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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린 라이온하트가 성녀이자 악녀라는 사실은 숨겨야 하지만 숨길 수 없는 공공연한 사실이다.


 악랄한 히잘탄의 군대가 산맥을 넘어 공화국의 수도를 급습했을 때 그 위기로부터 천 년 역사의 땅을 구해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처럼 보였다. 공화정의 무능과 탐욕으로 인해 레벨란 공화국은 역사상 없었던 혼란을 겪고 있었고 너무나 긴 평화의 세월을 누렸던 탓에 군대는 오합지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돌연 나타난 것이 에린 라이온하트였다. 그녀는 망명 있는 가문 출신도 아니었고 귀족은 더더욱 아니었다. 어딜 가나 있는 흔한 평민이었던 그녀가 미친 사람, 혹은 뭔가 있어 보이는 또라이처럼 보였던 이유는 일련의 괴상한 행각 때문이었다.


 단신으로 파벨리우스 수상의 거처에 숨어든 그녀는ㅡ전시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경비가 삼엄한 ‘검은 기와’를 그녀가 어떻게 잠입했는지는 이후에도 수수깨끼로 남아있다.ㅡ그와 일대일로 마주해 자신이 성녀임을 주장하며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해줄테니 군대를 달라고 요구했다.


 수상이 무엇을 믿고 그녀의 요구를 들어줬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추측되는 바는, 에린 라이온하트에게 자신이 성녀임을 증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었거나 혹은 수상이 겨우 이백의 병사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 여겨 그냥 줬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든 간에 역사상 가장 무능했던 수상이 처음으로 잘한 일이었다.


 오합지졸로 이루어진 소규모의 군대를 얻은 에린은 병사들을 이끌고 가 도시 근처에 머무는 용병단과 접선했다. 전쟁 발발 이전의, 오랜 기간 평화를 누린 공화국은 비싼 세금을 들여 정규군을 유지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대부분을 해산시킨 뒤 용병들을 고용해 치안을 유지했다.


 용병들은 공화국이 평화로운 동안에는 나름 충직하게 임무를 수행했으나 전쟁이 시작되자 싹 태도를 바꿔 사치스러운 귀족들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의 돈을 요구했다. 공화국은 당연히 그들의 제안을 거절했고 겉만 번드르르한 전시용 군대로 도시를 지켜야만 했다.


 에린은 퇴역 군인과 백전노장들로 이루어진 용병 수백이 정규군 수천 명보다 훨씬 잘 싸운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진정 필요로 하는 건 그들이었다.


 용병단의 대장과 조우한 에린은 그에게 자신을 수상이 직접 임명한 새 장군이라 밝혔다. 진실은 어쨌거나, 그녀가 끌고 온 병력은 수도에 주둔하던 군대의 일부였기에 나름 신빙성이 있어 보이는 얘기였다.


 에린은 용병 대장에게 수상이 그쪽의 조건을 들어주기로 하였으니 군대에 합류해 싸워달라고 말했다. 검은 기와에 숨어들었을 때 슬쩍한 인장으로 하여금 위조한 ‘공식’ 문서를 내보이면서 말이다. 용병들은 계약을 수락해 에린의 군대에 합류했고 이백의 오합지졸은 한 개 군단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적이고 잘 훈련된 군대로 탈바꿈했다.


 평민에서 성녀로, 성녀에서 군단장이 된 에린은 본격적으로 히잘탄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그녀가 우선적으로 노린 건 강과 산맥을 가로질러 부르상페스에서 레벨란 국토로 이어지는 적의 보급선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이는 꽤 간단한 일이었다.


 성녀의 수완은 제쳐 두고 보더라도, 히잘탄은 역사에 이인자로 기억되어 충분할 만큼 전쟁 경험이 풍부하고 지휘관으로서의 자질도 뛰어난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보급의 중요함을 몰랐을 리는 없었으나, 그의 입장에서 보기엔 에린이라는 존재 자체가 일종의 외통수였다.


 그때 히잘탄의 군대는 수도를 포위하고 점령의 단계를 거의 끝마치고 있었다. 그는 길어도 1,2주 안에 수도를 함락시키리라 여기고 군대를 그 주변에 밀집시킨 상태였다.


 전쟁에서 거의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후방에서 갑자기 이제껏 본 적도 없는 대규모의 군대가 나타나 이쪽으로 와야 할 물자들을 모조리 약탈한 것이다. 히잘탄은 선택을 요구받았다. 이대로 도시를 점령하고 그 후에 외부의 정체모를 적을 상대할 것이냐 혹은 안전하게 병사들을 돌려 보급선을 되찾을 것이냐.


