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T는 섬에 접근하며 속도를 줄였고, 하역용 램프와 부두가 보였다. 그때쯤 우리는 모두 옷을 갖춰 입었다. 해군은 전통대로 배를 해변에 들이받듯 댔고, 램프가 내려갔다. 우리는 "반자이! 반자이!"를 외치며 해변으로 약 50야드 정도 달려 나갔다. 우리에게는 아주 즐거운 놀이였다. 해군들은 우리가 배에서 내리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트럭들이 덜컹거리며 내려왔고, 우리는 흙길을 따라 몇백 미터 이동하여 베이스캠프로 쓸 공터에 도착했다. 팀별로 잠을 잘 막사와 간이 쉼터를 짓기 시작하자, 곧 이곳은 영화 '남태평양'의 세트장처럼 변했다. COC 스쿨에서 멀지 않은 곳에 담수 급수원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 구역 근처엔 가지 않기로 했다. 다만 그곳의 '가상 월남 마을'은 훈련용으로 사용할 계획이었다. 앞으로 6일 동안 이 섬은 우리 세상이었다.


해 질 녘쯤 우리는 캠프 설치를 완료하고 몇 차례 순찰을 돌며 사격장 위치와 지형을 파악했다. 이곳은 워낙 오래된 훈련장이었기 때문에 정원도 있고 바나나 나무도 있었다. 과일과 허브, 뿌리채소가 풍부한 걸 보고 몽타냐드들은 천국에 온 듯 기뻐했다. 게다가 근처 바다를 통해 신선한 물고기도 잡을 수 있었다. 적어도 이틀 밤 정도는 이렇게 지내고, 그다음부터는 섬 안쪽으로 이동하여 대규모 부대로서 움직이고 전투하는 법을 익히기 위해 소대 전술 훈련과 기동 훈련을 할 예정이었다.


이곳은 목가적인 곳이었다. 고생스러운 파병지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였다. 나는 COC 훈련장 쪽으로 걸어 걸어가 보았다. 마치 포트 베닝에서 그대로 옮겨온 듯한 가짜 시설 같았다. 잘 정돈된 트레일 옆으로는 말레이식 스윙 게이트 부비트랩 같은 것들을 가르치는 교육장이 있었다. 우리 AO에서는 이런 건 구경도 못 해봤다. 날카로운 말뚝이 수풀 속에서 튀어나와 알도 레이 같은 조연 배우를 꿰뚫는, 할리우드 전쟁 영화에 나오는 전형적인 부비트랩이었다. 이런 것들은 구식 전쟁의 유물일 뿐이었다.


'요즘 전쟁'에서는 55갤런 드럼통으로 만든 거대한 중국식 크레모아를 부비트랩으로 설치했다. 그게 터지면 가슴이 꿰뚫리는 정도로 안 끝났다. 손수건 한 장 적실 만큼의 살점조차 남지 않았다. 다음 교육장에는 펀지 구덩이와 펀지 지대가 있었다. 이건 진짜였다. 우리도 고정 진지 주변에도 이것들을 설치했다. 대나무든 뭐든 날카롭게 깎은 말뚝 끝에 약간의 인분을 묻히고, 그것들을 진지 주변의 작은 구덩이에 설치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함정들을 수없이 봐왔고, 거기에 당한 부상도 많이 봐왔다. 부상자가 빨리 후송되지 못하면 패혈증과 괴저가 오고, 온갖 끔찍한 합병증이 생겼다. 그쯤 되면 절단 수술로 끝나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것이었다.


섬에는 월남 마을을 완벽하게 재현해 놓은 모형 마을이 두 곳 있었다. 하나는 닭과 돼지들이 돌아다니는 '예쁘장하게' 꾸며진 마을이었고, 다른 하나는 사격 훈련용 마을이었다. 서로 구역 양쪽 끝에 떨어져 있었다. 나는 깔끔하고 예쁜 마을 거닐며, 왜 이렇게 가축들이 많이 돌아다니는지 의문이 들었다. 몽타냐드들이 이를 발견하는 순간 이 닭과 돼지, 그리고 오리들은 식탁에 오르게 될 것이었다. 가축들이 어떻게 몽타냐드들의 눈을 피했는지 생각하던 찰나, '육감'이 발동했다. 나는 몸을 낮추고 누가 나를 지켜보는지 살폈다. 수풀 속을 살피자, 우리 팀 몽타냐드 두 명과 카스티요 팀의 두 명이 20m도 안 되는 거리에서 나를 보며 씨익 웃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가 일어서자 그들이 수풀 밖으로 나왔다. 그들은 이미 솥에 넣기 좋게 닭 한 마리와 오리 세 마리를 묶어둔 상태였다. 보프와 싸웅이 나를 보며 씩 웃더니 내 팔을 두드렸다.


"음... 쭝시, 넘버 1," 그들은 배를 문지르며 닭과 오리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더니 보프가 훈계 섞인 한마디를 덧붙였다. "쭝시, 멍때리고 있었다. 우리 못 봤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멍하니 있던 것이 무슨 천인공노할 실수라도 되는 양 나를 쳐다보았다. 그래, 숲의 주민 녀석아, 네 말이 맞다. 잠시 딴생각을 하고 있었지. 항상 후방을 조심해야 했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누군가 불쑥 나타나 기습을 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은 베트콩들이 여전히 배회하는 곳이었다. 우리는 월맹군과 싸우는 데 너무 익숙해져서, 월남 전역에서 베트콩이 여전히 활동 중이라는 사실을 잊곤 했다. 정말이지, 낮에는 미용사나 할 법한 풋내기 자식한테 당하는 것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나는 몽타냐드들이 닭 몇 마리와 통통한 새끼 돼지 한 마리를 더 잡는 걸 지켜보았다. 그들은 '이래도 괜찮냐'고 묻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그저 어깨를 으쓱했다. 뭐, COC 놈들이 자기 가축을 지키고 싶었다면 애초에 함께 데리고 갔어야 했다. 하긴 여자 친구들과 5일 동안 놀 생각에 다들 배로 달려가느라 바빴을 텐데, 가축 따위가 눈에 들어 올 리는 없었다.


우리는 이런저런 식량들을 주워 모으며 캠프로 천천히 걸어갔다. 다른 채집조들도 속속 복귀하고 있었다. 한쪽에서 거대한 모닥불이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먼저 피웠던 불에서 나온 숯들은 근처 구덩이로 옮겨지고 있었다. 손질을 마친 온갖 야생 동물과 가축들이 바나나잎에 싸여 숯 더미 사이에 놓였다. 제법 큰 돼지 한 마리는 꼬챙이에 끼워져 숯불 위로 올려졌다. 냄새가 기가 막혔다. 마치 하와이 잔치 같았다. 이 자리에 휠러가 없는 것이 아쉬웠다. 그가 있었다면 옷을 다 벗어 던지고 몸에 그림을 그린 뒤, 하와이안 소리를 내며 돌아다니다가 돼지 한두 마리의 머리통을 박살 냈을 것이다. 또한 메인스를 캡틴 쿡처럼 분장시키고 빅 카후나와 만나는 역사 재현극을 시키는 것도 꽤 재미있었을 것이다. 아, 아니다. 메인스 대위는 분명 속임수를 쓸 것이고, 결국 두 사람 모두 화가 나게 될 것이었다. 안 그래도 이곳에는 숨을 곳이 충분하지 않았다.


