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여전히 정확한 임무가 뭔지 몰랐고, 그저 일종의 포로 확보 임무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어떤 종류의 포로인지도 몰랐다. 우리가 포로를 생포하러 가는 건지 아니면 우리 대원을 구출하러 가는 건지조차도 말이다.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비밀주의에도 익숙해지게 된다. 굳이 큰 그림을 보겠다고 머리를 싸매봤자 의미 없으니까 말이다.


나는 C-130에서 자는 것을 좋아했다. 특유의 웅웅거리는 소리와 리듬감이 렘수면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유일한 걱정거리는 온도 조절이었다. 경험이 많은 로드마스터는 적당한 온도를 유지해 모두를 편안하게 해주지만 오마하에서 갓 온 것 같은 풋내기를 만나면, 쪄 죽거나 얼어 죽거나 둘 중 하나였다. 지금은 후자의 경우였다. 나는 45분 정도 토막잠을 자다 추위와 몸이 쑤시는 통증에 잠에서 깨기 시작했다. 몸이 뻣뻣하게 굳고, 차갑게 경직된 상태였다.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깊이 잠들어 있거나 막 잠에서 깨어나는 중이었다.


비행기 내부는 내 집만큼이나 익숙했다. 이 크고 느릿한 기체들은 공군의 중추였다. 하도 많이 타봐서 모델과 제조 연도까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나는 힘겹게 일어나 기지개를 켜며, 땀에 젖은 양말을 입에 문 듯한 불쾌한 기분을 떨쳐내려 애썼다. 그러고는 높이뛰기 선수의 슬로우모션처럼 대원들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넘으며 비행기 뒤쪽으로 향했다. 뒤쪽에는 우리 배낭들이 화물망에 덮여 단단히 묶여 있었다. 평소라면 2~3명 정도가 그 위에 누워 자고 있겠지만,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


내 계획은 판초 라이너를 꺼내 다시 잠드는 것이었다. 그물망을 완전히 풀지 않아도 내 배낭에 손이 닿을 것 같았다. 판초 라이너는 방수 처리된 맨 위쪽 주머니에 들어 있었다. 그런데 로드마스터 한 명이 불안한 눈빛으로 배낭 더미를 주시하고 있는 게 보였다. 그는 헤드셋에 달린 붐 마이크에 대고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가 당황했거나 혹은 편집증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는 배낭 겉주머니에 수류탄 같은 것들이 보여서가 아니었다. 그가 불안해하는 진짜 이유는 배낭들이 가끔씩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마치 살아있는 생물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오늘 아무도 배낭 더미 위에서 자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우리가 나트랑을 떠나기 전, 몽타냐드들이 눈에 보이는 닭이며 새끼 돼지들을 몽땅 잡아다 배낭에 쑤셔 넣었다.


몽타냐드들을 가축우리 바로 옆 숙소에 배정한 '천재'가 누구인지는 몰라도, 오늘 아침에 엄청난 해명을 늘어놓느라 진땀깨나 빼야 할 것이었다. 우리가 떠난 뒤, 우리 안에는 세상에서 가장 발 빠른 닭과 눈치 빠른 오리 몇 마리만 남겨져 있었을 테니까 말이다. 몽타냐드들은 손이 얼마나 빠른지, 꽥꽥거리는 울음소리만 남겨두고 오리를 훔쳐 올 정도였다. 가축 담당자들이 도둑맞은 새끼들을 찾아 울부짖는 어미 돼지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충격에 빠져 서 있는 동안, 그들을 호치민 트레일 경계 임무로 전출시키는 발령장은 이미 날아오고 있을 것이었다.


나는 로드마스터가 있는 곳까지 가서 내 배낭을 꺼내려 짐 더미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짐들이 눌리고 그물망이 팽팽해져서 꽤 힘을 써야 했다. 내가 몸을 굽혀 그물망을 옆으로 밀어내며 배낭 윗주머니를 뒤지던 중, 그가 몸을 숙이더니 배낭 하나에 손을 얹으며 물었다. 평서문이라기보다는 질문에 가까운 말투로 "이것들 안에 뭔가 있는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어, 저 녀석들은 산악 부족들인데, 주식이 비단뱀 같은 뱀이나 도마뱀이거든. 쟤네가 특히 제일 좋아하는 건 코모도왕도마뱀의 축소판 같은 녀석들인데, 아주 사나운 데다 입이 커서 소프트볼만 한 살점을 단숨에 물어뜯어 낼 정도지." 그는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들었을 때의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뭐라고?"


