로인클로스만 두른 채 대나무 삼지창을 들고 있었다. 맥의 창끝에는 중생대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물고기가 꽂혀 죽어가며 파르르 떨고 있었다. 2피트 정도의 길이에 가시와 기괴한 촉수가 달려 있었고, 검붉은 점이 박힌 빨간색 물고기였다. 둘의 모습은 <*길리건의 섬>의 엑스트라 같았다. 그들은 해변의 부유물로 머리 장식까지 만들었다. 맥이 만든 것에는 해초, 조개껍데기, 그리고 썩어가는 알바트로스의 머리 같은 게 섞여 있었다. 남부에서 꽤나 북쪽에 있던 주 출신이라 좀 더 문명화된 쿡은 마치 포토맥 강의 익사체 같은 몰골을 하고 있었다. 그런 놈들이 창끝에 저 괴상한 걸 매달고 온 것이었다.
*길리건의 섬: 1964년부터 1967년 동안 방영한 무인도 표류를 주제로 한 시트콤 방송
노란색 수영복을 차려입은 쿠만은 안전거리를 유지하며 그들을 뒤따라오고 있었다. 녀석들이 나에게 그 사체를 던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얼른 일어났다. "우가, 우가, 이 새우 같은 물고기 구워 먹을 거다!" 맥이 물을 튀기면서 케이준식 웨딩 댄스 같은 걸 추며 소리쳤다.
쿡도 비슷하게 몸을 흔들고 팔을 휘저으며 장단을 맞췄고, 덤으로 직접 만든 개구리 작살로 나를 찌르는 시늉을 했다. "백인 왔다. 아주 좋은 요리 거리 많다." 쿡이 노래하듯 외쳤다. 나는 펄쩍 뛰어 달아나며 해변 위쪽에 있는 내 CAR-15까지의 거리를 가늠했다. 총만 잡을 수 있다면, 해변에서 저 둘을 쏴 죽여도 될 만한 타당한 방어 논리를 생각해 낼 때까지 놈들을 저지할 수 있을 것이었다. 놈들이 잡은 물고기는 누가 봐도 독이 있는 생선이었다. 몽타냐드들조차 손대지 않았고, 쿠만도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 생존 훈련에서 배운 것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머리에 빨간색이 있으면 죽는다', '*아침 하늘이 붉으면 조심하라' 등등 빨간색이 있는 것들은 위험하다는 자연의 경고 말이다.
* 마태복음 16장 2~3절: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저녁에 하늘이 붉으면 날이 좋겠다 하고,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하나니"
하지만 내 든든한 두 동료 놈들은 그런 건 안중에도 없었다. 저들은 남부 출신이었다. 검보 냄비에 들어갈 것 같기만 하면, 천연 독을 빼낸답시고 며칠 동안 끓여댄 다음 강철 보일러까지 녹일 정도로 고추를 때려 넣을 인간들이었다. 내가 욕을 퍼부으며 이리저리 피하자, 놈들은 즐거워 죽겠다는 얼굴을 했다. 총까지 가긴 글렀다. 놈들은 내가 총으로 달려가면 지들이 다칠 걸 이미 알고 있었다. 내가 움직이는 순간 작살로 날 저지할 것이었다. 그때 아주 기막힌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쭝시 맥이 너희들한테 돈 뿌려준댄다! 그리고 쭝시 쿡은 너희들 모두에게 새 군화 사준댄다" 내가 쿠만을 향해 소리쳤다. '공짜 선물'이라는 말 한마디에 몽타냐드들이 선물을 받으려고 줄을 서는 연쇄 반응이 일어났다. 당연히 몽타냐드들은 미군 형제들이 거짓말을 할 리 없다고 믿었다. 우리가 한마디라도 내뱉었으면, 특히 '우리가 주고 그들이 받는' 일이라면, 그건 곧 진실이 되었다. 몽타냐드들은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았다. 거기에 결정타로, 내가 예전에 선물했던 멋진 수영복을 상기시키며, 맥과 쿡이 오늘 해변 파티를 위해 몽타냐드들 모두에게 줄 엄청난 깜짝선물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이 말에 그 둘은 당황해서 멈춰 섰다. 어디 한번 빠져나가 봐라, 이 바보들아. 쿠만은 벌써 언제 줄 거냐고 묻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둘은 나를 살벌하게 노려보았다. 이제 놈들은 오후 내내 쉴 틈이 없을 테고, 결국 뭐라도 내놓아야 할 것이었다. 나는 물놀이를 즐기러 파도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때 갑자기 물고기가 달린 창이 내 바로 뒤로 날아들었다. 두 사람 모두 집에서 온 위문품 이야기를 꺼내지 않은 걸 다행으로 알아야 했다. 그랬다면 몽타냐드들이 개떼처럼 달려들었을 테니까 말이다.
