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학교가 기독교 재단에서 세운 사립이었어서 기독교 계열 행사가 많았어. 부활절 고난 주간 이런 것도 학교 측에서 꼬박꼬박 챙겼고. 그 중에서도 제일 기억에 남는 게 무슨 비전 캠프인가?  방학 때 2박 3일정도로 신청자를 받아서 교내 기숙사 시설 쓰면서 합숙하는 행사가 있었음. 아침에 일어나면 qt라고 성경 말씀 새기는 시간 있고 예배에 기도회에 물론 노는 시간도 많았지만 교회 수련회 비슷한 행사였다고 기억해. 이런 걸 왜 하나 싶지? 나도 기독교인은 아니라서 왜 하나 싶었는데,  결국엔 딱 한 번, 2학년 여름에 참가하게 됐어.



왜 그랬냐고? 우리 학교엔 기독교 계열 행사마다 동원되는 일종의 ccm 밴드 동아리같은 게 있었어.  진짜배기 밴드부가 없는 대신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얘네를 밀어 줬고, 연습시간까지 알차게 계산해서 봉사 시간도 막 뿌렸다.  그런데 그 때 내가 좋아하던 애가 거기 보컬이었거든. 모태 기독교인이기도 했고. 이 기회를 틈타 뭔가를 해보겠다 이런 발상은 아니고, 그냥 얼굴 더 볼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는 느낌?  처음 겪는 감정이기도 했고, 원래 오딱구한텐 그럴 자신감 같은 건 없는 법이야 8ㅅ8


아무튼 혼자 난데없이 지원하면 아무래도 쟤가 왜..? 같은 의심의 시선을 받으니까, 평소에 같이 노는 돌아이들 몇 명을 더 꼬셔서 당당하게 지원했다.  다 농구 좋아하는 애들이라 새벽에 탈주닌자하고 농구 한 겜 뛰자니까 흔쾌히 동참해 줬어.

결국 캠프 당일이 다가왔고, 아침부터 애들이랑 버스 타고 꾸역꾸역 학교까지 갔다. 학교가 제법 후미진 곳에 있었기 때문에 마을 버스 같은 거 안 타면 갈 도리가 없었어.

그런데 거기서



시발 짧게 쓰려고 했는데 왜 이렇게 길어지지 투머치토킹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