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는 책상을 뒤져보다 국어책이 사라진 걸 깨달았다. 주위를 돌아보니 아니나 다를까 명석 이었다. 다음시간이 국어시간이지만 민호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명석과 친구들은 민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즐겁게 웃으며 책을 펴고 수업을 들을 준비를 한다. 민호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다. 선생은 민호를 불러낸다. “민호야. 수업시간인데 책은 준비를 해야지. 왜 이렇게 자주 까먹니.” 후. 선생의 한숨소리만큼 민호의 감정은 가라않는다. 선생은 자신의 자비로움을 어필하며 민호를 자리로 앉으라고 한다. 명석 주위의 아이들은 민호를 보고 낄낄댄다. 명석은 눈을 치켜뜨고 민호를 바라보았다. 민호는 명석을 노려볼 자신이 없었다.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 아이들은 민호를 괴롭히지 않는다. 괴롭힌다는 의식도 하지 않는다. 어느샌가 생겨난 정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민호는 쉬는 시간에 명석에게 다가간다. 명석패거리는 민호가 오든말든 이야기를 멈추지 않는다. 몇 분간 민호가 자리에서 가지 않자 명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민호의 멱살을 잡는다. “뭐냐? 미쳤냐?” 기도가 압박당해 숨쉬기가 힘들다. 민호는 간신히 새된 목소리로 대답한다. “국어책...” 쉬는 시간은 다들 시끄럽고 일상적인 일에 그다지 관심을 주지 않는다. 명석은 멱살을 놔 주고 민호의 뺨을 몇 번 가볍게 친다. “말을 하지 그럼. 잘썻다.” 명석은 민호의 국어책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진다. 집어던진 부분이 뜯어지며 책은 중간이 갈라진다. 그들은 이미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기에 바쁘다. 아니면 일부러 외면하려고 그러는 걸지도. 민호는 반쯤 뜯어진 책을 들고 자리로 돌아간다. 반대편 여자들 모임에서는 영자가 필사적으로 손바닥을 비비고 있었다. 알 수 없는 웅얼거림이 들려온다. 야, 씨발년아, 우리가 뭐 너 죽이냐? 좀 따라오라고. 여자들은 간헐적으로 영자의 머리를 후려친다. 마지막으로 머리를 맞자 영자는 휘청거렸고 남은 여자들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영자를 화장실로 데려갔다. 민호는 생각했다. 그래도 난 저 정도는 아니니까. 티비에서 보던 것 처럼 맨날 빵셔틀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도 명석이랑은 가끔 대화도 하니까. 뱃 속 썩은 물에서 구더기가 끓어넘치는 기분이다. 어느 날 명석은 민호를 학교 뒷길로 데려갔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민호는 앞장서서 걷고 가끔 발길질을 당한다. 뒷길에는 문제의 여자패거리들이 영자의 땋은 머리를 양쪽으로 잡고 서있었다. 영자의 얼굴은 못생겼다. 부은건지 원래 우둘투둘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입술 한쪽은 분명히 부어있는 게 보였다. 명석은 여자들이랑 시끄럽게 이야기하다 민호의 어깨에 팔을 걸친다. “야, 너 좋은 거 하고 싶지 않냐?” 민호는 고개를 숙인 채 영자의 몸을 훔쳐본다. 작은 발과 조금 통통하지만 하얀 허벅지. 살이 찐건지 젖살인지 모르겠지만 봉긋 솟아오른 가슴. 명석과 패거리는 민호의 시선을 눈치채자 뒤통수를 냅다 후려갈기고 쌍욕을 퍼붓고 웃는다. 민호는 움직이지 못한다.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과, 분노와, 추악한 욕망과, 무기력감, 공포가 한데 뒤섞여 머리 속을 헤집어 놓는다. 여자들은 영자의 얼굴에 침을 뱉고, 가슴을 손가락으로 강하게 쑤시자 영자는 고통에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명석은 사람좋은 표정으로 친절하게 이야기를 건넨다. “너도 우리팸 되는거야. 남자만 되면. 솔직히, 나. 너한테 잘해준다? 학교에서 말 걸어주는데 누가있냐. 나말고.” 씨발개새끼가좆같은씨팔놈이지가씨발날씹창으로쳐만드니까씨발이리씨발좆같이되지씨팔 “어...” 민호는 자신없게 대답을 우물거린다. 그래도 나는 낫다. 영자보단. 생각들이 민호를 뒤덮는다. 난 적어도 맞지는 않잖아. 반에서 왕따를 한 명 뽑으라면 영자지. 이름도 촌스럽고, 어딘가 어눌한 끼가 있다. 마치 정신지체아같은? 식용유를 한 병 그대로 마신 듯 민호의 속이 느글거린다. 명석과 여자들 패거리는 민호와 영자를 데리고 뒷산으로 올라갔다. 처음에는 가만히 끌려가던 영자는 산에 높이 오를수록 몸부림이 심해졌다. 결국 한명이 깊게 발차기를 뱃 속에 쑤셔넣고나서야 축 늘어진채로 여자들에게 끌려올라갔다. 여자들은 널찍한 바위에 영자를 힘들게 올려놓는다. 내려놓을 때 쿵, 하는 소리가 낫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고 담배를 피운다. 