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튼, 라노베 독자들이라면 이걸 한 번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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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라노베 독자들이라면, 이 만화의 \'긴 제목\'에 대해 크게 공감할 거다.
말 그대로, 옹호하기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긴 제목 일변도지.
물론 긴 제목이 쓰이는 이유야 많다만... 그건 저 만화에서 실컷 설명했으니 넘어가자.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작품도 저 비난에서 벗어날 순 없고 말야...
암튼 거꾸로, 너무 짧은 제목도 그다지 좋진 않다. 눈길을 끌기도 힘들고, 의외로 외우기도 힘들며, 보통명사일 경우 도서검색대에서 검색하면 중복도서가 나올 가능성이 높지.
난 노래방 가면서 노래방 책 뒤적거릴 때마다 \'뭔 노래 제목이 이렇게 중복이 심하냐, 작사가들 창의성의 상태가?\' 하고 생각한다.
(근데 비오타쿠 계열에서 노래방 책은 이미 짐덩이가 되었더군...적응하기 힘들더라.)
로맨스 소설 제목이 \'사랑\'이면... 뭐, 거꾸로 한 바퀴 돌아 참신하다는 소리를 들을지도 모르겠군.
그렇다면, 간결성 있으면서 작품의 소재와 세일즈포인트를 확실히 살리는 제목 작법은 뭐가 있을까?
...그걸 알면 내가 제목학원 차렸지 이러고 있을까.
사실 작가의 취향, 독자의 취향, 시대의 흐름... 수많은 변인들이 있어.
나는 개인적으로 패러디로 이루어진 제목을 좋아하지만(예:All you need is Kill), 이런 제목은 패러디 원전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통하기가 어렵지.
로맨스 쪽에는 서정성이 강한 제목이 주류인 거 같던데, 이런 제목은 주목도는 높지만 제목으로 내용을 추론하는 게 어렵다는 단점이 있고.
하지만, 사실 SF/판타지/소년만화 계통에서는, 굉장히 무난하게 취할 수 있는 제목 형식이 있어.
바로 \'~~의(の) ~~\'다.
방금 위에서 로맨스는 제외하고 말한 걸 알 수 있을 거야.
이는 저 \'의 양식(가칭)\'의 특징 때문인데, 이 양식은 \'개성 강한 등장인물\'과 \'독특한 세계관\'을 어필하는 데 특화되어 있거든.
그러면 이에 맞춰서, 각 사례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고, 이것저것 예외 사례도 분석해 보자.
1. 등장인물 강조.
소년만화의 경우, 과장 약간 붙여서 캐릭터를 팔아먹는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냐.
그렇기 때문에 아예 \'나루토\'처럼 주인공 이름 하나로 제목을 때우는 경우까지 있지.
하지만 이게 너무 심심하다고 생각될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의\'를 사용하는 것.
주인공의 작중 행적을 암시하거나, 등장인물의 특징을 강조하는 것이 주요 활용 방법이야.
죠죠의 기묘한 모험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이 만화에서, 주인공은 \'죠죠\'라고 불리지.
그리고 이 죠죠들이 다양한 적들과 \'기묘하게\' 싸워 나가는 게 만화의 주요 내용이야.
모두들 강렬한 개성을 가진 주인공 죠죠(특히 2부의 죠셉 죠스타는 새로운 아키타입을 만들어냈다고 평가받는다)를 어필함과 동시에, 내용 전개를 암시하고 호기심을 이끄는(기묘함이라니? 무슨 모험?) 좋은 제목이야.
만약 만화 제목이 \'죠죠\'였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대체 죠죠가 뭐시여 하는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작안의 샤나
이 제목은 주인공격인 인물, \'샤나\'를 수식하는 어구를 붙여서 시선을 끄는 경우지.
불타오르는 듯 붉은 눈을 한 여자아이, 샤나. 표지 일러스트와 함께 이 제목을 봤을 때, 독자들에겐 이 캐릭터가 바로 각인되지 않을까?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
하루히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을 정도로 강렬한 존재감을 자랑하는 히로인, 하루히.
내 개인적으로는, 하루히의 인기에는 이 심플한 제목이 주는 단순미가 큰 기여를 하지 않았나 해.
제목을 외우는 순간, 주인공의 풀 네임을 외우는 셈이 되잖아?
2. 세계관 어필
만화나 SF/판타지 작품의 경우, 독창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그리고 독자들은 이런 세계관에 매혹되어 작품을 찾아 읽게 되기도 하지.
그러니까, 제목부터 세계관의 핵심적인 요소를 설명하는 것도 꽤나 좋은 프로모션이 되는 거야.
여기서, \'의\'는 세계관의 핵심 요소를 강조하거나, 아니면 핵심 요소 두 가지를 병치하여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한다.
진격의 거인
누가 봐도 작중에 \'거인\'이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겠지?
그리고 \'진격\'이라는 단어 자체의 강렬함이 더해지면서, 제목부터 어마어마한 크기의 거인들이 우리를 내려다보는 것만 같은 위압감이 느껴져.
소재 자체의 강렬함을 살린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해.
성각의 용기사
제목부터 \'성각(성스러운 각인)\'이라는 개념이 등장하고, 이런 설정이 \'용기사\'와 뭔가 연관이 있다는 걸 눈치챌 수 있겠지?
퍼언 연대기와 테메레르를 빨고 있던 중학생 때의 나는, 제목에 혹해서 이 책을 친구에게 빌렸었지.
물론 장절한 낚시였지만. 제목은 용기사인데 용은 어디 있고 로리 미소녀에 촉수만 잔뜩 등장하는 거죠. 에라이.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 이 작품은 엄청 재미있다고 독자를 \'속이는\' 게 제목의 원래 임무라는 걸 생각해 보면, 이것만큼 좋은 제목도 없지 않을까.