나는 해안에서 20야드 정도 떨어진 수면 위를 떠다니며 해변에서 벌어지는 난투극 같은 걸 지켜보았다. 사실 난투극은 아니었고, 헨드릭이 조직한 풋볼 경기였다. 한쪽 팀은 그의 중국계 깡패들이었고, 상대 팀은 미군 대원들과 지미 존슨네 팀의 월남인 카우보이들이 섞여 있었다.
규칙? 이 경기의 제1 원칙은, 절대로, 절대로 공을 건네받지 않는 것이었다. 만약 공을 가지게 된다면, 누군가가 근처에 오기 전에 대나무 골대 사이로 슛을 날릴 수 있기를 기도해야 했다. 만약 죄수들이 풋볼 게임을 고안했다면 딱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헨드릭의 넝족 대원 중 한 명이 공을 잡았다. 그는 즉시 몸을 돌려 가장 가까이 있는 상대 팀원을 주먹으로 치고, 다른 한 명의 가랑이를 무릎으로 찍어버린 뒤, '살인 부대'가 웃으며 다가오자 헨드릭에게 공을 넘겼다. 헨드릭은 고개를 숙이고 굵직한 다리를 굴리며 '빨간 머리 화물 열차'처럼 달렸다. 그는 좌우로 대원들을 들이받고 주먹질로 길을 뚫으며 전진했다. 헨드릭에게 세련미란 고급 팬티에 달린 작은 프릴 정도를 의미할 뿐이었다. 그가 20야드쯤 나아가자, 제2 법칙이 발동되었다. 그 법칙이란 경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누구라도 경기에 난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이드라인에 있던 두 명이 그의 사각을 기습하려고 했지만, 헨드릭의 속도를 조금 늦추는 정도에 그쳤을 뿐 자신들의 몸에 멍만 들었다. 결국 지미의 팀원 중 한 명이 해변으로 떠밀려온 나무 막대기를 곤봉처럼 휘둘러 헨드릭의 명치를 가격했고, 25야드 전진 끝에 헨드릭은 마침내 쓰러졌다. 여기 해변은 상륙하기에 안전한 곳이 아니었다. 나는 해변에서 조금 더 멀리 떠내려갔는데, 그때 물속에서 쿵 하는 소리와 진동이 느껴지더니 해변의 파티원들이 바다 쪽을 가리키며 뭐라 소리치기 시작했다. 나는 상어가 나타났다는 생각에 해변을 향해 헤엄치기 시작했다. 내가 도착하기도 전에 두 명이 탑승한 구조 보트가 내 옆을 쏜살같이 지나갔다.
