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인들]
토오노 / 미야마에 / 하야사카 / 타치바나
아마 실제 신장 차이인 듯?
토오노와 미야마에
봄이 지나가고 초여름 내음이 느껴지는 어느 날 저녁.
자전거 타고 강에 가서 낚시를 하고 돌아와보니, 아파트 앞에 다이도우지 씨가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다이도우지 씨는 야마메 장의 리더 격인 남성이다. 대학원생이라 평소엔 무슨 일을 하는 진 모르지만, 본인이 우주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은어구만. 생선 처리는 잘 했지?"
"얼음물에 넣어서 왔어요."
"음, 맛이 아예 달라지니까 말야. 우리는 그런 우주에서 살고 있지."
다이도우지 씨는 길 위에 삼각대를 놓고 화덕을 깔았다. 그리고 숯과 마른 잡초를 던져 놓고 능숙하게 불을 붙였다.
나는 쿨러 박스에서 은어를 꺼내 나무 꼬챙이에 꿰어 숯불에 굽기 시작했다.
잠시 후 머리가 새집마냥 헝클어진 후쿠다 군이 아파트에서 기어 나왔다.
"또 생선 굽고 있구나."
"돈이 없으니까 낚시 해야지 뭐."
"나도 먹어도 돼?"
"물론이지."
우리 집이 그렇게 가난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여유롭게 나를 지원해 줄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부유한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나는 생활비 절약이 필수였다. 다행히도 야마메 장의 주민들은 생존 스킬만큼은 잘 알고 있었다.
1학년 때, 꼬르륵 소리를 내며 굶고 있던 중에 다이도우지 씨가 낚시대를 건내줬다.
2학년이 될 무렵엔 낚시랑 생선 손질도 익숙해져서 이렇게 자급자족이 가능해졌다.
"꽤 괜찮은 생선인데."
다이도우지 씨는 은어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말했다.
살짝 타기 시작하면서 좋은 냄새가 길 바닥에 퍼져 나간다.
그 때 였다.
맞은 편 사쿠라 하이츠 4층 비상문이 열리고 여성이 얼굴을 내밀었다. 그러고는 문 안으로 들어가더니 다시 튀어나와서 비상 계단을 내려와 우리 앞에 멈춰섰다.
"가, 같이 생선 좀 얻어 먹어도 될까요!"
토오노 였다.
양손에 젓가락과 밥이 가득 든 밥그릇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겨드랑이에는 유자 폰즈 병을 끼고 있었다.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돼."
나는 들고 있던 은어 꼬치를 토오노에게 건넨다.
토오노는 숯불 앞에 쪼그려 앉아서 폰즈를 뿌려서 밥과 함께 먹기 시작했다.
내가 그 모습을 지긋이 보고 있으니 토오노는 만화 마냥 가득 담은 고봉밥을 보고서, [배구부에서 연습을 많이 했거든요…...] 라고 부끄러워 하듯이 몸을 웅크렸다.
그러고는 망설이면서도 잘 구운 은어를 먹어 치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야마에 가 누군가의 자동차를 타고 귀가했다.
나는 하천에서 낚을 수 있는 생선 종류는 잘 알고 있었지만, 자동차 종류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그 차가 꽤나 비싼 차라는 것과 그 차를 운전하는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성이 지적인 인상을 풍기고 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미야마에는 인기가 많은 듯 했다.
최근 2주 간, 미야마에를 사쿠라 하이츠 앞에 내려다 준 [괜찮아 보이는 대학생]을 6명이나 봤다.
"시오리~ 시오리."
토오노가 미야마에 를 손짓으로 불렀다.
"토오노 너 또 길바닥에서 밥 먹고 있어?"
미야마에가 그렇게 말했다.
"우선 거기 앉게나, 우리들은 같은 우주를 살아가고 있거든."
다이도우지 씨가 의자를 건넸다. 그러나 미야마에는 아무 대답 없이 그대로 사쿠라 하이츠에 들어…..간 줄 알았더니 양파와 당근 등의 야채가 담긴 그릇을 들고 돌아왔다.
"토오노를 밥으로 길들이려면 야채도 먹여야지."
그렇게 말하는 미야마에 였지만 그녀가 들고 온 야채의 양을 보아하니 우리들 몫도 있었다. 벽장에서 재배한 콩나물과 수상한 버섯만 먹고 있는 우리들은 비타민과 섬유질을 반갑게 맞이했다.
초여름 저녁 무렵, 어디에나 있을 법한 식사 풍경이었다.
최근에 토오노, 미야마에, 나, 후쿠다 군, 그리고 다이도우지 씨. 이렇게 5명이서 모이는 일이 많아졌다.
계기는 저번에 있었던 마작 대결이었다.
토오노, 미야마에와 식사를 할 권리를 손에 넣은 야마메 장의 주민들은 전원 참가하고 싶어했다. 그러나 여성을 에스코트 할 만한 식당도 몰라서 결국 카모가와 하천 부근에서 사쿠라 하이츠 주민들과 다 함께 꽃놀이를 했다.
그 뒤로 약 2개월 간 조금씩 대화를 하기 시작해서 지금처럼 어울리게 되었다.
"나는 즐거워."
후쿠다 군이 하늘을 바라보며 말한다.
은어와 야채를 먹는 사이에 하늘도 어두워졌고 아름다운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대학생이 되고, 친구들도 생겨서."
나는 눈을 감고 낯간지러운 말을 듣기 시작했다.