우리가 캠프에 거의 다다랐을 때, 나는 해변 쪽에서 맥과 쿡을 발견하고는 일행에서 빠져나와 그들 쪽으로 향했다. 가보니 그들은 토니, 헤이건, 버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버그는 매우 느긋한 대원으로, 내 원제로 스쿨 동기였다. '페스투스'라는 별명의 헤이건 역시 믿음직한 대원이었다. 그리고 토니... 토니는 나와 화기 훈련을 함께 받은 사이였다. 우리가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는 의문일 정도다. 그의 별명은 언제나 '패스트 에디'였다. 우리가 돈도 없고 한창 화기 훈련을 받던 시절, '네일'이라는 중사가 치즈처럼 생긴 4.2인치 박격포 추진 장약을 조금 씹어 먹으면 환각 증세를 느낄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술을 구할 수 없던 A팀 캠프에서 그렇게들 했다고 한다.


당시 우리는 두 가지 이유로 병신 취급을 받아도 할 말이 없었다. 첫 번째는 아칸소 출신인 네일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는 것이었다. 아칸소는 조지아에서 체로키족의 공격을 피해 서쪽 산속으로 도망쳐 온 남매 6명이 일궈낸 곳이었다. 오빠 한 명과 누이 다섯 명, 그들이 그곳의 백인 인구의 시작이었다. 개척 시대 당시에는 총만 잘 쏘면 눈이 하나뿐이거나 기형인 아이가 태어나도 별로 상관없던 모양이었다. 덕분에 오늘날 아칸소는 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기에 가장 안전한 곳이 됐다. 다들 같은 DNA를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두 번째 멍청한 짓은 토니가 가져온 그 '치즈'를 실제로 먹어본 것이었다.


토니와 나는 52호 장약이나 그와 비슷한 장약을 가져와 조금씩 베어 물었다. 확실히 효과는 있었다. 우리는 곧 3만 피트 상공을 날아다니는 듯한 기분을 느꼈고, 루트 비어로 그걸 씻어 내렸다. 다만 네일 중사가 빼먹은 사소한 사항 하나가 있었다. 그 효과는 니트로글리세린에서 비롯되는 것이었고, 약효가 떨어지면 팽창했던 모세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마치 거인이 고환을 밟는 것 같은 편두통이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결국 우리는 척수막염에 걸린 것으로 의심되어 워맥 육군 병원으로 이송되어야 했다. 아, 패스트 에디, 내 친구이자 화학을 통해 더 나은 삶을 발견한 동료 실험가였다.


우리는 내일 계획을 세웠다. 다음 날부터는 RT 하부와 다른 한 팀이 하나의 통합 제대로 활동할 것이었다. 나머지 두 팀도 같은 방식으로 움직일 것이었다. 메인스 대위가 내일 아침 회의를 계획해 두긴 했지만, 오늘 밤만큼은 그냥 느긋하게 쉬기로 했다.


한 시간 뒤, 우리는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불룩하게 튀어나왔다. 몽타냐드들은 끊임없이 갓 구워낸 별미들을 가져다주었다. 그들은 현지 조달과 만찬 준비에 있어서는 천재적이었다. 그냥 내버려두면 30분 만에 주변의 영양가 있는 것들을 모두 수집해 오고, 기회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먹어댔다. 녀석들은 완벽한 수렵 채집인들이었다.


새벽이 밝았고, 나는 몽타냐드들이 만들어준 막사에서 깨어났다. 장대로 뼈대를 세우고 야자잎으로 지붕을 얹었으며, 쪼갠 대나무로 잠자리를 만든 구조였다. 지면에서 약 24인치 정도 떨어져 있어서 자는 도중에 불쾌한 벌레들이 기어들어 오는 것을 막아줬다. 게다가 바닥 위에 몽타냐드들이 만든 풀 매트가 깔려 있어서 제법 푹신했다. 따뜻하고 건조하며 아늑했다.


사실 나는 아기처럼 푹 잤다. 침낭 속에 몸을 묻고 밤을 보냈다. 밤새도록 교대로 불침번을 섰고, 매 교대 시간마다 미군 대원 두 명은 깨어 있었다. 내 차례는 2400시 무렵이었다. 나는 일어나서 우리 쪽 구역을 돌아다니며 깨어 있어야 할 대원들이 모두 깨어 있는지 확인했다. 몽타냐드 몇 명은 남은 돼지고기를 뜯고 있었다. 석기 시대의 야참만큼 좋은 것은 없는 법이었다. 총과 현대 장비만 제외하면 천 년 전의 사냥꾼들의 모습과 다를 게 없었다.


나를 깨운 것은 돼지고기 냄새였다. 나는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며 뻐근한 몸을 풀었다. 몽타냐드들은 이미 일어나 불 주변에 있었고, 쿡과 맥도 일어나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즉시 바나나잎에 싸인 밥과 과일,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돼지 껍질 튀김 같은 것이 건네졌다. 인생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아마 아니라고 본다. 나는 그들 옆에 쪼그려 앉았고, 맥은 오늘 할 훈련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약 한 시간 뒤 캠프 전체가 북적거리기 시작했고, 모두가 하루 종일 이어질 훈련을 위해 이동 준비를 마쳤다. 계획은 정오에 어디서든 멈춰서 휴식을 취한 뒤, 이곳으로 돌아와 마지막 밤을 보내고, 섬 반대편으로 이동하여 레이드 훈련을 하는 것이었다. 그때 메인스가 주변을 성큼성큼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그는 다른 그룹과 그들의 생포팀과 함께 움직일 예정이었다. 그는 내일이나 되어야 우리와 합류할 것이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부대들은 서로 동일한 구성을 갖췄으며, 한쪽이 투입 중에 전멸하더라도 다른 쪽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이 전쟁이었다. 우리는 준비를 마치고 개별 대형으로 이동했고, 각 팀은 약 1.5km 떨어진 집결 지점으로 향했다. 거기서 합류하여 합동 제대로서 소대 규모 작전을 수행하고 하루 종일 사격 및 돌격 전술을 연습할 것이었다. 잠시 후 수풀이 우리 주위를 에워쌌고, 우리는 대형 전환 및 이동 경로를 조정하는 연습을 했다. 정해진 체크포인트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도착하기 위함이었다. 한 팀이 다른 팀보다 먼저 도착해 경계 태세를 갖춤으로써 정글 속에서 서로 갑작스럽게 맞닥뜨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했다. 한 팀이 '레드, 블루, 그린, 옐로우'라는 암호로 방향을 알려주면 다른 팀이 그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식이었다. 정확한 방위는 10도 단위의 숫자로 이루어졌다. 예를 들어 북쪽이 '블루', 동쪽이 '옐로우'이고 팀이 60도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면, '블루 60'라고 보고하는 식이었다. 그러면 다른 팀은 자신들의 남서쪽에서 팀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외의 방향에서 들리는 소음이나 움직임은 적일 수밖에 없었다.


