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라음대 주최자 쿠드리게스입니다. 대회 끝난 지가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이제서야 감평을 올리게 되어 참으로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저를 죽이려고 생각하셔도 좋습니다.


사실 작품을 심도 있게 평가해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없거든요. 거기다가 저는 글 쓸 의욕은 있지만 정작 머리에서 생각한 것을 손으로 옮기는 것에 상당한 애를 먹습니다. 머릿속에서는 이런저런 말들이 쭉쭉 떠오르는데 정작 키보드나 펜을 잡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그런 현상 말이죠. (이건 어쩌면 대부분의 글 쓰는 분들이 겪는 고충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거기다가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는 중인지라 안 그래도 감평 쓰는 시간이 긴데 주어진 시간은 굉장히 짧아서... 감평이 허접할지언정 추하게 런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썼습니다.


들어가기에 앞서서, 제가 작품들을 감평하면서 세운 나름대로의 기준을 명시하겠습니다.





첫째, 문장이(또는 문체가) 간결하지만 명확한가?


'라이트노벨'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복잡한 표현이나 겉멋만 잔뜩 든 표현을 읽다 보면 이게 글을 읽고 있는 건지, 글자를 읽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정말로 많습니다. 제가 난독증인 것인지는 몰라도 라이트노벨을 읽다가도 이해가 안 되어서 앞 부분을 한 두번씩 다시 읽을 때가 있거든요. 그렇기에 문장의 간결함을 우선적으로 두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간결한 문장이기만 하면 부족합니다. 말하거나 표현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게 드러내야 하기에, 간결한 문장에 덧붙여 명확한 문장을 쓰는 것을 첫 번째 감평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둘째, 감정 표현이나 묘사를 적절하게 사용하여 작품에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가?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 인물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작품은 그것이 음악이 되었든 글이 되었든 좋은 작품입니다. 이것이 너무 빈약하면 감상하는 사람은 그저 무덤덤한 상태로 작품을 감상하게 되고, 너무 지나치게 사용하면 감상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뿐이죠. 첫 번째 감평 기준과도 어느 정도 연결되는 면도 있습니다. 너무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은 적절한 감정 표현이나 묘사의 사용. 그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드는 것을 두 번째 감평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셋째, 곡의 분위기, 가사의 내용과 글은 일치하는가? 만약 재창조하였다면 그 재창조가 곡의 본래 느낌이나 소재를 훼손하지는 않는가?


'라음대'의 개최 취지이자, 가장 큰 의의입니다. 음악과 글이 서로 엇나가 있다면 라음대의 개최 취지와는 전혀 맞지 않게 됩니다. 제가 재창조를 허용한 것도 가사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이라고 이야기한 것 역시 라음대의 개최 취지를 훼손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연하겠지만, 이 세 번째 감평 기준이 가장 큰 감평 기준이 되겠군요.




이렇게 기준을 세워 놓았지만, 여러분이 생각하신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날지도 모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단지 '제 취향에 맞았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두 작품이 비슷하거나 근소한 차이만을 보인다면, 개인적으로 취향에 맞는 쪽을 선택하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니까요.


제 스스로도 글 보는 안목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감평글도 뒤죽박죽이고, 감평 기준도 잘 안 지켜진 것 같고……. 그렇기에 저보다 글 보는 안목이 높으신 라갤러 여러분들의 감평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은 감수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저보다 훨--씬 먼저 감평을 써주신 (http://gall.dcinside.com/web_fic/69573) 고정닉 '유혈이' 님께 감사드립니다. 사실, 감평글 조금 많이 참고했어요. 헤헤.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감평글은 이만큼 길지 않고, 매우 허접할 것임을 미리 경고합니다.


※※※ 감평 내용 불만족 시 100% 사죄 보상합니다. ※※※





먼저 4000자 이상을 충족해 준 13개의 작품부터 감평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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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가족사진 / 두루루룽 (고정닉)

선정곡 : 김진호 - 가족사진 [https://youtu.be/0uRDuy-g030]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7723


순서상으로는 두 번째 제출작이지만, 4000자를 만족한 작품 중에서는 기념비적인 첫 번째 응모작이었습니다.