"뱀이랑 도마뱀을 먹는다고. 저들에게 그런 신선한 사냥감을 공급해 주는 게 우리와의 약속 중 하나거든. 저 녀석들은 가공식품을 먹으면 병에 걸려. 신진대사가 감당할 수 있는 게 쌀 조금 정도와 생고기뿐이라서 우리가 그런 것들을 공급해 주는 거지." 나는 판초 라이너를 꺼내 몸에 두르기 위해 털기 시작했다. 한편 짐 더미 발치에는 어느 팀의 세당족 대원 두 명이 앉아 있었다. 얼굴에는 원시적인 문신을 새긴 것도 기괴한데, 그들은 어릴 때 이빨을 뾰족하게 갈아버렸다. 그들 중 한 명이 나를 올려다보며 씨익 웃었다. 로드마스터는 그 뾰족한 치아를 보고는, 그제야 내 말을 제대로 들었다는 걸 확신하게 됐다. 그리고 배낭에 얹었던 그의 손이 마치 불에 데기라도 한 듯 펄쩍 떨어졌다.


"이것들이 전부 뱀과 도마뱀이라고?" 그의 목소리 끝이 살짝 떨렸다.


"그래, 하지만 걱정 안 해도 돼." 나는 그를 안심시켰다. "쿠라레나 뭐 그런 독을 주사해서 세 시간 정도 기절시켜 놨거든. 고기를 오염시키진 않고 그냥 조용하게만 만드는 거지. 그나저나 다낭까지 얼마나 남았어?" 나는 마치 약효가 떨어질 시간을 계산하듯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사실 이건 다 연극이었지만, 그는 계속 짐 더미를 힐끔거리며 붐 마이크에 대고 뭐라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판초 라이너를 두르고 짐 더미에 기대앉았다. 봤냐, 우주비행사 양반? 나는 뱀이나 도마뱀 따윈 전혀 안 무섭다고.


그가 좀 더 가까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파일럿이 말하길 1시간 10분 정도 남았다는군. 그때까지 약효가 지속될까?" 나는 그의 팔을 잡고 기체 앞쪽 좌석에 앉아 있는 메인스의 듬직한 체구를 가리켰다.


"저기, 냉장고에 머리 달아놓은 것처럼 생긴 금발 양반 보이지?" 그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말을 이어갔다. "저 양반은 여기 몽타냐드들과 5년이나 같이 살았어. 몽타냐드들은 저 양반을 자기네 전쟁 추장으로 떠받들 정도지. 저 양반 덕분에 몽타냐드들을 우리 일을 돕게 된 거고, 이제 더 이상 적들을 잡아먹지도 않게 됐지. 몽타냐드네 언어도 아주 유창하게 하지." 내가 말을 잠시 멈추자, 그 어리숙한 공군 친구는 긴장한 채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했다.


"아무튼 저 양반이 약물 용량에 대해서는 도사야. 사실 그 큰 도마뱀을 재운 것도 저 양반이지. 약도 더 가지고 있어. 나는 절대 그 약을 건드리지 않아. 잘못 다뤘다간 며칠 동안 얼굴이 마비될 수도 있거든. 어떤 뿌리를 씹어서 그 씹던 걸 강제로 먹여야 하는데, 아주 복잡한 과정이지. 만약 배낭들이 좀 심하게 움직인다 싶으면, 가서 저 양반을 깨워. 그러면 저기 있는 두 명의 주술사랑 같이 올 거야." 나는 뾰족하게 갈린 이빨을 드러내며 씨익 웃고 있는 세당족 대원 두 명을 가리켰고, 그들은 내 말에 신빙성을 더해주었다. "하지만 조심해. 몽타냐드들이랑 너무 오래 지내와서 성격이 좀 예민하거든."


