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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판무 작가 아니라도 장르 소설 쓰는 작가면 누구나 공감하며 읽을 내용이라 생각해서 주소 따옴.
전문 붙여넣기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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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 갑니다. 그리고 당부의 글... 총총...
글쓴이 남희성 조회 2348 댓글 28
2014-07-16 03:34:55
글을 쓴 이유는 사실... 음.
뭐 딱히 있겠어요. 그냥 이러고노는구나 보다가 아싸 나도 한 번 질러보자...
그렇지만 이곳에 다시 오거나 글을 남기진 않을 것 같습니다.
보통은 어딜 다니거나, 글 남기는 성격은 아니라서요...
사실 누구도... 어쩌면 가족도 그렇겠지만 상대방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하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작가의 고민은... 비슷한 작가들이 잘 알죠.
글을 쓰면서 누구나 부담감을 가지고 씁니다.
특히 비인기작가들은... 아. 인기를 좀 얻어봐야 하는데라는 욕구가 굉장히 강합니다.
그리고 왜 내 글은 인기가 없지라는 이유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죠.
실제로 글을 살펴보면 기본 구성, 캐릭터 매력, 이야기 전개 방식, 소재 등에서 식상하고 재미가 없고,
작가 스스로도 몰입이 안 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시장에서 안 팔립니다.
결과가 그러니까... 작가가 노력하고 글을 바꾸면 될까요?
글은 작가 본인이 바뀌지 않는 한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부족한 걸 채우려고 아무리 애써도... 새로운 것들이 나옵니다.
50점짜리 글은 그래서 했던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필력이라는 건 글을 쓰는 재주가 아니라,
번뜩이는 감각에 매력, 글을 끌어가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단기전이 아닌 장기전 분야라서 작가가 계속 고뇌하고 살아야 합니다.
캐릭터와 소재,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톱니바퀴를 계속 맞추면서, 최신형 엔진까지 부착하고 고속도로를 달려나가는 상상을 하는 게
작가의 뇌 속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네요.
아 이제 난 좀 글 잘 쓴다는 댓글 몇 개 달렸어.
이런 희망적인 생각했다가는 시장에서 와장창 무너지게 됩니다.
지금 남의 이야기하는 거 아니에요. 제 이야기였으니까...
글은 열심히 노력해도 부담감은 갈수록 커집니다.
필력이란 게 좋아질수록 부족한 부분이 보이는데, 그걸 메꿀 수 없는 경우가 있어요.
뭔가 해내야 하는데 하지 못하는...
그래서 손을 놓으면 그 사람은 이제 더 이상 글을 쓰지 못하죠.
흔하게... 사라지는 작가가 됩니다.
저처럼 나름 인기작 좀 내보면 차기작에 대한 부담감은 더 있죠.
앗... 내가 이만큼 팔았는데 차기작은 못 팔면 어쩌지?
차기작에서 네임밸류만큼 못하고 다른 작가들처럼 잊혀지면...
사실 이것도 사치스런 고민이죠.
당장 1년 후의 앞을 내가 볼 수 없는 게 작가라는 직업입니다.
작가는 쉬운 직업은 아닙니다.
글을 쓴다는 건 나중이 되면 한 문장, 하나하나까지도... 스트레스가 되기도 하고, 몰두하지 않으면 제대로 안 보이게 되기도 합니다.
지난 글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작가는 엔지니어가 아닙니다.
결과를 만들어내진 못해요.
하지만 최소한 자기 본인이라도 쓸 때 재미있고, 며칠 후에 퇴고하면서 읽어도 재밌고,
나중에 출판하기 전에 최종퇴고해도 재밌어야 합니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역량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게 그냥 될까요?
안 되죠. 그러니까 스트레스 받고 괴롭고 머리가 아프죠.
생물학적으로도 뇌에서 에너지 소모가 상당하기 때문에... 저절로 기피하게 됩니다.
근데도 해결될 때까지 고민을 해야죠.
만약 이래서 좀 다른 거 하면서 스트레스 풀어볼까하다가...
글에 대한 부담감만 더 커져서 다신 또 글을 못 쓰는 경우도 허다하게 봤습니다.
이것에 대한 해결 방법은 글을 즐기라는 흔해빠진 게 전부입니다.
그니까 그걸 어떻게라고 물어보면...
몰라. 그건 니들이 알아서 고민해야지...라고 하면 욕을 먹을까요?
책이 출판되고 독자가 읽어주는 건 소중한 경험입니다.
무언가를 만들기를 좋아하고... 그 이야기가 생동감이 있으면서
본인 스스로 빠져들 수 있는 그런 이야기라면...
나 판타지 몇 천권 읽었으니까 뭐든 쓸 수 있어라면서 뻔한 차례에 가까운 시놉시스 써놓고
거기에 대충 살 붙여서 출판하는 게 아니라
글 한문장 한문장에도 작가가 즐기면서, 글에 빠져서 살 수 있다면
그나마 좀 작가 생활을 당분간은 하면서 살 수 있을 겁니다.
글 자체에 몰입해서 즐기는 거 외에... 이게 그냥 돈 벌이라고 생각하면 글을 쓸 수가 없어요
안 그래도 힘든데 본인이 무거운 짐 하나 더 하는 거니까요.
글에만 집중하세요.
그래도 10000점 만점에 100점짜리 글도 쓰기 어렵습니다.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서 살면 좀 인기가 있건 없건,
그냥 이 작가 노릇이 재밌습니다.
다른 거 하는 것보다는 글 쓸 때가 가장 재미있어요.
때론 힘들지만 그러니까 더 쓰고 싶은 의욕도 생기죠.
그러니까 결론은...
다들 열심히 잘 살자라는 것입니다.
수입 인증보다는 글을 쓰는 작가의 입장으로서, 이런저런 말들을 적었는데
그건 역시 바로 묻혔군요. 역시 이 바닥은...
역시 이바닥은....돈이야!
감사 이따 집에 가서 읽을게
공감가는 좋은 글이다 감사~~
크흑 남희성님 오해해서 제성합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