엔딩 이후의 세계
이능력 배틀물 세계관의 \'그리고 모두들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후, 아직 끝나지 않은 그들의 이야기를 그려나가는 엔딩 이후의 세계.
작품의 소재인 \'결말 후의 이야기\'를 이렇게 담백하게 전달하는 제목도 또 없을 거야.
3. 1과 2의 혼합.
사실 \'의\'로 이어진 제목의 최대 장점은, \'두 개념을 병치시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야. 적절한 단어만 사용한다면, 문장제 제목 못지않게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거든. 동시에 주인공과 세계관을 소개할 수 있을 정도로.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인덱스)
이 제목을 통해, 우리는 이 세계관에 마술이라는 개념(일본어에서는 우리가 아는 공연 마술을 \'마술\'이라고 하지 않거든)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지.
동시에 시놉시스를 읽어 보면, 이 \'인덱스\'라는 로리 수녀 캐릭터가 이야기의 핵심 축이 될 거라는 것도 알 수 있고.
...뭐, 지금에야 인덱스=공기 수준으로 존재감이 소멸해 버렸지만...
강철의 연금술사
제목의 \'연금술사\'는 이 만화에서 연금술이 주요 테마로 등장할 것임을 암시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주인공 에드워드 엘릭의 이명 \'강철의 연금술사\'를 각인시키는 역할도 하지.
세계관과 주인공을 동시에 어필하는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해.
4. 서정적인 제목(...?)
반드시 \'의\'를 제목에 사용한다고 해서 저렇게 활용해야 하는 법은 없지. 노래 제목이긴 하지만, \'천년의 사랑\'이라던가, 그런 식으로 말야.
소설로는 \'공의 경계\'가 있겠네. 아니 뭐, 읽어보면 저게 사실 3번 유형에 들어간다고 쳐 줄 순 있어.
근데 제목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저게 료우기 시키의 육체의 인격을 말하는 거라는 걸 어떻게 알겠어.
사실 공의 경계는, 사용한 단어의 독특함(공空도 경계도, 굉장히 의미심장한 단어잖아)과 그로 인한 호기심 유발을 통해 성공한 케이스라고 생각해.
5. \'의\'가 생략된 제목.
사실, 명사 두 개가 얽혀있는 제목이라면 뭐든 \'의\'를 끼워넣을 수 있어. \'은반 컬라이더스코프\'와 \'은반의 컬라이더스코프\'는 의미 차이가 없잖아.
즉, 사실 \'의\' 제목의 핵심은 단어 두 개를 병치시키는 거야. 적절한 단어 두 개가 생각났는데, 다른 조사가 더 적절하다던가, 아예 생략하는 게 낫다면 그렇게 해도 무방하단 이야기.
\'미니스커트 우주해적\' 정도가 적당한 예시겠네.
단어 두 개가 병치된 제목의 장점은 이 외에도 많아. 시각적 안정감이 대표적이지. \'의\'를 기준으로 두 단어가 균형을 이루는 것처럼 보이고, 표지를 만들 때 타이포그라피도 만들기 쉬워.
물론 그만큼 식상해지기도 쉬운 제목이지만, 웹갤러들은 참신한 어휘와 나름대로의 변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봐.
에휴, 글 이야기 좀 쓰라고 해서 과제는 안 하고 뭐 했는지 모르겠다 ㅋㅋ
그러면 다들 건필해~
오!! 개추!!!!
제목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반가운 글. 개추머겅~~~
재밌군. 개추 준다.
이런류 글 좋아 ㅋㅋ
링크가 안눌려서 못 보고, 네 글만 읽었어. ㅎㅎ 제목 참 중요한 것 같아. 그런데 요즘 일본 작품들 제목은 아예 한문장인 경우도 많더라. "의"보다 더 설명적이더라구. 그런게 우리나라에서도 간혹 보이던데, 앞으로 더 확산될 여지가 있을까?
ㅎㅎ/만화 내용이 그거고(폰이라 링크를 못 걸었어, 미안 ㅜ), 그걸 가지고 예전엔 판갤에서 허구한 날 씹었어 ㅋㅋ 정작 요즘은 '내 청춘 러브코미디는 역시나 잘못됐다'가 대세작이 되면서 가라앉은 거 같지만.
그렇구나, 어쩐지 ㅎㅎ 그 제목은 작품 특색을 버리고 설명을 선택하는 느낌인데 많아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 물어봤어 ㅎㅎㅎ
그니까, 어떤 의미에서 '더 확산된다'는 어폐가 있을지도. 차라리 '이제 가라앉을까?'가 일본 라이트노벨계, 그리고 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한국 라이트노벨계에 더 맞는 이야기일 거야. (국내에서 가장 긴 건 아마 '어느 날 사물함을 열어보니 팬티가 들어 있었습니다' 일 거야)
그런 의미에서, 사실 요즘은 거품이 가라앉는 추세라고 해도 되겠지. 사실 긴 제목 같은 것도 프랑스 작가들이 옛날에 실컷 해봤다고 어딘가에서 듣기도 했고... 또 라이트노벨과 로맨스 계층의 교류가 그렇게 활발한 것도 아니니(웹갤 정도가 예외일듯!) 저쪽에 소위 '문장제 제목'이 퍼지기는 힘들 거 같네.
푸핫 팬티제목 웃기다ㅋㅋㅋ 제목 듣자마자 얘기가 궁금해졋어!!
ㅇ/그거 그닥... 소재가 나쁘지는 않아보이는데 작가의 필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느낌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