그는 상황을 되새겼다. "누구 말이야? 저 사람? 저 사람이 약을 가지고 있다고?" 그는 내가 가리킨 사람이 맞는지 확인했다. 나는 평화롭게 코를 골며 자고 있는 메인스 대위를 바라보며, "그래, 바로 저 양반."이라고 확답해 주었다. 그는 마이크에 대고 뭐라고 말하더니 기체 앞쪽으로 향했다. 아마 조종실에 자기들이 지금 식인종과 뱀, 코모도 도마뱀, 그리고 정신 나간 금발의 왕을 태우고 있다고 말하러 가는 것 같았다. 그가 반쯤 갔을 때, 나는 메인스 대위가 있는 쪽에서 자리를 찾아 다른 대원들 사이에 몸을 숨겼다.


약 20분 정도 기다리자, 로드마스터가 조종실 승무원 중 한 명을 데리고 돌아왔다. 그는 짐 더미를 가리키며 '정보 제공자'를 찾았지만, 나는 이미 잘 숨어 있었다. 기내에는 판초 라이너를 뒤집어쓴 형체들이 가득했다. 그들은 나를 찾지 못하자 아래쪽의 세당족들을 내려다보았고, 세당족 대원들은 그들을 보며 송곳니 미소를 보여주었다. 나는 옆 사람의 어깨 너머로 눈만 내놓은 채 더 깊숙이 몸을 숨겼다. 그들은 머리를 긁적이다가, 엉덩이를 긁으며, 왔다 갔다 하며, 붐 마이크를 통해 조종실과 대화를 나눴다. 로드마스터는 내가 있는 쪽의 앞줄에서 자고 있는 메인스 대위를 몇 번이고 가리켰다. 그들은 다시 마이크로 좀 더 이야기를 나누더니, 잠든 사람들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 이쪽으로 다가왔다. 머리까지 판초를 뒤집어썼고, 그들은 내 옆을 지나갔다. 슬쩍 보니, 그들은 잠든 메인스로부터 안전거리를 유지한 채 서 있었다. 그러더니 한 중위가 메인스의 발가락을 꽉 잡고 조심스럽게 흔들었다. 메인스가 잠결에 몸을 뒤척이자, 중위는 잠시 기다렸다가 조금 더 세게 발가락을 흔들었다. 그러자 메인스가 평소처럼 잠든 용을 건드린 듯한 험악한 기세로 깨어났다. 그는 상체만 일으키며, 널빤지 같은 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공군 녀석들은 몸을 숙이고 그에게 조용히 말을 건넸다. 메인스의 얼굴에 당혹감에서 짜증으로 변해가는 감정들이 스쳐 지나가는 게 보였다. 세 명이 모여서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누더니, 곧 폭발이 일어났다.


"젠장, 무슨 도마뱀? 식인종? 그놈 어떻게 생겼어?" 나는 내 판초 라이너를 옆에 있던 몽타냐드의 판초와 슬쩍 바꾼 뒤, 그를 다시 덮어주며 주변을 정리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판초 라이너를 뒤집어쓴 사람들을 하나하나 깨우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메인스는 사람들을 거칠게 밀쳐내며 지나갔고, 사람들은 자다 깨서 일어났다. 그들은 내 옆에 있던 몽타냐드를 흔들어 깨웠다. 메인스는 내 종아리를 밟고 서 있었지만 나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크루치프가 고개를 가로저었고, 그들은 다음 사람에게로 향했다.


그들이 기체 맨 뒷부분까지 도착하자, 메인스는 양손을 허리에 얹은 채 마치 작은 괴수처럼 서 있었다. 그는 그물망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배낭 하나를 꺼내더니, 흩날리는 깃털과 오리 똥줄기 사이로 꽁꽁 묶인 오리 한 마리를 쑥 뽑아 올렸다. 그러고는 그 오리를 어깨높이로 들어 올렸다. 오리는 부리부터 발까지 모두 묶여 있어서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메인스가 오리 발을 잡고 있는 동안, 오리는 이제 제 명줄이 다했다는 걸 직감했는지, 공포에 질려 세 사람을 향해 오물 세례를 흩뿌렸다. 그 무렵에 모두가 잠에서 깨어났고, 메인스의 목소리가 아주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씨발, 이게 코모도 드래곤처럼 보이냐?"라는 말과 함께 한 차례 욕설이 쏟아져 나왔다. 메인스가 세당족 대원들을 노려보자, 그들은 그저 메인스를 보고 씨익 웃을 뿐이었다. 그는 오리를 배낭 더미 위로 내던지고는 비행기 앞쪽을 향해 거칠게 나아갔다. 젠장, 조종실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정말 듣고 싶었다. 크루치프가 붐 마이크에 대고 뭐라 떠드는 게 보였다. 분명 '식인종의 왕'이 조종실로 가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을 게 뻔했다.