김진호가 불후의 명곡에서 선보인 이후로 인지도를 크게 늘린 '가족사진'을 선곡해 주셨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그로 인해 유발되는 감동은 개인적으로 치트키라고 생각할 정도로 좋은 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상급 발라더인 SG 워너비의 보컬 김진호의 목소리는 그 감성을 배가시키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글은 이 좋은 소재를 잘 활용하여 훌륭하게 써 주셨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충격에 약으로 그 충격을 약으로 잊어보려 하지만 결국에는 일상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어지자 결국엔 다시 기억을 잠깐이나마 되찾고 오열하는 내용을 읽기 쉬운 문체로 표현해 주셔서 처음 읽으면서 눈물을 한 방울 보였을 정도로 감동적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감동에 약한 체질인지도 모릅니다.


한 가지 아쉽다 싶은 건, 주인공이 부모님과 겪었던 사건들을 회상의 형식으로 넣었더라면 어땠을까요? 오열하면서 독백하는 장면에서 첫 출근을 하는 주인공에게 격려해주는 아버지의 모습이라던가, 어머니와의 말다툼 때문에 크게 싸운 적이 있다던가 하는 장면들을 회상의 형식으로 끼워 넣었으면 감동을 더 크게 전달할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안타까움이 조금 남지만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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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종말의 세계로부터 / 221.146 (유동닉 [IP : 221.146])

선정곡 : 마에다 준 x 야나기 나기 - 종말의 세계로부터 [https://youtu.be/zyJJlPSeEpo]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7726


키빠로써 이야기하자면, 키빠에게 '마에다 준'이라는 이름은 음악 면에서는 항상 좋은 평을 받지만 스토리 면에서는 최근 많이 부진한 모습을 보여 줬습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키빠인 저를 저격한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마에다 준의 곡을 선곡해 주셨습니다. 애절함이 절실하게 묻어나오는 멜로디는 보컬인 야나기 나기의 목소리와 조화를 이룬 이 곡의 내용을 글로 잘 옮기기만 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마에다 준과 마찬가지로 글 면에서는 많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젓번에 감평을 써 주신 분께서 번역체 문장과 가사를 카피 수준으로 올렸다는 점을 지적해 주셨지만 저는 다른 면에서 지적하고 싶습니다.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됨에도 감정 표현이나 주인공의 심정이 자세히 표현되지 않아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이 마음속으로 와닿지 않았습니다.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좋아한다고 고백할 때의 주인공이 느낄 찢어질 것 같은 감정이라던가, 자신의 정체를 고백할 때 남자아이의 반응이나 주인공의 울분(?) 등은 전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부분에서 표현이 그다지 부족한 건 아니었는데 말이죠. 여러 부분에서 헛점이 많이 보이는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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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Soulmate / ㅇㅇ (유동닉 [IP : 39.7])

선정곡 : 지코 (ZICO) - SoulMate (Feat. 아이유) [https://youtu.be/Vl1kO9hObpA]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7743


지코는 랩이나 프로듀싱 실력도 출중하지만 가사를 쓰는 능력 역시 탁월합니다. 한국 가요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엄청나게 익숙한 가수의 곡을 선곡해 주셨습니다.


이 작품은 직접적으로 노래 가사로 첫 운을 뗍니다. 흔하디흔한 러브스토리를 여자 주인공인 '이지은'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진행합니다. 주인공이 마음을 숨기다가 어떤 사소한 오해로 인해 멀어지는 듯하지만 결국엔 주변 인물들의 도움을 받아 오해가 풀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신하게 되는 이야기는 평범한 만큼 무난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회의 취지에는 별로 맞지 않다고 보여졌습니다. 이 대회는 '라이트노벨' 대회이지 '팬픽'이나 '동인소설' 대회가 아니거든요. 차라리 인물들의 이름을 죄다 가명으로 처리하는 게 나을 뻔했습니다. 지호가 래퍼라는 설정과 설현과 사귄 적이 있었다는 점은 더 그런 느낌을 받게 했습니다. 감평 기준에서도 말했듯 기본적으로 라이트노벨은 주인공이나 주변 인물에게 어느 정도 자신에게 투영한다는 느낌으로 읽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감정을 이입하기가 너무나도 힘들었습니다. 소녀 감성의 표현 때문에 감정을 이입하기 더 힘들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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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dragon night / 세와오 (유동닉 [IP : 203.226])

선정곡 : SEKAI NO OWARI - Dragon Night [https://youtu.be/gsVGf1T2Hfs]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7760


즐거운 분위기의 락 음악입니다. 가사의 전체적인 내용도 그에 걸맞습니다. 잠깐 동안 머릿속에서 1차 세계대전 당시 일어났던 '크리스마스 휴전'을 떠올렸습니다. 처음 듣는데도 너무나도 귀가 즐거운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글은 음악과 가사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듯 시종일관 유쾌했습니다. 읽는 내내 미소 지었습니다. 싸움을 멈추게 하는 이유도 라이트노벨답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루는 주제는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습니다. '높은 사람들을 위해 무고한 병사들이 죽는 전쟁을 꼭 해야만 하는가?' 하는 주제이지만 그것이 가사의 내용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해 위화감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습니다.


