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꽝찌 발진 기지의 대기실 겸 술집으로 쓰이는 막사 그늘 아래 늘어져 있는 동안, 항공 자산들이 쉴 새 없이 오갔다. 헬기야 워낙 흔하니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로치 한 대가 점점 다가오더니, 착륙장을 지나쳐 사방에 먼지를 휘날리며 우리 바로 앞에 착륙했다. 이제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엔진이 채 다 멈추기도 전에 문이 열렸고, '스니키'가 뛰어내렸다. 스니키는 그린베레 의무병 출신이었는데, 비행 장교가 되기로 결심한 친구였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비행 훈련 과정이란 '남자'와 '소년'을 거르고, 그다음엔 '진짜 사나이와' '멍청이'를 거르는데, 그중 멍청이들이 로치를 몬다고 했다.
그가 이마의 땀을 닦으며 들어왔다. "시원한 거 한 잔 마셔야겠어." 누군가 그에게 블랙 라벨 맥주 한 캔을 던져주자, 그는 따지도 않은 채 창밖으로 능숙하게 던져버렸다. "이딴 쓰레기 말고. 이건 너희들이 빌어먹을 관광객 녀석들한테나 주는 거잖아. 진짜 맥주를 달라고." 누군가 마지못해 버드와이저 한 캔을 건넸다. 어쨌든 그는 우리와 피를 나눈 형제, 최소한 서자 취급받는 배다른 형제쯤은 됐다. 이제 그는 우리를 괴롭히러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캠프를 질서정연하게 유지하고 싶어 하는 버드로우를 열받게 하려고 저 소음 발생기를 기지 안까지 끌고 들어와서 말이다. 스니키도 그걸 알고는 턱을 치켜세우며 말했다. "목이 말랐거든, 알아들었지? 게다가 헬기도 열을 좀 받았단 말이지."
녀석이 타고 온 헬기는 완전히 새것이었고, 푸른 들판 위에 교차한 기병도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우리가 지프나 훔칠 때, 스니키는 아예 그 수준을 한 단계 높인 것이었다. TOC와 우리가 앉아 있는 막사 사이의 공터를 가로질러 쿵쿵거리며 걸어오는 버드로우가 보였다. 발을 땅에 디딜 때마다 작은 흙먼지가 날렸다. 나는 '잘됐군'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말고 씹어댈 먹잇감이 생겼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헛된 희망일 뿐이었다. 버드로우는 언제나 주변 모두에게 나눠주고도 남을 만큼의 욕지거리를 해댔다.
목을 축인 스니키는 항공대 녀석들이 자기를 어떻게 비행 금지시켰는지 떠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스니키가 항공 기병대의 틀에 맞지 않는다고 대령이 꽤나 불쾌해한 모양이었다.
스니키는 최고의 파일럿이었다. 사실 스니키가 로치를 조종하는 건 거의 종교적인 경지에 가까웠다. 하지만 육군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준사관학교는 그를 '샐러드 포크와 효자손을 구별할 줄 아는 신사'로 변화시키지 못했다. 그는 동료 장교들과 술을 마실 때 남북전쟁 스타일의 포리지 캡을 써야 한다는 기병대의 전통을 거부했다. 게다가 그는 여전히 논쟁을 레프트 훅으로 마무리하는 버릇도 못 고쳤다. 그가 리븐워스 교도소에 가지 않은 이유는 오직 그가 핑크 팀에서 최고의 전투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스니키가 왜 장군의 개인 헬기를 왜 타고 나타났는지에 대한 전말을 들으려던 찰나, 버드로우가 막사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고 핏불 같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 스니키도 버드로우가 왔다는 것을 분명 알았겠지만, 절대 뒤돌아보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 양심이나 예의 따위는 개나 줘버린 버드로우가 비꼬는 투로 먼저 으르렁거리기 시작했다.
"내 캠프 한가운데 앉아 있는 저 고철 덩어리는 도대체 누구 거냐?" 그는 방 안의 모두를 노려보았지만, 그 주인이 누구인지는 이미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스니키는 뒤를 돌아보며 마치 흥미로운 동물 표본이라도 보듯 느긋하게 버드로우를 훑어보았다.
"아, 형씨, 당신이오?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머리가 더 벗겨지고 못생겨졌군," 스니키가 웃으며 말했다. 버드로우와 스니키는 옛날 옛적에 부사관으로 같은 팀에 있었다.
"저게 당신 기계요, 준위(mister)?" 버드로우가 쉭쉭거렸다. 버드로우는 'Sir'나 'Mister' 같은 존칭을 마치 곪아 터진 상처처럼 들리게 말하는 재주가 있는데, 지금 딱 그렇게 말했다.
"글쎄요, 형씨," 스니키가 느릿하게 말했다. "엄밀히 따지자면, 저 헬기는 내 소유는 아니오. 마치 이 캠프가 당신 소유가 아니듯이 말이지." 우리는 버드로우의 눈치를 살폈지만, 스니키는 멈추지 않았다. "기록상으로 저 헬기는 제5 기계화 사단 항공 지원대 사령관에게 배정되어 있지." 그리고 스니키는 극적인 효과를 위해 잠시 말을 멈췄다. "유인원의 진화라는 기적 덕분에 당신도 우리가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이후로 글을 읽는 법 정도는 배웠을 테지. 기록을 보면 알 수 있을 거요. 녹색 바이닐처럼 생겨서 안에 낙서가 되어 있는 물건들 말이오."