이제 몸을 좀 사릴 때였다. 메인스가 날뛰고 있는 이 마당에 눈에 띄었다간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 모두가 일어나 앉아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그리고 풀려난 오리의 주인이었던 몽타냐드 몇 명이 세당족 대원들과 함께 오리를 잡으러 뒤로 갔다. 메인스가 거칠게 다루는 바람에 결박이 느슨해진 모양이었다. 오리를 잡으려는 소동이 약 10분이나 이어졌고, 그 결과 사방이 오리 똥 천지가 되었다. 그 오리 뱃속에는 이제 위산 말고는 남은 게 없을 것이었다. 결국 상황은 정리됐지만, 기내에는 지독한 악취가 진동했다. 이래서는 아무도 잠을 잘 수 없었다. 그때 맥과 쿡이 나를 붙잡고 훑어보았다.


"너, 이 일에 연루되었지, 안 그래?" 아, 목적격 비난 어법이군. 문법 수업에서 배운 것이었다.


20분 뒤, 메인스가 고개를 저으며 투덜거리면서 앞쪽에서 돌아왔다. 로드마스터는 저 황소 같은 인간이 자기 구역으로 오지 못하게 하려고 애써 바쁜 척을 하고 있었다. 메인스는 누군가를 옆으로 밀치고 카스티요 옆에 앉아 그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다행이다, 계속 그렇게 카스티요나 의심하라고. 이런 지저분한 장난에 연루되었을 법한 놈을 꼽자면 단연 카스티요 녀석이었다. 잘 짚었군, 대위. 소령 진급도 충분히 가능할 거야. 그나저나 이 비행기는 도대체 언제 착륙할지 알 수 없었다. 이 비행기에 탄 밀고자 녀석들이 제일 먼저 할 일은 나를 메인스에게 제물로 바치는 일일 것이었다. 때문에 내 유일한 희망은 우리가 바다로 추락해서 나 혼자 잔해 속에서 헤엄쳐 나오는 것뿐이었다.


15분 뒤 우리는 착륙했고, 모든 문이 열린 채로 유도로를 따라 이동했다. 기내에는 돼지우리 같은 냄새가 났고, 예상대로 나는 군중 속에서 끌려 나오며 즉석 신원 확인을 당했다. 로드마스터는 "네, 바로 저 사람입니다. 확실합니다."라며 나를 망설임 없이 지목했다.


메인 캠프로 돌아가는 내내 나는 제물 신세가 되어 모두에게 시달려야 했다. 다들 자지러지게 웃어댔다. 나는 그저 온도가 너무 낮았던 것에 복수하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말이다. 뭐, 할아버지가 말씀하셨듯, 농담을 즐기려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긴 했다. 맥과 쿡은 나를 놀려대느라 신이 났다. 이에 나는 DMZ 임무에 우리 모두를 자원시켜버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1-1인 내가 팀 전체를 자원시킬 수 있는지, 아니면 나만 갈 것인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졌다. 나는 상관없었다. 어차피 결국 가게 될 곳이었으니까 말이다. 다른 대원들은 우리 셋이 티격태격하는 걸 지켜보며 즐거워했다.