해변에 도착했을 때쯤, 사람들은 웃으며 무언가를 가리키며 웃고 있었다. 숨을 고르며 뒤를 돌아보니 보트 한 대가 천천히 돌아오고 있었다. 보트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고, 가까이 오고 나서야 저 멀리서 낚시를 하던 다른 보트를 예인하고 있다는 게 보였다. 낚싯배에 탔던 사람들은 모두 물에 흠뻑 젖은 채 구조 보트에 타고 있었다. 구조 보트가 얕은 곳까지 오자 우리 몇 명이 달라붙어 배를 밀어 올렸다. 배는 거의 반파된 상태였고, 우리는 모터를 떼어낸 뒤 잔해를 해변 위로 끌어 올렸다. 아마 '피쉬'라면 고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머피는 자기들의 낚시 기법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물고기 떼는 계속 보이지만, 잘 잡히지 않았다. 수류탄이 물고기 떼 근처에서 터지지 않았고, 물보라가 일자마자 물고기들이 흩어졌다.
이런 상황에는 분명 '혁신'이 필요했기에, 그들은 보급 창고로 가서 500피트짜리 도폭선 릴을 가져와 약 100피트 정도를 잘라냈다. 그러고는 한쪽 끝에 콘크리트 블록을 매달았고, 반대쪽 끝에는 전기식 뇌관 두 개를 테이프로 잘 감아 고정한 뒤 50피트 길이의 와이어로 크레모아 격발기를 연결했다. 그들은 물고기 떼 위를 빙빙 돌다가 콘크리트 블록을 투하하고 도폭선을 끝까지 풀었다. 그리고 격발시켰다. 그렇게 온갖 종류의 물고기가 잡혔지만, 동시에 보트의 선체도 주말 침례교 부흥회의 수박처럼 박살이 났다. 설상가상으로 수 마일 내의 모든 상어들이 몰려와 물 위에 떠 있거나 첨벙거리는 모든 것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머피와 몇몇 대원들이 낚시감을 사수하기 위해 총으로 상어들을 쏴 죽이고 있던 중, 누군가가 상어보다 탄약이 먼저 떨어질 거라는 걸 깨닫고, 펜 플레어 몇 발을 쏘아 구조를 요청했다. 해변에 있던 사람들은 보트도 없이 허리 깊이의 물속에 서 있는 대원들만 보다가, 곧 상어 지느러미가 나타나는 것을 보고 구조를 시작했다.
그들은 물고기 몇 마리를 건져냈는데, 그중에는 40파운드 정도 나가는 괜찮은 녀석도 있었다. 원래는 60파운드짜리였겠지만, 어떤 '공산주의자 상어'가 한입 물어간 상태였다. 몽타냐드들과 몇몇 대원들은 물고기를 손질하기 시작했고, 머피는 구조에 쓰이지 않은 유일한 보트를 타고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 이번에는 폭발 전 대피할 시간을 벌기 위해 비전기식으로 격발할 작정이었다. 아일랜드 놈들은 알아줘야 했다. 시간과 폭발물만 충분하다면 그들은 최고급 오락거리를 제공해 줬다. 그들은 물가로 밀어 넣은 보트에 짐을 싣느라 분주해졌다.
풋볼 경기는 5쿼터인지, 40쿼터인지 모를 정도로 계속되었고, 부상자들은 절뚝거리며 시원한 맥주를 마시러 가거나, 바다로 가서 모래와 피, 땀을 씻어내려고 했다. 싸움이 몇 차례 발생했고, 그들은 누군가가 지루해져서 자신들의 뒤통수를 후려칠 때까지 서로 치고받았다. 그 중재 역할은 '그랜드 카후나'라 불리는 거구의 하와이 출신 대원인 휠러가 맡았다. 그는 무술을 배우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위험했을 인물인데, 안타깝게도 무술까지 배웠다. 상황이 너무 과열되어서 상어 신과 교감하는 그의 평화로운 휴식을 방해했다가는, 제임스 쿡처럼 파도 속에 처박히는 신세가 될 것이었다.