꽤 단순한 암호 체계였으며, 주기적으로 색상을 시계 방향으로 돌려가며 바꿀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적들이 이 암호를 파악해 매복을 하거나 우리의 경로를 알아내는 것을 방지할 수 있었다. 우리는 지형을 번갈아 가며 이동했다. 한 구간이 비교적 수월했다면, 다음 구간은 산양들이나 다닐 법한 험준한 지형을 이동하는 식이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지는 순간이었다. 이중 또는 삼중 캐노피라고 해서 시원한 그늘이 있는 건 아니었다. 어둡긴 했지만, 마치 찜질방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개울을 만날 때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크라바트를 사용하여 몸을 닦아내는 게 최고의 위안이었다. 끈적거리는 느낌이 가시는 건 몇 분뿐이었지만, 그 순간만큼은 정말 좋았다. 우리는 팀 간 무전 통신 상태도 점검했다. 팀 사이에 능선이 가로막고 있는 상황에서 짧은 안테나로 신호가 얼마나 잘 잡히는지 확인하려는 것이었다. 실제 임무에서는 코비가 중계기 역할을 하겠지만, 통신 거리 문제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도 나쁠 것은 없었다.


우리는 약 1400시까지 훈련을 계속한 뒤 합류했다. 울창한 덤불이 비교적 적은 지역에서 작은 폭포를 발견했고, 다른 팀이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오후 훈련은 여기서 250m 정도 더 떨어진 탁 트인 사바나 지대에서 진행될 것이었다. 이곳은 꽤 좋은 장소였기에 우리는 일단 여기서 머물기로 했다. 믿기지 않게도, 북쪽으로 흐르는 개울에서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그 방향으로 근처에 바다가 있거나, 아니면 지형이 낮아지면서 개울과 식생이 만든 터널을 통해 공기가 밀려 올라오는 모양이었다. 다른 팀이 합류하자, 우리는 경계선을 넓히고 정찰조 몇 명을 보내 시야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살폈다. 가시거리는 약 75m로, 우리가 지나온 온 곳들에 비하면 상당히 트여 있었다. 우리는 식사를 하고 다음 두 시간 동안 이어질 훈련을 준비했다. 약 250m x 150m 크기의 꽤 넓은 공터 북쪽 끝에 있는 작은 수림을 향해 소대 규모의 돌격을 수행할 것이었다. M-60, 박격포, 로켓으로 나무들을 향해 사격을 퍼붓는 동안 팀들이 횡대로 돌격할 것이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우리는 대열 상태를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었다. 우리는 수목선에서 출발하여 약 80m의 개활지를 가로지를 것이었다. 그리고 지원 제대는 공터의 긴 축을 따라 우리 우측 후방에 배치될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사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사격지휘반이 따로 없었기에, 모든 계산은 오로지 머릿속으로 이루어져야 했다.


훈련을 잘 진행되었지만, 감을 잡는 데 몇 번의 시도가 필요했다. 우리 박격포는 포 다리 없이 손으로 들고 쏘거나 방향을 잡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이른바 '켄터키식 조준'으로 쏴야 했지만 그래도 꽤 정확했다. 우리는 계산을 단순하게 하기 위해 박격포와 관측을 맡은 대원들 사이의 각도가 90도를 넘지 않도록, 즉 대원들이 표적에 대해 거의 수직 방향에 있도록 했다. 연못에 돌을 던지는 상황을 생각해 보라. 당신의 형제가 연못 동쪽에 서 있고, 당신은 남쪽 끝에서 연못 중앙에 떠 있는 깡통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다. 그리고 돌을 던졌는데 돌은 깡통을 3피트 넘겨서 떨어졌다고 치자. 연못 동쪽에 서 있는 형제의 눈에는 돌이 깡통의 오른쪽에 떨어진 것처럼 보였을 것이고, 당신이 조정할 수 있도록 "왼쪽으로 3피트"라고 외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돌을 던지는 당신 입장에서는 '좌우 조정'이 아니라 '거리를 3피트 줄여서' 던져야 한다. 꽤 간단한 원리다. 하지만 군대는 이 '깡통'에서부터 '돌이 날아가는 궤적'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새로운 이름을 붙여서 일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훈련은 잘 진행되었다. 털 달린 짐승이나 깃털 달린 새란 새들은 모조리 쫓아버렸고, 나무 군락에 세워둔 실루엣 표적들은 완전히 박살 내버렸다. 몇 가지 문제점도 발견됐지만 즉시 수정했다. 기본적으로 이번 과정은 실전을 위한 리허설이자, 굉음과 코다이트 냄새가 가득한 즐거운 하루였다. 열두 살 때 하던 돌싸움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우리는 이제 하나의 그룹으로 뭉쳐 복귀하면서, '교대 전진' 훈련을 시도했다. 이는 수풀이 우거진 곳에서는 수행하기 어렵지만, 지형이 트인 곳에서는 꽤 효과적이었다. 전투 기동에서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것은 본대 앞에 측면 경계조와 척후조를 배치하는 것이었다. 이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면, 적을 먼저 찾아내 대응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우리는 소규모이기 때문에 밀집될 일이 없었지만, 부대 규모가 클수록 병사들이 서로 뭉치려는 경향이 있었다. 옆 사람과 가까이 있는 게 심리적으로 위안을 주니까 말이다. '나 말고 옆에 있는 사람이 당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적들이 모두를 한꺼번에 잡을 가능성이 더 높았다. 훈련 때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 있었다. "수류탄 하나면 너희 다 죽는다! 흩어져라." 표적이 분산될수록 맞히기는 더 어려운 법이었다.


우리는 원을 그리듯 크게 돌아서 이동하여 1700시경에 해변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이곳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 내일부터는 내륙으로 이동하여 다음 3일 동안 훈련과 예행연습을 할 것이었다. 오늘 밤도 어제와 같았다. 편히 쉬면서 전술과 방식에 대해 논의했고, 각자 관찰한 바를 이야기하며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들을 검토하며 해결책을 모색했다. 


어둠이 내린 후, 카스티요가 모닥불 빛 속으로 걸어 들어왔다. 그는 야자수잎으로 몸을 감싸고 목에는 조개껍데기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그는 직접 만든 창을 들고 불 주위를 돌며 춤을 추기 시작했는데, 마치 티키 라운지에서의 끔찍한 밤을 보낸 체 게바라처럼 보였다. 결국 누군가가 그의 장난질에 질려 그를 불 쪽으로 밀쳐버렸다. 카스티요의 훌라 의상에 불이 붙었고, 그는 격추된 비행기처럼 불타오르며 파도 쪽으로 달려갔다.


다음 3일도 비슷했지만, 이번에는 항상 실전 태세를 유지했다. 이동하고, 공중 지원을 요청하고, 다시 이동하기를 반복했다. 메인스 대위가 우리가 잘 기름칠 된 기계처럼 움직인다고 만족할 때까지 이 과정은 계속되었다. 마지막 모의 강습 때는 베트콩 마을 모형을 폭격, 총, 박격포, 로켓으로 완전히 박살 내어 불타는 잔해 더미로 만들었다. 마치 반달리즘처럼 느껴졌기에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수색을 통해 숨겨진 모든 벙커를 찾아낸 뒤, 반대편 집결지에서 집결했다.


