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아름답네요
“오늘도 달이 아름답네요.”
그것은 그 사람의 말버릇이었습니다. 마치 사극의 나오는 선비처럼 마루끝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하늘을 올려다 보며 운치있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정말 아름다워요.”
“그러게요. 아름답네요.”
“아뇨, 당신에게는 보이지 않을 거에요.”
저는 고개를 갸웃거렸습니다.
“어째서요? 달은 저기 있잖아요.”
“저한테만 보이는 달이 있거든요.”
그렇게 말하며 그는 제 얼굴을 빤히 응시했습니다. 저는 조금 쑥스러워져서 고개를 살짝 돌렸습니다.
그러자 그는 가볍게 웃은 후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그는 하늘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몸이 나빠져 바깥 생활이 힘들어진 이후로는 책만 읽다, 최근에는 그것마저 그만두더니 시종일관 하늘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하늘은 왜 그렇게 오래 바라보는 거에요?”
하루는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여 물어보았습니다.
“이렇게 기다리면 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정말로 아리송한 답변이었습니다. 제가 그 의미를 물어보아도 그는 끝끝내 말해주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에요.”
그렇게 대답하기에 그저 그 말을 감각적으로 이해하고 넘겼습니다.
“그러고 보니 요즘은 책을 안읽으시네요.”
“그게... 눈이 점점 흐려져서 책을 보는 게 힘들어요.”
쓴 웃음을 지으며 아픈 건 자신인데 신경쓰지 말라는 듯이 저를 바라보았습니다.
“약기운때문에 한시간이 1분처럼 느껴질 때도 있구요. 세문장을 읽었더니 해가 질때도 있어요.”
“미...”
“하지 마요. 사과하지 마요. 사과 받고 싶어서 한 말이 아니에요.”
“네...”
그렇게 말하고는 그는 또 한참을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러더니 뚝 하고 한마디를 흘렸습니다.
“나츠메 소세키.”
“네?”
“저는 나츠메 소세키를 좋아해요.”
그제서야 그가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꺼냈다는 것을 이해했습니다. 갑자기 주제가 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의 화제의 변화무쌍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서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저는 재빠르게 그의 화제에 따라 붙었습니다.
“그럼 추천해줄 만한 책 있어요?”
“추천은 무리에요. 나츠메 소세키 책 읽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럼 왜 좋아하는 거에요?”
“그도 달을 좋아했으니까요.”
“달에 관한 소설이라도 썼었던 거에요?”
“그런 느낌이에요.”
그는 또 다시 쓴 웃음을 지었습니다.
“오늘 밤은 달이 너무 아름다워서 죽어도 좋을 것 같아요.”
며칠 후 그는 정말 그 말처럼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미련은 없다는 듯이 달관한 표정은 저를 두고 가는 것을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아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저의 짝사랑도 끝이 났습니다.
그가 떠나고 저는 매일같이 들렀던 그의 집을 멀리 했습니다. 그 쪽으로 들러야 할 일이 있어도 일부러 멀리 돌아서 다녔습니다.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를 잊고 싶었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살아가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변호사가 찾아왔습니다.
변호사는 그가 남은 재산의 전부를 저에게 넘겼다며 유서를 건네주었습니다.
저는 변호사가 돌아가자마자 유서를 확인했습니다. 재산의 내용보다도 무슨 말이 적혀있을까 궁금했습니다.
유서에 적혀있던 말은 단 한마디.
‘내일도 달이 아름다워요.’
그의 습관적인 말이 약간 바뀌어 적혀있었습니다.
‘내일도’가 그가 죽은 이후를 의미한다는 것은 눈치가 나쁜 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유서에 적을 정도로 그는 달을 좋아했던 걸까요.
불현듯 그게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달이 아름답다’는 말도 무언가 의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곰곰히 혼자 생각해보았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제 머리로 파악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는 것이 없자 정말 한심하게도 저는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그 말을 검색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블로그에서 한 글을 읽었습니다.
그 글을 읽고난 후 제 눈에서는 눈물이 쉴새없이 흘렀습니다.
그 날의 달을 저는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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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 안되면 네이버에 달이 아름답네요 검색 하고 와줘.
시험 기간에 공부해야하는데 나츠메 소세키 때문에 이게 무슨 짓인가...
짤썻네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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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글거려... - 로팔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