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학창시절에 글 꽤 쓴다고 글 관련한 건 거의 다 상 받고 다녔는데, 내가 장르소설 광이라서 안 읽어본 책이 없기에 이 바닥을 우습게 여긴 것도 있지만 어쨌든 자신 있게 썼던 작품들 천천히 물먹고 두 번째 세 번째 작품 쓸 때는 독자들에게 숨겨진 수작 소리 리플도 달리며 거기에 보답하듯 열심 글을 이었지만 정작 이 작품들이 최소임금을 넘겨주지 못했기에 그간 나에게 가졌던 환상은 다 무너졌고


결국, 사회적으로 마지막까지 핀치에 몰아붙여 지고 엄청난 자책감에

내가 병신 돌대가리라는 걸 인정하고 복창하고, 그간 실패했던 걸 정리하는 차원에서 노트에 적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써보고 이 바닥 깔끔하게 뜨려고 했다. 뭐 글 쓰는 거 말고는 준비한 게 없어서 넘어 아는 분 좆소기업에 취업하겠다 생각했는데(거기서 인턴 비슷하게 아르바이트해본 적 있는데 인생에서 최악의 시간 중 하나였다. 회사인간 관계가 그렇게 엿 같은 것인 줄 알긴 알았지만, 피부로 뼛속까지 느끼고 탈탈 털리고 나왔지) 마음 비우고 쓴 거기서부터 잘 풀려나갔지. 그런데 쓰면서도 이번엔 살아남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그렇다고 이 바닥에 노력만으로 된다고 하기에는 기만인 것 같기에, 일단 노력충이라 스스로가 판단되면 실패할 때마다 그간 쓰고 지적받았던 내용을 정리하는 습관을 지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결과는 미지수지만 몇 번 실패하다 보면 어느 날 불현듯 첫 문장을 이어나갈 때 스스로가 시장에 먹힌다는 분명한 직감이 날아올 때가 있을 거야. 바로 그때가 전업의 시작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