메인스는 우리에게 팀별로 흩어져 섬 북단으로 이동해 해변에서 철수를 기다리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동은 힘들었다. 정해진 시간까지 철수 지점에 도착해야 했기 때문에 평소 작전 때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여야 했다. 3일 동안 실전 상태를 유지했던 터라 우리는 공습 유도와 강습 때를 제외하고는 내내 속삭임 이상의 소리를 내지 않았다. 해변에 가까워지자, 갑자기 파열음이 들렸다. 파열음은 총탄이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소리였다. 소리가 크고 날카로울수록 내 몸에 가깝게 날아들었다는 뜻이었다.


맥, 쿡, 나는 파도에 의해 생긴 모래턱까지 기어 올라가 작은 만을 살폈다. 만에는 흰색과 아쿠아색이 섞인 크리스-크래프트 보트 한 대가 떠 있었다. 해안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백인 4명이 타고 있었다. 남자 둘에 여자 둘이었다. 남자들은 보나 마나 간호사들과 데이트하러 온 장교들이었다. 아마 어디 휴양소 같은 데서 보트 놀이와 와인, 섹스를 즐기러 이 외딴섬까지 온 모양이었다. 여자 중 한 명이 M-16을 들고 있었다. 놈들은 여자들에게 해변과 수풀을 향해 총을 난사하는 느낌을 경험하게 해줌으로써 자신들의 남성미를 과시하고 있었다. 만약 이 모래턱이 없었다면 누군가가 맞았을지도 몰랐다. 우리가 엎드려 있는 동안, 메인스 대위가 무전기로 누가 총을 쏘고 있냐며 물었다. 맥이 상황을 보고했고, 우리 근처 해변에 있던 카스티요도 보고를 보냈다. 메인스는 현 위치에서 대기하라고 지시했고, 레드 20, 즉 우리 바로 뒤쪽 방향에서 오겠다고 했다. 약 5분 뒤 그는 다른 팀 하나와 함께 도착했다. 그는 상황을 훑어보더니 "멍청한 새끼들," "병신 같은 새끼들"과 같은 평소와 같은 언행을 내뱉으며 모두에게 "머리 숙이고 있으라"고 주의를 주었다. 그러고는 무전으로 마지막 팀에게 조심해서 오라고 전했다. 그들은 약 20분 거리에 있었고, 우리를 데리러 올 LST가 오기까지는 약 한 시간 정도 남은 상태였다.


이제 메인스는 보트에서 들려오는 총성 및 파열음과 여자들의 낄낄거림, 남자들의 외침에 단단히 화가 났다. 우리 같은 놈들과 함께 해변에 갇혀 있는 것만으로도 짜증 나는데, 저 보트와 여자들한테 갈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 더욱 화가 난 모양이었다. 만약 저 보트에서 '타잔과 제인' 놀이를 하는 게 메인스 본인이었다면 전혀 짜증 내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우리 중 한 명에게 일어나서 여자들이 쏠 표적이 되어주라고 하고는, 좋은 훈련이었다며 희생을 정당화했을 것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그때 그의 네모난 머리통 속으로 온갖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는 게 보였다. 그는 씩 웃더니 맥에게 "무전기 좀 내놔봐"라고 말했다. 그는 무전기를 만지작거리더니 LST에게 우리 위치를 전하고, 잠시 후 '사격 훈련'이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고는 미군 대원들을 모두 모아 M-79, 기관총 등 원하는 건 뭐든 챙기라고 지시했다. 몽타냐드에게는 구경만 하고 쏘지 말라고 일러두었다. 그 후 우리는 보트 바로 정면, 저 바보들이 총을 쏴대던 곳에서 오른쪽으로 약 25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일렬로 늘어섰다. 메인스는 자신이 "발사"라고 말하면 작은 보트 주변으로 사격을 퍼부으라고 했다. 보트를 맞히지는 말고, 중화기들은 보트에서 75m 이상 떨어진 곳을 쏘도록 하되 바다를 완전히 휘저어버리라고 지시했다. 이거 정말 재미있을 것 같았다.


세 명의 악동들은 보트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여자 두 명은 상의를 벗고 가슴을 드러낸 채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남자 중 한 명이 일어나더니 20발들이 탄창을 끼우고는 마치 자기가 존 웨인이라도 된 양 포즈를 취하더니, 해변으로 연사로 총을 갈겨댔다.


메인스는 그가 마지막 탄을 다 쏟아부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외쳤다. "발사!" 우리는 CAR-15, M-60 두 정, M-79 두 정으로 일제히 사격을 가했다. 마치 1개 대대가 사격하는 듯한 굉음이 울려 퍼졌다. 보트의 앞뒤에서 하얀 물기둥이 솟구쳤다. 그리고 M-79 유탄은 보트 주변을 에워싸며 위협적인 폭발을 일으켰다. 파편 걱정은 없었지만, '관광객'들의 반응은 예상대로 혼란 그 자체였다. 우리가 사격을 개시하자마자 서 있던 한 놈은 문자 그대로 M-16을 바다에 빠뜨려버리고 보트 바닥으로 처박혔다. 모두 비명을 질러댔다. 여자들은 히스테리 상태였고, 한 명은 빨리 모터 시동을 걸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다른 한 명이 소리쳤다. "좆까, 난 안 일어날 거야!" 누군가가 손을 위로 뻗어 모터를 돌리는 모습이 보였지만,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이어서 "씨발, 총 어디 갔어!" 하는 외침과 함께 총을 찾는 난리가 벌어졌다. 여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울어대는 통에 소리가 거의 들리지도 않았다. 마침내 모터에 시동이 걸렸고, 작은 보트는 거의 전복될 지경으로 바다로 급선회하며 빠져나갔다. 최고 속도로 질주하자 보트가 파도 위를 튀어 올랐고, 보트가 수면에 부딪힐 때마다 사람들의 몸이 순간적으로 튀어 올랐다가 다시 시야에서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보트가 약 1/4마일 정도 멀어졌을 때, 누군가 일어나서 보트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간호사 중 한 명이었다. 그녀는 상의를 걸치지도 않은 채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가끔씩 뒤를 돌아보며 안전한 곳으로 향했다. 


그녀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고, 그 점에는 우리 모두 동의했다. 보트가 1마일 정도 멀어지고 나서야 남자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쌍안경으로 그들을 지켜보며 다른 대원들에게 상황을 중계해 주었다. 그녀는 남자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한 남자가 뭔가를 강조하려는 듯 손을 뻗자 그녀는 남자가 시야에서 사라질 정도로 세게 뺨을 때렸다.


우리는 너무 웃어서 딸꾹질이 나올 지경이었고 눈앞이 흐릿해졌다. 그때 카스티요가 메인스 대위를 보며 말했다. "거, 장교들이 하는 게 다 그렇죠. 만약 부사관이 이 상황을 지휘했다면, 그 멍청이가 총을 빠뜨리는 걸 보자마자 정글로 향하고서는 총을 마구 쏘아대며 어서 도망치라고 소리쳤을 겁니다. 적들을 막아내는 척을 했을 거란 말이죠." 카스티요는 메인스 대위의 반응을 살피더니 음흉하게 웃으며 덧붙였다. "아마 훈장도 받고 여자들 속옷까지 챙겼겠죠."