이제 도전장은 던져졌고, 우리는 운 좋게도 이 '언어적 발레'의 목격자가 되었다. 버드로우는 목을 움츠렸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는 알잖아, 멍청한 놈아. 지정된 헬기 착륙장 놔두고 왜 여기다 착륙시킨 거냐고." 하지만 둘은 수년째 이러고 지낸 사이라, 스니키는 그 질문을 가볍게 흘려버렸다.
"물론이요, 버드로우 원사. 준위인 본인은 제가 탄 기체의 유압 장치에 비상 결함이 발생했음을 발견하고, 가장 가까운 비상 착륙장인 이곳에 내리려고 시도했소. 하지만 아쉽게도 기체를 안전하게 계속 띄우면서 PSP 착륙장까지 갈 수가 없었지. 그래서 준위인 본인은 큰 위험을 무릅쓰고 여기 착륙한 거요. 여기 계신 신사분들께서 나를 불시착한 헬기에서 꺼내 주셨고, 조종석에서 힘든 사투를 끝낸 나에게 감사하게도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었지." '버드로우, 이번엔 당신이 당했군'이라고 나는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버드로우는 고리대금업자와 돈 많은 못생긴 사교계 여성들이나 지을법한 포식자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왜 진작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화이트 씨? 제가 제안 하나 하죠."
"저와 함께 TOC로 가서 저 헬기가 속한 부대에 무전을 보내는 건 어떻겠습니까? 그쪽 부대의 스타 파일럿이 부실한 정비 상태 때문에 죽을 뻔했다가 겨우 살아남았다고 알려줘야 하니까요. 아마 그들은 분명 걱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장담컨대, 내 피 같은 돈을 걸 용의 조차 있는데, 아마 우리에게 당신을 구금해달라고 요청할 겁니다. 뭐 서류상의 착오 때문이겠죠. 하지만 저는 일개 원사로서 저보다 계급이 높은 장교가 내린 합법적인 명령에 따라 당신이 저 고철 덩어리를 타고 다시 하늘로 튀려는 것을 막아야만 할 것입니다. 마침 당신을 데려갈 대원들이 올 때까지 '임시 준위 숙소'로 쓸만한 컨테이너도 하나 비어 있습니다."
그 후 몇 분 동안 대화는 지저분해졌다. 오키나와에 있는 임질 걸린 창녀 이야기, 하와이에 있는 어떤 대령의 아내 이야기, 횡령 및 유용한 자금 이야기 같은 치명적인 비밀들이 쏟아져 나왔다. 정말 흥미롭기 짝이 없는 정보였다. 우리는 협박의 달인들이니까 말이다. 우리 '어둠의 자식'들이 그 지저분한 정보들을 죄다 기억하고 심지어 메모까지 하고 있던 중, 갑자기 두 사람 모두 멈춰 서서 우리를 빤히 쳐다봤다. 젠장, 그들은 공공의 적을 두고 하나가 되었다.
"귀랑 기억력이 아주 좋나 보지?" 버드로우가 짖어댔다. "앞으로 여기 올 때마다 오줌통 파게 될 줄 알아라, 알겠어?" 그는 맥주 한 캔을 낚아채더니 스니키에게 말했다. "놈들이 네가 몰고 온 저 헬기를 찾고 있더군. 무전기가 아주 난리야. 얼른 치워버려. 얼빠진 장교놈들이 떼거리로 몰려오는 꼴 보기 싫으니까." 말을 마친 버드로우는 버드와이저를 길게 들이켰다. 물론 스니키는 이를 무시했다. 그는 오직 자기 수분 보충에만 전념하고 있었다.
스니키는 맥주를 홀짝이며 자기가 왜 훔친 헬기를 타고 있는지 말해주었다. 전날 그는 평소대로 핑크 팀 대형으로 비행 중이었다. 그가 저공비행을 하며 표적을 자처하는 동안, 코브라 건십들이 위에서 대기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어떤 월맹군 녀석들이 공산주의를 위해 공을 세우겠답시고 57mm 대공포를 쏴댔다. 하지만 놈들의 반응 속도는 스니키보다 한발 늦었다. 스니키는 수목선의 나뭇잎이 부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을 보고 즉시 총탄을 퍼부었다. 위에 있던 건쉽을 부를 필요도 없었다. 한 차례 길게 퍼부어주니, 월맹군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가 가까이 날아가서 확인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측면 레이더까지 달린 대공포가 있었다. 대공포와 월맹군들은 좀 너덜너덜해진 상태였지만 말이다.
기지로 돌아온 팀은 정보 담당관들에게 그날의 전과를 보고했다. 그런데 대령이라는 인간이 크게 비웃으며 이를 뻔뻔한 거짓말이라고 무시했다. "이보게, 그렇게 가까운 곳에 그런 대공포를 배치할 리가 없잖나. 그런 포는 아주 귀한 물건이라고." 즉, 스니키가 허풍을 떨고 있다는 논리였다. 건쉽 파일럿들도 스니키가 산비탈에서 가지치기를 하는 것만 봤을 뿐이라 증명해 줄 수가 없었다.
스니키는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밖으로 뛰쳐나가 자기 전담 정비병을 태우고 다시 AO로 날아갔다. 그 정비병은 스니키를 진심으로 좋아했는데, 사실 스니키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나사가 몇 개 빠진 사람이라는 증거였다. 두 사람은 무장도 없이 단둘이 현장으로 날아갔다. 현장을 찾는 데는 20분 정도 걸렸다. 주변에 적이 없는지 살피며 기체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비행했지만, 지상 사격이 없자 곧바로 현장 위로 날아갔다. 대공포가 거기 그대로 있었다. 스니키가 호버링을 하는 동안 정비병이 뛰어내려 조준경, 레이더 하나를 챙기고, 적 시체 두 구를 헬기에 실었다. 그들이 자신들의 성과에 잔뜩 우쭐해하며 비탈에서 기수를 돌리려던 찰나, 헬기 전방에서 겨우 20피트도 안 되는 거리에 있던 개인호에서 월맹군 장교 한 명이 불쑥 튀어나왔다. 그는 마치 사격 대회에 나온 선수처럼 꼿꼿이 서서 토카레프 9mm 권총을 뽑아 들고 스니키를 향해 총을 쏘아댔다.
