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9권이 나왔습니다. 13개월만에 나온 신편이라 마음에 들고, 책을 펴자 그 페이지수와 텍스트 크기에 또 마음에 드네요.
알라딘에서 주문했는데 18세로 되어 있어서, 또 8권처럼 이상한 장면 있나 했는데 다행히 알라딘의 실수였더군요.
8권처럼 이상한 장면은 없었습니다. 이런 좋은 이야기를 중고생이라고 갑자기 못 보게 되는건 너무 슬프죠.
이번 권은 드디어 그 동안 떡밥을 풀어놓은 최악의 연쇄살인마들인 자하드의 사도가 등장하는 사도편입니다.
보통 이 책의 페이지수나 P당 텍스트 숫자를 보면 권당 보통 라노베 2~3권 정도의 분량인데, 사도편은 무려 9권에서 12권까지 이어지는 거 같더군요.
보통 라노베라면 8권에서 12권 분량. 완결이 나오는 작품이 있을 정도의 분량입니다. 이 분량으로 어떠한 이야기를 보여줄지 진짜 기대 됩니다.
사회에서 개개인은 결코 중요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사정 따위는 어찌되든 세상은 돌아갑니다. 그리고 개인의 사정 따위 배려하지 않고, 결국 개인이 그 사회에 맞춰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유스 역시 마찬가지. 어떤 끔찍한 사건을 겪든, 실연을 겪든 가유스는 입에 풀칠하려면 결국 경제활동이나 사회활동을 하러 나가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세상은 그를 전혀 배려하지 않기에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그 중에서도 최악의 사건들이 다시 한번 그의 불운에 이끌려서 다가옵니다.
원수이자 에리다나 최악의 주식사인 판하이마와의 조우. 그리고 최악의 살인마들인 자하드의 사도들의 살인축제. 일반적으로 무차별 연쇄 쾌락 살인마들은 무서운 존재들이 아닙니다.
그 잔학성과 의외성, 그리고 추적이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지, 그들의 살인기술이나 전투기술은 암살자나 공성주식사들과 같은 전문가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전투와 암살의 스페셜리스트 중에 쾌락 살인마들이 없으리라는 보장은 없고, 그 쾌락 살인마 중에서 최악이자 최강의 살인마들이 자하드의 사도들입니다.
인류의 한계에 도달했다고 해서 도달자라 불리는 13계제의 공성주식사들조차도 고전. 거기에 정신상태는 산전수전 다 겪은 가유스도 기겁할 정도.
[‘자하드의 사도’는 연쇄 대량 살인자다. 이상한 자들일 거라고는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상한 정도가 차원이 다르다. 이건 나와 같은 인류, 같은 생물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
[가유스: “만약인데 말이야.” “안헬리오에게는 어머니도, 아버지도, 형제자매도 그냥 태어났을 때 옆에 있었을 뿐인 존재라서,
학우도, 길을 가는 사람들도 그냥 지나가는 존재일 뿐인, 모든 것이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라는 기준으로 판단하는 기계로 보이는 것 뿐일지도 몰라.”
“인간에 대한 애정도, 공감도 단 한번도 느껴본 적이 없고, 어디까지나 다른 존재. 오히려 자신과 다른 존재 정도가 아니라 배경 그림.
안헬리오가 그 배경 그림을 부수는 것에서만 쾌감을 느끼는 괴물이라고 한다면?”
기기나: “그런 존재는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신캐릭터들도 매우 매력적이군요. 이 작가의 캐릭터 완성도는 역시 뛰어납니다. 물론 아직 사도편 인트로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페트레리카는 레메디우스처럼 이상주의자로 그 자신은 아무것도 못하는 무력함에 괴로워합니다.
(물론 레메디우스의 행동하는 이상은 독재자의 논리에 패배하고, 독재국가는 내전국가가 되고, 자신은 오욕을 당하고 죽는 최악의 결과만 가져온 영웅놀이로 끝났죠)
12권까지 살아있는 것 같은데, 어떻게 될지 기대됩니다.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가 현실>이상이니까요. 안헬리오를 가능하다면 죽이기 전에 그 죄를 뉘우치게 하는 마음을 먼저 들게 하고 싶다고 하는데
이는 모니터의 여캐에 생명을 불어넣는다거나, 인형에 영혼을 불어넣는다와 동의어입니다. 주인공들의 평을 보자면
[기기나 “그런데 페트레리카는 판하이마와 안헬리오에게 죄를 참회하고 사람의 마음을 되돌리게 한다고 했는데, 이상론이다.”
기가나가 쓴 웃음. 나도 웃어줬다.
가유스 “이상이라기보다는 망상이지.”]
체레시아. 호감가는 캐릭인데, 솔직히 가유스와 잘 될거 같지도 않고, 사건이 사건이다 보니 좋은 꼴은 못 볼 거 같습니다. 또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할거 같은 캐릭터네요.
["여자는 성인의 고귀함을 동경하거나 선망하기는 해도 사랑하지는 않아. 현자의 지혜나 영웅의 힘도 사랑하지 못해. 인간을, 사람만을 사랑하는 거야."
"그래, 사람뿐이야. 다른 여자는 몰라. 하지만 난 당신의 사람다운 점만을 사랑해. 강하지 않은 사람의 상냥함과 용기, 그 약한 점만을 사랑해."]