어떤 것도 오늘을 망칠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틀렸다. 벙커 라인 뒤편에서 엔진 소리가 들리더니 지프 한 대가 나타나 급정거했다. 그 지프에는 '불경한 3인조'가 타고 있었다. 아, 신이시여. 우리를 '어른답게 감독'하러 정찰 중대 장교 나으리들께서 해변 복장까지 차려입고 왔다. 메인스 대위는 인간의 눈으로 도저히 오래 쳐다볼 수 없는 수영복을 입고 있었다. 형광 파란색 바탕에 앞면에는 주황색으로 타라와 상륙 작전을 벌이는 해병대가 그려져 있었고, 뒤편에는 똑같은 색상의 앵무새가 그려져 있었다. 게다가 금시계, 금팔찌, 24캐럿 태국제 금 장신구 등 온갖 금붙이를 주렁주렁 달고 있었는데, 마치 스페인 보물선 침몰 잔해 같았다.
그와 함께 온 버틀러 대위는 할렘의 은행 강도단 같은 특유의 태연자약한 분위기를 풍겼다. 그는 밑단을 자른 반바지에 소매를 잘라낸 군복 상의를 입고 어깨걸이 권총집을 차고 있었다. 그리고 꽤 멋진 랩어라운드 선글라스를 썼는데, 그 모습이 마치 '파파 독' 뒤발리에의 수석 경찰 고문 같았다. 뒷좌석에서는 키스 메싱어가 뒷좌석에서 몸을 풀며 내렸다. 키스는 6피트 키에 금발, 푸른 눈, 완벽한 치아를 지닌 것이 마치 '우월 인종'의 포스터 모델 같았다. 북유럽 남성상의 완벽한 표본이었다. 그는 현장에서도 유능했지만, 간호사들을 꼬실 때는 특히 더 유용했다. 그를 데리고 나가면 여자들이 사족을 못 썼다. 덕분에 그가 관심 없어 하는 여자들을 슬쩍 챙길 기회도 생기고, 그와 친하다는 이유만으로 여자들에게 술대접을 받을 수도 있었다. 뭐, 가진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법이니까 말이다. 오늘 밤은 예감이 좋으니 키스와 함께 간호사 숙소에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반면 저 인간 통나무와 사이코 같은 인간들을 데리고 이성을 찾아 나서는 건, 교회 사교 모임에 성기를 내놓고 가는 것과 다름없었다.
메인스 대위는 모래를 헤치며 오늘 잡은 물고기와 스테이크를 굽고 있는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그는 손을 뻗어 스테이크 하나 집어 씹으며 부대원들을 응시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뭐, 상관없었다. 그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이라면 그리 깊지도 않을 테니까 말이다.
나는 더 멀리 나가기 위해 배영을 시작했다. 키스는 여전히 풋볼 경기를 하고 있는 곳으로 걸어가, 그의 1-1과 이야기하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한편, '용맹한 대위들'은 바비큐 그릴 근처에 모여 서서 스테이크를 뜯으며 바비큐 소스를 핥아 먹고 있었다. 그들은 딱 생긴 대로 놀았다. 남의 즐거움을 망치는 포식자들 말이다.
나는 해변에서 4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나가서 해안을 따라 헤엄쳤다. 나중에 돌아가서 몸을 말린 뒤 샤워를 하고 다낭으로 나가 하룻밤을 즐길 생각이었다. 파파 조스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한국군 장교 클럽에 들러 싼 술을 마신 뒤, 차이나 나이트에서 코냑을 홀짝일 것이었다. 그러고는 한국식 증기탕에 가서 밤늦게 사우나와 마사지를 즐기고, 캠프로 돌아오거나 세이프 하우스에서 자면 될 것이다. 아니면 *헬골란트로 가서 와인을 마시며 독일 여자들과 잘 기회를 엿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독일 병원선
느긋하게 남쪽으로 헤엄치던 중, 맥과 쿡이 여전히 그 우스꽝스러운 꼴을 한 채 해변을 따라 내려오는 게 보였다. 그들은 또 다른 사악하게 생긴 심해 생물을 작살로 잡았다. 운 좋게 저게 바다뱀이라서 저 둘을 물어버리고, 덤으로 메인스와 버틀러 대위까지 물어버렸으면 좋겠다. 그러면 소동을 틈타 아무도 모르게 기지로 돌아가서 몸을 씻고 시내로 나갈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안 그러면 철조망을 통해 몰래 기어 나가면서 누군가가 새로운 지뢰를 심어놓지 않았기만을 바라야 할 것이었다.