메인스는 마치 신발 밑창에 묻은 오물을 보듯 카스티요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서 생각이 돌아가는 게 눈에 보였다. 분명 그는 오늘 밤 그 간호사들을 찾아가서, 베트콩 해군특공대 섬의 만으로 들어온 보트에 타고 있던 이름 모를 미국인 여인들을 구하기 위해 적 공병 연대 전체를 혼자서 막아냈다는 이야기를 늘어놓을 게 뻔했다. 대화 내용이 상상이 갔다. 감격한 그녀들에게 "아, 별말씀을요. 무사히 도망치신 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같은 태도를 취할 것이다. 이어서 "제 대원들을 반이나 잃었습니다. 그리고 물속까지 쫓아온 제일 큰 놈을 죽여야 했죠. 중국인 같았는데 키가 7피트는 족히 됐습니다. 백인 여자를 겁탈할 생각에 미쳐 있던 놈이라 목을 물어뜯어야 했죠."라고 덧붙일 것이고 말이다.


뭐, 한 가지는 확실했다. 보트에 있던 두 녀석들은 이제 여자들 특유의 지독한 경멸 외에는 아무것도 누리지 못할 것이었다. 놈들은 이제 영원히 데이트 목록에서 영구 제명이었다. 여자들의 정보망을 생각하면 이름을 바꾸는 게 좋을 것이었다. 아니면 바다에 여자들을 던져버리고 상어가 그들을 처리해 주기를 바라는 게 나을지도 몰랐다.


카스티요는 메인스 대위가 오늘 밤 무용담의 소품으로 바다에 빠진 그 M-16이 필요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전에 얼른 자리를 떴다. 카스티요는 스쿠버 훈련을 이수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리의 경애하는 지휘관께 이 아이디어를 말할까 생각했지만, 눈치 빠른 카스티요가 내 마음을 읽었는지 저 암초에 깊은 조수 웅덩이가 많이 있으며, M-16은 아마 그 깊은 웅덩이 속에 가라앉았을 거라고 설명했다. 보트가 있던 자리에 짙고 푸른 지점들이 보였는데, 그의 말에 따르면 그것들은 지구 밑바닥까지 이어지는 깊은 구멍들이었다. 그는 계속해서 메인스에게 이러한 구멍들에는 상어와 온갖 종류의 괴물들이 득실거린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마치 네모 선장이 금방이라도 나타날 것 같았다. 하지만 메인스 대위의 체형을 보면 왜 카스티요가 '*씨 헌트'를 재현하는 것이 적절한지 알 수 있었다. 메인스는 수중 작전을 하기에는 너무 퉁퉁하고 밀도가 높았다. 그에게는 부력이란 게 작용하지 않았다. 그가 스쿠버 훈련을 이수했을 리는 만무했고, 설령 갔더라도 싫어했을 것이다. 폐에 물이 가득 찬 상태로는 누군가를 위협하기는 어려우니까 말이다.


*50년대 후반에 방영한 스쿠버 해양 탐사 시리즈


LST가 육중하게 섬을 돌며 나타났고, 해안에서 약 150m 떨어진 곳에 정박하여 램프를 내렸다. 우리는 물을 가르며 LST로 향했다. 암초는 발목 높이에서 허리 높이까지 깊이가 제각각이었다. 팀의 몽타냐드들은 처음엔 내 곁에 딱 붙어 있더니, 물이 깊어지자 키가 큰 쿡에게 매달리는 게 낫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쿡은 뒤에 물결을 일으키며 묵묵히 나아갔고, 브루족들은 불개미처럼 쿡에게 달라붙었다. 카스티요의 궤변들이 맞긴 했는지 이곳에는 실제로 곳곳에 깊은 웅덩이들이 있었다. 웅덩이 하나를 지나다 보니 약 20피트 아래에 그루퍼 한 마리가 있는 것이 보였다. 무릎 높이의 물속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바닥까지 35피트는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바닥에는 가시 돋친 작은 바다 생물들과 이빨이 촘촘한 약 6피트 길이의 은빛깔의 물고기가 보였다. 모든 장비들을 짊어지고 이동하느라 속도가 더뎠다.


가까이 다가가니 LST 승조원들이 섬 반대편에서 우리 두돈반 두 대를 미리 회수해 놓은 게 보였다. 우리는 서로를 도와가며 LST의 램프 위로 올라갔고, 곧 모두가 승선했다. 마치 남태평양 전역을 다룬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적의 사격을 받는 상황에서 이런 짓을 해야 했다면 정말 끔찍했을 것이다. 당시에 상륙 작전을 했던 해병들은 정말 대단한 배짱을 가졌음이 틀림없었다. 2차 대전 당시에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을지 아주 조금은 실감이 났다.


모두 승선하자 LST는 램프를 올리고 후진하여 나트랑을 향해 기수를 돌렸다. 돌아가는 길은 올 때와 비슷했지만 파도가 조금 더 거셌다. 승조원 중 한 명이 다가와 "소식 들었어?"라고 물었다. 그는 완전히 흥분하고 있었다.


"무슨 소식?"


"여기서 남자 몇 명이랑 간호사들이 베트콩 수백 명한테 공격을 당했대!" 그는 마치 자신이 그 현장에 있었던 것 마냥 숨 가쁘게 우리에게 그 소식을 전해주었다.


"진짜냐? 바로 여기서?" 카스티요가 물었다.


"응. 간신히 살아남았다더라고" 그 수병이 대답했다.


"이 섬 확실해?" 다른 누군가가 물었지만, 그는 확답을 못 했다.


잠시 후 밝혀진 사실은, 우리의 '사격 훈련' 때문에 우리가 물을 헤치고 배까지 걸어가야 했다는 것이었다. 잘하는 짓이다, 메인스 대위. 수병의 말에 따르면 그 멍청이들이 도망치고 처음 마주친 배가 이 LST였다고 한다. 그들은 LST를 멈춰 세우고 공포에 질린 채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수병들이 본부에 그 정보를 전달하자마자 그 바보들은 떠나버렸다. 그리고 수병 녀석들은 자기들이 태울 병력들이 바로 그 섬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는 소총 사거리 밖에 배를 정박시키기로 결정한 모양이었다. 수병들이 소화기 사격에 얼마나 예민한지 생각하면, 더 먼 곳에 배를 정박시키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였다. 분명 베트콩에 대한 교범도 없어서 총탄이 150m까지만 날아간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트랑까지 헤엄쳐서 돌아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나는 그 간호사들과 함께 있던 놈들이 헌병들이었기를 바랐다.