그리고 자하드의 사도들.
메트레야에서 인체실험으로 태어나 임상시험으로 서로가 애증의 관계가 돼서
그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외상을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살해함로써 완화하는 페네로테 세자매
[“요즘은 다르다고요, 아줌마. 멋지고 즐거운 최첨단 오락으로서의 살인이 있거든요.”]
어느 날 살인 충동에 사로잡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죽이고, 그 인육을 먹고 인육 외의 고기는 먹을 수 없게 되고,
식인충동에 사로잡혀 계속 연쇄살인과 식인을 해대는 식인종 모피스
[“가유스, 네 고기는 예상외로 맛있다. 이건”
"네 갈비뼈는 적포도주와 향초로 쪄서 단맛을 낸다. 갈빗대 사이의 살은 정말 달고 맛있지. 뼈에 붙은 살을 뜯어먹는 것은 천박하기는 해도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최악이자 최강의 사도인 안헬리오. 그런데 최악의 사도라고 하면서 전편들의 게힌나무 무나 바모조, 아즈루피에 비해 뭔가 포스가 약합니다.
물론 12권까지 나오는 이야기니 기대는 계속 해볼 만합니다.
["나는 원래 여자를 죽이지 않지만, 그대는 어쩔 수 없어. 그대 같은 여자는 다시 가능성을 낳을 수가 없거든. 아무것도 없는 무다. 살인 작법 12. 즉, 나와 만난 그대는 절대적으로 죽는다."
“살인 작법 23. 왼손을 써서 죽이지 못할 것 같으면 오른손으로 또 죽인다.”]
판하이마. 이번 권에서 최고의 캐릭터라고 봅니다. 사도들이 정신 이상자, 사이코패스, 미친 놈들이라면,
판하이마는 그냥 사악한 인간입니다. 그 사악함이 상당하더군요. 이를 이렇게 잘 표현하다니..
[“살인자라도 동료나 육친이 죽으면 슬픈 건가. 벌레 주제에 감정 같은 고등능력이 있나보군. 이거 웃기는데.”]
최악의 연쇄 살인마인 자하드를 체포했던 전설의 주식사 로렌조. 하지만 안헬리오에게 아들과 손자가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사도와 사도의 손가락들에 대한 복수만으로 살아가는 복수귀입니다. 9권에서 등장이 적었지만 이번 에피소드에서 제일 활약이 기대되는 캐릭터입니다.
["겨우 불로불사의 몸을 가지고 도달자 이상의 주식사와의 목숨을 건 싸움에서 어떻게 될 거라생각하지 마라. 무엇보다, 이 세상에 불로불사의 생명 따위는 없다. 물리세계에 태어났으면 반드시 물리적으로 죽는다. 그러니 존엄한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너는, 네놈들 사도는 사람도 아냐!"]
읽을때마다 느끼지만 역시 전투씬이 뛰어나요. 보면서 진짜 눈이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이 소설의 최고의 매력 포인트지요.
이번 에피소드에서 주인공이 어떻게 구를지 기대 됩니다. 도달자들조차도 고전하는 사도가 총 13명이 축제에 초대(총원은 48명으로 추정). 1명 죽고, 1명 체포됬으니 11명.
거기에 안헬리오는 초대받지 않았는데 멋대로 온 거라고 하니 12명. 초대자인 우브슈슈가 만약에 저 초대받은13명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13명...(우브슈슈가 죽은거 처럼 보이지만 안 죽었을 겁니다.)
보통 사도들은 자기 구역에서 얌전히 연쇄 살인만 하지, 이렇게 한곳에 여러 명이 모이는 일이 없습니다. 이런 심각한 사태에 가유스가 경찰이나 특별 수사관, 주식사가 아니라
차라리 군대가 와야되는 게 아니냐는 농을 던지지만, 진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될지도 모르는 문제라 다들 웃지 못하지요.(기기나와 판하이마 제외)
번역실수가 조금 보이더군요. 작가 실수인지 번역실수인지 보이는 부분도 있고요. 일단 바모조가 하모조로 나온다던지, 야코우스가 오른발 약지로 나와서
페네로테 자매 중 힐데와 겹쳐서 5권을 찾아보니 왼발 약지로 나오는군요. 번역자가 교체된거 같던데 전권의 명칭들이 보통은 잘 이어졌습니다.
인트로 편이라 그런지 진짜 떡밥만 잔뜩 던지고 끝났는데 어서 다음 권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최고의 소설이었습니다.
여담인데,  그죄용의 세계관이 진짜 꿈도 희망도 없는 지옥인거 같은 글들이 퍼져있던데
전개가 어두운건 맞는데 세계관은 노멀합니다. 세상이 멸망할 위기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인류를 위협하는 종족이나 신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서 나오는 사건들이야
9.11테러, IMF, 그리스 파탄처럼 현실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그나마 여기는 꿈과 마법이라도 있지. 현실은 그런 것도 없어....
적어도 현실보다는 낫습니다. "지금 있는 휴일도 다 못챙겨먹는데 휴일 늘려서 뭐하냐"
"집에서 가족들이 아버지가 늦게 들어오길 바라니 근무시간은 문제없다"라고 말하는
이들에 비하면 여기서 악질 자본가 중 한명인 다리오네트도 양심적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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