나는 얕은 물가로 나와 해변으로 걸어 올라갔다. 바닷물이 마르면서 피부가 번들거렸고, 살이 타들어 가는 게 느껴졌다. 수건을 집어 들고 몸을 닦았다. 몽타냐드들은 식사를 마치고는 반쯤 잠든 채 여기저기 앉아 있었다. 배가 볼록하게 솟아올라 있었다. 그들은 먹을 게 생기면 사자 무리처럼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곤 했다. 그들은 나중에 먹으려고 온갖 종류의 물고기들을 종이나 열대 식물 잎에 싸두었다. 내가 쿠만에게 캠프로 돌아가겠다고 말하자, 그는 반쯤 잠든 상태로 나른하게 손을 흔들며 미소 지었다. 1500시쯤 되자 더 많은 대원들이 캠프로 하나둘 복귀하기 시작했다.
나는 캠프로 향하는 행렬에 합류했다. 풋볼 경기도 드디어 끝났다. 휠러가 싸움을 말리는 데 진저리가 나서 그냥 풋볼 공을 뺏어버린 모양이었다. 아마 공을 먹어 치웠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메인스 대위는 나를 등진 채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그는 머피의 새로운 낚시 원정대를 보고 있었다. 그들은 폭발 후 수면으로 떠오르는 수 톤의 물고기를 건져 올리느라 애를 쓰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상어들이 다시 몰려오기 전에 보트에 실으려고 사투를 벌이는 중이었다. 상어들은 이제 콘크리트 블록이 물속에 떨어지면 '쾅'하는 소리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학습했다. 둔하고 느린 녀석 몇 마리는 어획물의 일부가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산호초 밖에서 기다리다가 폭발 진동이 울리자마자 쏜살같이 되돌아왔다. 이 상어들은 꽤 똑똑했다.
좋은 하루였다. 나는 게이트를 통과해 RT 맘바의 로저와 함께 길을 걸어갔다. 그의 팀도 이틀 더 휴가였기에, 맥과 쿡이 가고 싶어 하는지 확인하는 대로 같이 시내에 나가기로 했다. 우리가 그의 팀 룸 모퉁이를 돌자, 그의 세당족 대원들이 문 앞에 쪼그려 앉아 강아지를 스프레이 페인트로 빨갛게 칠하고 있었다. 부족을 불문하고 모든 몽타냐드들이 이 행위를 유독 재미있어했다. 녹색, 노란색, 빨간색 강아지들이 원래 색인 황갈색, 검은색, 점박이 강아지들과 섞여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몽타냐드들은 강아지들 살찌워서 요리해 먹었다. 그들은 개고기를 정말 좋아했다. 뭐, 우리 조상들도 곰이 나타났을 때 짖으라고 개를 가축화한 건 아니었다. 개도 엄연히 식량이었다. 하지만 몽타냐드들이 왜 개들을 색칠하는지는 아무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물어보면 그저 웃으며 어깨를 으쓱할 뿐이었다. 아마 크리스마스트리 전구 같은 장식 심리인 모양이었다. 그들의 '작품'을 감상하던 중, 맥과 쿡이 모래사장을 가로질러 비틀거리며 오는 것이 보였다. 햇볕 아래서 놀 만큼 논 모양이었다. 놈들이 또 엉뚱한 짓을 꾸미기 전에 돌아가는 게 상책이었다. 나는 로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샤워장 쪽 모퉁이를 돌았다. 세상에, 샤워가 절실했다.