돌아오던 중에 날씨가 험악해지기 시작했고, 나트랑에 도착했을 때쯤에는 몽타냐드들은 물론 우리 중 몇몇도 뱃멀미를 했다. 우리가 탄 이 배는 바닥이 둥근 쓰레기 운반선처럼 요동쳤다. 승조원들은 우리를 싫어했는데, 몽타냐드들이 사방에 토를 해댔기 때문이었다. 정말 장관을 이루는 '분수 쇼' 사례들이 속출했다. 차량 위, 차량 안, 갑판, 뭔지는 모르겠지만 심지어 스커퍼(scupper)라는 곳에도 토해댔다. 그 와중에 배 밖으로 토하는 녀석은 아무도 없었다. 마침내 부두에 도착했을 때는 나도 속이 메스꺼워졌다. 우리는 배에서 호스를 끌어와 오물들을 씻어냈다. 장비들의 하선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육지에 다시 적응할 시간을 잠시 가졌다. 메인스는 지프에 올라타며 "가자, 얘들아" 같은 신호를 보냈고, 우리는 SFOB를 향해 출발했다.


기지에 도착한 우리들은 모두 각자 배정된 숙소로 돌아갔다. 이번에는 딱 하나 작은 문제가 있었는데, 몽타냐드들이 다른 미군 대원들로부터 떨어진, 이전에 월남인 세탁공들이 쓰던 숙소에 배정된 것이었다. 시설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하필이면 닭장과 오리 우리 바로 옆이었다. 우리는 몽타냐드들을 숙소로 안내해 준 다음 서로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제 곧 가금류 왕국에 곧 밤손님이 찾아들게 될 것이었다. 이 야만인들을 고결한 미국인 숙소 근처에 두느니 월남인 막사에 처넣기로 결정한 그 '천재' 녀석은 조만간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었다.


우리는 막사로 터덜터덜 돌아와 내일 늦은 오후, 어쩌면 모레까지도 여기서 나가지 못할 거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우리는 이 소식에 완전히 낙담했다. 물론 여기 참모진들만큼은 아닐 것이었다. 아마 놈들은 우리를 데려갈 수단을 뭐든 부르고 싶어 안달이 났을 것이다. 설령 그게 하노이 인근의 SAM 기지를 타격하는 임무를 맡은 B-52일지라도 말이다. 놈들에게는 그러한 폭격 임무보다도 자신들의 작고 안전한 세상에서 우리를 쫓아내는 게 더 급선무일 것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들은 우리와 함께 갇히게 됐다. 힘내라, 피할 수 없으면 즐겨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옷을 벗어 던지고 총기 손질을 시작했다. 1단계는 당연히 샤워였다. 몸과 총을 씻고 헹군 뒤, 수건과 로인클로스를 둘렀고, 그러고는 2단계를 시작했다. 파우치에서 모든 장비를 꺼내고, '스타 앤 스트라이프' 신문을 하나 챙긴다. 탄창에서 모든 탄약을 비우고 총기를 분해한다. 티셔츠를 하나 구하고, 마땅한 것이 없으면 다른 사람의 것이라도 찾는다. WD-40을 꺼내 모든 곳에 뿌려준다. 약실과 피드 램프, 탄창 삽입구, 가스 포트, 가스 블록 등 탄매가 쌓일 수 있는 부분들은 칫솔로 문지른다. 총기 손질용 칫솔을 잃어버렸다면, 반짝이는 치아와 탄매 제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당연히 탄매 제거가 우선이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이 탄매 제거를 위해 디젤 연료가 담긴 작은 튜브를 가지고 다녔다. 육군에서는 총기 손질에 디젤을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지만, 탄매를 제거하는 데는 이게 최고였다. 그리고 티셔츠를 조각조각 잘라 일부는 청소용으로, 일부는 나중에 기름칠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금속 부품이 다 깨끗해지면 WD-40을 다시 뿌리고 기름걸레로 닦아낸다. 대부분 잘 모르지만, 총은 자체적으로 기름을 흡수한다. 풋내기들은 기름칠 한 번 해놓고는 그 총이 완벽한 살인 병기가 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곤 하지만, 그 총은 24시간도 채 되지 않아 녹으로 뒤덮이게 될 것이다.


우리가 총기 손질을 하던 중, 웬 멍청이 참모 한 명이 달려와 우리 '야만인'들이 수영장에서 빨래를 하며 수영장을 더럽히고 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창밖을 내다보니 정말로 몽타냐드들이 수영장 옆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 정확히는 작은 어린이용 수영장에서 빨래를 하고 있었다. 본부에서 온 건장한 녀석들 몇 명이 몽타냐드들이 메인 수영장에 들어오지 못하게 몸으로 막고 있었다. 월남인 통역병이 몽타냐드들에게 뭐라 얘기하고 있었지만, 몽타냐드들은 그를 마치 잘 익은 시체를 노려보는 시궁쥐 떼처럼 쳐다보았다. 우리는 상황이 더 험악해지기 전에 달려가서 몽타냐드들을 데리고 나왔고, 그들에게 새로운 빨래터를 찾아주었다. 돌아와 보니 젖은 전투복 더미가 사라져 있었는데, 오늘 저녁까지는 세탁해서 돌려주겠다는 말을 들었다. 다행히 섬에 가기 전에 세탁을 맡겨두었던 옷들이 있었는데, 과연 기름칠 잘 된 후방 부대 아니랄까 봐, 우리가 맡겼던 옷들은 깨끗하게 세탁되어 풀을 먹이고 다림질까지 된 상태로 놓여 있었다.


우리는 두 시간 동안 햇볕에 말린 STABO 리그와 하네스를 챙겨 들고 샤워를 하러 갔다. 모든 탄약들을 새로 채워 넣고, 테이핑이 필요한 곳에 테이프를 감은 다음 뒤, 침대 머리맡에 총과 함께 전투 장비를 쌓아두었다. 이 광경은 REMF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놈들은 보통 탄약을 막사 안에 자물쇠로 잠가두어 보관했는데, 정작 비상시에 자리에 없을 한 명이 그 열쇠를 가지고 있기 마련이었다. 게다가 우리는 수류탄을 비롯하여 온갖 끔찍한 것들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오죽하겠는가. 그들은 우리가 자리를 비울 때마다 막사에 경비를 세우기로 했다. 나쁜 생각은 아니었다. 여기 일하는 사람 중 한둘은 베트콩일 가능성이 언제나 있었다. 그렇게 앳된 얼굴의 상병 두 명이 우리 문 앞을 지키기 시작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몸을 씻고 면도를 하러 샤워실로 향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깨끗해지는 것만큼 기분 좋은 것은 없었다. 섹스도 좋지만, 한동안 체액에 절어 있던 몸이 깨끗해질 때의 기분에는 비할 바가 못 됐다. 어느 전투원에게든 물어보라. 샤워냐, 섹스냐? 열에 아홉은 샤워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지저분한 상태를 즐기거나 프랑스인은 예외겠지만 말이다.


수영장도 있겠다, 우리는 몸이나 좀 담그기로 했다. 맥주와 술병을 챙기고, 알몸으로 수영할 작정으로 수영장으로 향했다.


"잠깐, 멈춰. 표지판에 적혀 있듯이 적절한 수영복을 착용해야 한다."


"문제없어. 전투복 바지 밑단을 잘라 입고 들어가지, 뭐."


