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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 노벨을 잠깐도 쉬지 않고 독파한 건 오래간만이었다.

전반적으론 완급 조절 적절히하면서 끝까지 밀고나가는, 재밌는 액션 스릴러였다.

자뻑하면서도 구르고 구르고 구르고 썸타고 구르다가 문제를 해결하는 주인공도 액션 스릴러 주인공의 미덕과 (옛날?)라이트 노벨 주인공의 미덕 양쪽을 다 취한 거겠지.

캐릭터들도 주연 7명 모두 고유의 영역을 구축하고 역할을 배정받아 이미지가 뚜렷하게 남았다.

누명 쓴 탐정역, 선동가역, 트롤역, 왠지 모르지만 수상한 역, 대놓고 수상한 역 등등등.

하지만 공주님 페어는 주인공이 고생할 때 일행들과 떨어져 있어서 인상이 옅은 편.

때문에 '주인공이 누명에 쓰인 것이라 믿지만 계속 나오는 증거들에 마음이 흔들리는 히로인' 역할을 맡은 공주님도 주인공에게 큰 도움을 주지 못했지. 옆에 딸린 종자도 마찬가지.

사족으로, 남자들은 평이하게 행동하지만 여자들은 종잡을 수 없이 행동하다는 게 흥미로웠다.


다만 추리물 성격이 있는 판타지/액션/스릴러로 받아들여야지 나처럼 추리물이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조금 실망한텐데,

트릭이 그리 난해하지 않고 최후의 결정적인 단서가 데우스 엑스 마키나스럽게 등장한 점도 그 이유지만

무엇보다 등장인물들이 전부 즉흥적으로 충동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이 누명이 씌이는 이유가 오로지 심증뿐이란 것으로 설명 다 했지.

몇몇 인물들이 주인공 편으로 뒤돌아서는 이유들도 누명을 벗을 만한 단서를 찾은 게 아니라 역시 심증, 아니 마음의 이끌림 때문이란 점도 느슨하게 보였다.

이런 전개 자체가 문제라는 말은 아니다.

구성은 추리물이지만 배경은 약간 고전스러운 일본 판타지고, 인물들은 배경 장르에 따라 논리보다 감성, 직감을 신뢰하며 움직였을 뿐이겠지.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밀당 역시 재밌었지만(그래도 프레미는 너무 튕겼다) 앞서 말했듯이 추리물이라 생각하고 읽어서 안이한 전개란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그리고 주인공이 고뇌 중 반 정도는 사건이 아니라 프레미랑 관련된 것도 추리물로서의 재미를 반감 시켰음.

나는 추리물은 스스로 풀어보기 보단 탐정 캐릭터의 사고가 내 사고를 앞질러서 단서에 의미를 부여하고 추리를 완성시키는 과정을 구경하는 재미로 보거든

그런데 주인공이 아주 똑똑한 캐릭터도 아니고 거의 끝까지 추리도 '미지의 능력', '미지의 인물' 등 당연히 틀릴만한 추리들만 꺼내서 흥이 식어 버렸다.

사건의 단서들 역시 주인공이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대화에서 주어지는 것들,

최후의 결정적인 단서도 같은 편이 알아서 찾아 준데다가 추리를 뒷받힘하는 증거가 아니라 '이 놈이 범인 이래요'식의 답지에 가까워서 실망했다.


이렇게 단점들을 써놓았지만 첫줄에 썼듯이 돈이 아깝지 않은 책이었음.

흑막도 교활해서 주어진 상황에 맞춰 전략을 바꾸기도 하고(이게 일종의 서술 트릭처럼 작용함)

주인공 페어도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며 자칫하면 식상해 보인 과거썰도 흥미롭게 풀어냈다.

문제가 있다면 '추리물' 라이트노벨로 이름이 높았던것...

잘못된 기대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PS. 151쪽을 읽으면서 한 놈이 말실수하는 것을 보고 이 녀석이 범인인줄 알았는데...


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