하지만 스니키는 독사처럼 날카로운 반사 신경을 가졌기에 기체를 재빨리 급상승시켰고, 총탄은 몇 피트 차이로 그를 비껴갔다. 대신 정비병의 어깨에 박혔다. 그들은 캠프로 돌아와 착륙했지만, 부상자 발생 보고를 받은 터라 지휘부가 마중 나와 있었다. 정비병은 병원으로 실려 갔고, 스니키는 조준경, 레이더, 시체들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지휘부에게 '이 정도면 충분한 증거가 되겠냐'고 쏘아붙였다. 참모들에게는 너무 충격적인 일이었는지, 그들은 스니키를 비행 금지시키고 정신과 의사를 만나볼 것을 권유했다. 정확히는 '명령'했다.
결국 스니키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는데, 대기 중에 정비병에게서 연락이 왔다. 상부에서 자신을 미국으로 돌려보내려 한다는 것이었다. "스니키 준위님, 제발 저 좀 데리러 와 주십쇼. 저는 미국으로 가고 싶지 않습니다." 스니키는 눈에 보이는 아무 헬기나 집어 타고 '구조 임무'에 나섰다. 그는 야전 병원에서 그 정비병을 데리고 탈출했다. 그는 행정상의 문제를 수습할 수 있을 때까지 며칠 동안 그 정비병을 우리 쪽에 맡길 수 있을지 알아보려고 여기 들른 것이었다.
그와 버드로우가 여전히 말싸움을 벌이는 동안, 나는 몽타냐드 식당으로 향하여 팀원들과 함께 바싹 익힌 개고기 같은 걸 먹으며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로치가 시동을 걸고 떠나는 소리가 들렸고, 버드로우는 씩씩거리며 TOC로 돌아갔다. 그 정비병이 어떻게 됐는지는 미궁에 빠졌다. 다낭에 있는 우리의 동료 녀석들로부터 긴급 소식이 날아왔기 때문이다.
다낭에 새로 부임한 헌병 사령관이 검문소를 세우고 차량을 단속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벌써 우리 지프 다섯 대가 털린 상태였다. 우선순위 때문에 우리 대원들을 가둬둘 수는 없었지만, 지프는 압수해 갔다. 참 위선적이고 뻔뻔한 놈들다운 짓이었다. 헌병들은 차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겠다고 하겠지만, 좋은 차들은 자기들이 챙길 것이었다. 그러고는 무슨 '압류 프로그램' 따위로 이를 정당화할 것이었다. '부패 경찰'이라는 표현 자체가 동의어 반복이나 다름없었다. 민간 사회의 경찰이 이런 쓰레기 같은 짓을 못 한다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그랬다간 나라 꼴이 정말 말이 아니었을 것이다. 적어도 군법 밖의 세상에는 헌법이라는 게 있으니까 말이다. *아무튼, 제군들, 오늘 밤 이 임무를 받아들인다면....
*미션 임파서블의 시그니처 대사 패러디, "이 이 임무를 받아들인다면 (중략) 이 메시지는 5초 후에 자동으로 파괴된다"
우리는 어두워지자마자 출발했다. 우리를 태우고 돌아갈 항공기가 두 대나 준비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이곳에서 차량 몇 대를 슬쩍하기로 했다. 다낭 헌병대의 관할권 밖에서 새 차를 훔치면 번호를 추적할 방법이 없었다. 도난 목록에 오르는 데만 두 달은 걸릴 것이었다. 이게 군대가 실제로 돌아가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조달 방식은 절도와 물물교환이 정교하게 결합된 수법이었다. 카이사르 시대부터 그래 왔다.
동이 틀 무렵 우리는 모두 복귀했다. 지프 다섯 대와 PA&E 픽업트럭 한 대(여긴 물물교환 단골 거래처라 나중에 돌려줄 것이었다), 그리고 USAID 엠블럼이 찍힌 랜드로버 한 대를 챙겼다. 그 빌어먹을 공산주의자 녀석들 따위 알 게 뭔가. 우리는 지프 2대는 남겨두고, 랜드로버와 지프 3대, 그리고 우리 몸뚱이를 항공기에 실었다. 승무원들은 지프 한 대가 아주 독특하다며 달라붙었다. 2차 대전 오리지널 윌리스 지프를 월남에서 복제한 모델이었다. 이 월남제 지프를 술 한 상자와 바꿀 뻔했지만, 그걸 훔친 대원이 절대 안 주겠다고 해서 거래는 무산되었다. 사실 그 지프는 M-151이 아니라 필리핀에서 만든 복제판이었다. 뭐, 그 대원을 탓할 수는 없었다. 대신 다낭에서 훔친 따끈따끈한 녀석 하나를 주면 그만이니까 말이다.
