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소설에는 작가주의라는 말을 안 씀
왜냐하면 단편 독립영화라도 한 편을 찍는데는 적지 않은 자본이 들어가고
감독 개인의 자본으로 영화를 찍지 않기 때문에 결국 투자자의 의도를 감안할 수 밖에 없음
물론 투자자의 의도는 대중에 부합하는 영화로 영화의 흥행을 신경써달라는 거고
일반적으로 영화는 상업영화도 많은 관객을 불러들이기 위해서 존재함
때문에 '작가주의'를 표방하는 영화 감독이란건 독특한 존재일 수 밖에 없음
그런 상업적 의도를 베재하면서 작품을 만들겠다는건 그만큼 투자자와 대중들의 영향을 무시하고 있으면서도
어떻게든 계속 작품활동을 해가고 있는 사람이니까
다시 돌아와서, 소설은 창작 그자체엔 대자본이 투입되는 경우가 없고
자본이 투입되는 소설은 아주 제한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소설가는 기본적으로 작가주의임 모두 작가주의 소설을 쓰니까 작가주의라는 말을 안 쓰는거지
하지만 사실 소설에도 작가주의에 한정되지 않는 소설들이 존재하고 있음
크게 두 부류가 될텐데, 하나는 대중소설이고 다른 하나는 장르소설임
대중소설은 대중에 부합하는 소설을 쓰고 장르소설은 장르와 장르독자에 부합하는 소설을 쓰니까
하지만 그 수나 독자층이 막연한 대중소설, 이를테면 김진명이나 김탁환, 박범신, 최인호, 이문열과 같은 작가들의 작품은
작가 이름 자체가 메이커화가 되서 출판사가 옆에 붙어서 기획 출판까지 하는 경우가 많고
본 갤러리에는 딱히 없을 거 같으니 언급을 할 필요가 없을 거 같음
중요한 건 장르소설이겠지
그치만 장르소설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을 써준다'는건 말이 안됨
이를테면 많은 웹소설 작가들은 '나도 써볼만하겠는데'로 시작하지 '장르 독자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서~' 하면서 계산적인 경우가 오히려 잘 없음
오히려 계산적으로 보이는 소설들은 그냥 자기가 읽어왔던 그 소설의 독자가 바로 자신이었으니, 그냥 그런 소설을 쓰는거지
독자의 취향을 분석해서 이러저러한 글을 쓰겠다고하더라도
정작 자신이 그러한 장르의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읽어나가면서 그게 어떤 소설인지 알 수 없다면 쓸 수 없음
아까 누군가 장르 웹소설 작가에 대해 독자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 글을 쓰니까 비난의 뉘앙스로 '창녀/창남'이라고 말했는데
부분적으로는 틀렸다고 생각함
장르 웹소설 작가들이 창녀/창남이라면 돈이 없어 배를 굶으며 몸을 파는 사람들이 아니라 애초부터 쾌락주의자인거임
그렇다면 웹소설 플랫폼은 어딘가의 무너져가는 골방이 아니라 수 많은 돈이 오가는 화려한 난교 파티 연회장인거지
(자신은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억지로' 쾌락주의자들에게 몸을 팔겠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지
사실 그 말을 한 사람도 이런 의도에서 말을 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글에선 그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거 같음)
물론 난 웹소설 작가가 창녀/창남이라고 생각하지 않음
그냥 자기글을 쓰는 사람들인거임
웹소설 작가가 독자를 의식하면서 소설을 쓴다면 그것이 웹소설이기 때문이 아니라
작가라면, 그것이 영화 감독이든 소설가든, 일러스트레이터이든 만화가든, 당연히 그것을 보아줄 사람을 감안하면서 작품활동을 하기 때문이겠지
작가가 독자를 생각하는 건 보편적인거임
웹소설이라는 매체가 아주 특별한 매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음
개추먹어. 독자의 니즈에 맞추는 소설에 대한 논쟁? 나도 이런 논쟁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봐. 같은 소재, 설정, 비슷한 갈등요소를 줘도 작가가 그걸 어떻게 풀어가는 지 그 과정이 얼마나 흡입력이 있는지 대화는 살아있고 그 안에 살이 있는지. 결국 그런 거에 달려있다고 생각해. 공모전같으면 수많은 작품중에 심사위원의 눈에 띄기 위해 참신한 아이디어가 필요하겠지만, 단순히 독자를 만족시킨다는 건 얼마나 참신한 아이디어인지, 작가의 주관이 뚜렷한지 그런것보다 정말 본질적인 건 작가의 필력이겠지. 이야기를 얼마나 잘 끌고 가느냐.
장르소설을 쓰는 많은 작가들이 아마도 장르소설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일거야. 순수문학 쓰는 작가들이 순수문학 좋아하는 것 처럼. 그리고 그 안에서 보다 많은 독자를 만족시키고 싶은 욕구를 갖는 건 창녀 창남같은 게 아니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욕구 아닐가. 어떤 사람들은 다작작가를 깎아내리기도 하는데, 다작은 아무나 하나 싶어. 글 빨리 쓰는 것도 능력이고 책상 앞에 오래 앉아있는 것도 노동이니까.
물론 나도 나 꼴리는대로 쓰긴 하지만 어느정도는 시장과 타협을 안할수가 없어 아무리 봐도 새드엔딩이 맞는데 절대 그렇게 책을 낼수 없으니까 억지로 해피로 틀면서 나한테 남아있던 일말의 작가주의도 내려놓기로함
강동원이 늑대의 유혹 찍고 이 영화 왜 찍었냐고 하니까. 앞으로 더 많은 영화를 선택할 기회를 줄 영화같아서 출연했다고 했거든. 새드 쓰고 싶으면 네임드작가되서 정말 너가 쓰고 싶은 소설 써도 독자가 믿고 따라오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물론 말만 쉽다만..ㅋㅋ
위래는 참 글 잘쓴다
ㅇㅇ/ 나도 유명해지면 쓸수있는 폭이 좀 넓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ㅋㅋ 그리고 윗댓글에서는 좀 불평하긴 했지만 실은 이번 소설엔 해피엔딩도 그닥 나쁘지 않은거같아서 다행이야.. 처음엔 막연히 이런 상황에서 행복한 결말을 얻는게 가능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 근데 쥐어짜고 생각하다보니 어떻게 잘 풀리는 결말이 떠오르긴 하더라고. 조금 비현실적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쓰면서 비단 소설에서뿐만 아니라 내가 지나친 비관주의에 갇힌 시각으로 인생을 바라보고 있었던거 같아서 다시 생각해보게 됐어. 결과적으론 새드일때보다 다소 여운이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느낌은 있지만ㅋㅋ 독자들도 만족스러울거같고 크게 나쁘지도 않아서 이대로 내기로 함. 위래 글하고는 별개인 얘기를 너무 길게 적었네
항상 생각하지만 항상 위래 글은 개념글이 되네. 부럽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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