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몽키 마운틴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두 팀이 움직였으며, 데이비슨의 팀은 동쪽 끝으로, 우리는 남쪽 끝으로 갈 예정이었다. 두 팀 모두 신입 몽타냐드들이 들어왔기에, '호치민의 정원'에 투입되기 전에 그들을 훈련시켜야 했다. 몽키 마운틴을 훈련장으로 쓰는 이유는 우리 목표 지역들과 아주 흡사하고, 현장에서 하는 것처럼 B-40과 박격포를 마음껏 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몽키 마운틴은 만(灣)으로 돌출된 반도에 위치해 있으며, 그 거대한 지형이 몬순의 폭풍으로부터 항구를 보호해 주었다. 야생 그대로의 거친 지형이었으며, 반도 내의 유일한 시설은 해병대 부대뿐이었다. 우리는 그곳 어느 구역에 있을 것인지 해병대에 미리 알려야 했다. 우리를 베트콩으로 오인하고 포격을 가하는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니까 말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모의 매복이나, 우리를 압박해 오는 적들에게 박격포로 맹공을 가하는 법 등 거의 모든 훈련을 연습할 수 있었다.


우리가 몽키 마운틴을 이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록 에이프'의 존재 때문이었다. 사실 녀석들은 긴팔원숭이인데, 자기방어를 위해 막대기나 주먹만 한 돌을 던지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들을 록 에이프라고 불렀다. 보통 큰 우두머리 수컷을 중심으로 20마리 이상이 무리 지어 다녔다. 텃세가 워낙 심하고 감각이 예민해서, 자기 영역에 뭔가 나타나면 난리를 피워댔다. 수컷들이 후방을 지키며 영역을 사수하는 동안 암컷과 새끼들은 도망갔다. 이 반도는 이 원숭이들로 가득했다. 우리에게는 아주 좋은 훈련 파트너였는데, 녀석들에게 몰래 다가가 매복을 성공시킨다면, 정글에서 안전을 지키기 위한 모든 수칙들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매복 훈련이 끝나면 몽타냐드들은 가장 좋아하는 별미인 록 에이프 바비큐를 즐기곤 했다.


우리는 CCN을 떠나 10분 정도 비행해 몽키 마운틴에 도착한 뒤 지정된 LZ에 내렸다. 오전 동안에는 사다리와 로프를 이용한 투입 및 철수 훈련을 연습할 예정이었다. 우리는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 유사한 지형이나 식생을 갖춘 장소를 대여섯 군데 정도 미리 골라두었다. 헬기들은 데이비슨 팀과 우리 팀을 번갈아 오가며 우리 모두 충분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었다. 첫 번째 사다리 투입은 잘 진행되었지만 속도가 조금 느렸기 때문에, 우리는 두 번 더 반복했다. 신입 몽타냐드 3명도 점점 요령을 터득해 갔다.


헬기들이 데이비슨의 팀과 훈련하기 위해 동쪽으로 이동했다. 맥은 산비탈 아래로 내려가 크레모아로 LZ를 확보하는 연습을 하고 싶어 했다. 그리고 우리는 정글 속을 조용히 이동하며 대형을 전환하는 연습을 했다. 남동쪽에서 긴팔원숭이들의 소리가 들렸다. 녀석들을 상대로 한 매복은 내일 철수하기 직전까지 아껴둘 생각이었다. 오늘은 흔적 지우기나 '낚싯바늘 기동' 같은 이동 전술 위주로 훈련할 것이었다. 이곳은 안전 구역이었기에 우리는 천천히 여유 있게 훈련을 진행했다.


가끔 베트콩이 이 산을 거점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6개월 전쯤 우리 팀 중 하나가 이곳에 왔다가, 만(灣) 내의 정박지와 항구에 있는 배들을 공격하려던 베트콩 공병들과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다. 대원들은 공병 3명을 사살했고, 뗏목과 폭발물을 발견해 반도에 더 많은 적들이 있음을 알아냈다. 그래서 해칫포스 중대 하나가 투입됐고, 해칫포스 중대는 나머지 적들이 모두 숨어버리기 전에 공병 2명을 더 잡아냈다.