먼젓번에 감평하신 분이 이 글이 라이트노벨답다고 평하셨지만, 저는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대화가 이어지는 부분에서 사소한 동작이나 표정 변화, 서로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이 해소되면서 무작정 으르렁거리는 적에서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입장이 다른 사람이라는 관계로 변화한다는 표현이 있었으면 좋았었을 것 같습니다. 라이트노벨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저에게는 문장은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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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너의 연두빛 마법으로 / 넨린짱 (고정닉)

선정곡 : 하츠네 미쿠 - Greenlights Serenade [https://youtu.be/XSLhsjepelI]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8387


일반 가요, 최대로 넓혀봐야 몇몇 애니메이션/미연시 곡까지가 최대였던 저에게 보컬로이드 곡은 상당히 생소하지만 신선했습니다. 인공적인 목소리는 개인적으로는 조금 불호였지만 희망차고 밝은 멜로디의 곡은 취향에 맞아서 좋았습니다.


열정이 없으면 무엇을 만들더라도 겉보기에는 잘 만들었더라도 밍숭맹숭한 결과물이 나오게 마련이죠. 현실에 어정쩡하게 타협하기보단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에 모든 열정을 쏟아붓자는 주제는 작가 지망생뿐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먹힐 수 있는 주제입니다. 그리고 그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문장의 이야기로 정리해 주셨습니다. 쓸데없이 멋부리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생략하지도 않은 필요한 정도로만 써 주신게 정말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이런 문체를 좋아합니다. 띄어쓰기가 군데군데 안 된 부분이 눈에 걸리긴 했지만 그렇게 크게 불편을 느낀 요소는 아니었습니다. 음악의 분위기, 명확한 주제, 깔끔한 문장. 이 세 가지가 가장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수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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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Chatlüge / 단칸방 (반고닉)

선정곡 : Luna - シャリューゲ (Feat. 오토마치 우나, Rana) [https://youtu.be/Yjjl1_8A4HU]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8415


앞에서는 웃으며 뻔한 거짓말을 해도 뒤에서는 호박씨를 까고, 또 그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가면을 쓴 채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가사의 내용이 상당히 음울합니다. 그 덕분에 곡의 분위기도 어둡게 느껴집니다. 글로 표현하기 꽤나 어렵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시작과 중간, 끝 어느 한 부분도 뒷맛이 깔끔하지 않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글만 읽었을 때에는 어느 정도 말하고자 하는 바의 윤곽은 잡혀지지만 그것이 뚜렷하게 보이진 않았습니다. 원래 이런 의도로 쓰신 것이라면 굉장히 잘 쓰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조금만 복잡한 문장이나 표현이 되어도 어려움을 느끼는 저에게는 혼란만 남았습니다. 소재 자체가 다루기 어렵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그렇다 해도 글이 뜬구름을 잡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떨쳐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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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마치 우린 없었던 사이 / 두루루룽 (고정닉)

선정곡 : 다비치 - 마치 우린 없었던 사이 [https://youtu.be/pHEf5CjL1cQ]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8460


두 작품이나 응모해 주셨습니다. 이번 선정곡 역시 국내 발라더인 다비치의 곡이군요. 막 이별한 상태에서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 애쓰는, 국내 발라드에서 단골로 쓰이다시피 하는 소재입니다. 곡 자체는 평범하다고 볼 수 있지만,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죠.


내용은 미묘했습니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믿고 있었으나, 정작 자신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고, 오히려 정말로 사랑하고 있었던 사람은 그녀였다는 반전이 있는 이야기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으나, 전체적으로 글에서 확 와닿는 특별한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괜찮은 작품이었지만, 반전에서 오는 임팩트는 그렇게 크지 않았달까요? 전 제출 작품이 좋았기 때문에 했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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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반짝 반짝 작은별 / 틀니우스키케로 (고정닉)

선정곡 : 동요 - 반짝반짝 작은 별 [https://youtu.be/i8ZtPmnEq7o]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8506


유일하게 동요를 선정해 주셨습니다. 짧은 곡이기에 곡이나 가사를 노래의 주제로 쓰기보다는 작품 내에서 특별한 매개체가 될 만한 쪽으로 사용하실 생각으로 곡을 선정하신 것 같습니다.


