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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갤에 상주하는 인원이라면 라노벨이나 판타지에 상당히 익숙한 독자일테고

 

그런 독자라면 제목만 보고서 내용을 대충 짐작하고 지뢰를 걸러내는 능력이 생기곤 한다.

 

물론 나도 라노벨 좋아하는 씹덕오타쿠이기에 그런 능력이 있다.

 

일단 내가 추천하려는 라노벨 제목은 <이세계 미궁의 최심부로 향하자>(이하 최심부) 이다.

 

대충 각이 나오지않는가? 우선 제목이 쓸데없이 길다는데서 양산형의 향기가 풍기고, 제목만 봤는데 내용 다 본것같은 기분도 든다.

 

난 이 소설을 일본의 조아라같은 사이트에서 알게 되었는데, 처음 이 제목을 보고서 짐작한 내용은

 

"히키코모리 주인공이 어쩌다 신한테 이유없이 전생당해서 이세계로 오고, 거기서 하렘차리고 난리치다 원래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 어째서인지 있는 미궁의 최심부로 간다"

 

였다.

 

 

어지간히 읽을게 없긴 했지만 이런건 보고싶지않았다. 하지만 지인의 강력한 추천때문에 일단 초반부만 보고 못보겠다고 말하자는 생각에 일단 읽기 시작했다.

 

내용을 보니 더욱 가관이었다. 다행히 신이 나와서 전생시키는 그런건 없었지만 대신 이세계에 게임같은 스테이터스와 레벨이 존재했다.

 

레벨/스테이터스가 존재하는 판타지 치고 제대로 된걸 별로 본적이 없었기에 그냥 하차할까 생각했지만 몇가지 차별화되고 눈에 띄는 점이 있었다.  

 

 

 

1.우선 레벨/스테이터스가 보이는건 주인공 뿐인데, 주인공은 이걸 아주 무서워한다.

 

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게 가능한지, 망막이나 뇌에 손을 댄건지, 자신이 실험체가 된건지 등 벼라별 상상을 한다.

 

2.그리고 대부분의 이세계 전이물에서는 딱히 주인공이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 하지 않는데, 최심부의 주인공은 달랐다.

 

집에 몸이 아픈 여동생이 있고, 그 여동생을 돌봐줄 사람은 자신뿐이라 미칠듯이 괴로워한다.

 

어떻게든 돌아가려 하지만 방법이 없어 결국 무슨 소원이든 이루어준다는 미궁의 최심부를 목표로 하게되는데, 이게 생각보다 설득력이 있었다.  

 

3.주인공의 마법은 차원속성인데, 이게 생각보다 신선했다.

 

4.주인공이 자신과 동향의 사람을 찾기위해 가명으로 '그리스도 유라시아' 라는 이름을 쓰는데, 이것 역시 맘에 들었다.

 

 

그 외에도 게임적인 시스템에 약간 익숙해져 게임감각으로 미궁을 탐험하다 죽기직전까지 가거나, 노예나 이세계의 이질적인 문화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주인공의 스트레스가 임계점에 이르면 정신을 가다듬어주는 스킬 "???" 등 단순한 양산형 라노벨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진행되는 스토리는 왕도적이고 무난한 내용들.

 

자신과같이 소질이 넘치는 동료를 만나서 미궁을 탐험하고, 돈도 벌고, 죽을 위기에 처한 노예 소녀를 구하고, 아무도 잡지못하던 보스몬스터를 잡는다.

 

남성형 보스몬스터는 덤벼들지만, 어째서인지 여성형 보스몬스터는 '나는 사랑의 성취를 느끼고 싶다' 라며 주인공을 도와준다. 

 

솔직히 이거보고 장난하나? 이 보스도 결국 하렘요원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여튼 계속 읽었다. 그리고 대망의 3권.

 

3권의 전개는 지나친 스포일러라 적지 않겠지만 정말 뒤통수 한대 맞은 기분이었다.

 

뭔가 분명 이런 전개가 될 복선이 있긴 했고, 이 인물이 이런 행동을 할 거라는 약간의 낌새는 있었지만,

 

전혀 의외의 인물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행동을 하고 한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하면 또 충격과 공포의 상황이 이어지며,

 

예전에 주인공이 그다지 깊게 생각하지 않고 했던 행동이 수십배로 되돌아오는 전개였다. 3권의 마지막에선 작가가 '왕도전개인줄 알았지 병신들아 ㅋㅋㅋㅋ' 라고 비웃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최신연재본까지 다 읽은 후에는 이 소설이 내 기준 라노벨 최고존엄이 되어부렀다.

 

 

이 소설의 장점을 따져보자면

 

1.우선 필력이 좋다. 전투씬은 흥미진진하고 그다지 나오진 않지만 개그씬도 잘 쓰며, 무엇보다 다음 전개가 궁금해지는 스토리텔링능력이 뛰어나다.

 

예를 들자면 금서목록이나 샤나 등 보통 라노벨같으면 한권 한권으로 에피소드가 정리되며, 물론 다음권이 기다려지긴 하겠지만 미칠듯이 다음내용이 궁금하다거나 그렇진 않다.

 

최심부는 작가가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스토리를 짜 놓고 하나하나 풀어가며 연계시킨다는 느낌이 강하다. 거기다 떡밥살포/회수능력이 대단해서, 한번이라도 떡밥을 내면 대부분

 

회수해내고 이 떡밥이 여기서? 라는 감탄이 나올정도로 연계를 잘 해놓았다.

 

2. 캐릭터들의 개성이 뚜렷하다. 그러고보니 보통 라노벨에선  여캐의 수가 지나치게 많고 남캐는 주인공 외 몇명을 빼면 들러리/개그캐릭터가 되어버리기 마련인데

 

웃기게도 최심부에선 여캐보다 남캐가 더 정이 간다.  

 

3. 어째서 주인공은 갑자기 이세계 미궁에 툭 하고 떨어진건가? 이런 요상한 미궁은 누가 만들었나? 스테이터스/레벨같은 게임적 시스템은 왜 있는건가? 

 

주인공은 어째서 처음부터 마법을 쓸수있는 등 여러모로 우대를 받나?

 

보통 소설같으면 이런 의문은 두루뭉실하게 넘어가거나 그냥 주인공이 특별해서 같은 이유로 대충 흘러가버린다. 하지만 이 소설에선 모두 이유가 있다.

 

4. 클리셰를 좋아하면서도 잘 파괴한다. 미궁의 10층마다 존재하는 수호자라거나, 위험에 처한 동료를 구한다거나, 게임적 시스템이라거나. 이것들은 모두 통수로 돌아온다.

 

 

 

물론 단점도 있다. 점점 하렘스러워지는 분위기라거나 히로인중 몇명이 좀 맛탱이가 갔다거나. 중2병스럽다거나. 소설판에선 주인공 이름이 병신같이 바뀌었다거나.

 

그래도 제목만 보고 거를 작품은 아닌것같아서 한번 써봤다. 다행히 일러 작가가 ㅆㅅㅌㅊ라서 좀 더 접근성이 높아진것같기에 다행이다.

 

뭔가 장황하게 적긴 했는데 내가 그냥 빠돌이라서 찬양글만 적은게 아닌지 걱정된다.  비판/지적글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