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은이도 겁나 외로운 캐릭터지만 최소한 그리워하고 결핍을 느낄 엄마가 있음. 

근데 범석이는 아예 결핍을 느끼지조차 못하는 절대적인 결핍 안에 놓인 캐릭임. 학교에서 맞고다니는 건 물론이고 집에서조차 학대받음. 

범석이의 친어머니는 물론 양어머니조차 등장하지 않음. 양아버지는 범석이를 끔찍한 학폭으로부터 지켜주기는 커녕 더한 상처를 주는 가정폭력범임. 

범석이한테는 그리움이나 결핍을 느낄 대상조차 없음. 친구 이전에 가족이라는 것 자체가 없음. 


그런 범석이한테 시은이는 어렴풋한 엄마의 존재, 즉 나를 정서적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임. (실제로 결정적인 순간에 시은에게 “너는 나를 이해하잖아” 라는 대사를 함)


그리고 수호는 가장 절실했던 존재, 즉 나를 지켜주는 동사에 내가 닮고 싶은 사람, 이상적인 아버지의 투영임. 


정서적 유대의 기본 중 기본인 가족이라는 것 자체를 가져 본 적 없는 범석에게는 시은과 수호가 처음으로 가져보는 유대적 관계이고, 가족처럼 느껴졌을 거임. 시은과 수호가 그 관계에서 느끼는 감정보다 훨씬 더 깊게 몰입했다는 거임. 


영이는 범석에게 마치 부모의 애정을 빼앗아가는 여동생, 혹은 아버지의 관심을 빼앗아가는 새엄마처럼 느껴졌을거임. 그래서 영이에게 너만 나타나지 않았으면 모든 게 다 좋았다고, 영이를 질투하고 증오함. 


범석이가 일진 무리들이랑 어울려다니며 수호랑 시은이를 긁은 건, 처음엔 일종의 투정이나 반항 같은 거였음. 그런데 급식 장면에서 수호가 범석이에게 폭력을 쓴 순간, 범석이가 느낀 배신감은 차원이 달라져버렸음. 현실의 양아버지로부터 받는 폭력이 범석이의 가장 큰 상처이자 어둠인데, 이상적인 아버지상을 투영했던 수호가 자기를 똑같이 때린 거임. 


처음으로 가족같은 유대감을 경험하고, 그런 감정을 다루는 법을 전혀 배우지 못한 범석이는 자기도 이해하지 못하는 비뚤어진 모습으로 외적, 내적 갈등에 서투르게 대응함.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대사가 절절하다고 느껴졌음. 


Class1은 사춘기 남자애들의 이런 저런 심리에 대해 생각이 많이 들었던 웰메이드 학원물이었는데, class2는 그냥 수준 자체가 사춘기 남자애가 쓴 중2병 학원물로 전락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