"안 돼. 기성품 수영복을 입어야 해. 잘라 만든 옷은 안 된다." 이런 시시한 논쟁이 우리와 수영장 안전 요원을 맡은 어느 중사 사이에서 오갔다. 농담이 아니다. 그게 그의 유일한 보직이었고, 심지어 세 명의 부사관들을 1, 2, 3차 보조 요원으로 거느리고 상병 두 명까지 부리고 있었다. 청소는 누가 할지 굳이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우리는 그의 잔소리에 진저리가 났다. 그가 본부에 "야만인들이 게이트 앞에 와 있다"고 보고하려던 찰나, 우리의 인내심은 바닥났고, 우리는 놈들 중 두 명을 수영장에 처넣어 버리고는 일제히 뛰어들었다. 찰리 제이는 아예 알몸으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튜브를 하나 가져오더니 그 위에 털썩 앉고는, 선글라스를 낀 채 시원한 맥주를 손에 들고 목에는 스넙 노즈 리볼버를 건 채 둥둥 떠다녔다. 그러고는 월남인 여성 4~5명이 의자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는 수영장 반대편으로 다가갔다. 분명 멍청이 참모진들의 여자 친구들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소령 하나가 나타나 수영장 옆에서 한동안 고함을 질러댔다. 그러자 헤이건과 대위 한 명이 가서 그와 잠깐 대화를 나누었다. 그동안 비키니를 입은 여인들의 남자 친구들이 달려 나와 여자들을 수영장에서 데리고 나가려 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찰리는 자기 튜브 근처에 베이비 루스 초콜릿 바를 띄워 놓고는, "어떤 씨발놈이 수영장에 똥 쌌다!"라고 소리쳤다. 수영장에 남아 있던 몇 안 되는 멍청이들은 그 즉시 물 밖으로 튀어 나갔다. 찰리는 손을 뻗어 그 초콜릿 바를 한입 베어 물고는 "괜찮아. 몽타냐드 똥이야"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오래갈 리 없었고, 우리는 곧 '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찍혔다. 장담컨대 다음에 어떤 불쌍한 녀석이 지난 6개월간 오지에 있는 캠프에서 구르다가 며칠 쉬어볼까 하고 이리로 오면, 여기 개자식들은 그 친구의 삶을 비참하게 만들려고 온갖 발악을 다 할 것이다. 놈들의 안전하고 작은 세상에 우리가 나타난 건 놈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벅찬 일이었다. 우리 숫자가 너무 많았으니까 말이다. 만약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면 이 망할 수영장을 다이너마이트로 날려버려서 놈들이 해변으로 가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러고는 해변으로 가서 상어를 불러 모으기 위해 미끼를 뿌릴 것이다. 실제로 몇 달 뒤에 원제로 스쿨 출신의 어떤 대원이 진짜 수영장을 날려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도폭선과 폭약을 썼다고 한다. 이유는 똑같았다. 수영복이 없어서였다.


한 시간쯤 지나자 고위 장교들이 메인스 대위를 데리고 나타났다. 메인스는 우리에게 어린애 같은 장난은 그만두라고 말했다. 또한 내일 아침 일찍 떠날 테니, 오늘 밤엔 다들 여기 처박혀 있으라고 통보했다. 임무가 앞당겨진 것이었다. 상관없었다. 시내에서 마시나 여기서 마시나 취할 수 있는 건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그 캄보디아 여자와 한 번 더 놀았다간 몸이 더 이상 남아나지 않게 될 것이었다.


그날 저녁 우리는 부사관 클럽에 가서 2030시, 혹은 그보다 더 늦은 시간까지 느긋하게 취기가 오르도록 술을 마셔댔다. 그러고 나서는 맥, 쿡, 카스티요와 함께 임시 막사에서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코냑을 미지근한 루트비어에 섞어 마셨다. 유행할 것 같지는 않은, 꽤나 끔찍한 맛이었다. 우리는 멍하니 음식, 여자, 친구 같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상에 젖어 들고 있었는데, 그때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분주한 움직임과 커다란 고함 소리도 들려왔다. 이에 카스티요가 문 쪽으로 걸어가 밖을 살폈다.


우리 대원 몇 명이 계단 위에 서서 영내를 둘러보던 중, 박격포탄 한 발이 옆 구역에 떨어졌다. 일제 사격도 아니고, 단 한 발이었다. 포탄은 시멘트 바닥에 떨어지며 뜨거운 파편을 사방으로 뿌려댔고, 근처에 있던 트럭 타이어들이 터졌다. 그러고는 정적이 흘렀다. 표적을 조준하기 위해 쏜 시사(試射) 포격 같지도 않았다. 아마 서쪽 논밭 어딘가에서 어떤 얼간이가 '공산주의를 위해' 한 발 쏘고는, 포신을 변소 구덩이에 처박아 숨기고 할 일 다 했다는 듯 마무리하고 돌아간 모양이었다. 그러고는 집으로 가서 아마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생선과 느억맘을 먹고, 나중엔 다른 '혁명의 영웅'들과 맥주나 마시러 갔을 것이다.


하지만 SFOB의 상황은 딴판이었다. 사람들이 사방으로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 와중에 우리는 각자 다양하게 옷을 헐벗고 있었다. 나는 로인클로스만 걸친 채 루거 권총을 차고 있었다. 포탄이 터지자마자 우리는 전등을 껐고, 어둠 속에서 계단 위쪽에 서서 다음 포탄을 기다렸다. 보통 한 발만 쏘고 바로 포격을 가하지는 않는 법이다. 포탄이 떨어진 곳은 아무것도 없는 곳이었는데, 제대로 쏘려면 조정을 해야 했고, 그러려면 최소 두 발은 더 쏴야 했다. 그동안 영내의 소란은 점점 광기로 변해갔다. 사람들이 막사에서 쏟아져 나와 제각기 지정된 구역으로 달려가느라 난장판이 되어있었다. 그러다 박격포반 하나가 '예쁘게 정비된' 박격포 진지 안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절망 섞인 비명이 들렸다. '탄약고 열쇠 가진 놈 어디에 있어?' 내 예상대로 그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누군가가 쇠 지렛대를 가져와 자물쇠를 부숴버렸다. 기지는 여전히 평상시처럼 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만약 내가 저 논밭에 있는 베트콩이었다면, 당장 조준을 조정하여 첫 포격만으로 이곳을 '도살장'으로 만들었을 것이다. 도대체 누가, 언제쯤 저 메인 발전기를 끌지 알 수 없었다. 그때 박격포반이 4.2인치 박격포를 꺼내 방렬했다.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 맥과 나는 저 박격포 진지를 둘러본 적이 있었는데, 정말 가관이었다. 모든 것을 '군대식'으로 보이게 하려는 열정 때문인지, 놈들은 포판을 지면에 시멘트로 고정해 버렸다. 보기에야 깔끔하겠지만, 첫 번째 포탄을 발사하는 순간 그 자리에 있고 싶지는 않았다. 시멘트가 산산조각이 나며, 파편이 사방에 튀게 될 테니까 말이다. 마치 진지 한가운데에 수류탄이 터진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때 누군가가 "122, 122!"라고 소리쳤다. 아마 악명 높은 122mm 로켓을 말하는 모양인데, 그건 일제 사격이 가능한 무기였다. 저 친구는 122mm 로켓이 터지는 현장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는 게 분명했다. 122mm 로켓에 비하면 방금 그 박격포탄 소리는 누군가 종이봉투 터지는 소리와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곧이어 기지 전체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로켓이다! 맙소사, 놈들이 로켓을 쏘고 있다!" 드디어 기지의 불이 꺼졌다. 전술적으로는 개선되었지만, 히스테리에 빠진 저놈들에게는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오 맙소사, 공병들이 발전기를 날려버렸다!"