내용은 어딘가의 코믹한 판타지 라노벨 도입부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 왔을 것 같다고 무심결에 생각할 만큼 왕도에 가까웠습니다. 라이트노벨답다는 증거겠지요. 별빛, 즉 '수소폭탄'의 원리를 알아내기 위해 물리학 전공 대학생을 찾아왔다는 이야기와 전개는 흥미를 이끌 만큼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작은 별'이라는 동요를 선정한 것은 어울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곡이 나오는 부분은 중간에 루치아가 '작은 별'을 흥얼거리는 장면 하나뿐이고, 그 장면도 이야기에서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 장면은 아니었으니까요. 글 자체는 유쾌하게 읽어서 다음 편이 궁금해질 정도이지만, '라음대'라는 대회의 특성상 박한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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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 / 면목이없습니다 (고정닉)

선정곡 : 자코모 푸치니 - 투란도트 제 3막 '네순 도르마' (아무도 잠들지 못하리) [https://youtu.be/suj-2sbSFKs]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8801


동요에 이어 유일하게 오페라 곡을 선곡해 주셨습니다. 주최자가 이런 쪽을 비롯하여 상식 쪽으로는 문외한이라 세세한 설명은 못 하겠지만 곡 자체로써는 왜 오래도록 회자되는 오페라인지 대번에 알 수 있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글은 너무 난해했습니다. 초반에 설명되는 방대한 이야기를 저로써는 도저히 따라잡을 수 없었습니다. 저 자신이 SF적 느낌이 나는 작품을 선호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감평을 하기 위해 읽어 보아도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설명하는 초반의 이야기를 머릿속에 집어넣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뒤의 내용에서 아무리 임팩트를 주어도 앞의 내용에서 느낀 혼란함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라 제대로 감정을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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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목소리 / 상상 (반고닉)

선정곡 : 월피스 카터 - 목소리 [https://youtu.be/XHembbpq4OE]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8824


월피스 카터의 '목소리'를 선곡해 주셨습니다. 음악 자체도 좋게 들었고, 가사도 잘 짜여진 하나의 이야기 같아서 잘 다듬기만 한다면 훌륭한 한 편의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는 곡입니다.


그러나 너무 쓸데없는 데에 힘을 많이 주었습니다. 제가 내건 감평 기준의 첫 번째와 두 번째에 거의 완벽하게 위배되는 작품입니다. 1~3 부분은 더 짧은 한 문단으로 묶어도 충분했을 만큼 시시콜콜한 것들을 한꺼번에 늘어놓습니다. 대사 한 번 하고 난 뒤에 너무나도 장황한 문장을 쓰다보니 글의 템포가 뚝뚝 끊기는 느낌이었습니다. 뒤에 특별한 복선이 있는 게 아니라면, 조금 더 가지를 쳐내고 담백한 문장으로 스토리를 표현해 내셨어도 충분히 수준 있는 글을 완성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죠.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지나친 것은 오히려 모자란 것보다 못할 때가 많습니다. 조금 더 정진하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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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로미오와 신데렐라 / 221.146 (유동닉) [IP : 221.146])

선정곡 : Hanatan - Romeo and Cinderella [https://youtu.be/TbFSpvlaugc]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8943


원래 우리가 알고 있던 해피엔딩의 동화들도 사실 원본에는 말도 안 되게 잔혹하거나 선정적인 내용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곡은 마치 그런 동화를 보는 느낌을 주는군요. 여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해 줄 생각으로 몸을 내주었지만 남자는 이내 여자에게 질려 버리고, 여자는 도덕적으로 망가져 가는…… 정말로 히토미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글 역시 덧붙인 글에서 말하셨듯 원래 가사를 존중하면서 써내려 간 것이 보입니다. 위에서 한 이야기들을 두 번 말하게 될 것만 같을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어색하다고 하신 '가사 위주로 무리하게 끼워 넣은 대사'라는 부분에서 저 역시 어색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가사를 그대로 옮기려고만 하신 것 같아요. 한 문장으로 된 대사를 두 문장으로 나누는 정도로 조금 정도의 변화는 괜찮았을 부분이 몇 군데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아쉽지만, 선정적인 면으로는 저를 만족시키셨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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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천동설 / 유혈이 (고정닉)

선정곡 : 월피스 카터 - 천동설 [https://youtu.be/HKlOBQl4BQ8]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9354


가사의 내용이나 담고 있는 주제가 잘 이해가 되질 않아서 가사를 네댓 번은 읽은 것 같습니다. 분명하게 표현할 순 없지만, 어렴풋하게나마 다가오는 느낌으로 감평하는 수밖에 없겠군요.


