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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올리네요 즐감하세요





아무리 마이페이스가 심한 애들이라지만 들어오자마자 손님을 이렇게 방치시켜도 되는 거야?

뻘쭘해서 가방을 바닥에 내리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돌아다녔다.

약간 서양틱스러운 집 구조 인거 같으면서도 우리 집이랑 별 차이 없는 느낌이랄까?

크게 볼 건 없었기에 앉아서 tv나 보고 있었다.

내 자리 비켜.”

뒤에서 중얼거리듯 자그마한 목소리에 옆으로 살짝 비켜주니 한숨을 한번 내뱉고는 상대하기 귀찮다는 듯이 그대로 누워버렸다.

허벅지에 머리를 기대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 뭐라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은 걸까?

뭔가 기분 좋은 냄새도 나는 거 같아.

향수겠지?

사람 몸에서 자연적으로 이런 냄새를 풍길 수는 없잖아?

저기 식탁에 사탕 좀 꺼내줘.”

, 혜민이라고 했던가? 머리를 치워줘야 일어날 수 있는데?”

머리를 들 힘이 더 이상은 없어. 가져다 줘.”

무슨 개소리야! 짜증이 확 솟구쳐 오르지만 사실 시대로 있고 싶은 거뿐이니 가만히 앉아 있었다.

왜 안 가져다 주는 건데?”

, 저기 그러니까... 나도 귀찮아서.”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딱 그 말이 끝나도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tv만 쳐다봤다.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눈동자는 계속해서 밑을 바라보며 허벅지 위에 올려져 있는 머리만 쳐다보게 되었다.

그럼 지금 이 금발이 진짜란 건가?

눈앞에 있는 쇳물에 녹인 금을 그대로 뒤덮은 듯한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한번 넣어 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그러고 보니까 혜, 혜민이 너는 머리 모양같은거 신경 안써?”

딱히.”

나 머리 잘 만지는데 모양 꾸며줄까?”

별로, 귀찮을 거 같고.”

, 괜찮아! 지금 이 자세에서도 전혀 신경이 안 쓰일 정도로 손볼 수 있어.”

계속 되는 물음에 귀찮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알아서 하라는 듯이 손을 흔들면서 그대로 누워 있었다.

내 입으로 이런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사실 나는 꽤나 머리를 잘 만지는 편이다.

한 때 가족끼리 전부 다 같이 살 때, 여동생이 하나 있었는데 어렸을 적에 머리로 장난을 많이 쳐서 나름 수준급에 다달았다고 자부하는 바이다.

옆으로 누워 있으니 지금 딱 떠오르는 게 있었다.

사실 처음 봤을 때부터 한번 해보고 싶었다고 생각하는 부분이었기도 하고, 준비를 해볼까?

소파 옆에 놔둔 가방에서 머리 방울을 꺼내든다.

아까 말했듯이 한 때는 여동생의 머리를 자주 손보고 그랬을 때 챙겨놓고 안 빼놓은 것이다.

머리 스타일의 이름을 다 알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하려는 것은 꽤나 단순하면서도 내가 좋아하는 타입에 속하기도 한다.

사이드 포니테일.

포니테일자체가 어느 위치에 어느 부위에 또 묶는 머리 양에 따라 많은 종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모양은 머리를 살짝 한 움큼 쥔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자연스럽게 타고 들어와 해변가의 모래를 떨어뜨리는 듯 한 촉각에 전신에 전율이 타고 흐른다.

이게 정말 세상에 타고난 머리인가?

우리 여동생도 꽤나 좋은 머릿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머리에 비하면 웃기지도 않는 비교대상이다.

나도 모르게 머리카락을 계속해서 문지르게 된다.

이거 너무 좋잖아!

그래도 정신 차리자.

내 목적은 이 머리를 꾸미는 것이야.

이런 완벽한 머리카락을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바꿀 수 있다면 그건 그야말로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예술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니까.

다시 귀 윗 쪽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정도 쥔다.

그대로 머리방울을 한 손에 끼워서 벌린 후 잡고 있던 머리카락을 넣어 두 번 감아 머리 방울을 딱 고정 시킨다.

간단하게 완성!

꽁지 머리처럼 옆으로 살짝 삐쳐 나온 머리에 그것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빨강색 머리 방울.

금색과 빨강의 조합이 생각보다 괜찮은지 보는 내내 흐뭇하게 느껴졌다.

찰칵!

사진은 왜 찍는데?”

셔터 소리가 신경 쓰였는지 그렇게 귀찮아하던 이 애도 단칼에 물어온다.

별 이유는 아니고 그냥 어떤지 물어보려고 일어나기는 귀찮을 거 아니야? , 봐봐 어때?”

사진을 보여주니 , 괜찮네.’ 하더니 다시 입을 다물었다.

에헤헤, 좋은 사진을 득템 했습니다.

, 여기 있었네? 한참 찾았다고?”

들어오자마자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나오지도 않았으면서 무슨 소리냐.”

아하하, 미안미안. 어라? 혜민이 머리 모양이? 네가 한거야?”

, 이렇게 하면 괜찮지 않을까? 싶은 느낌으로.”

혜진이는 위에서 보고 옆에서 보고 앞에서 보더니 일어나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보다 더 잘하잖아? ... 정체가 뭐냐? 개변태는 역시 여자머리 까지 완벽하게 손댄다는 거냐?”

아니거든! 그냥 여동생이 있어서 해주다보니 늘었는거다!”

농담농담! 그건 그렇고 잘한다? 혜민이도 맘에 드나 본데? 저번에 내가 해줬을 때는 못 했다면서 확 빼버리던데.”

당연하지 대략 6년 동안을 머리를 만지면서 살아왔는데 이정도야 기본이지.

속으로 약간 우쭐거리면서 베시시 웃을 때였다.

혜진이가 전화를 받더니 듣기만 하다가 갑자기 뛰쳐나간다.

, 무슨 일이야!”

너무 다급해 보였길래 반사적으로 따라 몸을 일으키면서 혜민이의 머리를 떨어뜨렸다.

, 미안! 괜찮아?”

~ 몰라. ~하다.”

아무래도 별 문제 없어 보이기에 혜민이를 뒤로 한 채, 바로 따라 나갔다.

다행이도 아직 멀리 나가지는 않았는지 금방 따라잡아 혜진이를 불러 무슨 일인지 물어봤다.

갑자기 왜 뛰쳐 나간거야? 무슨 일 생긴거야?”

큰일 났어, 왜 이제야와서 알려주는 거냐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진지한 표정으로 혜진이는 계속해서 전력으로 뛰어나갔다.

알게 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이때동안 보고 알게 된 혜진이의 성격을 생각 했을 때, 이런 얼굴을 보여주는 것은 꽤나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젠장! 엄마! 달걀 반 값 세일을 왜 이제 와서!!!”

털썩!

순간 긴장했던 몸이 어이가 없어서인가 힘이 쫙 빠지면서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고 말았다.

뭐 하는 거야! 이런 다급할 때에 넘어지면 되냐! 남자라는게! 얼른 와서 도와주고 짐꾼이라도 해!”

세상에 어쩜 이렇게 가정적일 수가 있나?

어이가 없어서 웃음 밖에 안 나왔다.

급하니까 바로 앞에 있는 매장으로 바로 뛰어와! 알았지? 네가 오면 반값에 두 번 살 수도 있으니까 다 떨어지기 전에 얼른!”

쌩하니 달려 사라졌다.

결국 혼자 남겨져 집으로 확 돌아 가버릴까 했지만 쫓겨 날까봐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투덜거리며 마트로 터덜터덜 따라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