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읽고 너무 재미있어서 2권도 나오자마자 주문해서 바로 다 읽었다.


솔직히 용왕이 하는 일! 이 이 라이트노벨이 대단하다 1등에 올라온거 보고 1도 기대 안했다.


로리이야기가 나오길래 하, 보나마나 쪼꼬만 여자애 귀여운 척이나 하는 로리콘 후빨 모에물일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런데 몇달 전에 1권이 나왔고 의외로 좋은 평이 올라오길래 속는 셈치고 읽었다.


그리고 이런 시발, 존나 재미있었다.


1권의 내용은 별 거 없다.


주인공인 쿠즈류 야이치는 어린나이에 '용왕'이라는 장기계 타이틀을 딴 일종의 챔피언인데 최근 슬럼프에 빠져서 연패의 늪을 해메는 중이다.


그리고 이 녀석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고 그것을 동경하게 된 꼬마애, 히나츠루 아이가 갑자기 찾아와서 제자로 삼아달라고 하는게 이야기의 시작이다.


1권에서는 크게 갈등이 두 개 있다. 슬럼프에 빠진 야이치. 그리고 아이가 장기를 하려고 하는 걸 막으려는 아이의 부모님에 대한이야기다.


솔직히, 이야기 자체는 뻔하다. 플롯도 뻔하다. 심지어 군더더기라고 부를 수 있는, 이야기의 흐름에 딱히 필요가 없는 에피소드까지 있다.(여초연 부분)


하지만 재미있다.


왜 재미있을지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그건 이 이야기가 장기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장기를 소재로 삼아서가 아니다. 이 작품은 일본의 장기세계에 대해 상당히 자세하고 심도있게 다루고 있고 라노벨적인 과장이 들어있기는 하지만


피부로 느낄 수 있을정도로 현실적인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장기를 업으로 삼는 승부사들의 이야기가 라노벨적인 화풍으로 매우 잘 표현되어 있다.


장기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면 이 곳의 캐릭터들은 기존의 캐릭터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주인공은 그저 조금 사람좋을 뿐인 평범한 소년이고, 아이는 주인공에게 메가데레 할 뿐인 로리일 뿐이며, 주인공의 사저인 소라 긴코는 그저 퉁명스러운 츤데레에 불과하다.


하지만 장기에 대한 요소를 더하면 캐릭터가 달라진다.


주인공, 쿠즈류 야이치는 언뜻 평범한 소년이지만 어린 나이에 장기계 최강의 존재인 '용왕'의 타이틀을 딴 천재고 그 자리에 걸맞게 프로페셔녈한, 전문가의 매력을 가졌다.


히나츠루 아이는 진지하게 장기에 몰두하는 야이치를 동경하며 천재적인 두뇌의 소유자. 게다가 장기초보임에도 불구하고 프로를 긴장시킬 수 있을 정도의 공격성을 보여 소녀킬러로서의 매력을 과시한다.(이 부분이 얀데레스러운 부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 함. 성격도 자세히 보면 굉장히 드세고 공격적이다.)


소라 긴코는 완전히 인생 그자체가 장기인, 외곬수 적인 모습과 그에 걸맞은 강함을 뽐낸다. 고독한 늑대와 같은 면모와 신비한 외모가 맞물려 매력을 끌어낸다.


이러한 캐릭터들이 장기라는 승부처에 올라 서로 목숨을 건 진지한 사투를 벌이는 것이다.


작중에 나오는 말처럼 그들은 장기를 두는 것이 아니라, 승부를 두는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쓰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장기에 대해 취재했다고 하는데, 그만큼 작중의 장기에는 현실감이 살아있다.


단순히 머릿속으로 상상해낸 설정이 아니다.


실제로 장기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며, 타이틀이 있고, 연수회가 있고, 연수회에 들어가기 위한 시험, 여류기사와 프로의 차이점, 기타 등등의 설명을 보고 있으면


재미있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느껴질 정도다.


거기에 장기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보더라도 국면의 흐름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비유적인 묘사도 잘 하고 있다.(이 부분에서 갓콜드런 선생의 역할이 좋았다고 생각함.)


중간중간 타이밍 좋게 산포되어있는 색드립, 개그의 요소도 잘 버무려서 있어서 일상의 묘사도 매우 재미있게 볼 수 있고 상업적인면에서


강점을 더해주는 모에스러운 연출이나 상황도 부자연스럽지 않게 적절히 삽입되어있다.(이 부분이 관계자들에게 매우 큰 장점으로 여겨졌음이 틀림 없다.)


장기라는 소재에 진지하게 다가가며 그것을 라노벨식으로 살려낸 작품성, 그리고 라노벨에 요구되는 모에스러운 상업성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단 말이다.


게다가 일러도 예쁘다... 내가 내지일러에 실망할 때가 많은데 내지일러도 퀄리티가 좋은 편이다. 이야기와 맞물리는 연출(페이지를 반반으로 잘라서 양쪽에 붙임)도 있는데다


일러의 수도 제법 많다. 그림체도 예쁘고 말이야.


일본은 아직 장기판이 규모가 있는 것 같은데 거기까지 생각하면 비즈니스적인 차원에서 그쪽과의 연계가능성까지 있다는 점도 관계자에겐 추가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여러모로 이 라이트노벨이 대단하다! 1위가 어울리는 작품이다. 이 작품 덕에 내 마음속 코노라노 순위의 신빙성이 조금 올랐다...


어쨌든 대체로 1권에 대한 이야기만 했는데 2권도 충분히 재미있다.


스승으로서의 야이치의 고뇌도 공감이 가고 새로이 등장한 제자인 야샤진 아이의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솔직히 2권에서 야샤진 아이와 첫대국을 할때 1권에서의 상황과 비슷한,


에이, 별거 없네 하다가 오잉? 이런 엄청난 재능이? 라는 식의 패턴이 반복될 때는 조금 실망했는데 이후의 이야기에서 야샤진 아이가 히나츠루 아이와는 전혀 다른 상반된 매력을 계속해서 보여줬기에 끝까지 만족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장기협회 회장이라는 장님기사도 무슨 무림고수같은 느낌이라서 좋았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찬밥신세인 소라 긴코가 불쌍했다... 포지션을 보니 죽을 때까지 독수공방할 스타일이라 더 안타깝다. ㅠㅠ


어쨌든 추천할만 하다. 루리웹에 올라온 3권 작가 후기를 보니(3권에서는 연령제한을 코앞으로 둔 평범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 주역이 될 듯하다. 1, 2권은 서로 다른 유형을 가진 천재들의 이야기) 안달이 날정도로 다음 권이 기대된다. 


여러모로 약점이 적어서 입문작으로도 좋고 기존 라노벨 독자에게도 어필 할 수 있는 좋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