우리는 복귀하자마자 대규모 임무를 준비하기 위해 격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메인스와 몇몇 장교들은 공항에서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상태였다. 우리가 캠프에 도착하자, 몽타냐드들은 중대 구역으로 돌려보내고 메인스 대위를 기다리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하지만 메인스가 나오더니 임무가 취소됐다고 말해주었다. 그리고 며칠 내로 일반적인 임무나 수행할 준비를 하라고 했다.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뭔가 새로운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으니까 말이다. 갑자기 툭 튀어나와서 총질이나 해대는 표적 노릇은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았다. 메인스는 임무가 무산된 것에 대해 우리만큼이나 아쉬워했다. 그는 우리가 충분히 해낼 수 있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우리를 해산시켰는데, 가기 직전에 나를 지목하더니 오직 나만을 위해서 특별히 식인종이 있는 목표를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 '정신병동의 최고 지휘관'으로서, 아시아 전쟁 구역 전체를 뒤져서라도 나만을 위해 그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는 아직 식인종이 남아 있다고 했다. 영국군이든 누구든 그곳을 관리하고 놈들과 연줄이 있으니, 내가 그곳의 정글을 누빌 기회를 꼭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게다가 팀 전체가 아니라, 오직 나 혼자만 보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해산하여 중대 구역 쪽으로 향했다. 지금 나는 궁지에 몰린 상태였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속으로는 이번 일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생각했고, 24시간이 지나기 전에 누군가가 더 큰 사고를 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몽타냐드들에게 가서 작전은 취소되었으며 다시 평소의 임무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들은 평소처럼 이 소식을 덤덤하게 받아들였고, 벌써부터 훔쳐 온 가금류들의 깃털을 뽑으며 저녁 식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는 몽타냐드들에게까지 퍼진 모양인지, 우리가 떠나기 전에 쿠만이 나를 따로 불러내며 말했다.


"쭝시 닉, 브루족에게는 왕 같은 거 없다." 그들은 그렇게 논쟁을 종결지었다. 만약 그들이 진짜 식인종이었다면, 메인스의 덩치는 1년 치 단백질 공급원이었을 됐을 텐데 말이다. 참 신기하게도, 그들은 맥을 비롯한 우리 일행이 매번 무슨 짓을 저질러서 메인스를 화나게 하는 것을 재미있어했다. 그들은 그런 식이었다. 장난에는 도가 튼 녀석들이었기 때문에 남들이 장난치는 것을 보는 것도 좋아했다.


우리는 장비를 정리하고 클럽으로 향했다. 오늘은 클럽을 찾기 아주 쉬웠는데, 영내 전체에 CS 가스 냄새가 진동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영내에서는 가끔 가스 살포 사태가 생기곤 했다. 남의 막사에 가스를 살포하는 것은 금기지만, 가끔 누군가가 몸이 근질거려서 클럽에 미니 CS탄을 던지곤 했다. 그러면 3~4일 동안 문을 다 열어놓고 환기를 시켜야 했다. 짜증 나는 일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재미도 없어졌다. 다음번에 또 그러는 놈은 보통 코뼈가 내려앉도록 두들겨 맞았다. 우리는 햄버거를 먹으러 들어갔지만, 몇 분도 버티기 힘들었다. 결국 우리는 기침을 하며 밖으로 나와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아무도 식당에는 가스를 뿌리지 않았다. 음식도 좋았다. 사실 우리 식당은 이 근방에서 최고 중 하나였다. 제1군단의 장군들 식당보다 나을 정도였다. 급양관은 좀 괴짜 같긴 해도 음식에 있어서는 천재였다. 스테이크를 원하면 스테이크가 나오고, 랍스터, 신선한 해산물 등 말만 하면 다 나왔다. 떠나기 직전에도 민트 젤리를 곁들인 양갈비와 필라프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식당의 향기가 내 위장을 자극했다.


운 좋게도 오늘은 해산물 뷔페 같은 것을 하고 있었다. 비스크 수프가 잘 만들어졌다. 요리사를 어디서 데려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대령이 사이공에서 훔쳐 온 게 아닐까 싶다.


우리는 접시를 채우고 빈자리를 찾았다. 평소와 달리 꽤 많은 팀들이 모여 있었다. 걸어가다 보니 구석에서 버니와 더그 로렌트가 보였는데, 더그는 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이번에는 머리였다. 그는 데이비슨과 비슷했다. 임무만 나갔다 하면 어디가 부러지거나 다쳐서 돌아왔다. 그는 고작 20세였지만, 지그재그(Zig Zag) 담배 패키지에 그려진 남자와 똑 닮았는데, 전형적인 진짜 프랑스계 캐나다인처럼 생겼다. 그는 아버지뻘인 버니에게 있어서 완벽한 만담 파트너였다.


"사고로 다친 녀석 더 있어?" 맥이 물었다.


