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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방금 뭐라고 했냐?\"
\"야아옹~\"
\"그래, 그럴 리가 없지. 고양이가 말을 할 리가-\"
\"밥 달라고.\"


우리 집 고양이는 아주 묘한 고양이다. 코리안 숏헤어 치즈, 암컷 2살. 특기는... 인간의 말을 인간보다 능숙하게 할 수 있다는 것. 이름은 희봉이. 촌스러운 이름은 내가 그런 이름을 좋아해서 그렇게 지었다.


\"여, 여기...\"
\"굉꿀.\"
\"굉꿀?\"
\"개꿀의 고양이식 표현이야.\"
\"...\"
\"고양이 말로 해줄까? 냐아!\"


나는 희봉이가 말을 했다는 것에 너무 충격을 먹은 나머지, 무릎을 꿇은 채로 한동안 희봉이가 밥 먹는 걸 조용히 지켜봤다. 두 눈에서 받아들이는 건 분명히 평범하디 평범한 밥 먹고 있는 고양이. 하지만 두 귀에서는 희봉이가 말했다는 걸 똑똑히 들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서로 상반된 정보로 인하여 내 머리 속은 엉망진창으로... 꿈이 아니고선 있을 수 없다, 아무래도 고급 레스토랑에 가서 좀 쉬어야겠다 등등 비정상적인 현실을 도피하기 위한 것들로 채워졌다.


그렇게 고급 레스토랑으로 가볼까 싶던 찰나에, 밥 다 먹은 희봉이가 나를 일깨워줬다.


\"뭘 꼴아보냐.\"
\"...어, 그러니까 지금 네가 사람 말을-\"
\"고양이가 사람 말 하면 안 되냐?\"
\"안... 안 되지 않아? 아니 안 되는 게 아니라 못하잖아.\"
\"앵무새는 하잖아. 고양이라고 안 될까? 실제로 이렇게 말하고 있고.\"


고양이가 말 할 수 있다는 사실을 20살이 되서야 처음 알았다.


\"하여간 인간들은... 꼭 자기들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다는 것마냥, 쯧쯧.\"
\"희봉아.\"
\"왜?\"
\"우리 같이 방송 한 번 나가볼까?\"
\"싫어.\"


희봉이가 단칼에 잘라 거절했다. 하지만 너의 주인은 나야. 널 정식적으로 분양한 건 아니지만, 꾀죄죄한 길고양이였던 너를 거둬들인 게 바로 나라구. 그러니까 넌 내 말을 들을 책임이 있어.


\"희봉아, 좋게 좋게 가자. 널 먹여 살린 나한테 조금이라도 도움을 준다는 셈치고.\"
\"먹은 만큼 네가 원하던 관심이랑 약간의 애교를 줬잖아? 외롭다고 징징대던 것도 받아주고. 정신적으로 충분히, 수지타산에 맞게 도움이 됐다고 본다.\"
\"하아... 지금 네 주인이 누구지?\"
\"내 주인? 내 주인은 당연히 나 자신이지. 넌 집사고.\"


뭐지 이 뻔뻔한 고양이는? 사람 말 할 줄 안다고 주인을 주인취급을 안 하고 집사취급을 해버리네? 아니, 뭐 사람들이 고양이와 인간은 잘 해봐야 친구. 그 외에는 고양이가 주인이고 키우는 사람이 집사라는 말을 하긴 하지만... 웃자고하는 우스갯 소리잖아?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근데 고양이인 네가 날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해?\"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협박이 아니라 놓치고 있는 사실을 집어주고 있는 거야.\"
\"냐아...\"


이제 말이 통하네. 그래 사람의 말을 해도 말이 통해야 이렇게 의미가 있는 거지.


\"동물 학대는 범죄니까. 그리고 난 희봉이 너를 아끼고 싶어. 어려운 거 아니잖아? 돈 많이 벌어서 나도 호강하고, 너도 호강하고. 윈윈이야.\"
\"정말이지... 인간은 꼭 자기들이 모든 걸 다 안다는 듯이 나댄다니까.\"
\"뭐? 너, 너너너너! 너 진짜 나한테 맞아볼래?!\"


나는 주먹을 높게 들어 희봉이에게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희봉이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오히려 천천히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작고, 귀엽고, 아담한 고양이손이 내 발목을 후려쳤다.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난거야? 화면이 90도로 뒤집혔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프고... 분명히 내 발 앞에 있던 희봉이가, 내 눈 바로 앞에서 한 쪽 팔을 들고 있다.


\"착각하지 마. 고양이가 주인이고, 너흰 집사. 잘 해봐야 친구일 뿐이야.\"
\"이... 이 녀석이!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뭐, 뭐야! 망치로 얼굴을 가격당한 것만 같다. 희봉이가 내 얼굴을 쳤는데 정말로 미친 듯이 아프다.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부여잡고 사방팔방으로 굴렀다.


\"좀 괜찮은 녀석인가 싶었건만... 욕심이 그윽하네. 이렇게 가난한 상태로 자취해서 이해가 아예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좀 실망이다.\"
\"으으... 으으으으으으윽!\"
\"그래도 내가 연장자니까, 삶의 대선배로서 아량을 배풀어 이번 일은 없었던 걸로 해줄게.\"
\"이제 겨우 2살인 고양이 주제에 삶의 대선배는 무슨!!\"


안면의 고통이 어느정도 사그라들었다. 내가 발광하는 걸 멈추자 희봉이가 내 가슴 위에 올라탔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한 쪽 팔을 들어 이제는 그게 위협이란 걸 제대로 인지한 나를 향해 작치고 들으라는 듯이 말했다.


\"난 구생묘야. 한 번의 생을 백년으로 치고 아홉 번을 사는 구생묘.\"
\"병원에서는 분명히 2살이라고...\"
\"202살인데, 대충 2살쯤 된 건 맞지.\"
\"...202살?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희봉이는 그저 조용히 나를 바라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고양이라서 사람의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구생묘라서, 202년을 산 고양이라서 사람의 말을 하게 된 거였다. 이 비상식적인 힘도 그런 거고...


\"하하... 하하하하!!\"
\"이게 미쳤나. 쳐맞을래? 닥칠래?
\"닥치겠습니다.\"
\"그래, 아무튼 방송 나가는 건 싫고, 전처럼 평화로운 생활을 살아가자. 난 그런 고요한 삶이 정말 좋아. 말은 이미 할 줄 안다는 거 아니까, 계속 할거고. 알았지? 집사야?\"
\"네... 희봉 주인님.\"
\"아, 얼굴 때린 건 미안했다. 나도 인간 학대는 취미가 아닌데 말이야. 말 안 듣고 대드는 집사는 교육을 시켜야 하잖아. 그치?\"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희봉이님.\"


이렇게 말하는 고양이. 구생묘 희봉이와, 오히려 희봉이가 말하기 전의 집사 시절이 더 좋았다고 생각하는 나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됐다.


\"야, 존댓말 쓰지마. 불편해. 양아치가 사람 지나가니까 삥 뜯던 애 웃으라고 시킨 거 같잖아.\"
\"양아치 맞으면서.\"
\"고양이한테 쳐발려서 삐졌구만.\"
\"아니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