반면에 글은 내용이든 표현이든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써 주셔서 좋았습니다. 실어증에 걸린 소녀에게서 남들이 주장하는 과학적 지식인 지동설 대신 자신의 눈에 분명하게 보이는 천동설을 지지하는 조금 유별난, 다시는 볼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첫사랑의 여자아이를 회상하는 내용입니다. 누군가 댓글에 단 '문과적 감성'이라는 이야기가 딱 맞는 여자아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글에는 위에서 말했듯 세 가지의 감평 기준에 적절하게 부합한다고 생각하지만, 저 첫사랑의 얼굴을 한 실어증 환자에 대한 떡밥이 저것밖에 없어서 조금 찝찝한 느낌을 주는군요. 궁금하게 만들 의도였다면 제대로 들어맞았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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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hope / 3792 (유동닉 [IP:222.113])

선정곡 : XXXTENTACION - HOPE [https://youtu.be/NkQ8LQ-AXfc]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9360


총기난사 사건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을 추모하는 힙합 곡입니다만 정작 자신도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지고 마는 아티스트인 점에서 역시 사람 일은 한 치 앞도 모른다는 말이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죽지 않을 거라는 구절이 꽤 인상적인 음악입니다.


추모하는 가사 내용과는 다르게 글은 스파이인 여자를 사랑하게 되어 결국 묵직한 뒤통수를 맞는 이야기입니다. 죽지 않는다는 가사의 구절은 주인공인 '륜'이 사망하더라도 다시 돌아오는 참신한 설정으로 훌륭하게 재구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자신을 사랑하는 걸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음에도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그려내는 데에는 곡 선정이 조금 어긋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분위기는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하지만요. 단편이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면도 있겠지만, 둘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발전했는지 하는 서술이 없는 것도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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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생각보다 쉬워요 / Rogia (고정닉)

선정곡 : Jose Gonzalez (호세 곤잘레스) - Step Out [https://youtu.be/5EV9IdeU3D0]

링크 : https://lightnovel.kr/freewrite/470241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의 OST중 하나인 Step Out을 선곡해 주셨군요. 희망찬 분위기의, 곡 제목에 걸맞게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진취적인 내용의 가사가 단번에 제 마음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이걸 듣고도 나갈 생각을 않는 저는 얼마나 귀차니즘에 찌들어 있는 건지…….


글은 히키코모리 비스타가 현실로 튀어나온 전자계집 리아의 말과 행동에 자극을 받아 밖으로 나가게 된다는, 가사의 내용, 심지어 OST인 영화의 제목과도 어느 정도 부합합니다. 문장도 읽는 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잘 써 주셨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너무 급작스럽게 하신 것 같은 느낌입니다. 며칠 동안 나눠서 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동안 주인공의 의식 변화나, 리아가 주인공에게 가진 호감을 조금 더 세심하게 서술할 수 있었을 것 같은 안타까움이 남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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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후보작 감평글은 이걸로 끝입니다. 감평도 힘들었지만 순위를 정하는 것 역시 힘든 일이었습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순위랑 꽤 다르게 정해진 것에도 놀랐고, 무엇을 3위로 놓을까 하는 고민도 꽤 했구요.


순위를 발표하자면


1위 : 너의 연두빛 마법으로 - 넨린짱 (고정닉)

2위 : 가족사진 - 두루루룽 (고정닉)

3위 : 천동설 - 유혈이 (고정닉)


위와 같습니다. 수상자 분들 모두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응모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수상자 분들은 제 갤로그 방명록에 비밀글로 계좌번호(현금 수령을 원할 경우) 혹은 카카오톡 ID(문화상품권 수령을 원할 경우)를 남겨 주시면 되겠습니다.




아래는 4000자 기준에 미달한 나머지 4개의 작품입니다. 적어도 응모를 해 주신 수고가 있기에, 감평해 드리는 게 예의라고 생각되어 조촐하게나마 감평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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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엔딩의 정석 / 묘기 (고정닉)

선정곡 : Yellowcard - Gifts and Curses [https://youtu.be/VVz0IGfcRXg]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7607


4000자에 아쉽게 미달하여 수상 후보에서 떨어진 첫 작품이자, 라음대 전체로 보면 첫 응모 작품입니다. 밝은 느낌의 락 음악이군요. 자신의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어도 소중한 사람을 지키겠다는 가사 또한 라이트노벨에서 흔히 쓰는 클리셰이기도 하죠. 글의 내용도 그 클리셰를 매우 충실하게 따라갑니다.


