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게 그분에게 드리는 마지막 조언입니다.
새로 글을 쓰는 이유는 더 많은 분들이 보기 위함입니다.
제 글은 기본적으로 판무시장을 베이스로 하고 있습니다.
로설시장은 논외입니다.
*
저도 지망생 시절이 있습니다.
짧습니다.
1년도 되지 않았었고 한질 연중 이후 다음작에서 유조아(당시에는 조아라가 유조아였습니다.)에서 나름 성적이 나왔습니다.
보름 정도 투베 1위에서 안 내려왔습니다.
당시 조회수가 어떻고 선작이 어떤지는 모릅니다.
아주 오래 된 기억이니까요.
당시 나이 10대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었고 작가들과의 커뮤니케이션?
전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출판사들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계약했습니다.
(지금 그 분의 생각도 이해합니다. 못하는 거 아닙니다.)
그 결과.
4권 완결냈습니다.
당시 시장이 찍어내면 1만부는 팔린다, 라고 하던 시절입니다.
그런 시장에서 4권 완결이란 건 완벽한 실패를 의미합니다.
저한테 떨어진 돈?
권당 80만원쯤 나왔을 겁니다.
전 그 작품 없는셈 치고 있습니다.
실제로 출판사들과 협의할 때 그 글에 대해서 이야기 안합니다.
필명도 변경했습니다.
시대는 변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게 있습니다.
출판사는 더 잘 팔리는 글을 내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들만의 데이터가 있습니다.
그 데이터에 맞지 않는 글은 고칠려고 합니다.
작가가 거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인이 거부한다?
정말 아무것도 해보지 않은 신인이?
불가능합니다.
출판사 편집자들 열에 아홉은 작가 출신입니다.
말 잘합니다.
아주 교묘하게 잘합니다.
그러니까 속습니다.
아니, 원래 계약이란 게 서로 속고 속이는 겁니다.
서로에게 진실되게 하는 계약관계?
제가 지금까지 종이책만 6~7질 냈고 전자책은 + 2질 더 냈습니다.
지금 계약된 것만 종이책 + 전자책 합치면 2질이 더 됩니다.
그만큼 많은 출판사를 만났고 편집자를 알고 지냅니다.
그런데 진실되게 하는 계약관계란 없습니다.
어떻게든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만드려고 합니다.
그게 계약입니다.
제 글을 보고 있으면 출판사가 개쓰레기로 느껴질 겁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속아넘어가는 작가가 멍청한 겁니다.
제가 몇몇 댓글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작가는 개인사업자다. 사업자 마인드를 가져라.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건을 끌어가는 것도 작가가 해야 될 일입니다.
편집자의 수정요청(강요가 아닙니다. 그네들은 절대 강요를 하지 않습니다. 교묘하게 요청합니다.)도 거절해야 되는 게 작가가 할일입니다.
하지만 신인작가는 그걸 못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지도 않은 계약조건에 계약하지 말라고 했던 겁니다.
그러나 하고 싶다면 하셔도 됩니다.
그것도 경험입니다.
계약에서 속아보기도 하고 죽도록 고생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이전 글에도 적었지만 편집자의 수정요청에 맞춰 글을 써서 실패한 글이 월등히 많지만
성공한 글도 꽤 됩니다.
한가지 확실하게 하실 건
계약서에 1, 2권 원고를 넘기고 X개월 이내에 출판을 한다. 라는 조항을 넣길 바랍니다.
또한 수정요청은 모두 거절한다. 라는 조항도 넣으시면 그나마 과도한 수정요청을 피할 수 있습니다.
(교정과 수정은 다릅니다. 교정 교열은 오탈자와 간단한 오류수정정도입니다.)
님이 어떤 선택을 하건 제 문제는 아닙니다.
저도 님처럼 그런 계약조건을 받고 들어왔었고 지금까지도 살아 있습니다.
(저와 데뷔년도가 비슷했던 작가들 중 살아남은 작가는 거의 없습니다.)
이 바닥은 재능보다도 끈기와 노력입니다.
어떤 선택을 하건 힘내시고 본인의 결정에 후회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
그리고 몇 가지 잘못된 댓글이 있어 그 부분에 대해서 바로 잡습니다.
판무시장에서 전작이 경험이 되기 위해서는 성적이 나와야 합니다.
성적이 나오지 않은 전작은 마이너스가 될 뿐입니다.
작가들이 필명을 바꾸는 이유가 실패한 전작을 지우기 위함입니다.
밑에 그 질문글에 달린 리플들이나 이 글 보고 느낀 건 조언도 들을 마음가짐이 된 사람만 들을 수 있다는 거. 안녕하세요 님 글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게 많았지만 오늘은 유독 가슴이 뭉클합니다. 제 데뷔때 생각도 나고요. 감사합니다.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헐 필명 버리기도 하는군요 ㄷㄷ 선배님의 조언 감사합니다.
그렇군요. 저는 필명 변경을 왜 하나 했는데, 망하면 해야할 수 밖에 없군요. 궁금하던 사항이 해결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님, 글 잘보고 있습니다. 친절하셔서 좋아요. 웹소갤에서 팬 할게요!
원래 그런 출판사들의 갑질(?)에 저항하기 위해 뭉치고 작가들끼리 정보를 공유하자고 만들어진 게 초기 문피아나 지금은 사라진 드림워커 같은 곳이었는데... 이제 신인작가들 이끌어줄 작가들도 다 웹소설이랑 이북쪽으로 넘어가고 정작 출판작가들이 출판 과정에서 조언을 받을 장소는 거의 안 남은 것 같네요. 연무지회는 아직 남아있지만... 저는 그쪽 출신 작가가 아니라 그동네 분위기는 모르겠네요.
출판계약할 때 뭘 체크하고 편집부와 일할때 어떻게 해야하는가...이런 것들을 알려줄 만한 작가집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많았고 실제로 그런 집단이 여기저기 만들어졌었는데, 요즘은 다 어떻게 됐는지... 그런 집단이 아직 남아서 제 기능을 하고 있으면 그냥 그쪽에서 조언을 받는게 최선일 텐데 말이죠.
자기들만의 리그가 되던가 더 이상 그런 기능을 할 수 없든가. 둘중에 하나로 알고 있습니다.
솔직히 팔랑귀라 이것저것 고민하긴 했습니다만, 역시 가만히 글 쓰다가 좋은 기회가 오면 그 때를 보는게 나을 것 같네요. 조언 감사합니다. 이제 고민하지 않고 글이나 써야겠어요. 최소한 아예 막장으로 '을'로서 끌려다니지 않을 때까지 조금이라도 인지도 높여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늘 좋은 글 고맙습니다!
계약서에 1, 2권 원고를 넘기고 X개월 이내에 출판을 한다. 라는 조항을 넣길 바랍니다 = 이 조항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