더그는 즉시 "누가 사고래?"라고 답했다. 우리는 침묵 속에서 그가 말을 이어가길 기다렸다. 그러자 더그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20mm 포탄 때문에 이렇게 된 거야." 프랑스계 캐나다인들이 머리가 단단하다곤 하지만, 아마 포탄의 탄피를 말하는 것이 분명했다. 우리는 더그를 놀리는 것을 좋아했다. 마치 모두의 남동생 같았으니까 말이다. 우리 중 미네소타 출신이 4~5명 있었는데, 더그가 그중에서 가장 귀여운 녀석이었다. 그는 키스 라슨과 어울려 다녔다. 라슨은 아주 제대로 정신이 나간 녀석이었다. 좋은 녀석이고, 현장에서도 훌륭했지만, 이상한 것들을 피워대는 녀석인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은 스티브 도켄과 단짝이었다. 도켄은 '비행 청소년' 하면 떠오르는 외모와 행동을 지닌 녀석이었다. 마치 가사 실습 시간에 치어리더와 사고라도 치고 온 듯한 영악한 미소를 늘 짓고 있었다. 그 역시 훌륭한 대원이었다. 미네소타에는 이런 대담하면서도 꼴통 같은 무리들을 길러내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었다. 사실 나도 미네소타 출신이다. 하지만 나는 예외였다. 나는 지극히 정상이니까 말이다.


버니는 더그의 부상 위치를 가지고 그를 놀려대고 있었다. "더그, 너는 어떻게 항상 등 쪽만 다치냐? 뒤통수, 등짝, 엉덩이, 그리고 종아리 뒤쪽의 파편상까지... 안 그래?" 버니는 더그의 지난 네 번의 부상 기록들을 읊었다. "더그, 적은 저쪽에 있다고." 그가 앞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에 더그는 즉시 그게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우리는 더그가 도망친 것이 아니라는 걸 잘 알지만, 그는 버니의 장난에 늘 걸려들었다.


더그는 우리 모두가 웃고 있는 것을 보고는 "이런, 시발"이라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을 떠났다. 말했듯이, 그는 딱 남동생 같았다. 물론 몸이 전차만 하고 하루에 면도를 세 번 씩해야 하는 점만 빼고 말이다. 물론 버니는 그 점에 관해서도 농담을 던져댔다. 자위를 너무 많이 하면 털이 더 빨리 자란다는 게 임상시험으로 입증됐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우리는 버니에게서 사건의 전말을 들었다. 그들은 어떤 산 정상에서 곤경에 처했고, 스펙터를 불러 지원을 받았다고 한다. 팀의 1-0는 스팔링이라는 대원이었는데, 스팔링은 파병만 3번 정도 다녀온 침착하고, 냉정하며, 조용한 대원이었다.


어쨌든 스팔링은 스펙터를 호출했고 아주 근접한 거리까지 사격을 요청했다. 사실 너무 가까워서 사실상 팀의 바로 위로 화력을 쏟아부었을 정도였다. 이는 '쏘거나 죽거나 상황'의 또 다른 전형적인 예시였다. 스펙터의 마지막 공습 덕분에 팀에게 가해지던 압박이 해소되었지만, 비행기에서 쏟아진 탄피들이 그들의 머리 위로 쏟아졌다. 몽타냐드 한 명은 목에 심한 화상을 입었고, 탄피 하나는 더그의 뒤통수에 정통으로 떨어졌다. 높이와 속도를 감안하면, 그의 두개골은 잘 익은 토마토처럼 박살 났어야 했는데, 그가 살아남은 것은 그야말로 행운이었다. 물론 모두가 더그에게 무스 대가리를 가졌다며 놀려댔다.


버니 역시 몸 상태가 엉망이라 더 이상 현장에는 나가지 못할 것이었다. 원래는 그를 클럽에 앉히려 했지만, 지금은 지미 리브스가 클럽을 맡고 있었다. 그는 총에 맞아 다리를 다쳤고, 그래서 지금은 클럽 매니저를 맡고 있었다.