따라서 우리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혹시 모를 베트콩의 흔적을 살폈다. 놈들과 마주친다면 오히려 좋을 것이다. 훈련 교보재로 쓰거나, 포로로 잡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덤으로 며칠 더 쉴 수도 있을 것이었다. 이곳엔 아군이 없었다. 해안가는 어선들이 이용했으며, 가끔 어부들이 탄 삼판 한두 척이 작은 만이나 바람이 잦아드는 곳에 정박하곤 했다. 끔찍한 전쟁 중이라도 사람들은 여전히 먹고살아야 하니까 말이다. 평범한 시민들은 어디로 가야 하고 어디로 가면 안 되는지 금방 알아차렸다. 보이는 대로 무턱대고 쏘지는 않겠지만, 만약 우리가 훈련 중인 이곳까지 올라온 놈이 있다면 그건 어부가 아닐 것이다.


산 아래로 이동하며 우리는 능선을 가로지르며 왔다 갔다 이동했다. 오래된 트레일을 몇 개 발견했지만, 정글이 우거진 걸 보니 오랫동안 쓰이지 않은 모양이었다. 트레일은 풀이 더 짧고 일직선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에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자연에 직선은 없으니까 말이다. 트레일 몇 개는 짐승들이 다니는 길로 변해 있었다. 야생 멧돼지와 원숭이들이 먹이를 찾느라 이 길들을 이용했다. 한 구역에서는 30마리 정도 되는 긴팔원숭이 무리가 남긴 배설물과 흔적을 발견했다.


낮 12시에 우리는 점심을 먹고 휴식 시간을 가졌다. 캐노피 아래라 시원했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더위를 몰고 오긴 했지만, 내륙 깊숙한 곳 같은 찌는 듯한 지옥과는 달랐다. 우리는 대충 경계선을 설정했고, 맥의 지시에 따라 '완전 전술 태세'에서 잠시 벗어났다. 쿡, 맥, 그리고 나는 편안히 앉아 PIR 식량을 준비하며 오전 훈련에서 느낀 점들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후 훈련 내용에 대해서도 논의했고, 우리는 IA 드릴을 연습하기로 결정했다. 지형이 다양해서 평지에서 오르막으로 이동하거나, 내리막을 사선으로 가로질러 뛰는 등 모든 상황에서 대원들이 합을 맞추기에 좋았다. 또한 동쪽에는 개활지가 있었기에 우리는 거기서 미니 박격포 훈련을 할 것이었다. 그곳에는 유탄발사기와 박격포를 배치할 수 있는 바위가 노출된 지형이 있었으며, 모든 대원들이 사격해 볼 것이었다. 오전 내내 개인 탄약뿐만 아니라 추가 로켓과 박격포탄까지 짊어지고 다녀서 어깨가 빠질 지경이었는데, 탄을 쏘게 되어 다행이었다. 다 쏘지는 않겠지만, 확실히 짐은 가벼워질 것이었다. 신입 몽타냐드들은 잘 따라와 주고 있었다. 이제 우리는 그들이 근거리 사격을 얼마나 잘 견뎌내는지 보기 위해 그들을 데리고 사격 훈련을 할 것이었다.


3명의 추가 인원 덕분에 우리 팀은 일반 보병 분대보다 약간 더 큰 규모가 되었다. 하지만 인원수가 비슷하다는 것 외에는 닮은 점은 거의 없었다. 우리 팀에 소속되어 교전 중에 우리가 쏟아붓는 화력을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일반인이나 일반 보병에게 그 압도적인 화력을 설명하는 건 불가능했다. 우리는 일반 보병보다 3~6배 많은 탄약과 수류탄을 휴대했으며, 각 대원은 60mm 고폭,탄이나 백린 연막탄 한 발, B-40용 로켓 한 발도 추가로 챙겼다. 게다가 팀원마다 크레모아 한 개와 수제 미니 크레모아를 두 개를 휴대했다. 수류탄도 종류가 다양했다. 일반적인 M-26이나 M-67 수류탄 2~3개 외에, V-40 미니 수류탄도 10개 이상 갖고 다녔다. 몽타냐드들에게는 백린 연막탄을 주지 않았는데, 이는 몽타냐드들이 무거운 백린 연막탄을 멀리 못 던지는 것을 겪어보며 얻은 교훈 때문이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연막탄과 최루탄, 예비용으로 권총 몇 자루와 샷건 몇 정까지 챙겼다. 우리는 마치 아르메니아 결혼식의 신부 측 가족처럼 중무장하고 있었다.