"나도 뭐 그럭저럭 괜찮을지도."
미야마에가 나뭇가지로 숯을 찌르며 말한다.
"맘 편하거든."
그 때 였다.
꼬르륵 하는 귀여운 소리가 토오노한테서 들렸다.
"아니, 저 아니거든요."
토오노는 얼굴을 가리고 한 손을 들었다. 토오노는 자신이 '아키라' 라는 약간 남성틱한 이름인 점, 키가 큰 점, 그리고 먹보인 점을 숨기려는 경향이 있다.
나는 쿨러 박스에 남은 은어를 꺼내서 꼬치에 끼웠다.
"키리시마 씨, 그거 다음에 먹으려고 남겨 둔 거잖아요."
"상관없어. 토오노는 아직 배고프잖아."
은어를 추가로 굽기 시작하자 토오노는 '우, 으, 죄송합니다….' 하고 풀이 죽은 모습으로 먹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소가 돌아왔다.
"토오노, 무슨 힘든 일이라도 있어?"
다이도우지 씨가 말한다.
"최근에 유난히 신경 쓰고 있는 것 같던데."
그 말이 맞았다.
토오노는 기본적으로 달리기를 좋아하고 스포티한 옷을 입는 등 그다지 여성스러움에 집착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엔 몸을 웅크리거나 고봉밥을 부끄러워하는 빈도 수가 늘어났다.
"무슨 일 있으면 도와 줄게."
토오노는 머뭇거리며 [실은…...] 하고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말했다.
"어떤 남성에게 중요한 사실을 밝혀야 하거든요."
이번에 토오노도 참가하는 배구 전국 대회가 있다는 듯 하다. 대회이기 때문에 남성 팀도 같은 날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다고 했다.
"만난 적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 거기서 말하지 못하면 이젠 기회가 없을 거에요."
그치만 하고 토오노가 침울해졌다.
"저 남자랑 어떻게 대화해야 할지도 모르는데다 엄청 긴장도 되고, 당일에도 입도 뻥끗하지 못 할까 걱정도 되거든요…..그래도 고등학교 때부터 줄곳 소중하게 여겼던 마음이라…...여기서 반드시 전하고 싶어요…..."
"일단 우리들도 남자긴 한데…..."
다이도우지 씨는 그렇게 말하며 우리들을 둘러봤다.
"어쨌든 간에 그런 거라면 토오노가 고백할 수 있게 우리들도 도와주마. 용기가 나지 않는 다면 대회가 열리는 곳까지 따라가주지. 토오노 아키라를 응원한다. 사양할 필요는 없어. 우리는 다같이 은어를 나눠 먹은 동료야. 우리들은 같은 은어 우주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은어 우주?"
미야마에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여차 저차해서 이 곳에 있는 모두가 토오노의 고백을 응원하기 위해 대회장까지 따라가기로 했다.
"모두들 괜찮아?"
토오노가 물었다.
"그 정도는 괜찮아."
미야마에가 대답한다.
"토오노 걱정되니까."
"토오노 씨가 괜찮다면 나도 갈게."
후쿠다 군이 상냥하게 미소지었다.
"친구를 위해서 라면 나는 무슨 일이든 기쁘게 할 거야."
무척이나 후쿠다 군 다운 말이었다.
그리고 당연히 나도 끄덕였다. 나는 홀로 교토에 있는 대학에 와서 가족이나 지인도 없이 계속 고독하게 지냈다. 그랬던 내가 지금 이렇게 누군가와 함께 있을 수 있다. 그건 거짓 없이 정말로 눈물이 나올 듯이 기쁜 일이었다.
그러니까 내일 먹을 은어를 줄 수 있는 것도, 배구 대회에 따라가게 된 것도 모두 기뻤다.
그리고 정적이 찾아왔다.
모두가 멍하니 뭔가 생각하느라 정신이 팔린 것 마냥 고요한 정적이었다.
타닥 하고 잔불이 소리를 낸다.
우리를 향해 불어오는 바람에선 여름 내음이 났다.
"이런 저녁엔 분명 좋은 소리가 날 거야."
다이도우지 씨가 말한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곤 등에 매고 있던 코큐 (악기의 일종) 를 꺼냈다.
코큐는 활을 사용하여 현을 울리는 현악기이다. 무엇을 감추랴, 나는 키나가시에 왜나막신을 착용하고 코큐를 연주한다는 키리시마 교토류 스타일을 확립하고 있었다.
"그럼 들어주십쇼. 키리시마 시로 작, 히가시야마 36봉!"
내 영혼의 탐구를 들어라, 바람이여.
달빛 가득한 교토의 산을 떠올리며 코큐의 음색을 밤하늘에 울렸다.
음 하며 끄덕이는 다이도우지 씨.
남은 은어를 짭짭 먹는 토오노.
졸린 건지 하품을 하는 미야마에.
후쿠다 군은 뒷정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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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기 번역이 될 것 같으니까 그 전에 할 사람 있으면 해
? 이게 나온다고...? 감사함다 ㅋㅋ
야바다
오 좋다 계속 ㄱㄱ 근데 요즘 피뎊 만들어주는 성님이 안보이네. - dc App
감사감사 - dc App
진짜 감사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ㅜ요새 5권 내용 너무 궁금해서 자꾸 생각났는데
땡큐땡큐
헣
고맙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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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고등학생 때 그 난리를 피워 놓고 태평한 삶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