그게 바로 클럽에서 CS 가스 냄새가 진동하는 이유였다. 리브스는 가스를 좋아하여 문장부호 쓰듯이 가스를 사용해대던 녀석이었다. 내 생각에는 0200시쯤에 문을 닫고 뒤로 가서 자려고 했는데, 0500시가 넘도록 시끄럽자 방독면을 쓰고 군중 한가운데를 향해 CS탄을 던져버리고는 다시 자러 간 모양이었다. 덕분에 소음 문제는 확실히 해결되었다.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다. 지미 리브스는 인내심의 한계를 넘는 사람들에게는 총알을 박아 넣기로 유명한 녀석이었으니까 말이다. 보통 죽이지는 않았지만, 몇몇 바보들은 몸에서 피를 흘리며 쫓겨나곤 했다. 아직까지 우리 부대 사람은 없었다. 아직까지는 말이다. 아무튼 미친 남부 녀석이 우리 클럽을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총을 챙겨가는 게 좋았다. 술을 마시러 갈 때는 방독면도 챙기고 말이다.


우리는 버니에게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었다. 본인도 모른다고 했지만, 메인스 대위로부터 시내의 세이프 하우스 관리자 직책을 제안받았다고 말했다. 좋은 아이디어였다. 우리 중 누구도 버니가 경비 중대로 가거나, 더 나쁘게는 본국으로 송환되는 걸 원치 않았다. 그는 41세였다. 이 전쟁에 오려고 존재하는 모든 규정을 다 어긴 녀석이었다. 게다가 나는 그의 친구인 케빈 건에 대해서도 거의 용서했었다. 무엇보다 나 역시 이제 다른 곳으로 가고 싶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만약 상부에서 그를 미국으로 돌려보낸다면, 그는 그린베레에서 퇴출될 것이고 아마 군에서도 제대당할 것이었다. 하지만 엿이나 먹으라지. 우리가 그를 이곳에 숨겨줄 것이었다. 10년이든 20년이든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면 됐다. 그때쯤이면 다낭의 절반은 우리 소유가 됐을 테니, 다 같이 여기서 은퇴하여 애나 키우고 사고나 치며 살면 됐다.


우리가 막 일어나려던 참에 도켄이 어슬렁거리며 들어왔다. 그는 맥과 나에게 버틀러 대위가 우리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젠장, 캡틴 싸이코라니, 그 양반이 이번에는 또 뭘 원하는 걸까? 그의 단짝이었던 레스 채프먼은 코비 임무를 수행하게 됐고, 버틀러는 몇 달 뒤에 태국 NKP를 맡으러 떠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때문에 그는 그동안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는 일종의 '특별 프로젝트의 1인 싱크탱크' 같은 존재가 되어 있었고, 그와 빌리 워 원사가 미친 계획들을 떠올리다 보면, 우리는 핵무기를 매달고 하노이로 뛰어내리는 상황에 처하게 될지도 몰랐다. 도망칠 곳도 없었다. 그 빌어먹을 인간들은 우리 은신처를 다 알고 있었다. 유일한 희망은 시내로 나가는 것뿐이었다. 적어도 도망쳐 다닐 공간이라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때 도켄이 폭탄선언을 했다. 빌리 워도 같이 있다는 것이었다. 아, 젠장, 두 배로 골치 아파졌다.


만약 그들이 기어코 술을 사주겠다고 고집한다면, 그들이 꾸민 계획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불 보듯 뻔했다. 지금 와서 그들에게 큰 빚을 지려는 건 너무 늦었다. 혼쩨섬에 가기 전에 미리 빌렸어야 했다. 우리는 이제 죽은 목숨이었다. 하지만 쿡은 아직 상황 파악이 안 된 것 같았다. 그는 여전히 레인저 방식대로 정면 돌파하려 했다.


"뭐, 일단 가서 만나보자고." 그가 말을 꺼냈다. 그는 미션 임파서블급 임무의 미묘한 위험 신호를 아직 깨닫지 못했다. 만약 빌리 워나 버틀러가 같이 가자고 한다면, 나는 차라리 내 몸에 총을 쏘거나, 몽타냐드들에게 돈을 주고 아주 심하게 다치게 해달라고 부탁할 것이었다. 정상적으로 소변을 볼 정도로 회복하는 데 10년의 재활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말이다. 저 두 미치광이와 함께 현장에 갈 바엔 차라리 그게 더 나았다. 같은 전쟁 지역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위험했다. 젠장, 당장 메인스 대위를 찾아야 했다. 그를 화나게 만든다면 BB탄 총만 들려준 채 우리를 DMZ 임무로 보내버릴지도 몰랐다. 적어도 그쪽이 생존 가능성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