교전이 시작됐을 때 우리의 즉각적인 반응은 상대방이 일어서지도 못할 만큼 처참하게 짓밟아버리는 것이었다. 가능한 한 많이 죽이거나 부상 입혔다. 우리가 개발한 훈련과 기술로 무장한 이 소수의 집단은 일반 보병 중대 하나를 완전히 박살 낼 수 있고, 대대 병력조차 우리가 몇 명이나 되는지 의문을 품으며 물러나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형을 확보해야 하고, 극도로 공격인 태도가 필수적이었다.


우리가 여기 온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신입 대원들을 그 수준까지 끌어올리고 우리 자신들을 미세 조정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첫 번째 IA 드릴 훈련을 준비했다. CAR-15, RPG, M-79를 사용하고, 수류탄도 적절히 섞어서 던질 것이었다. 맥이 훈련을 시작했다. 그가 탄창 하나를 전부 비우고 빠지자, 다음 대원이 탄창 하나를 비우고 뒤로 빠졌다. 이런 식으로 대열을 따라 사격이 이어지다가 유탄수들이 선두에서 유탄을 쏟아붓고 빠지면서 IA 드릴이 마무리되었다. 사격이 덤불을 갈기갈기 찢어놓자, 숲속의 생물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그러고는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다음으로 우리는 우리 RT 하부가 정말 자신 있어 하는 훈련을 하기로 했다. 맥은 검진용 고무장갑 몇 개를 꺼내 풍선처럼 부풀렸다. 마치 닭 볏이 달린 사람 머리처럼 보였다. 쿡이 팀원들을 대기시키고 맥, 쿠만, 그리고 나는 이 풍선들을 배치했다. 어떤 건 지면에, 어떤 건 허리 높이에, 어떤 건 머리 높이에 두었다. 즉석에서 가상의 적군들이 완성되었다. 우리는 팀원들에게 돌아와 다음 훈련 과정을 설명했다. 좌우를 잘 살피고, 본인이 던진 수류탄 범위 안으로 걸어 들어가지 말라고 경고한 뒤 수류탄을 일제히 투척한 뒤 돌격하는 법을 설명했다. 돌격에 의해 전열이 와해되도록 적들을 향해 돌진하여 그대로 돌파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잔존병들이 지원군을 기다리고 싶어질 정도로 처참하게 갈아버릴 것이었다. 이 풍선들은 우리가 단순히 일대를 향해 총을 갈기는 게 아니라 표적을 정확히 찾고 교전하는 데 집중하도록 도와줄 것이었다. 우리는 팀원들이 만족스럽게 움직일 때까지 이 훈련을 반복했다.


우리는 헬기를 호출하고 캐노피에 구멍을 낼 장소로 이동했다. 신입 대원들은 로프 철수 연습을 할 것이고(우리 중 한 명이 동행하여 그들을 진정시키기로 했다), 나머지 대원들은 사다리를 이용해 훈련할 것이었다. 헬기들이 우리를 능선 개활지에 내려주면, 우리는 그곳에서 B-40과 60mm 박격포를 동원한 훈련을 몇 차례 더 실시할 것이었다. 평소 화력에 중화기들까지 더해지면 그 파괴력은 실로 엄청났다.