두어 시간 후, 우리는 복잡한 공역을 뚫고 다낭에 착륙했다. 꽝찌로 향할 다른 팀을 실은 두돈반 한 대와 지프 한 대가 와 있었다. 우리는 헌병들이 1군단 다리에서 검은색 차량을 모두 검문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하지만 우리 차들은 모두 국방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미군 대원들은 지프를, 나는 랜드로버를 타고 공군 기지를 빠져나갔다. 두돈반과 함께 온 지프는 승무원들에게 줬다. 그들은 그걸 싣고 클라크 공군기지로 갈 것이다. 그러면 다음번에 북쪽으로 향할 항공기가 코냑, 위스키, 기타 주류, 그리고 좋은 독일산 라거 한 팔레트와 마테우스 와인 두 상자를 실어다 줄 것이었다.
공군기지를 벗어나자마자 우리는 흩어져서 각기 다른 경로로 다리로 향했다. 몽타냐드들은 모두 두돈반에 탔다. 그들은 검문소에서 소란을 피우며 차에서 내려 총을 들고 어슬렁거릴 것이다. 그러면 헌병대들이 정신이 팔린 사이 우리는 유유히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내가 다리에 도착했을 때, 예상대로 헌병들은 두돈반을 세우고 장부를 뒤지고 있었다. 몽타냐드들은 월남 QC들에게 욕설을 퍼붓고 중지를 내밀고 있었고, 대여섯 명은 '피쉬' 옆에 서서 마치 보디가드처럼 굴고 있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한 하사가 소리를 질러댔지만, 대원들은 그를 무시했다. 그가 대원 한 명을 잡으려 하자 20정의 총기 조정간이 한꺼번에 돌아가는 소리가 울렸다. '피쉬'가 그에게 뭐라 말하는 것 같았는데, 들리지는 않았지만 교통정리를 하던 상병이 우리를 그냥 통과시켜 주었다. 우리는 무사히 캠프로 돌아와 차량들을 모터풀로 옮겼다. '피쉬'와 그의 팀원들이 하루이틀이면 도색을 끝낼 것이었다. 유일한 걱정은 랜드로버였다. 어떤 교회 단체에서 빌려서 쓰고 있었는데, 차가 사라졌다며 난리법석을 피우고 있는 모양이었다. 뭐, 새 차를 구할 수 있도록 기도나 해야지 어쩌겠는가. 이건 이미 우리 것이었다. 만약 가톨릭교회였다면 몰래 돌려줬을지도 모른다. 그쪽은 뒤끝이 좀 있는 편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침례교 전도쟁이들이라, 광신도들에게 닥친 전쟁의 운명이라고 치기로 했다.
다낭으로 돌아왔다는 건 첫날부터 사후 보고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내 예상이 맞았다. 공군 사령부 녀석들은 우리가 비컨을 제대로 못 다뤘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비컨 간격이 충분히 벌어지지 않았다느니 뭐니 하는 기술적인 헛소리들을 해댔다. 나는 기억을 최대한 쥐어짜 내서 전원을 켜고 조준하는 과정을 기계적으로 읊었다. 그들도 딱히 불만스러워하지는 않았지만, 그곳에 있던 중령 한 명(그 자리에 중령만 8명은 있었다)이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거기 좀 더 머물면서 다음 편대를 불러 재조정 및 재시도를 도와줬어야 했다는 식으로 말이다. 맥과 내가 이 분홍 얼굴의 멍청이에게 '새로운 항문'을 뚫어주려던 찰나, 메인스 대위, 도니 대령, 사이공에서 온 SOG 사령관이 나서며, 그 중령에게 언제 철수할지는 1-0의 결정이라고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 중령은 포기하지 않고 또 뭐라 하려 했다. 분명 우리가 자기 같은 중령급으로 안 보여서 무시하는 것이었다(아마 지저분한 손톱과 이틀 동안 자란 수염 때문일 것이다). 사실 맥은 12살처럼 보이고, 쿡은 수배 전단 속 인물처럼 생겼으며, 나는... 그냥 보기만 해도 알 수 있었다. SOG 사령관은 맥과 메인스 대위에게 다음과 같이 물으며 그 멍청이의 입을 닥치게 했다. "공군 측에서 기술 전문가가 새 장난감을 제대로 다루는 걸 확인하고 싶어 하니, 저 중령을 데리고 목표로 다시 돌아갈 수 있겠나"라고 말이다. 그 중령의 얼굴이 종잇장처럼 하얘졌다. 누군가 그 제안을 정말로 받아들일까 봐 그런 건지, 아니면 상관 앞에서 너무 나대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들이 나간 후, SOG 사령관, 도니 대령, 메인스 대위는 이번 임무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해주었다. 우리가 한 일이 군의 차세대의 무기 체계 개발을 가능케 했다면서 말이다. 나는 그 엄청난 화력을 쏟아부은 게 고작 개구리 한 마리 잡으려는 건 줄 알았는데 말이다.
아무도 그 개구리 이야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았다. 아마 해군의 그 쫄쫄이 입는 녀석들(씰팀)을 거기 보내면, 밤중에 개헤엄으로 잠입해서는 태닝 라인이 망가졌다고 징징거리며 한 마리 겨우 잡아 올지도 몰랐다. 아, 아니다, 그래도 안 될 것이다. 그 개구리라면 씰팀을 완전히 박살 낼지도 몰랐다. 차라리 해병대를 보내는 게 더 나을 것이다. 해병대라면 그 개구리와 결혼해서 집으로 데려갈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그게 훨씬 가성비가 좋지 않겠는가?
그 와중에 멍청하게 개구리 얘기를 꺼냈던 나는 온갖 놀림감이 되었다. "닉의 살인 개구리라니, 하하하"하면서 말이다. 만약 저들이 그 괴물을 봤다면, 저 정글 속의 개울가는커녕 샤워실 근처에도 못 갈 텐데 말이다.