그러다 우리 후방 사수인 '베이비상' 로이와 부딪힐 뻔했다. 그는 청바지를 입고, 담요를 판초처럼 두르고, C-레이션 뚜껑과 와이어로 만든 박차를 착용하고 있었다. 여기에 .38구경 리볼버를 총잡이 스타일로 차고 챙이 넓은 부니 햇까지 쓰고 있었다. 그는 길목을 가로막고 서서 서툰 영어로 "자, 총 뽑아라 친구!"라고 외치며, 클린트 이스트우드처럼 어깨 뒤로 담요를 휙 넘겼다. 부대에 예전에 스파게티 웨스턴 영화 한 편이 들어왔었는데 몽타냐드들이 이를 아주 좋아했다. 그들은 마음에 드는 건 뭐든 흉내 냈다. 카우보이들이 왜 '미국의 몽타냐드(인디언)'를 싫어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좀 헷갈려 했지만, 우리는 그건 아주 옛날 일이고 지금은 인디언들과 친구라고 말해 주었다. 나는 로이에게 당장 비키지 않으면 또 곤욕을 치르게 될 거라고 말했다.
어제는 빌리 워 원사가 막사에서 나오다가, 쿡이 준 낡은 .38구경 리볼버를 들고 총잡이 자세를 취하고 있는 로이와 마주쳤다. 로이는 담요를 뒤로 젖히며, 원사에게 '해 질 녘까지 캠프를 떠나라'라고 말했다. 당연히 빌리는 나중에 우리를 찾아와 '매우 불쾌하다'는 훈계를 늘어놓았다. 쿡은 웃겨 죽겠다며 자지러졌지만 말이다. 뭐, 곧 지나갈 유행일 것이다. 아마 다음 영화가 우주 영화라면, 몽타냐드들은 모두 머리에 어항을 쓰고 뛰어다닐 것이다. 나는 샤워장으로 향하며 지휘부의 분노가 우리가 계획한 밤 파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곰곰이 생각했다.
지난 이틀은 참 힘들었다. 누군가가 새로 온 대위를 골탕 먹이는 바람에 그 대위가 미친 듯이 난리를 쳐대서 빌리 워가 머리끝까지 화가 났기 때문이다. 우리 사병 녀석들이 맨 처음부터 의심을 받았다. 하지만 나는 범인들이 사이코 대위(버틀러), 메싱어, 그리고 메인스 대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사연인즉슨, 월남군 레인저의 고문으로 있다가 온 이 대위가 장교 클럽에서 술을 마시는 실수를 저질렀고, 하필이면 이미 거나하게 취해있던 버틀러, 메인스, 메싱어와 마주친 것이었다.
그 대위는 자기가 팀을 어떻게 이끌 것인지, 자기가 고문 시절에 완성했다는 새로운 훈련 프로그램을 병사들에게 어떻게 시킬 것인지 장황하게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의 머릿속은 셔먼, 손자, 프리드리히 대왕 등 자신과 같은 전설적인 리더들과 자신에 대한 망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몽타냐드들을 아주 우습게 여겼고, 대위 미만은 그저 부려 먹고 학대해야 할 존재로 생각했다. '불경한 3인조'는 이 부대는 그가 이전에 겪어본 곳과는 완전히 다른 실력주의 사회라고 말해주려고 했다. 메싱어와 버틀러조차 임무에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아래 계급인 부사관 밑에서 1-1으로 복무했었다. 하지만 그 대위는 그런 일이 허용된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군의 기강을 뒤흔드는 일이라면서 말이다. 결국 그들은 이 거만한 멍청이의 말을 몇 시간 동안 들어주며 술을 계속 권했고, 겉으로는 정중하게 동조했다. 달이 뜰 무렵, 그들은 의식을 잃은 대위를 지프에 싣고 정찰 중대 구역으로 향했다. 우리 중 누군가가 사회 공헌 차원에서 그 얼간이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되기 전에, 그를 제거할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고민하면서 말이다.