우리는 사람이 숨을 만한 곳에 풍선 장갑을 다시 배치했고, 이번에는 중화기까지 동원해 훈련을 반복했다. 팀은 마치 잘 기름칠 된 기계처럼 움직였다. 맥은 결과에 만족했고, 쿡과 나도 마찬가지였다. 해가 지기 직전에 훈련을 종료하고, 데이비슨에게 무전으로 우리의 대략적인 위치를 알렸다. 혹시라도 그쪽에서 야간 사격을 할 경우 우리 쪽으로 유탄(流彈)이 날아오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능선 하나를 사이에 두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우리는 RON 설정 훈련을 했다. 어두워지기 직전까지 기다렸다가 지정된 위치로 이동했다. 맥이 대원들을 제위치에 배치시켰고, 나는 후방을 경계하며 팀의 진입 흔적을 지웠다. 그러자 다들 크레모아를 설치했다. 우리는 아침까지 이 RON에 머물 것이었다. 실제 작전 상황과 똑같이 하려고 노력했다. 단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입이 바짝 마를 정도로 긴장되지는 않는다는 것뿐이었다.


우리는 밤을 보냈다. 중간에 멧돼지가 주변을 파헤치는 소리에 딱 한 번 깼다. 그 멧돼지를 잡아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맥이 새벽 직전에 RON이 공격받는 상황을 연습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그만두었다. 우리는 한 명씩 번갈아 가며 잠을 잤는데, 신입 몽타냐드 세 명은 계속 자게 해두었다. 동이 트기 직전, 맥은 자신의 크레모아를 격발했고 몇 초 후 다른 크레모아들도 연달아 격발됐다. 대원들 모두 즉시 일어나 우리가 RON으로 이동하기 전에 미리 정해두었던 집결 지점을 향해 움직였다. 그때 두 발의 총성이 울렸는데, 둘 다 신입들의 총성이었다. RON이 공격받았을 때는 크레모아를 격발해야 하며, 총을 쏴서는 안 됐다. 적들이 누군가 부비트랩이나 지뢰를 건드렸다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어느 쪽이든 적들은 사상자가 발생해 혼란에 빠질 것이고, 우리는 그 틈을 타 빠져나갈 수 있었다. 날이 밝자 쿠만은 총을 쏜 두 명을 호되게 나무랐다. 몽타냐드식으로 표현하자면 "야, 이 멍청아!" 같은 식의 일갈이었다. 그들은 풀이 죽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쿠만은 브루족들 사이에서 전쟁 추장과도 같은 인물이었다. 리더로서의 힘과 명성 덕분에 다른 이들은 그를 경외하며 따랐다. 맥, 쿡, 나는 그의 철없는 자식들 같은 존재였지만, 계급상으로는 그보다 더 위에 있는 리더들이었다. 하지만 몽타냐드들과 관련된 일에서만큼은 우리들도 항상 쿠만의 의견을 따랐다. 그들은 모두 쿠만의 전사들이니까 말이다.


우리는 다시 훈련을 재개하며 오전 동안 산을 내려갔다. 그 과정에서 긴팔원숭이 몇 무리를 정찰했는데, 녀석들이 물을 마시는 샘과 작은 시냇물이 어디인지, 그리고 주식인 열매가 열리는 나무와 관목들이 어디에 있는지 면밀히 파악했다. 녀석들은 완전한 초식동물이 아니었다. 녀석들이 작은 동물을 쫓아가 잡아먹는 것도 본 적이 있었다. 우리는 크고 검붉은색이 감도는 우두머리 수컷이 이끄는 무리를 점찍었다. 어제 능선 정상에서 봤던 녀석들인데, 우리는 녀석들이 정오의 열기 속에서 먹이를 찾아다니다가 잠을 잘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해 질 녘이면 산 중턱에 있는 바위틈에서 스며 나오는 샘물 근처에 모여들 것이다. 우리는 그곳으로 이동해 샘물 주변에서 녀석들을 덮칠 매복을 준비할 것이었다. 이는 좋은 포로 생포 연습 기회였다.


크레모아의 배치는 후폭풍을 이용해 대상을 기절시킬 수 있도록 아주 정밀해야 했다. 이를 제대로 하려면 충격파와 공기 밀도의 영향을 이해해야 했다. 공기가 무겁고 습할수록 충격파가 더 강해지기 때문에 크레모아 사이의 간격을 더 넓혀야 했다. 또한 언덕 같은 견고한 구조물이나 크고 울창한 수풀이 있는 트레일을 선택해야 했다. 그런 다음에는 트레일의 긴 축 방향을 따라 포로를 기절시키고자 하는 구역의 앞뒤로 쇠구슬이 쏟아지도록 크레모아를 배치해야 했다. 그렇게 하면 포로의 앞뒤에 있는 적들은 사살하면서, 후폭풍으로 포로만 기절시킬 수 있었다.