우리는 브리핑실을 나와 밖으로 나갔다. 그 당혹스러웠던 사건도 끝났고, 이제 3일간의 휴가였다. 만세! 내 안에는 온갖 장난기들이 끓어오르고 있었다. 다낭의 위계질서를 재정립할 만한 일을 좀 해야 했다. 그리고 그 이교도 같은 헌병 녀석들이 제1순위 목표였다. 난 그냥 놈들 몇 명을 제거해 버리고 싶었다. 만약 베트콩이 자기들을 노린다고 생각하게 만들면, 그 가짜 사나이 녀석들은 50명 이상 떼거지로 몰려다니거나, 공중 지원을 받는 V-60 캐딜락 게이지 장갑차를 타지 않고는 어디에도 못 나갈 것이었다. 놈들을 초소 안에 가둬두고 평생 벌벌 떨게 만드는 것, 그것이 선량한 병사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다낭에는 암시장에 연루된 탈영병들만 수백 명이었다. 그 기생오라비 같은 놈들이 신분증 검사나 하며 약쟁이들을 잡아들일 것 같은가? 전혀 아니다. 탈영병은 이미 규율과 규칙의 굴레에서 벗어난 놈들이라, 헌병 완장을 찬 애송이 몇 놈을 해치우는 것 정도로는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않을 것이었다. 몇 년 전에 헌병대가 그 짓을 했다가 10명 정도가 총상을 입고 끝났다. 하지만 내가 좀 극단적이긴 한 모양이었다. 이런 좋은 제안을 할 때마다 "쉿, 그건 안 돼"라는 소리만 들었다.
내가 총에 맞고, 수류탄 세례를 받고, 박격포 및 폭격을 당하고, 칼에 찔리는 등 적들에게 온갖 수난을 당했던 그 오랜 세월 동안, 나는 그 곁에서, 아니 근처에서조차 헌병을 본 적이 없었다. 놈들이 하는 일이라곤 그저 열심히 일하는 병사들이 스트레스 좀 풀려고 하면 괴롭히고 방해하는 것뿐이었다. 그래, 꼭 죽일 필요는 없지. 대신 몇 놈 납치해서 우리 임무에 데려가는 방법이 있었다. 살아남으면 풀어주고 말이다. 그럼 돌아가서 자기 친구들에게 우리를 건드리지 말라고 전해줄 것이다. 아주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였다. 더 좋은 건, 새로 부임한 헌병대장을 잡아다가 현장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 그가 거만하게 굴면 호텔-6 같은 끔찍한 곳에 버려두고 오면 됐다. 정말 천재적인 발상이었지만, 메인스 대위를 설득하긴 힘들 것이었다. 그가 헌병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대가로 랜드로버나 시바스 리갈 한 상자 같은 걸 요구할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사악한 쌍둥이 대위들인 키스와 짐보에게 제안하는 게 더 나을 것이었다. 그들은 이런 일에서 '정의'를 찾아낼 만큼 미친 놈들이었다. 하지만 이것도 비현실적이었는데, 그들은 이득을 따질 줄 모를 정도로 정신이 나간 인간들이기 때문이었다. 대위들이란 '예의 바른 상병' 같은 존재일 뿐이었다. 차라리 피닉스 프로그램 출신인 롭 대위가 더 나을 수도 있었다. 성가신 공무원 몇 명 해치우는 것쯤은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대위들을 아예 연루시키지 않는 게 상책이었다. 그들이 날뛰기 시작하면 인생이 더욱 복잡해졌다.
나는 정찰 중대 구역으로 내려가 장비를 내려놓고, 무기들을 닦고 기름칠하는 등 '살림꾼' 노릇을 좀 했다. 그런 다음 옷을 벗고 샤워장으로 향했다. 아, 뜨거운 물이 정말 편안했다. 쿡과 맥은 옷을 입고 장비까지 완전히 착용한 채 의자에 앉아 샤워를 하고 있었다. 수도꼭지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가 옷, 하네스, 총, 수류탄, 탄약, 녀석들의 지저분한 엉덩이까지 한꺼번에 씻어내고 있었다. 나는 저런 미개한 놈들과는 달랐다. 나는 예비 칫솔로 장비 구석구석을 닦으려고 페이스 마스크와 스노클까지 챙겨왔다. 쿡과 맥은 그 '정찰중대식 샤워'를 하는 동안 이미 맥주 반 상자를 비웠다.
역시 남부 녀석들이었다. 그들과 매일 가까이 지내려면, 국가 차원에서 '옥수수 죽이나 처먹는 것들의 관리 및 유지 보수' 교육 과정이라도 이수하게 해야 했다. *쿠르트 폰 데니켄의 이론은 제쳐두더라도, 난 저들이 다른 항성계에서 온 조난자들이 아닐까 싶었다.
*에리히 폰 데니켄: 초고대 문명설, 외계문명 기원설 등을 주장하는 유사 고고학자
아주 먼 옛날, 외계인들이 지구에 내려와 원시인들에게 농사짓는 법과 신을 숭배하는 법을 가르치고, 직선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게 간단한 수학 도구 몇 개를 제공해 줬을 것이다. 그러고는 플라즈마 엔진을 점화해 고향 별로 돌아갔을 텐데, 그 우주선 선저 어딘가에는, 지금 흙탕물 속에서 뒹굴고 있는 이 두 얼간이의 직계 조상들의 자리가 비어 있었을 것이다. 장담컨대 모선이 행성을 떠날 때 어디선가 딴짓거리나 하고 하다가 버려진 게 틀림없었다.
