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라는 뱃사공의 한숨소리가 들리자, 정신을 차렸다.


『그러니까, 그런 뜻을 생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야, 나는 힘들게 뇨히라에서 일하는 동안, 온천에서 먹고 마시고 하는 성직자가 부럽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야.』 


 뱃사공의 노골적인 한마디였지만, 그것은 사실이었다. 이런 산골짜기까지 오려면 상당한 여비와 몇 달 동안 일을 내팽개치고도 곤란하지 않을 정도의 지위가 필요할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만족할 수 있는 인물들은 은퇴한 대상 회의 주인이거나, 통치를 잘하는 귀족이거나, 고위 성직자 정도일 것이다. 


『물론, 그런 이유에서 성직자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을 겁니다. 통탄할 일이지만....』 

『"조카(甥)"나 "조카딸(姪)"이 있는 성직자들도 드물지 않고.』 


 함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지만, 사공만 특별하게 생각하는 무언가는 아니다. 그 이야기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성직자는 독신으로 살아야 하며, 아내가 없으니 아이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들에게는 조카와 조카딸이 있는 것이다. 교황도 예외 없이 조카딸이 윈필 국왕에게 시집을 가있다는 점에서 얼마나 악폐습이 광범위하게, 그리고 상시적으로 존재하는 가를 알 수 있다. 


『세상이 좀 더 정직하고, 올바르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그런 것이니까 교황님이 돈을 목적으로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버리게 해야죠.』 


 뱃사공은 떠보는 어조로 이렇게 물었다. 


『그렇다는 건, 자네는 뇨히라에 있으면서 무희들에게는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다는 이야기인가?』 


 설마 그런 일이 없었을까? 라며 던진 질문이었지만 가슴을 펴고 말할 수 있다. 


『물론입니다.』

『아아, 그런가...』


 뱃사공은 말문이 막혔다. 

 다만 그런 반응은 익숙하다. 직업적인 성직자도 금욕의 맹세를 지키는 것은 극소수다. 제대로 금욕을 지키는 것은 외딴 수도원에서 어떻게든 몸무림 쳐도 여자와 맞닿을 수 없는 수도사 정도일 것이다. 


『그것에 대해, 금욕의 맹세를 깬 적이 있는지 생각해보면, 어기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쓴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사공은 어색한 미소를 띄웠다. 

 무희와 악사 아가씨들이 유혹 해온 적이 확실히 있었지만, 그것은 놀림의 연장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는 노력하고 지켰다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스스로가 다짐한 맹세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리를 곧추세우며 그렇게 말했다. 


『흐음. 그렇구먼.』 


 사공은 진지하게 중얼거린 후, 뱃머리의 방향을 홱 바꿨다. 


『하지만, 세상은 이 강과 같은 것일세. 쭉 뻗기만 해선 안되지.』 


 뒤돌아보니 사공은 의미심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상을 말하는 젊은이를 비웃는 얼굴이 아니었다. 

 그것은 많은 것을 감수하고 받아들이는 은자의 얼굴로도 보였다. 


『때로는 휘기도 해야 거기에 물고기가 살 수 있는 것이라네.』 


 뱃사공이라는 직업에 종사하게 되면 사색에 잠기는 시간이 많은지, 존재하는 것에 함축성을 더한 말을 잘한다. 사실, 규율을 깨트리고 속세에 물든 후 진리에 도달했다는 유명한 신학자도 있다. 


『물론, 자네의 이상을 비웃고 싶은 생각은 없네. 더욱이 성직자를 지향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거지. 다만, 올바르게만 가더라도 모르는 것이 나오기 마련 일 걸세. 방황을 해야 얻는 경험이라는 녀석도 있는 거지.』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다, 라는 솔직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뱃사공의 말에는 앞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니까....즉?』


 뱃사공은 왠지 기분 나쁜 듯 코끝을 긁었다. 


『음, 그러니까 말이다. 자네가 하는 그 여행의 목적과 의미는 훌륭한 것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아아, 설마 그 정도로 굳은 결의를 한 줄은 몰랐거든. 내가 쓸데없는 말을 괜히 했나....』 

『네?』 


 되물은 직후였다. 


『어떤 일이든, 되돌릴 수 없는 일도 있다네. 어이, 이제 나와도 좋아.』 


 뱃사공은 화물을 보면서 그렇게 말했다. 시선은 모피 더미가 아니라 그 앞에 있는 나무통으로 향해있었다. 직후 덜컹!이라는 소리와 함께 나무통의 뚜껑이 하늘을 향해 치솟았다. 


『어이쿠』 


 라는 말과 함께 뱃사공이 뚜껑을 잡아냈다. 나무통 속에는 무뚝뚝한 여행용 신발을 신고 있는 긴 다리가 우뚝 뻗어있었다. 곤란한 듯 웃고 있는 뱃사공의 뒤편을 향해 입이 다물어지지가 않았다. 


『으ㅡ! 으으!』 


 이런 신음소리와 함께 나무통의 가장자리로 손이 빠져나오며 덜컹덜컹 흔들렸다. 