몽타냐드 막사 구역에 도착한 그들은 몽타냐드 변소 뒤편으로 차를 몰았다. 그 변소는 4인용 변소로, 네 개의 구멍이 있었는데, 뒤쪽에 플랩 도어가 있어서 분뇨 수거용으로 쓰이는 55갤런 드럼통을 꺼낼 수 있는 구조였다. 이 드럼통들은 매일 아침 수거되어 연료를 부어 태워버리는 방식으로 처리되었다. 그들은 대위를 드럼통 중 하나에 처박아 넣어서 빠져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뒤늦게 생각났다는 듯 한 명이 그 대위의 입을 틀어막았다. 그러고는 드럼통을 다시 제자리로 밀어 넣고 플랩 도어를 닫은 뒤 자러 갔다. 다음 날 0900시경, 오물 처리반이 도착해 플랩 도어를 열었고, 고추가 들어간 식단의 잔여물을 뒤집어쓴 채 눈이 뒤집혀 발광하고 있는 대위를 발견했다. 그들은 대위를 병원으로 급히 옮겼는데, 들리는 말로는 그의 정신이 다른 곳으로 떠나버렸다고 했다. 안 불쌍하냐고? 우리 중 누구도 불쌍해하지 않았다. 우리는 나중에야 자세한 내막을 알았으니까 말이다. 정의? 당연히 실현됐다. 너무 가벼운 처벌이 아니냐고? 뭐, 죽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빌리 워를 지나치는데, 그는 메인스 대위를 찾고 있다며 중얼거렸다. 나는 그가 해변에 있다고 말해줬고, 그는 그쪽으로 향했다. 막사에 도착하니 맥과 쿡이 수건만 걸치고 면도 도구를 챙기고 있었다. 나도 똑같이 준비하고 샤워장으로 향했다. 오늘 밤은 차이나 나이트에 갈 것이었다. 파티를 해야 했다. 다들 햇볕에 화상을 입었기 때문에 핑크 하우스는 포기하기로 했다.
샤워장에서 돌아온 나는 침대에 쓰러졌고, 곧 나머지 두 명도 비틀거리며 들어왔다. 그들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쿠만과 나머지 팀원들이 줄지어 들어왔다. 그들은 맥을 보고, 그다음에는 쿡을 보더니, 마지막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그저 활짝 웃으며 그 두 녀석들을 천진난만하게 바라봤다. 녀석들은 도망갈 데가 없었다. 고향에서 온 위문품 두 상자도 대놓고 놓여 있었다. 나는 일어나 휘파람을 불며 전투복 바지를 입었다. 몽타냐드들이 두 사람을 향해 달려들었다. 곧 놈들은 판초 라이너, 군화 몇 켤레, 작은 물품들을 내주어야 했다. 하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다. 결국 쿡의 상자에서는 훈제 햄을, 맥의 상자에서는 고추를 상납해야만 했다. 나는 이 두 강도 피해자 녀석들이 나까지 끌어들이기 전에 쿠만에게 1,000피아스트를 쥐여주었다. 몽타냐드들은 마침내 오늘의 수확에 만족하며 맥주와 위스키를 살 수 있는 창고 쪽으로 향했다. 맥과 쿡은 음험한 복수를 다짐하며 나를 노려보았다. 하지만 자업자득이었다. 1-1인 내가 전술적인 두뇌를 쉬게 하고 있을 때를 방해한 대가였다. 인생은 해@변 같은 법이다.
똥대위를 똥간에 쳐넣는거 진짜 ㅅㅂ 개무섭네… 근데 뭐 저렇게 똥속에 파묻혔다 살아남는게 나중에 프래깅당하는 것보다 나을거 같긴 함.. - dc App
항상 잘보고 있습니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