우리는 실전에 들어가기 전에 비슷한 지형에서 테스트를 해보았다. 크레모아를 설치하고 기절 구역 중앙에 탄약통을 뒀다. 그러고 나서 가정에서 쓰는 것과 똑같은 일반 전구를 탄약통 안과 바깥에 하나씩 놓았다. 크레모아 사이의 거리가 정확하다면, 후폭풍이 바깥쪽 전구는 깨뜨리지만 탄약통 안의 전구는 깨뜨리지 않아야 했다. 이것이 전쟁 과학의 정수였다. 대상자를 죽이지 않고 기절시킬 정도의 압력만 가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달려가서 기절한 포로를 챙기고 기지로 돌아와 돈을 챙긴 뒤, 사람들에게는 '깡통 따개와 입냄새만으로 무장한 2미터가 넘는 중국인 경호원 세 명을 해치우고 왔다'라는 허풍을 떨면 됐다.


우리는 적당한 장소를 골라 매복을 연습했고, 몽타냐드 중 한 명을 더미 삼아 실제 생포 연습을 했다. 라마를 데려왔어야 했다. 그 친구는 기절하는 것을 좋아했으니까 말이다.


우리는 반도 남쪽 해안으로 내려갔다. 바다 쪽으로 바위로 이루어진 자연 방파제가 있는 해변이 나왔다. 석호는 초록빛이었고 바닥은 꽤 얕았다. 우리는 작은 숙영지를 설정하고 오후 동안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몽타냐드들은 두어 시간 동안 낚시와 채집을 하고, 우리는 석호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었다. 저 멀리 끝자락에는 산에서 내려오는 시냇물 중 하나가 쏟아져 내리는 사람 키 정도의 작은 폭포 같은 바위 턱이 있었다. 이맘때에도 물이 흐르고 있었기에 우리는 몸을 씻거나 수통을 채울 수 있었다. 우리가 휴식을 취하자 몽타냐드들은 먹을거리를 찾으러 나섰다. 사실 내려오는 길에 맥이 쿠만에게 채집을 해도 좋다고 말한 뒤로, 녀석들은 이동하면서 계속 뭔가를 주워 모으고 있었다. 녀석들은 과일, 뿌리채소, 온갖 정글 식물들을 한가득 모아 자기들에게 익숙한 요리를 만들 준비를 했다. 그리고 우리가 해변에 도착하자, 녀석들은 바위가 있는 동쪽 조수 웅덩이에서 폭발물로 물고기들을 건져 올렸다. 우리는 보초를 몇 명 세운 뒤 작은 불을 피웠고, 몽타냐드들은 점심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메뉴는 장작불 위에 나뭇가지를 꽂아 구운 신선한 물고기와 껍질을 벗긴 탓에 뱀인지 장어인지 모를 무언가의 꼬치구이였다. 여기에 과일, 야생 고추, 뿌리채소가 곁들여진 PIR 식량까지 더해졌다. 정말 놀라웠다. 녀석들은 나뭇잎, 대나무, 나무껍질로 만든 천연 용기를 숯불 속에 넣어서 요리했는데, 모든 음식들이 기가 막힌 타이밍에 맞춰서 완성되었다.


1400시경, 데이비슨이 무전기를 통해 약 0.5km 떨어진 지점에서 해변 쪽으로 오고 있다고 알려왔다. 그는 오고 있는 방향을 알,리며 부디 총을 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쿠만은 그 방향에 가장 가까이 있는 몽타냐드에게 이를 소리쳐 알렸고, 우리는 기다렸다. 나는 데이비슨의 오른쪽 측면에 박격포탄 몇 발을 떨구고 싶은 유혹을 참느라 힘들었다. 다른 원숭이 무리를 광분시켜서, 그 웨이코 출신의 난쟁이 녀석에게 달려들게 할 수 있을지 보고 싶었다. 아, 그 싸움을 촬영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텐데 말이다. 원숭이들과 덩치도 비슷하니, 어쩌면 암컷 원숭이들이 그를 채어갈지도 몰랐다. 몇 년 뒤에 숲속에서 어떤 기형적인 돌연변이들이 튀어나올지 누가 알겠는가. 하지만 자연 선택의 순리는 건드리지 않는 게 최선이었다. 이미 그 녀석이 우리 인류의 유전자 풀에 속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골치 아팠다.