『이야아아앗 ㅡ』 

『뮤리!?』 



viewimage.php?id=3ab8d219e3db3b&no=29bcc427b28777a16fb3dab004c86b6f4fce3bfc395ceae173db9d06c53f9437b2b07863b68b306ef214e0b54a4ee7e87e0a721890a980d3e2



 나무통에서 빠져나온 소녀는 모피 더미를 걷어차고, 이쪽의 가슴을 향해 뛰어들어왔다. 재에 은가루를 섞어 놓은 듯한 기이한 색상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가냘픈 몸매의 소녀였다. 나이도 10세 정도로, 아직 여자라고 부르는 것이 너무나 이르다. 이런 뮤리였지만 기운만큼은 좋아서, 그 기세에 밀려 넘어지자 배가 좌우로 흔들렸다. 배가 뒤집어지지 않은 것은 뱃사공의 팔힘 덕분일 것이다.


『어, 뮤, 뮤리, 어, 어째서ㅡ』


 여기에 있는 거냐, 라거나, 어떻게 타게 된거냐, 라는 말이 목에 걸려 나오지 않았다. 


『아무것도, 아무것도 아니야!』 


 힘껏 매달린 소녀, 뮤리는 나무 통속 냄새가 역겨워서였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였는지 눈에 눈물이 가득 맺혀있는 채로 이쪽을 내려다보았다. 


『나도 여행에 데려가!』 


 대지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보다 더 뜨거운 눈물이 얼굴에 떨어졌다. 나무통 속에서 어떻게 뮤리가 나온 걸까라던지, 아무래도 사공과 짜고 있었던 게 아닐까라던 지, 이제 와서 배는 회항하지 않는 건가!라는 여러 생각들은 나중에 미뤄두고 눈앞의 뮤리는 당장이라도 감정이 폭발할 것처럼 잿빛 머리는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었다. 

 다른 수단이 없었다. 황급히 끌어안아 그 작은 머리를 두 팔로 품었다. 


『알았겠습니다! 알았어요!』 


 침착하게! 

 그 직후, 뮤리는 팔을 풀더니, 얼굴을 들어 세웠다. 


『진짜!? 진짜로!?』 

『정말, 정말입니다. 그러니 진정하세요ㅡ』 



viewimage.php?id=3ab8d219e3db3b&no=29bcc427b28777a16fb3dab004c86b6f4fce3bfc395ceae173db9d06c53f9437b2b07863b68b306ef214e0b54a19e5eee64e6cf88ed3f95b44



 귀와 꼬리가 나와버렸다! 

 이쪽의 마음속 외침을 무시하고, 뮤리는 눈을 부릅뜨고 만연에 미소를 가득 지으며 늑대가 먹이를 덮치듯 안겨왔다. 


『오라버니 진짜 좋아해! 고마워!』 


 정말 기분이 좋은 것인지, 머리색과 같은 짐승의 귀와 꼬리가 쫑긋쫑긋, 살랑살랑 바삐 움직인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린 채 사공을 바라보자, 감추고 있던 것을 속 시원히 내보여서 후련함을 느끼는 건지, 아니면 이상한 기분이 든 건지 배 뒤편에 앉아 작은 술통을 열고 있었지만 이쪽을 보지는 않았다. 

 어찌 됐든 간에 이 자리를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행상인과 늑대의 이야기는 실화이고, 그들의 외동딸인 이 소녀는, 평소에는 귀와 꼬리를 자유롭게 드러냈다 숨겼다 하기에 사람과 전혀 번함이 없지만, 흥분하거나 놀라면 의지에 관계없이 숨겼던 짐승의 귀와 꼬리가 드러나는 난감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뮤리, 뮤리...』 

『후후후.... 응?』 


 아직 눈물이 채 메마르지 않았지만, 이렇게 기쁘게 웃고 있다. 

 감정이 풍부한 것은 정말 좋은 것이다. 

 하지만, 조금은 사려 깊기를 바란다. 


『나와있어요, 나와있다고요.....』 


 속삭이며 이야기하자, 그제야 눈치를 챈 듯하다. 당황한 듯 고양이가 얼굴을 씻을 때처럼 자신의 머리를 부랴부랴 쓰다듬었다. 꼬리도 재빨리 숨겼기에 뱃사공은 눈치채지 못한 거 같다. 긴장이 풀리고, 목에 힘을 빼자 갑자기 뒤통수가 배의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 순간 재빨리 일어나려 했다. 


『뮤리』 

『응?』 


 뮤리가 이쪽을 바라보며 짓는 미소는 명백한 가짜다. 분노가 서린 이쪽의 목소리가 들리면 언제인가부터 보이게 된 여자의 웃음이다. 


『물러나세요.』 

『.... 네에』' 


 좁은 배위에서는 도망칠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언질을 받았기 때문인지 평소보다 재빨리 알아듣고 비현실적인 미소를 감췄다. 


『정말이지...』 


 한숨을 쉬며 일어서려 하자, 뮤리가 손을 빌려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흩트려놓은 모피를 정리하고, 나무통도 원래대로 되돌려 놓았다. 

 원래 송진이 들어가 있던 나무통은 강렬한 탄내가 났다. 후각이 발달한 뮤리가 이 냄새를 참고 있었다는 것은, 상당한 결의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이 아이는 로렌스와 호로의 딸이다. 여행을 데려다주지 않았다고 홀짝홀짝 곰의 굴에서 울고만 있었을 리가 없었다. 


『어떻게 된거죠?』 


 모든 짐을 정리하고 물었다. 


『헤헤... 가출해버렸어.』 


 변명하는 것 같으면서도, 변명하지 않은 뮤리는, 말괄량이 소녀의 모습으로 고개를 으쓱하면서 말을 하는 것이었다.




---------

1막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