지금 떠도는 UFO들도 인류를 연구하는 외계 인류학자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자기들의 유전자 실험이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알아내려고 말이다. 그들이 우리와 접촉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저런 '유전적 퇴행'을 초래한 혈통에 대해 자신들에게 책임을 물으려는 무자비한 변호사가 지구에 있을 거라는 걸 그들도 아는 것이었다.
유전적인 관점에서 볼 때 남부 사람들은 참 재미있는 존재였다. 요리법부터 양을 만족시키는 법 등 모든 것에 자기들만의 방식이 있었다. 그래도 남부 녀석들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없었다면 독일과 일본이 전쟁에서 이겼을 것이고, 웹스터 사전에는 '아이러니'라는 단어조차 없었을 테니까 말이다. 육군의 전투 부대가 있는 곳이라면 거의 다 가봤지만, 남부 녀석들이 모인 부대치고 전투력이 안 좋은 부대는 없었다. 빈민가 출신의 흑인 전사나 치카노들의 칼싸움 허풍 따위는 잊어라. 날이 선 흉기 같은 인간들을 꼽으라면, 난 언제나 남부 녀석들을 택할 것이다. 녀석들이야말로 전형적인 전사들이었다. 더 마르고, 더 호리호리하고, 더 무식할수록, 그들을 궁지에 몰아넣었을 때 상대편에 서게 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물론 이런 장점을 제쳐두고라도 단점은 있었다. 실력 좋은 치과 의사를 미리 알고 있는 게 아닌 이상, 그들과 단어의 의미를 두고 논쟁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또한 그들의 요리를 이해하려고 들거나 비하해서도 안 됐다. 캘리포니아 출신이면 '양키'냐고 묻지도 말아야 했다. 그들은 텍사스조차도 이미 너무 변질됐다고 생각하는 녀석들이었다. 그들에게 풋볼은 종교이며, 절대 함부로 언급해서는 안 됐다. 그들은 냉소적(sardonic)이고, 말수가 적으며(laconic), 그 외에도 수많은 "ic"로 끝나는 온갖 수식어가 어울리는 녀석들이었다.
맥과 쿡은 컨트리 풍의 우스꽝스러운 구절들을 노래하듯 읊조리며 세척을 마무리했다. 녀석들이 밖으로 나가는 동안 나는 뜨거운 샤워를 마쳤다. 섹스조차도 뜨거운 샤워만큼 기분 좋을 수는 없었다. 새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나는 몸을 닦고, 수건을 두른 채 문밖으로 나갔다. 한 손에는 갓 씻은 장비들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수건을 붙잡은 채 멍하니 인도를 걸었다. 머릿속으로는 오늘 저녁 축제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때 나는 내 발 앞 약 60cm 지점에서 모래가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튀어 올랐다. 그러더니 두 번, 세 번 튀어 올랐다. 그제야 날 향해 사격이 날아오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도마뱀처럼 재빨리 움직였다. 몸을 낮추고 곧장 수류탄 방벽 뒤로 굴렀다. 대체 어디서 쏘는 거지? 총성이 들리지 않았다. 혹시 마블 마운틴에 저격수라도 있는 건가? 그때 분명한 '퓩' 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소리가 난 쪽으로 몸을 돌렸다. 안전한 곳으로 피하느라 온몸이 모래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이 소리가 날 만한 곳은 웨슬리의 막사 한 곳뿐이었다. 소리의 정체가 겨우 파악되자, 그 족제비 같은 녀석이 .22 구경 소음 권총으로 나를 쐈다는 걸 깨달았다.
좋아, 웨슬리, 어디 한번 해보자고. 나는 침착하게 막사로 걸어 들어갔다. 맥과 쿡은 옷을 벗고 장비를 재조립하고 있었다. 이 작업이 끝나면 다시 샤워하러 가야 할 판이었다. 나는 그들의 얼굴을 살폈다. 남부 녀석들은 장난의 대가들이고 포커페이스를 타고났으니까 말이다. 나는 녀석들이 미끼를 물 시간을 좀 줬다. 하지만 아무 반응이 없는 걸 보니, 이 유인원들은 공범이 아닌 게 확실했다. 그들은 담배를 피우고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나는 카키색 월맹군 군복 한 벌을 꺼내 입고, 바타 군화를 신고, 탄창 6개가 든 AK 조끼를 걸친 뒤, 팀 상자에서 AK를 꺼내고 피스 헬멧을 썼다. 그들은 의아한 듯 쳐다봤지만, 우리 미친놈 수용소의 불문율 상 진지한 질문은 금지되어 있기에 그들은 다시 태연하게 무기 조립에 집중했다. 하지만 녀석들의 재조립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
"잠시 동안은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나는 그들에게 경고했다. 그러고는 문밖으로 몸을 내밀어 웨슬리의 막사 지붕에 탄창 절반을 쏟아부으며 소리쳤다. "나와라, 양키 놈아. 이 넘버10 같은 녀석, 죽어라!" 마지막 총성이 울리고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웨슬리가 뒷문으로 튀어 나와 몽타냐드 막사 쪽으로 전력으로 달려갔다. 도망치는 놈의 등 뒤에 대고 내가 소리쳤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한테 총을 쏘고 싶냐? 네가 스테로이드 맞은 베트콩을 어떻게 상대하는지나 보자고, 이 빌어먹을 새끼야!" 나는 서비스로 그의 발치 모래밭에 한 차례 더 난사를 가했다. 웨슬리는 겨우 몽타냐드 막사 모퉁이를 돌아 숨었다. 뙤약볕 아래서 굳이 놈을 뒤쫓을 필요는 없었다. 나는 막사 안으로 들어와 옷을 벗었다. 나도 샤워를 다시 해야 했다. 그리고 맥과 쿡에게 샤워하고 돌아오는 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줬다. 그들은 재미있어했지만, 곧 쿡이 빌리 워가 영내에서 총질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화를 낼지 상기시켜 주었다. 복수란 하나의 정교한 예술이기에, 우리는 웨슬리가 또 장난을 칠 것에 대비해 각자 권총을 한 자루씩 챙기기로 했다. 쿡은 .22구경 소음 권총을 챙겼지만, 맥과 나는 커다란 매그넘을 택했다. 나는 .41구경 매그넘을, 맥은 댄 웨슨 .44구경 매그넘을 챙겼다. 어떤 소란도 단번에 잠재울 수 있을 만큼 강력한 녀석들이었다. 우리는 권총들을 끈에 매달아 목에 걸었다.
