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분이 질문을 하셔서 그 이야기를 댓글로 적으려다

조금 더 많은 지망생분들이 보셨으면 해서 따로 글을 남깁니다.

기성분들은 대부분 알 테니 가볍게 무시해주시면 됩니다.


*


출판사에 끌려다닌다.

이런 말을 한 이유는 하나입니다.

갑을관계에서 작가가 을이 될지 갑이 될지는 작품으로 결정합니다.

작품이 좋으면 작가가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유리한 조건을 얻을 수 있고 영업에 관해서도 의견을 어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품이 좋지 않은데도 출간을 위해 계약을 하게 되면 작가는 을이 됩니다.

제의가 오든 투고를 했든 그건 변함이 없습니다.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출판사가 신인에게 제의를 하는 이유는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작품이 정말 좋고 인기가 많아서.

하나는 인기는 별로지만 혹시 인기가 많아질 수도 있으니까.


전자라면 계약이야기가 오갈 때부터 작가는 갑의 위치에 있습니다.

후자라면 작가는 을입니다.

출판사는 보험용으로 작가를 잡아두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리고 자신들의 뜻에 맞게 수정을 요구합니다.

작가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의 수정이라면 괜찮습니다만

그렇게 할 수 있는 편집자는 제가 알기론 한손에 꼽을 정도로 적습니다.


예전에도 글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만

글쓰기의 조언은 당사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만 해야지 조언이 됩니다.

그 이상은 그저 자기 입맛에 맞춰 글을 바꾸는 것 뿐입니다.

여기서 작가가 얻어내는 게 있다면 그것 또한 다행입니다만

대부분의 지망생은 이 단계에서 지쳐 나가 떨어집니다.


몇몇 지망생들은 출판사와 연락두절이 됐다가 몇 달 혹은 몇 년 뒤에 내용증명을 받기도 합니다.

(최근 대부분의 출판사 계약서에는 위약금에 관한 내용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가볍게 혹은 급하게 생각하고 한 계약이 작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계약은 언제나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저만 하더라도 몇 년 전의 계약이 현재의 제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전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지망생분들이 그럴 수 있을까요?


계약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닙니다.

절대 급할 이유도 없습니다.

여러분의 글이 돈이 된다면 한곳에서 연락이 오지 않습니다.

한곳에서만 연락이 왔고 계약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면 과감하게 계약을 거절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웹갤러리에서 조언을 해드리는 이유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곳에 제 필명을 걸고 조언을 해준다면 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이 시장은 오픈되어 있는 것 같으면서도 폐쇄적인 곳입니다.

제가 누군지 궁금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아시더라도 그냥 넘어가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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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지 제게 궁금한 게 있으시면 글을 남겨주세요.

확인하는대로 제가 아는 선에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좋은 밤 되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