아 진짜 힘드네. 오늘 우리 너무 노력하는거 아냐? 집가서 엄마한테 맛있는거 해달라고 해야겠어. 명석은 민호를 앞으로 밀친다. “야, 해봐.” 민호는 대답을 하지 못하고 머리 속도 정리하지 못한 채 쓰러진 영자의 앞에 서있었다. 뭘 하라는 거지? “답답하네. 거 씹질좀 해보라고.” 명석의 한마디에 패거리들 모두 자지러진다. 민호는 초봄의 쌀쌀한 날씨에 식은땀은 비오듯 쏟아진다. 한참동안 가만히 서있는 민호에게 어김없이 발길질이 날아온다. “뭐하냐고, 씨발아.” “..범죄 아닐까?” 그 말 한마디에 명석은 민호의 대가리를 후려치고 자빠진 민호가 신음소리를 낼 때까지 발길질을한다. 명석은 누워있는 민호의 귀를 잡아당겨 일으켜 세웠다. 민호는 귀에서 무엇인가 끊어지는 파열음을 들었다. “병신새꺄. 그냥 좀 웃고 즐기자는건데 뭐가 그렇게 심각해? 너도 씨발 쉬는시간마다 화장실에 끌려가서 개처럼 쳐맞고 싶어서 그래?” “아니야, 헤헤.” 민호는 이미 머리 속으로 욕할 기운도 남아있지 않았다. 명석은 헤벌쭉대는 민호의 싸대기를 몇 번 강하게 후려치고 같이 웃어준다. “그래 씨발. 남자가 되가지고 판을 벌렸으면 일을 치러야지.” 명석과 패거리들은 처음으로 민호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여자들은 민호를 보며 부끄럽다느니 좆이 좆만하다느니 하는 말을 지껄였다. 민호는 소리도 없이 누워있는 영자를 똑바로 눕히고 치마를 걷어올렸다. 하얀 팬티에는 누런 자국이 남아있었다. 차가운 산기운에 김이 올라오는 게 눈에 보였다. 민호는 팬티양쪽에 손가락을 걸고 한큐에 내렸다. 자기가 생각하기에도 놀라운 솜씨였다. 얼마 나지않은 털이 뭉친 채 둔덕 위로 꼬여있었다. 민호는 자신의 바지를 내렸다. 추워서일까. 발기하지 않았다. 더러운 갈색 소음순이 대음순 사이로 약간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역겨웠다. 하지만 민호는 영자에게 다가서서 자신과 그녀의 성기를 댔다. 추운 날씨에 맞붙은 다리살은 따뜻했지만 삽입하기는 힘들었다. 발기는 했지만 굳게 닫혀있는 그 곳에 몇 분간 좆질을 했지만 넣기 쉽지 않았다. 담배를 다 피고 노려보고 있던 명석은 민호를 거칠게 밀쳐내고 바지를 내리기 시작했다. “야, 씨발. 꺼져.” 하, 씨발 잘 안들어가네. 야 다리좀 벌려봐. 양쪽에서 패거리가 영자의 다리를 찢는다. 아 씨발, 야. 들어갔어. 아. 씨발, 하. 영자의 입에서 고통에 찬 비명이 들려왔지만 자리에 있던 그 누구도 영자를 동정하지 않았다. 다음 날 영자는 학교를 결석했다. 죽었으면 어쩌지하는 걱정과는 반대로 영자는 살아있는 모양이다. 안도감과 또 다른 불안감, 구토감, 혐오감에 민호는 학교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오후에는 가죽잠바를 입은 건장한 아저씨들이 수업 도중 들어와서 선생과 간단한 이야기를 몇 번 나눈 후 한번 훑어보고 갔다. 민호는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시야가 돌아간다. 쉬는 시간에 명석이 말을 거는 것 조차 모를 만큼 민호는 생각을 비우고 있었다. 명석은 민호에게 위협적인 얼굴로 다가온다. “야. 뭔 생각한다고 그렇게 얼이 빠져있냐. 우린 아무거도 모르는거다. 알았냐?” 명석이 무엇인가 말한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명석은 대답이 없는 것에 불만을 가진 것 같지만 조용히 자신의 자리로 돌아간다. 수업도중 민호는 교무실로 호출된다. 나가는 도중 명석을 돌아보니 눈을 부릅뜨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교무실로 들어가기 전 담임선생과 낯선남자의 대화가 들려온다. “그러니까, 명석이가 그런 일을 할만한 아이가 아니라구요.” “하지만 피해자 입에서 이미 다 진술이 나온 상황입니다.” “민호라는 아이도 나왔다면서요? 걔는 별종이에요.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없고. 하는 행동들도 위험하고. 아마 노는 여자애들하고 같이 일을 벌이다 사고친거겠죠.” “그래도 일단은 다 조사를 해봐야 합니다.” 낯선 남자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한다. 민호는 머리 속 무엇인가 퓨즈가 끊어지는게 느껴졌다. 언제나 푸르게, 라는 팻말이 꽂혀있는 화분을 들고 쉬는 시간인 반으로 돌아온다. 그 짓을 하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것 같았고, 그래서 했다. “야이, 개새끼야!” 소리를 지르는 것과 동시에 화분은 명석의 머리위에서 박살이 났다. 휘청거리는 명석과 함께 민호는 유리창 째로 밀고 지상으로 추락한다. 민호는 온 몸이 폭발하는 듯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아이들이 바깥을 바라보자 사이좋게 민호와 명석이 겹쳐 누워있는 것이 보였다. 둘 다 뇌수와 회백색의 대뇌피질을 드러낸채 예쁘게 터져있었다. |
캬 개년 ㄱㄱ
진짜 잘 쓰네... 혹시 뭐 배웠냐?
저 솔직히 못 쓰는 편이라.. 감사합니다 - DCW
헐 뒷북인데 잘썼다 존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