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글엔 댓글보다 추천이 많은지 모르겠다.


 이거슨 미스터리...


 암튼 2탄 쓰고 씻으러 간다. 반응 좋으면 계속 쓸게.




 고등학교 3학년 때는 전 여자친구임.


 이게 내 첫 연애이자 장거리 연애사의 시작이기도 하지.


 얘는 내가 네이버 블로그 하다 만났음.


 랜덤 블로그 타고 내 블로그에 왔는데, 내 블로그가 맘에 들었는지 방명록을 남기더라구.


 그걸 계기로 해서 만났음. 난 대전이었고 걔는 온양.


 내가 얘를 좋아서 사귄 건 아니었어.


 나같은 녀석도 여자랑 사귈 수 있을까? 해서 던져봤지.


 어 그런데 얘가 오케이를 해버렸지 뭐야.


 아무튼 사귀게 되었는데, 얘가 능력이 쩌는애더라구.


 원래 피아노를 잘쳐서 예고에 가려고 했는데


 집에 돈도 없고, 실기를 1등이 아니라 2등으로 붙는 바람에


 음악은 접고 글을 쓰기 시작함.


 근데 글도 정말 잘 썼다. 사람을 따뜻하게 보는 시선에, 이야기를 풀어내는 힘이 있었지.


 이청준을 좋아해서 관념적인 글을 적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정말 잘썼더라. 글로 이것저것 상도 타오고.


 서울산업대(지금은 과기대) 문창과 수시 한 명 뽑는데


 거기에 뽑히고 그랬으니까.


 문제는, 막상 사귀기 시작했는데 내가 열등감이 쩔었음.


 단순히 글만 그런 게 아니라, 패배감, 열등감이 내 바탕이던 정서였거든.


 얘도 내 글에 열등감을 느끼기도 하고, 부러워하기도 했는데,


 나한텐 그게 와닿지 않는 위로였다.


 그 때로 돌아가면 어린 나한테 가서 명치 한 대 쎄게 쳐주고 싶을 정도였음.


 뭐 암튼 이런 내 옆에서, 정말이지 열심히 날 돌봐줬어.


 그게 약발이 다한 때가 내가 군대가고 난 이후임.


 얘도 정서가 좀 변하면서, 외로움도 타고 그랬다.


 뭐 바람을 피웠던 건 아니고, 그냥 사랑이 식었어.


 서로 자기 감정을 인정하기 힘들었지만,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더라.


 나는 걔랑 '헤어지기' 전엔 살면서 사랑이 뭔지도 모르는 병신이었는데,


 헤어질 즈음이 되니까 걔가 나한테 했던 게 사랑이었음을 깨달았어. 어휴 좆병신...


 아무튼 그렇게 헤어졌음. 나한테 가장 영향을 많이 준 사람 중에 한 명이야.


 헤어지고 나서는 5년 전 즈음인가, 호주로 워홀 갔다는 이야기 이후로는 소식을 못들음.


 뭐 어디서든, 무얼하든 잘 할 것 같으니까.


 예전에 방송작가를 하고 싶댔는데, 뭐 진짜 그 길에서 일할 수도 있겠지. 충분히 능력이 되니까.


 아무튼 나도 걔랑 만나고 많은 변화를 겪었음.


 헤어지고 아픈 게, 내 세계를 깨고 나오는 계기가 되었지. 


 너무 아픈 걸 견디려고 글공부를 했다.


 연등이고 주말이고 시간 날 때마다 했음. 덕분에 글이 많이 늘었어.



 아. 헤어지고 전역한 뒤 문자로 연락이 왔었어.


 뭐하고 지내냐는 말에, 잘 지낸다고 했지.


 그냥 그렇게 얘기가 끝나는 듯 싶다가... 내가 얘한테,


 널 만나서 좋았고, 날 사랑해줘서 고마웠고, 너가 정말 앞으로 잘 지내길 바란다고 문자했음.


 걔도 나한테 미안하다고 그러더라. 내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하더군.


 지금도 걔를 떠올리면, 사랑이 뭔지 알았을 때 만났다면 정말 좋아해줬을 텐데.


 그 땐 내가 너무 어렸다는 아쉬움이 남고,


 생각할 때마다 미안하고 고마워지는 사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