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장르소설가라면 평생을 쫓아야 할 그림자이자 소설의 심장이자 핵심일 것은 분명한데 그 누구도 여기에 대해선 정확히 진단할 수 없다는 게 아이러니지.
감으로 쫓던지 눈과 귀와 마음과 마치 달걀을 깨려는 것처럼 고뇌에 몸부림치는 것도 소설가의 일과는 이러한 것에 집중되어 있는 건 분명해.
사전적인 의미로는 단순히 즐거운 기분을 느끼는 것인데 대체 무엇을 어떻게 구체적으로 해야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다들 직접 눈앞에 나타나야지만 알게 된다. 왜? 이유는 모른다. 사람은 그렇게 태어났고 소설가는 글을 써야 하는 충동을 느끼고 축구 선수는 공을 차고 싶으며 정의감에 불타는 자는 검사가 되려 하며 돈에 미친 자는 사업가가 되듯이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어떤 삶을 향해서 가고 있겠지.
이 주제에 대해서 몇 가지 책을 읽었었는데 기억나는 것 중 하나는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이었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수석 게임 디자이너인 라프 코스터가 낸 가벼운 책으로 게임에 관해 얘기하고 있지만, 그가 본질적으로 재미라는 요소를 부르짖는데 소설가라고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 주장 하는 재미는 사람이 학습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불쾌한 패턴을 보면 그것을 익숙하게 만들고 싶어한다고 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학습효과로 소설을 언급하는데 소설만큼 인생에 대해서 배우기 쉬운 매체는 없다고. 또 다르게 언급한 건 재미는 반드시 질린다는 것인데 사람은 패턴에 익숙해지면 그것을 하품 나온다고 생각을 한다. 요약하자면 인간은 무언가를 순수하게 배우고 경험하고 학습하고 싶을 때 재미를 느낀다는 것.
물론 이것만 재미라고 볼 수는 없지. 작법 책에서는 긴장된 상황을 항상 찾으라고 하는 명언이 있으니. 플롯의 기본은 누군가 무언가를 하려는데 어려워 보이는 것이라는 것이라고 시나리오 작가이자 교수인 데이비드 하워드는 말한다. 그렇다면 작법 책에서 말하는 재미는 긴장된 상황의 연출이라고 볼 수 있겠어.
또 다른 측면에서 재미는 달성 가능한 목표라고도 말해. 적절한 목표를 가지고 있고 거기에 도달할 만한 수단이 있다면 사람은 거기에 빠져든다는 것이지. 이것 말고도 재미라는 측면은 한도 끝도 없지. 단순히 감각적으로 즐거울 수도 있어. 요새 잘 팔린다는 갑질도 재미의 한 요소를 자극하는 건 분명하니 이것도. 갑질보다는 좀 착한 측면인 사이다를 마신다. 이런 것도 있겠지. 비극이 극대화되면 그 고통을 재미로 느끼는 비극적 감정도 재미에 들어간다고 생각해.
뭐 이래 저래 잡다하게 잡담을 늘어놨지마는 나도 날이 갈수록 헷갈린달까. 결론은 건필하자.
재미있는 글은 어떤 글일까 나도 한참 고민했던 적이 있었는데 내 결론은 [적어도 뒤가 궁금하긴 해야한다] 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