데이비슨의 팀은 동쪽 절벽 쪽에서 어슬렁거리며 나타나 해변에서 우리와 합류했다. 그도 우리와 비슷하게 훈련을 해왔지만, 신입이 6명이나 되어서 오늘 밤 이곳에 머물며 훈련을 하루 더 진행한 뒤 내일 늦은 오후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보트 선단을 통해 바다를 건너 캠프로 돌아가기로 계획했다. 그 역시 원숭이 사냥을 계획하고 있었다. 오늘 밤 캠프에는 원숭이 고기 냄새와 배불리 먹고 행복해하는 몽타냐드들의 모습이 가득할 것이었다.


우리는 원숭이 무리를 매복할 장소로 이동할 준비를 하며 데이비슨에게 행선지를 알려주었다. 헬기를 쉽게 부를 수 있는 철수 지점이 근처에 있었기에 사냥한 고기를 멀리 옮길 필요도 없을 것이었다. 우리는 캠프의 모든 브루족들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원숭이를 잡을 계획이었다. 몽타냐드들은 이제 원숭이 사냥 생각에 완전히 들떠 있는 상태였다.


우리는 매복 지점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평소처럼 이동하다 멈춰 서기를 반복하며,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정글이 조용해지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우리가 숨을 죽이고 앉아 있는 동안, 긴팔원숭이 무리 하나가 우리 머리 위로 이동해 왔다. 티티 로이에게는 그 유혹을 너무 컸던 모양인지, 그는 나무 위에 있는 커다란 수컷을 향해 M-79 유탄을 발사했다. 유탄은 원숭이의 가슴 정중앙에 명중했고, 그 원숭이는 그 자리에서 폭발해 버렸다.


로이가 원숭이가 떨어진 곳으로 걸어가자, 쿠만이 경고를 외쳤고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지면에서 먹이를 찾던 약 12마리의 수컷과 두몇 마리의 암컷들이 뛰쳐나왔다. 녀석들은 덤불 속에서 떼로 몰려나와 싸구려 양복처럼 로이에게 달라붙었다. 로이는 산탄을 장전하려고 했지만, 큰 수컷 한 마리가 그를 밀쳐 넘어뜨렸고, 다른 두세 마리가 돌멩이와 막대기로 그를 두들겨 팼다. 원숭이 무리가 정말 제대로 화가 난 상태였다. 로이는 간신히 권총을 꺼내 자신의 사타구니를 공격하려던 한 마리를 쏴 죽였고, 대장 수컷 한 마리를 제외한 나머지 원숭이들은 흩어졌다. 그사이 다른 몽타냐드들이 사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나무 위, 지면 할 것 없이 온갖 곳에서 원숭이들이 나가떨어졌다. 커다란 녀석 두 마리가 나무에서 쿵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모두가 원숭이를 쏘는 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로이를 잠시 잊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자, 대장 수컷이 로이의 왼쪽 발을 잡고 전리품을 챙기듯 나무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아마도 한적한 곳에서 그를 끝장낼 생각인 것 같았다. 로이는 그 큰 원숭이한테 끔찍한 구타를 당하러 끌려가며 바위에 머리를 연신 찧고 있었다. 몽타냐드 중 한 명이 로이의 상태가 심각한 것을 보고는, 조준 사격으로 그 수컷을 쓰러뜨렸다. 상황이 워낙 웃겼던 걸 감안하면 꽤 훌륭한 솜씨였다. 그 수컷은 쓰러지면서도 기어이 일어나 로이에게 마지막 한 대를 더 가격하고 나서야 숨이 끊어졌다. 우리는 달려가 로이를 일으켰다. 뼈가 부러진 곳은 없었지만, 온몸이 멍들고 긁힌 채 잔뜩 화가 나 있었다. 그는 돌아다니며 부상당한 긴팔원숭이들을 직접 확인사살하며 분풀이를 했고, 다른 몽타냐드들은 그가 화를 가라앉히도록 내버려두었다.