밖에서 사람들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용의선상에 오르는 걸 피하려면 군중 속에 섞이는 게 상책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샤워하러 가는 근면성실한 세 명의 병사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면도 키트를 들고, 목에는 총을 걸고, 여분의 스피드 로더까지 챙기고 밖으로 나섰다. '광기의 중심'에서 샤워하러 갈 때 필요한 필수품들이었다. 문밖으로 나서자마자 보도에 서 있는 빌리 워, 프렌치와 마주쳤다. 빌리는 모여드는 군중들을 살피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영내 사격 금지 명령을 내린 지 채 두 시간도 안 되어 그 명령이 어겨진 것에 머리끝까지 화가 나 있었다.
"이 병신들아, 내가 영내에서 총질 좀 그만하라고 말했을 텐데!" 그가 소리쳤다. 이에 우리는 '무슨 말씀이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라는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맥과 쿡만큼 그 표정을 잘 짓지 못했다. 남부 출신인 놈들은 아마 14살이 되기도 전부터 종을 넘나드는 데이트를 비롯한 온갖 흉악한 범죄 혐의를 받으며 자랐을 것이다. 덕분에 결백한 척하는 데 독보적인 재능이 있었다.
"AK 소리를 들었습니다, 원사님. 문제가 생긴 줄 알고 샤워하러 가는 동안 화력을 좀 챙긴 것뿐입니다." 어떤 부대에서든 제2의 최우선 지침은 "밀고하지 마라"였다. 그렇게 우리는 중대 구역에서 총질하는 개자식이 있으면 죽여버리겠다고 중얼거리는 빌리를 지나쳐 걸어갔다.
빌리가 그 말을 내뱉자마자, 웨슬리가 제임스 본드라도 된 양 모퉁이를 돌아 느긋하게 걸어 나왔다. 빌리는 그를 발견하고는 .22 구경 소음 권총을 보더니 소리쳤다. "캠프 공격이 의심된다면서 왜 다들 권총이나 들고 돌아다니는 거냐. 사거리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소총을 들고 다니든지, 여기가 무슨 'OK 목장의 결투' 현장인 줄 아냐"라고 말이다. 이 말 뒤에는 '부모가 누군지 의심스러운 저능아들' 같은 독설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평소와 다름없는 풍경이었다.
웨슬리는 멍청한 표정으로 서 있었고, 우리가 그를 지나칠 때 맥이 속삭였다. "이 면도 키트 안에 수류탄 들어있거든? 우린 이제 샤워하러 갈 거야. 방해받지 않고 길고 따뜻하고 편안하게 말이야, 알아들었지?" 웨슬리는 멍청한 머리로 그 말을 곱씹으며 멍하니 서 있었다. 우리는 화장실로 향했다. 샤워기 아래서 몸을 씻고 있는데, 빌리가 쓱 나타나 우리를 쳐다보더니, 뭐라고 말하려다 그냥 씩씩거리며 다시 밖으로 나가버렸다. 정찰 중대에서의 평범한 하루였다.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은 뒤 막사로 돌아갔다. 모든 게 평온했다. 우리는 팀 패치가 부착된 풀 먹인 깨끗한 군복으로 갈아입었다. 오늘 밤은 시끄러운 밤이 될 것이었다. 나중을 위해 그린 호넷도 몇 개 좀 챙겼다. 긴 밤이 될 테니까 말이다.
클럽에 가보니 바 주변에 평소처럼 사람들이 몰려 있었고, 홀까지 북적였다. 남들이 보기엔 칙칙하고 어둡겠지만, 우리에겐 이게 나름의 세련된 멋이었다. 클럽 한쪽에는 TV룸이 있었는데, 이 TV는 심지어 작동까지 했다. 물론 어떤 취객이 월터 크롱카이트에게 화가 나서 TV를 쏴버릴 때를 제외하곤 말이다. 채널은 AFVN이 하나뿐이었지만, 그것도 나름의 유흥이었다. 나는 보통 밤새 흥청망청 놀다가 낮잠이 필요할 때 그 방으로 들어갔다.
아까의 권총 사건이 내 창의력을 자극했다. 오늘 밤 우리는 모두 하이 스탠다드 권총을 챙겨 나가 눈에 보이는 헌병 지프의 타이어를 모조리 쏴버릴 계획이었다. 저강도 방해 공작과 사보타주로 메시지를 전달해 볼 생각이었다. 2100시, 다른 팀들과 충분히 어울린 우리는 시내에 있는 세이프 하우스까지 30분간의 여정을 떠날 준비를 마쳤다. 맥이 지프를 가져왔고, 우리 4명은 차에 올라탔다. 모두 RT 하부 출신이었고, 지미 존슨이 운전을 맡았다. 몽타냐드 막사를 지나 메인 게이트 쪽으로 향했다. 장교 클럽 근처에 다다르자, 전조등 불빛에 트럭 한 대가 비쳤다. 트럭은 도로를 가로질러 통행을 완전히 막고 있었고, 그 주변에는 손전등을 든 형체들이 보였다. 빌리 워와 메인스, 그리고 '기타 인물들'이었다. 멈춰야 했다. 네모난 덩치의 어두운 형체 하나가 우리 얼굴에 손전등을 비췄다. 눈이 멀 지경이었다.