 히잘탄은 결국 점령을 완수하기로 결정을 내렸고 공성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수도가 거의 함락되었을 무렵 에린의 군대가 수도로 회군해 도시로 발을 들이기 시작한 히잘탄의 군대와 마주했다.


 히잘탄의 군대와 에린의 군대는 머릿수만 해도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원래라면 코끼리가 사자를 짓뭉개듯 가볍고 뻔하게 판가름이 날 전투였다. 그러나 히잘탄이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건, 에린의 군대가 그가 여태껏 상대해 온 오합지졸이 아닌 싸움 좀 하는 녀석들로만 이루어져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레반 일족의 거친 기마병들이 히잘탄 군대의 보병들을 무참히 도륙하기 시작했을 때에 이르러서야 그는 일이 무언가 단단히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당황한 그의 앞에 말에 올라 탄 여자가 나타났다. 겨우 십대 후반, 혹은 이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얼굴이었다. 그가 이제껏 보지 못한 아름다움과, 그에 상응하는 투지가 담긴 표정이었다.


 히잘탄이 도대체 누구냐고 묻자 그녀가 대답했다.


 “에린 라이온하트. 레벨란의 성녀가 될 몸이시다.”


 될 몸이라니 무엇인가. 아직은 아니라는 것인가. 그렇다면 자신을 짓밟고 이 군대를 무너뜨리고 나서 그런 대단한 칭호를 가져가겠다 이 말인가. 히잘탄은 건방진 여자에게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승부는 겨우 몇 합 만에 났다.


 그날 전설 속의 성녀가 레벨란에 재림해, 공화국을 위기로부터 구원했다.



 레벨란 측의 승리로 전쟁을 마무리 지은 후 용병단은 에린에게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했다. 그녀가 원래 제시한 거래의 내용은 용병단 전원에 대한 시민권과 일부 고위 관계자들에 대한 귀족 대우, 그리고 막대한 양의 금화였다.


 물론 이는 에린이 지어낸 새빨간 거짓말이었기에 이뤄질 수 없는 일이었다. 에린은 일부 내용을 지어내거나 바꿔 그 사실을 수상에게 전했다. 용병들이 도시를 지켜준 대가로 금을 요구한다. 그런 내용이었다. 국고가 바닥이 났기에 수상은 그럴 형편이 안 된다고 말했다. 에린은 용병들이 돌아서면 다시 나라가 위태로워질 거라고 그를 압박하며, 그 끝에 제안했다.


 자신에게 군권을 넘겨준다면 용병들과의 문제를 잘 처리해 주겠다고.


 다른 이였다면 고려할 가치도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허나 상대는 공화국을 적으로부터 구원해 시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는 성녀였다. 이미 그녀의 실력은 증명된 바였으며 대외적으로 나쁜 말이 나올 일도 없었다. 현재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존재를 모함한다면 그 자는 한밤중에 시민들에 의해 두들겨 맞아 죽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더군다나 성녀와 협력하는 수상이라니, 정치적으로 이보다 훌륭할 게 없었다. 자신에 대한 지지도 또한 오를 것이다. 수상은 고민 끝에 그녀의 제안에 응했다.


 그날 밤 에린은 이제 완벽하게 자신의 것이 된 병사들을 데리고 용병들이 머무는 숙소를 급습했다. 도시 안에서 그들은 무장을 풀고 있었기에 매우 손쉬운 사냥감이었다. 우선 대장을 처리하고 나머지 단원들을 모조리 죽인 에린은 이후 그들에게 ‘공화국이 혼란스러워진 틈을 타 반역을 모의했다.’는 죄목을 붙였다.


 물론 이는 합당한 주장이 아니었다. 증거도 부실할 뿐더러 일의 순서상으로 봤을 때 이용만 하고 버린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딱 좋았다. 다만 국민들이나 공화국의 정치인들에게 있어선 그런 사실은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그 일에 반발해 일어난 건 다른 용병단들과 공화국 국외에 머무는 소수 부족들이었다. 그들이 일제히 봉기를 일으켜 각지에서 공화국을 압박해 오기 시작했다. 성녀는 그들에게 맞서 그 유명한 ‘동서남북 대정벌’을 개시했다. 평민이 성녀로, 성녀가 군단장으로, 군단장이 다시 성녀로, 그리고 성녀가 이번엔 정복자가 된 순간이었다.


 에린은 봉기를 일으킨 부족들을 제압하기 위해 여러 번에 걸쳐 군비의 확충을 요구했다. 그녀는 직접 인재들을 뽑아 지휘관으로 임명시켰고 그들로 하여금 병사들을 단단히 훈련시키게 했다. 전폭적인 지원과 그녀 자신의 역량으로 하여금 공화국의 군대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고 그럴 때마다 성녀의 권력 또한 높아져만 갔다.