우리는 어두운 형체들이 참호를 향해 달려가는 것을 계속 지켜보았다. 어떤 이들은 가다가 장비를 떨어뜨리기도 했다. 이 쫄보 멍청이들이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꼴을 보니, 여기 계속 있다간 우리까지 위험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참호에서 누군가 40mm 보포스 기관포를 쏘기 시작했다. 뭘 보고 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인상적이긴 했다. 우리는 이 불쌍한 바보들을 보며 반쯤 비웃으면서 소리쳤다. "겨우 한 발 발사됐다고, 이 사람들아!" 바로 그 순간, 한 인물이 계단을 뛰어 올라왔다.


"너희들, 몸뚱이가 방탄이라도 되는 줄 알아?" 그가 소리쳤다. "당장 벙커로 가!" 원사였다. 헬멧과 턱끈, 방편복까지 완전히 갖춰 입고 CAR-15로 무장하고 있었다. 도대체 저 후방 멍청이가 왜 CAR-15를 들고 있는 거지? 그것도 완전히 새것이었다. 우리는 고작 박격포탄 한 발에 쫄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려 했지만, 그는 합리적인 관찰은 듣지도 않고, 그저 모든 인원들이 방어선으로 가야 한다며 소리를 질러댔다. 그렇게 중요하면 그냥 진작에 그렇게 말하지 그랬냐. 우리는 단 한 발의 사격 행위가 그렇게 심각한 일인지 몰랐으니까 말이다.


저들이 저렇게 히스테리를 부린다면, 우리도 광기에 동참해 주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우리는 장비를 챙겨 들고, 있지도 않은 적들을 맞이하러 달려 나갔다. 화력 시연을 원한다고? 그건 우리 전문이었다. 우리 중 몇몇은 웹기어와 총, 군화만 걸친 알몸 상태였다. 하지만 우리는 참호로 뛰어들며 최대한 존 웨인 흉내를 냈다. 찰리 제이는 피신을 위해 참호로 달려온 두 명의 도넛 돌리들 위로 착지했다. 포격 히스테리 때문에 캠프 안의 모든 사람들이 지휘 벙커나 참호로 피신한 것 같았다. 이 연약한 두 꽃들은 겁에 질린 녀석들이 꽉 들어찬 지휘 벙커 대신, 그나마 안전해 보이는 전투 병력과 함께 있기로 한 모양이었다. 참호로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서로 합의를 보았다. 이 '전투'를 끝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치 장진호 전투에서 살아남은 중공군 무리가 저 논밭으로 몰려드는 상황인 양 사격을 퍼붓는 것이라고 말이다. 세상에, 맑은 날에는 거의 6마일밖에 있는 산기슭까지 훤히 보이는 벌판인데 말이다.


우리가 자리를 잡자마자 40mm 기관포가 다시 불을 뿜었다. 그러자 마치 신호라도 받은 듯, 우리는 모두 일어나서 논밭을 향해 사격을 퍼부었다. 옆을 보니, 찰리가 총을 갈기며 만화책에나 나올 법한 대사를 외치고 있었다.


"이 살인마 쓰레기들아, 이거나 먹어라! 놈들이 풀떼기처럼 시커멓게 몰려온다! 악! 악! 악!" 우리는 이런 식으로 각자 세 탄창 정도를 비웠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멈췄지만, 멍청이들은 계속해서 죽어라 총을 쏘아대고 있었다. 


아래쪽 참호에서 수류탄 하나가 터졌고, 우리 쪽 재치꾼 한 명이 소리쳤다. "놈들이 철조망 안까지 들어왔다!" 보포스는 여전히 2,000m 밖의 같은 지점을 향해 계속 포탄을 쏟아붓고 있었다. 나도 저 포를 하나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이전에 훔칠 수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내일 비행기에 싣기엔 너무 무거웠다. 그 후로 모든 것들이 조용해지는 데 약 30분이나 더 걸렸다. 우리가 참호 벽에 등을 기대고 잡담이나 나누던 중, 본부의 어떤 멍청이가 배트맨처럼 요란하게 참호 안으로 날아들었다.


"사격 안 하나?" 그가 소리치자, 카스티요가 우리는 이미 할당량을 다 채우고 쉬는 중이라고 대답해 주었다. 그러자 그는 참호를 따라 급하게 사라졌다. 잠시 후 원사와 중령 하나가 확성기를 들고 참호를 따라 걸어오며 모두에게 멈추라는 명령을 내렸다.


"사격 중지! 사격 중지!" 그들이 지나간 자리마다 총성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저 확성기라도 하나 챙겨야 할 것 같았다. 보포스 대신 저걸 슬쩍할까 싶었다. 그러다 문득 저건 도대체 어디에 보관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아마 어떤 소령의 침대 밑이거나, 바트톨츠 출신 녀석 중 하나가 '공식 확성기 관리관'이라도 맡고 있을 것이었다. 만약 우리가 저 확성기를 훔친다면, 놈들은 제대로 화가 난 나머지 그 관리관을 실제 전장에 있는 A팀 캠프로 전출 보내버릴지도 몰랐다.


전쟁이 끝난 모양인지 곧 사상자를 확인하라는 외침이 들렸다.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하자 우리는 한두 명씩 막사로 돌아갔다. 나머지 불쌍한 녀석들은 누군가가 상황 종료를 알릴 때까지 두 시간은 더 남아 있어야 했다. 발전기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했고, 우리는 다시 계단 위에 서서 맥주를 마시며 상황이 마무리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때 기지 조명이 끝나는 논밭 경계 지점에서 부상당한 물소 한 마리가 보였다. 아주 선명하게 말이다. 아무래도 30분 전의 광란의 사격 중에 길을 잘못 든 모양이었다. 한편 본부의 멍청이들은 저것이 물소인지, 아니면 물소 가죽을 뒤집어쓰고 다가오는 교활한 월맹군인지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그들 전투 순찰대까지 편성했다. 약 20명의 대원들이 쌀 생산에 필수적인 인분이 가득한 논밭으로 뛰어들었고, 물소로부터 약 50m 떨어진 지점에 도달하자 물소를 향해 일제히 사격을 퍼부었다. 결국 한 시간쯤 지나서야 그들은 돌아왔다.


대충 "베트콩 수송 자산 한 마리를 사살했습니다." 같은 보고 거리가 생긴 것이었다. 이 사건의 사후 보고를 꼭 보고 싶었지만, 이 한심한 짓거리에 충분히 동참했기에 나는 잠이나 자러 갔다. 나는 섬에서 보았던 가슴이 끝내주는 간호사 꿈을 꾸며 잠들었다. 그녀와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었다. 그녀라면 이 할리우드 퍼즐 궁전의 가짜 사나이 녀석들을 모조리 때려눕히고, 열기에 달아오른 내 이마도 식혀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정말 멋진 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