"너희 병신들은 오늘 밤 캠프 밖으로 못 나간다." 메인스가 말했다.
"어째섭니까?"
"누군가 시내를 들쑤시고 다니고 있다더군." 그는 우리 중에 뭔가를 아는 놈이 있는지 확인하려는 듯 손전등으로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살폈다.
"그렇습니까? 왜 그런답니까?" 우리는 웃음을 참으려 애쓰며 물었다. 하지만 메인스는 더 이상 점잖게 대화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래, 말해주지, 이 병신들아. 오늘 밤 모두 캠프에 얌전히 틀어박혀 있으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그는 손전등 불빛으로 우리를 훑어보며 말했다. "그리고 왜냐고?" 우리 말을 흉내 내며 말했다. "너희가 세 살짜리 애새끼들이냐? 사사건건 다 알아야 하냐? 상부에서는 베트콩의 대규모 침투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게 이유다."
"혹시 헌병 중에 죽은 사람은 없답니까?" 내가 물었다. 하지만 묻자마자 헌병을 언급한 게 실수였다는 걸 깨달았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친 우리 두 지휘관들께서 즉시 날 향해 몸을 틀었고, 마치 스탈라그 13호 포로수용소 탈출범을 비추듯 나에게 손전등 불빛을 고정시켰다. 그 말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내 목소리에 약간의 기쁨이 섞여 있었던 모양인지, 메인스와 빌리 둘 다 '이 녀석이 연루된 게 분명하구만' 하는 시선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너무 많은 관심을 끌어버렸다. 그들은 이제 수녀들이나 지을 법한 엄격한 시선으로 우리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너희들, 이 일에 대해 뭘 알고 있냐?" 이런, 이제 떠날 때가 됐다. 분명 우리보다 먼저 나간 녀석들이 헌병들을 위협한 모양이었다. 이 시점에서 최선의 선택은 입을 다무는 것이었다. 자칫하면 우리가 다 뒤집어쓰게 될 것이었다. 그때 두 줄기 빛 속에 꼼짝없이 갇힌 나를 맥이 구해줬다.
"아무것도 모릅니다, 대위님. 저희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맥이 말하며 나에게 경고의 눈빛을 보냈다.
지미도 거들었다. "설령 저희가 뭘 안다고 해도, 그게 뭐 대단한 건 아닐 겁니다." 그는 눈을 흐릿한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았다. 빌리와 메인스는 몇 분 동안 우리 주위를 맴돌며 살폈지만, 우리에게서 답을 얻어내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는지, 결국 포기했다. 우리는 차를 돌려 클럽으로 향했다. 더 이상 나가려고 애써봤자 소용없었다. 메인스와 빌리가 정문 그림자 속에 숨어 잠복하고 있을 테니까 말이다. 차라리 누군가 보복 계획을 일찍 실행해 준 게 다행이었다. 그 난리가 벌어졌을 때 우린 영내에 있었으니 알,리바이가 성립된 셈이었다. 우리는 클럽으로 돌아가 비틀거리는 생존자들에게 '영내에서 유흥 거리를 찾아야 한다'라고 전해주었다.
그날 밤 우리는 클럽에 처박혀서, 하나둘씩 복귀하는 녀석들을 붙잡고 인터뷰하며 시간을 보냈다. 녀석들은 헌병 지프뿐만 아니라 꽤 많은 차들의 타이어를 쏴버렸었다. 그리고 판이 커지면 판돈을 올려야 하는 법, 놈들은 헌병들의 파란색 경광등과 앞 유리창 등을 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지붕을 타고 돌아다니며 저격까지 했다고 한다. 부상자는 없었지만, 헌병들은 베트콩 암살조가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아마 놈들은 자기들끼리 '용맹한 행동'을 했다며 훈장 보고서를 써 올릴 것이다. 헌병대의 가짜 사나이 녀석들 모두가 그 광기에 동참할 것이고, 동성훈장을 몇 개 나눠 가지며 대공세에서 살아남았다고 착각할 것이다.
"베트콩이 뒤집어쓴 김에 몇 명 좀 해치워버리지 그랬냐." 나도 흥분해서 한마디 거들었다. 물론 모두가 장례식 중 바지 지퍼가 열린 사람을 보듯 나를 쳐다보았다. 또 그 눈초리였다. 결국 맥과 쿡은 내가 군중들을 더 자극하기 전에 나를 막사로 끌고 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대령은 지난밤의 소란이 어떻게든 우리 책임이라고 단정 짓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이틀 정도 캠프에서 조용히 지내야 할 것 같았다. 아무도 헌병들에게 진실을 말해주지는 않겠지만, 헌병 중에서도 눈치 빠른 녀석들은 대충 진상을 알아챌 것이었다. 솔직히 헌병들은 방해물이라기보다는 그냥 짜증 나는 존재들일 뿐이었다. 어쨌든 그 애송이 녀석들을 겁에 질리게 만든 걸 생각하면, 휴가 기간에 캠프에 갇혀 지내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도 그 현장에 있었어야 했는데, 그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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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의 시대
진짜 미친 놈들이네 ㅋㅋ 소음 권총 가지고 나가서 차 보이는 족족 타이어 쏠 생각을 하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