 대정벌을 끝낸 후 공화국은 주변 국가들이 설설 길 정도의 강대국으로 성장해 있었다. 성녀는 영웅이 되었고 그녀를 추종하는 자들이 전국에 수도 없이 많았다. 반면 그 때문에 국내에서도 그리고 국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국내의 귀족들이나 정치가들에게 있어서 성녀는 출신도 불분명한 천한 여자가 운 하나로 승승장구 한 것으로 비춰졌으며, 국외에서는 언제 자기 쪽에 칼을 들이밀지 모르는 위협적인 정복자로 여겨졌다. 분명한 것은 이제 공화국의 강력함을 말할 때 결코 성녀의 존재를 빠트릴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소수 부족들을 모조리 제압하고 용병단을 대부분 복속시킨 뒤에도 그녀는 멈추지 않았다. 평화가 찾아오면 그만큼 군인의 힘은 약해진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군인의 힘이 약해지면 자연스레 그녀의 힘도 약해진다. 군대가 곧 그녀의 권력과 힘의 원천이었으니까.


 성녀는 이제 개종을 명목으로 하여금 주변 국가들을 침략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이름에 또 하나의 칭호, 악녀가 붙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물론 그녀가 아직까지도 자국민들에게 있어 반박 불가능한 성녀임은 다르지 않았다. 그녀의 행동들 전부는 결국 레벨란이 부흥하고 국민들이 더 많은 부와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해줬기 때문이었다.


 무능한 정치가들은 숙청되었으며 사치스러운 귀족들은 재산을 몰수당했다. 성녀는 힘으로 하여금 공화국을 바로잡았다. 그게 그녀의 방식이었다.


 성녀는 점차 의회를 제 수족들로 교체해 나갔으며 수상을 꼭두각시처럼 다뤘다. 그것은 일종의 독재와 같았다. 아니, 사실 독재였다. 허나 그 형태가 어찌됐건 결과가 좋았기에 국민들은 그녀를 지지했다. 일부 깨어있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걸 알거나 선민의식을 가진 자들은 성녀가 위험한 자라며 믿지 말 것을 주장했지만 대부분 미친 놈 취급을 받았다.


 성녀가 침략 전쟁에서 성공하고 자신의 입지를 더 높이 상승시킬 때마다 공화국의 의의는 서서히 무너져 갔다. 하늘을 찌를 기세의 군사와 그들을 쥐어 잡은 한 개인의 모습은 오히려 절대 왕정에 가까웠다.


 레벨란이 부흥할수록 주변 국가들은 고통을 받았다. 정복당한 땅에 식민지가 지어지고 총독이 와 지역 주민들을 본격적으로 착취하기 시작하면서 값싼 노동력과 해외의 물품들이 국내로 수입되어 자국민들은 호황을 누렸으나 정작 빼앗긴 자들은 더 없이 빈곤해졌다.


 높아진 악명은 실패를 겪은 적 없는 성녀에게도 화를 불러 일으켰다. 그녀에 의해 축출당한 일부 귀족 세력과 음지의 세력들이 힘을 합쳐 성녀의 암살을 모의한 것이다. 그녀가 부하들과 떨어져 있는 틈을 타 병사 수십 명으로 하여금 성녀를 칠 계획이었다.


 에린은 도중에 자신을 노리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고 급히 숲으로 도망쳤다. 에린의 목숨을 노리는 병사들이 그녀를 맹추격했다. 에린은 여러 번 고비를 겪었지만 자잘한 상처만을 입은 채 간신히 그들을 따돌릴 수 있었다.


 에린은 지쳐 나무에 기대어 숨을 돌렸다. 몇 분 그러고 있으려니 주변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에린은 곁에 둔 검을 집어들면서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들어 겨누었다. 나타난 건 십 대의 앳된 소녀였다.


 에린은 소녀의 차림을 보건대 근처를 지나가던 농부의 자식이라고 생각했다. 겁을 먹은 표정의 소녀에게서 검을 거두고 에린은 얼른 가라고 고갯짓을 했다. 소녀는 그대로 지나쳐 가는 척하다가, 이내 거리가 어느 정도 벌려지자 옷 안쪽에 숨기고 있던 석궁을 꺼내 들어 그녀를 향해 겨누어 쐈다.