우리는 헬기를 호출했다. LZ까지는 겨우 100m 거리였다. 뭐, 원숭이도 잡았으니 이제 복귀해야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CCN의 작전 장교인 어떤 멍청한 소령으로부터 답변이 왔다. 그는 지금 작전 본부가 바쁘다며 "철수는 안 된다. 내일 다른 팀을 철수시킬 때 같이 철수시키겠다"라고 말했다. 맥은 부상당한 몽타냐드가 발생했으니 후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소령은 총상인지, 응급처치는 가능한지 따위의 질문을 퍼부어댔다. 맥의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는 게 보였다.


이 작자는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는 걸까? 대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자기가 대장 노릇을 하는 모양이었다. 우리가 지금은 그저 '훈련' 중인 상황이다 보니, 그는 지휘관으로서의 특권을 휘두르며 제멋대로 굴고 있었다. 나는 이 소령을 알았다. 우리 부대에 온 지 2주 정도밖에 안 된 인간이었다. 그는 대령이 없는 동안 부대 뒷바라지를 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직 파악이 전혀 안 된 상태였다. 맥이 나를 쳐다봤고, 순간 그의 머릿속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 보였다. 그는 무전기에 대고 '매복을 가해, 월맹군 원숭이 (치지직) 7마리 사살, 그리고 베트콩 한 마리를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더 많은 잡음 소리를 내며 '원숭이'라고 중얼거렸다. 무전 너머로 캠프 쪽이 뒤집히는 소리가 들렸다. "세상에, 세드릭, 녀석들이 포로를 잡았다는군!"


그 멍청이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로저, 적군 사살 7명, 생포 1명 확인. 철수 LZ는..."라고 말하며 우리가 찍어둔 좌표를 불렀다. "인원 재확인 바람."


맥은 "로저, 7명..." 그리고 코로 잡음 소리를 내며, "사살 확인..." 더 많은 잡음 소리를 낸 후, "그리고 밀짚모자 1명 부상"이라고 답했다. 소령은 흥분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당장 헬기를 띄울 것이며 선두 헬기에 직접 타서 포로를 인도받겠다고 말했다. 그러시겠지, 개자식아. 그가 웨스트모어랜드 장군에게서 직접 훈장을 받는 상상을 하며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꼴이 눈에 선했다. 우리는 곧장 원숭이들을 분류하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수컷을 판초 한쪽 끝에 눕히고, 다른 세 마리를 그 위에 쌓았다. 그러고는 판초를 시체 가방처럼 말았다. 그런 다음 맨 아래에 있는 원숭이의 발에 바타 군화를 신겼고, 큰 수컷의 머리에는 피스 헬멧을 씌웠다. 나머지 원숭이들도 묶어서 4개의 '시체 가방'을 더 만들고는, 앉아서 헬기를 기다렸다.


첫 번째 헬기가 도착했다. 우리는 로이와 함께 팀의 절반, 그리고 '시체 가방' 3개를 실었다. 이 헬기에는 그 소령 녀석이 기세등등하게 타고 있었다. 그는 속으로 자기가 절박한 사투의 현장으로 헬기들을 이끌고 왔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헬기가 출력을 높이며 이륙했고, 소령은 뒤쪽에 몽타냐드들과 함께 앉았다. 그는 몽타냐드들에게 포로가 어디 있냐고 물었지만 소용없었다. 몽타냐드들은 '나 영어 못한다' 자세로 일관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헬기가 들어왔고, 우리는 남은 시체 가방 2개와 함께 올라탔다. 가방 중 하나에는 헬멧을 쓴 원숭이 머리가 끝부분에 삐쭉 튀어나와 있었다. 이륙 후 승무원이 다른 헬기로 무전을 보냈고, 소령에게 나머지 팀원들과 '살아있는 것 같은 녀석' 하나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우리 헬기의 크루치프가 피스 헬멧 아래의 얼굴을 들여다보더니 맥에게 말했다. "내가 본 베트콩 중에 털이 제일 많은 녀석이군." 맥이 헤드셋을 집어 들고 승무원들에게 상황을 설명하자, 곧 헬기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우리는 일부러 먼 길을 돌아 기지로 향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쯤, 소령은 우리 헬기를 맞이할 영접 파티를 준비해 두었다. 게다가 메인스 대위와 대령도 그곳에 있었다. 완벽했다. 피날레를 구경하기 딱 좋은 타이밍에 맞춰서 돌아온 것이었다. 그 멍청한 소령은 선두 헬기에 탔다는 이유로 벌써 자기 자신을 은성 훈장 후보로 올렸을지도 몰랐다.