하지만, 너무 부족합니다.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언급이 단 하나도 없습니다. 만약 이게 장기 연재물의 결말 부분이었다면 감동적이었을 겁니다. 단편이라는 한계가 있기는 했지만, 둘의 사이를 조금이라도 설명해 줄 에피소드를 회상 형식으로 넣을 수 있었을 거라 봅니다. 응모해 주신 게 4000자 미달이기에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째서 저렇게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사이가 되었는지 충분한 설명이 있었다면 수상작에 이름을 올려놓을 수도 있었겠죠. 안타까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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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모노드라마 / ㅇㅇ (유동닉 [IP : 84.190])

선정곡 : 허각 - 모노드라마 (With 유승우) [https://youtu.be/WwC4AaZ9ETs]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7727


처음 들었지만 발라드를 좋아하는 제 취향을 저격할 정도로 좋은 곡을 선정해 주셨습니다. 덕분에 제 플레이리스트에 한 곡이 더 추가된 느낌이군요.


하지만, 곡이 좋을 뿐 내용을 억지로 늘려버린 느낌이 들었습니다. 첫 번째 감평 기준에 위배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앞 문장을 두세번 읽을 정도로 읽기가 힘들었네요. 더 간단하면서도 감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렇게까지 길게 설명해야 하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글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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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바람이 분다 / 유입좆초딩 (고정닉)

선정곡 : 이소라 - 바람이 분다 [https://youtu.be/mRWxGCDBRNY]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9382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를 선곡해 주셨습니다. 시적인 가사와 그에 맞는 분위기의 발라드 곡이죠. 내용 자체는 이별한 여자의 감정을 노래하는 곡이지만 아름다운 노랫말 덕분에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로 유명한 것을 생각하면 가사가 음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정말로 크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됩니다.


글로 넘어가면, 초반부는 가사와 동일하게 흘러가지만 후반부에는 새로운 사랑이 시작되는 것을 암시하는 희망찬 내용으로 진행됩니다. 먼젓번에 감평하신 분이 용어의 불편함을 지적해 주셨지만, 저는 나름대로의 개그 요소로 생각하고 웃고 넘어가는 정도로 그쳤습니다. 하지만,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이 너무 많아서 또 다른 의미로 불편했습니다. 글 전체를 통틀어 한 자릿수였다면 그럭저럭 참고 볼만했겠지만 문장 하나마다 있는 수준이라 보기가 좋지 않았습니다. 내용은 괜찮았지만, 정말로 맞춤법이랑 띄어쓰기가 거슬릴 정도로 틀린 부분이 많아서 감정 이입에 조금 방해가 된 느낌이군요. 역시 아쉬운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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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글쓴이 : 봄이 좋냐 / 뀌에에엑 (고정닉)

선정곡 : 10cm - 봄이 좋냐?? [https://youtu.be/cIGgSI1uhKI]

링크 : http://gall.dcinside.com/web_fic/69384


제가 추천한 곡 중에서 선정해서 쓴 응모작이 대회 막판까지 안 나와서 거의 기대도 안 했는데, 막판에 이렇게 한 작품 내 주시는군요. 덕분에 유일하게 제 추천곡을 선정하여 응모해 주신 유일한 분입니다. 봄 캐롤송의 내용을 정면으로 까는 내용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곡은 봄 캐롤의 정석이라고 할 정도로 감미로운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글은 이 곡의 모순된 점을 그대로 짚어내듯, 첫 상담은 폭력적인 소꿉친구의 연애상담으로 시작한 코미디물이지만, 말미 부분에서 모두 예상하듯 결국 이 글이 로맨틱 코미디가 될 것이라는 암시를 줍니다. 퇴고를 안 한 것치곤 오탈자나 비문도 눈에 띄지 않았을뿐더러 내용 자체도 재미있었고, 문장도 첫째 기준인 간결하면서도 명확한 문장에 거의 확실하게 부합했습니다.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4000자에 미달하여 수상하지 못한 게 정말 아쉬움에 남는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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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뭣도 모르면서 대회 같은 거 개최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만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감평과 순위 결정이 늦어도 너무 늦어져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