 에린은 놀라 피하려고 했으나 어깨를 맞고 말았다. 볼트는 갑옷을 꿰뚫고 안쪽의 살점에 깊숙이 박혔다. 에린은 그 충격에 뒤로 나가떨어져 나무에 등을 부딪쳤다.


 소녀는 석궁을 조준한 채 에린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에린은 소녀의 손목에 새겨진 표식을 발견했다. 언젠가 보았던 것이었다. 그녀가 침략했던 지역 중 하나에서.


 에린이 말했다.


 “넌 파티간이구나.”


 한창 침략이 진행 중인 나라에 사는 부족의 이름이었다. 에린은 아무리 귀족들이라고 해도 이런 어린아이까지 암살에 가담시킬 거라곤 생각할 수 없었다. 아마 그녀가 자발적으로 동참한 거겠지.


 에린은 몇 년 전에 자신이 한 일이 떠올랐다. 아직 십 대 후반이던 시절에 그녀는 이 세상의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했을 일을 행동에 옮겼었다.


 “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나를 죽이려는 거니?”


 에린이 물었다. 소녀가 어눌한 말투로 말했다.


 “당신의 군대가 내 부모님을 죽였어요.”


 아마 저 말을 하기 위해 공화국의 언어를 공부한 게 아닐까 싶었다. 어린 나이임에도 대단한 의지이며, 틀린 부분 없이 말했다는 것도 칭찬할 만하다고 에린은 생각했다.


 “어떤 사람들은 당신을 성녀라 부르더군요.”


 소녀의 목소리에 분노에 가까운 감정이 실렸다. 아마 그 말을 인정할 수 없는 것이리라. 에린은 투구 속에서 피식 웃었다.


 “하나를 완벽하게 지키기 위해선, 그걸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모두 쳐내야만 하지...”


 에린은 말하는 도중에 답답함을 느껴 투구를 벗었다. 소녀가 긴장한 듯 석궁을 쳐들었다. 에린은 그녀의 경고를 무시하곤 벗은 투구를 땅에 집어던졌다. 얼굴이 드러나며, 소녀가 의외란 표정을 했다.


 성녀가 젊다는 건 알았지만 예상보다 더 그랬다. 고작해야 이십 대 중반, 혹은 그 이하. 여자가 보기에도 무척이나 아름다우며 결코 악한 짓을 저지를 사람처럼 느껴지지 않는 온화한 인상이었다.


 성녀는 한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짚었다. 여기를 노려서 쏘면 돼. 그런 의미였다.


 “단번에 죽여주는 자비는 바라도 괜찮겠지?”


 소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발자국 더 다가와 소녀는 석궁을 그녀의 이마로 정확히 조준했다.


 그때를 노려 성녀가 움직였다. 그녀가 갑자기 달려들자 소녀는 황급히 석궁을 발사했다. 그러나 에린이 도중에 그녀의 팔을 옆으로 밀어 엉뚱한 곳으로 볼트가 나갔다. 이후 소녀와 성녀는 한동안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오랜 전투로 단련된 에린을 깡마른 체격의 소녀가 힘으로 이기기란 불가능했다.


 에린은 역으로 소녀를 제압해 눕혔다. 그 위에 올라타 소녀를 똑바로 내려 보면서, 그녀는 한손으로 소녀의 뺨을 훑었다. 소녀는 두려워하는 눈초리였다. 그녀의 얼굴이 살짝 흔들렸다.


 “눈동자가 날 닮았어.”


 에린이 말했다. 소녀는 에린을 똑바로 올려 봤다. 그녀의 눈동자에 에린의 얼굴이 비췄다. 크고 동그라며 노을 녘처럼 붉다. 정말로 둘의 눈동자는 색도 형태도 닮은꼴이었다.


 “예쁘구나. 매혹적이야.”


 소녀는 에린이 무슨 의도로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단 눈치였다. 그러거나 말거나 에린은 말을 계속했다.


 “사람들은 내가 처녀인 줄 알지. 성녀. 그건 달리 말해서 성처녀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건 사실이야. 난 남자랑은 하지 않거든.”


 갑작스레 에린이 소녀에게 입을 맞췄다. 소녀가 당황해 하며 떼어내려 했지만 에린이 강제로 붙들고 거칠게 입 안으로 혀를 넣었다.


 찐득한 키스 이후 에린이 얼굴을 떼었다. 몇 줄기 침이 그녀의 입술에 고스란히 묻어났다. 소녀의 얼굴은 당혹스러움과 수치로 붉게 물들어 있었다.


 “여자랑 하는 행위는, 찢어지지 않지.”


 이후 에린은 수 시간에 걸쳐 소녀를 겁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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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는 생각나면 함



그래서 히로인 ㅇ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