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도망치지 않아! 끝까지 남아 감평을 하겠어!! (나루토 中)
링크 걸어줄테니 궁금한 놈들은 가서 읽어보라.
http://www.joara.com/literature/view/book_intro.html?book_code=1055280
간판소녀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인 '벌통'에서 살아가는 언더독인 간판장이들인 마리아와 앙헬리카의 이야기이다.
간판장이란 말 그대로 간판을 달아주기도 하지만, 그리드걸처럼 헐벗은 몸을 하고 광고지를 붙이고 다니는, 걸어다니는 간판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인공들은 웃음을 팔며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일단 작가의 필력이 어느정도 받춰줘서 현실의 비참함이나,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은 독자들에게 충분히 와닿는다.
문장력과 어휘 선택이 탁월하고, 좋은 문장들이 캐릭터, 세계관과 잘 맞물려 훌륭한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냈다.
작가 자신의 기술력으로는 내가 뭐라고 할 수가 없다.
조아라에서 묻힌 채 썩기에는 상당히 아까운 작품.
그렇지만 조아라나 문피아 같은 곳에서 웹소설로 연재할 거라면 문단은 좀 더 풀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종이책이라면 모를까.
문단이 너무 덩어리져서 웹으로 읽기 다소 힘들었다.
우선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주저리 주저리 늘어놓지 않는다는 것이 아주 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절망적인 세계는 충분히 독자들에게 잘 작용은 하는데, 이 말은 즉슨 디테일이 좋다.는 뜻이다.
디테일이 세심하다는 것은 작품 내의 세계가 잘 기능하고 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하나의 세계 속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굳이 서로에게 본인들이 살고 있는 세계의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가들은 빨리 독자들에게 자신의 세계관을 주입시키기 위해 등장인물의 입을 빌리거나 직접적으로 정보를 설명한다. 그러나 이 방식은 독자들이 아주 지루해할 뿐더러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을 아주 작위적이고 어색하게 만든다.
앞선 내 감평에서 몬스터 주식회사를 예로 들어 설명했듯, 몬스터 주식회사는 세계관을 설명을 초반부의 사소한 에피소드들로 대신 하게 하는데.
에피소드 속에서의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에서 제시되는 디테일들은 독자들에게 세계관을 '보여준다.'
글의 사소한 (현실과 다른)디테일들은 세계관의 법칙이 극중에서 작용한다는 것을 전제로 존재한다.
그 법칙을 당연히 여기는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대사에서 디테일이 드러나고 그 속에서 독자들은 글의 세계관을 보게되고 유추하게 된다.
즉, '독자가 세계관을 스스로 파악하게 된다.'는 말.
간판소녀의 작가는 이 방식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세계관을 줄줄이 설명하지 않고 독자들에게 디테일로써 '보여주는 형식'.(벌통, 사회복지사 등등.)
이는 장점.
그러나.
간판소녀는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이야기다.
스토리 구도를 짧게 요약해보면,
자신의 여성성을 이용해서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언더독 여자들의 이야기.
정도가 되는데...
이러한 구도(또는 속성을 가진 인물들)는 많은 작품에서 쓰여 왔다.
그럴 경우 보통 인물들의 직업은 창녀들이 되는데, 간판소녀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과 간판사들로 이 클리셰에 변주를 주고 있다.
문제는 간판사들과 창녀들의 차이가 독자들에게 그닥 어필이 되지 않는 듯 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알 수 있는 차이라면 몸을 팔지는 않으며, 그나마 자가용을 몰고 다닐 수는 있으며 생활이 그나마 더 낫다는 정도?
소설은 상당히 우울한 분위기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래선 차라리 그냥 많은 소설에서 창녀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편이 더 효과적이고 절절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극중에서도 처지가 창녀와 그닥 차이가 없는 듯 보여지고. 이래선 굳이 '간판사'인 의미가 뭔가?
더 뻔해지기는 하겠지만.
무슨 말이냐 하면, 스토리들이 '간판소녀'이기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기가 없어 보인다는 말.
간판소녀는 옴니버스 식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엮어 하나의 큰 줄기를 만들고 있다.
캐릭터들과 각각의 이야기는 절절하고 잘 구성됐다.
그러나 전부 어디서 하나씩 본듯하다.
간판소녀의 이야기는 여지껏 많이 쓰여 왔던 고통 받는 하층민 여자들의 이야기와 별로 다를 것이 없었다는 이야기.
총평 : 간판소녀는 수작이다. 촘촘한 법칙이 세계관을 구성하고 있고 작가는 그것을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법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구성요소는 여지껏 많이 쓰여왔던 클리셰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여 많이 아쉽다. '간판소녀이기에 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해보인다. 작가 본인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즉 역대급 에피소드, ex) 카우보이 비밥의 25-26화라든지.)를 할 수 있게된다면 간판소녀는 특유의 색을 띈 분명한 명작이 될 것.
...내가 할 이야기는 아닌가.
어쨋든 앞서 말했듯 기술적으로는 어느정도의 경지에 다다랐으니, 이제는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를 생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이야기'라는게 어려운 일이기는 한데 이건 남이 제시해줄 수 있는게 아니라 본인에게 어느날 갑자기 득도하듯 찾아오는 것이라...
결론 : 당신은 가능성이 있는 작가이니, 열심히 정진하시길.
ps. 간판사라는 직업은, 지금으로서는 간판을 달지만 어느정도 성적인 늬앙스를 풍기는 것으로 보이는데 왜 그래야하는 것인지를 난 느끼지 못하겠다.
간판사가 왜 대체 성적인 늬앙스를 풍겨야하는지. 즉 왜 간판사들이 하필 여자고, 헐벗었으며 왜 걸어 다니는 그라비아 사진집 같은 일을 하는가. 하다못해 그런 성공신화가 있었다. 정도의 이유가 제시되면 좋을 것 같다.
ps.- 2. 앙헬리카의 격려 한 마디에 갑자기 마리아의 태도가 변하는 게 말 그대로 이상했지만, 작가가 그걸 잘 인지하고 있으므로 어딘가에 쓰일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지적은 하지 않겠음. 그러나 이건 반드시 어떤 식으로든 쓰여져서 설명이 되어야할 듯 보임. 그냥 간판소녀가 되기에 타고난 건가?
ps. -3. ...누가 도망쳤다고?
위래 아조씨 글은 나중에 감평을 하겠습니다. 그 아조씨는 내가 뭐라고 할 레베루가 아직 아닌지라... 시간이 좀 필요
까치우님 소설은 아닌거야요~~~ 갓판소녀~~~
ㄴ아, 까치우님 꺼 아녀? 본인이 요청하길래 그런 줄 알았더만... 쩝. 수정해야지;;
일단 늦장감평은 개추야
창녀라니!...읽고싶어졌다
꼭 본인 소설만 감평 요청을 하란 법은 없는 것~
간판소녀와 창녀의 차이는 앙헬리카가 미래로 가는 장에서 분명히 나오는데 말이죠. 하지만 거듭되는 힘겨운 일상 이야기로 매몰되어간다는 부분은 저도 공감하는 것.
성모 마리아는 내 부인입니다. 나는 부인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