도니 대령이 헬기로 달려왔다. "포로는 어디 있나?"


"그게, 죽었습니다, 대령님. 하지만 몽타냐드들에게 넘겨주면 오늘 밤 먹을 수 있을 겁니다." 맥이 대답했다. 메인스가 다가와 사체를 보더니 우리를 쳐다보았다. 우리는 사냥개들을 거느린 시골뜨기들처럼 헤벌쭉 웃고 있었다.


그러자 메인스는 소령을 쳐다보며 말했다. "흠, 아주 잘하셨습니다. 이 속보를 사이공에 전하는 걸 잊지 않았길 바랍니다. 운이 좋으면 구두 경고 정도로 끝날 겁니다."


대령 역시 소령을 쳐다보았다. 우리가 짐을 내리고 걸어가는 동안 대령은 소령의 부풀어 오른 자존심을 사정없이 짓밟아주고 있었다. 메인스는 우리와 함께 정찰 중대 구역으로 걸어갔다. 몽타냐드들은 소령 따위 신경도 쓰지 않았다. 그들은 소령이 로이의 부상을 살피지도 않았다는 점 때문에 그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몽타냐드들에게 적절한 관심을 보이지 않는 건 아주 큰 실수였다.


로이는 의무실에 있었다. 맥과 우리는 먼저 그곳에 들러 왕(Wang)이 로이를 말끔히 치료해 준 것을 확인했다. 로이는 하룻밤 입원해야 했다. 우리가 중대 구역으로 돌아오자, 몽타냐드들은 이미 모래사장 위에 커다란 불을 피워놓고 원숭이 사체들을 던져 넣고 있었다. 원숭이의 복벽이 터지고 내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면 먹을 준비가 된 것이었다. 캠프의 모든 브루족과 세당족이 입맛을 다시며 모여들었다. 그들은 로이가 섭섭해하지 않도록 대장 원숭이의 뇌와 맛있는 부위들을 골라 의무실로 가져다줄 것이었다.


우리는 잠시 머물며 고기를 몇 점 집어 먹고는, 샤워도 하고 모두에게 이 '위대한 원숭이 사냥' 이야기를 퍼뜨리러 중대 구역으로 향했다. 아, 참 좋은 날이었다. 그때 메인스 대위가 우리를 붙잡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캐물었다. 이야기를 다 듣더니 그는 그저 고개를 저으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대령도 웃겨 죽으려고 한다고 말해주었다. 물론 메인스는 자기 경력을 이런 식으로 엿 먹이려 들면 결코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겨서 제대를 하게 되더라도 자신은 원사가 될 테니, 우리가 매를 벌 때뿐만 아니라 매일 합법적으로 우리를 두들겨 패주겠다고 말했다.


나중에 우리가 클럽으로 향할 때도 몽타냐드 막사 쪽에서는 즐거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들은 배가 터질 때까지 잔치를 벌이고, 밤늦게까지 로이와 거대 원숭이에 관한 노래를 부를 것이다. 그러고는 원숭이 고기를 더 먹으러 오라고 우리를 부를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식은 원숭이 고기는 질색이었다. 젖은 머리카락 같은 맛이 났기 때문이다. 때문에 나는 신변 보호 차원에서 맥주 몇 박스와 그들이 좋아하는 싸구려 위스키 몇 병을 그쪽으로 보냈다. 녀석들은 게걸스럽게 먹고 마시느라 우리를 다시 끌고 가는 건 잊어버릴 것이다. 당분간은 안전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