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세상]메갈리아, 인터넷 티셔츠

여기 한 장의 티셔츠가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메갈리아4’가 제작한 여성주의 티셔츠가 그 주인공이다. 이 티셔츠 슬로건은 ‘한 장의 페미니즘’이었다.


게임회사 넥슨이 이 티셔츠 인증샷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한 여성 성우를 교체한 것이 논란의 발단이 됐다.  이에 대해 일베와 오유 등 커뮤니티 회원들이 집단적으로 반발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옥시 살인’에 대한 불매운동도 실패했는데, 좌우를 넘어 결성된 반여성주의 남성연대의 힘은 진정 강력했다는 자조 섞인 한탄도 나왔다. 나도 이 글을 쓰는 동안 일말의 두려움을 느낀다. 심지어 이들은 정부의 웹툰 검열을 촉구하는 이른바 ‘예스컷’ 운동까지 시작했다. 정의당마저 성명을 발표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그들은 누구이기에 진보정당마저 쩔쩔매게 할 정도로 강력한가. 정치적 관점에서는 극과 극인 일베와 오유 커뮤니티는 왜 메갈리아에 맞서는 강력한 남성연대를 구축했을까. 넥슨 사건부터 ‘예스컷’ 캠페인까지 걸린 기간은 10일 남짓이었다. 

무엇이 이 광기를 부추기고 있는 것일까. 무엇이 티셔츠 입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까. 성찰이 수반되지 않는 정보는 사람들을 빠른 결론으로 이끈다. 그런데 모두가 동의하는 민주주의가 존재할 수 없듯이, 합리적 근거가 취약한 의견은 그것이 올바르다고 해도 공동체를 파괴하는 경향을 갖는다.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이끈다. 

마이클 린치에 따르면 ‘집단 극화(group polarization)’는 어떤 의견을 제시할 때 합리적 근거를 내놓지 않고, 다수의 입장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실제로 기업, 정당, 작가들을 향해 압력을 행사하는 남성들은 한국의 성차별이 매우 심각하다는 실질적 근거들을 외면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가 2000년부터 부동의 1위이며, 2014년 기준 여성의 임금은 남성에 비해 36.7%나 적다는 사실을 외면한다.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유리천장지수가 조사대상 29개국 가운데 29위라는 사실도 배제한다.

메갈리아를 단순한 막말집단으로 두들겨 남성 기득권 체제를 유지하려는 그들은 스스로를 스마트폰섬에 유배시킨 채 일부 사용자들의 미러링에 의한 극단적 표현 수위만을 자신들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근거로 삼는다.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부족’은 다원주의나 합리적 근거 대신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방향으로 돌진한다.

인터넷은 이제 상상보다도 더 강력해졌다. 이제 하나의 삶 그 자체다. 하지만 여론의 극단화 현상을 이끄는 ‘네트워크 악마’로서의 이빨도 드러내고 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32&aid=0002717951



오늘 왜곡으로 점철된 경향신문 기사... 

이쯤되면 오늘의 유머가 아니라 오늘의 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