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인데 몇 달 전부터 좀 흐릿히고 겹쳐보이고 하길래 자취방 주변 동네 병원 갔는데 알러지래서 알러지약 먹었지
근데 약을 한 달 넘게 넣고 먹어서 알러지 증상은 없어졌는데도 흐릿하고 겹쳐보이고 하는 건 그대로더라

마침 친척 중에 안과 의사가 있기도 하고 이번 설에 증상 얘기하니까 그럼 화요일에 한 번 보자고 해서 이번에 속는 셈 치고 갔는데... 백내장이 있다더라 그것도 양쪽에
거기서 6년, 10년 전에 한 번씩 시력검사 받았던 적 있어서 그런가 옛날 데이터랑 비교해주면서 6년 사이에 난시가 엄청 빨리 진행됐고 원래는 없던 백내장끼가 생겼다고 함
안경은 4년 전에 맞췄는데 이번 정밀 검사 결과 안경 도수는 그때보다 각각 -1, -1.5씩 됨

다행히 백내장 초기라 자외선 최대한 피하고 안약으로 버티면서 잘만 버티면 5년 이상에 운 정말 좋으면 10년 이상까지도 버틸 수 있어서 40대까지 버텨보는 걸 목표로 하자고 하더라
백내장은 원래 나이 먹으면 다 오는 거고 수술도 진짜 간단하다고 위로도 해줬음
다만 인공수정체가 암만 좋아도 현재로선 원래 몸의 수정체를 못 따라가고, 합병증의 위험도 있어서(현재로선 인공수정체 박으면 30년 내로 합병증이 생긴다고 함) 최대한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신기술 나왔을 때 수술하자는 게 결론이었음

원인으로는 어렸을 때 아토피 존나 심해서 스테로이드제 막 바르던 것도 있고
몸에 거의 만성적으로 알러지 있어서 항히스타민제 장기복용하던 것도 있고
부끄러워서 말은 안 했는데 밤마다 패드로 라노벨 보던 것도 분명히 이유라면 이유였을 거임
확실히 스마트 기기 보급 이후에 20대 30대 백내장 환자 늘었다고도 말하는 거 봐서는

이런 못난 라붕이도 친척이라고 최대한 긍정적으로, 분위기 띄우면서 퇴근길에 조수석 태워서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지 알려주는데 고마움과 착잡함에 눈물이 나더라...

근데 또 인터넷 보면 선천성 백내장으로 어렸을 때 인공수정체 박은 애들도 꽤 보이고 20대 30대에 인지도 못하고 있다가 말기까지 진행 다 돼서 바로 인공수정체 박는 경우도 있고
이런 거 보면 차라리 빨리 발견해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사실 밤마다 라노벨 보던 게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보다도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그런 스마트 기기도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는 있다고 하니까 라붕이들도 이북 읽을 때 조심히 읽어라 라노벨 얘긴 안 꺼내고 전자책도 자주 읽는다거 얘기 꺼내서 종이책이랑 차이 물어봤는데 리더기든 패드든 그냥 종이책만 못하다고 종이책으로 읽으라고도 하더라고

다들 눈 관리 제대로 하고 나처럼 되기 싫으면 반년에 한 번씩이라도 안과 들르고 리더기를 사든 종이책으로 읽든 적당히 읽든 해라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