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 프로그램으로 글 쌌던 아재다.


개념글에 누군가가 탈세로 찌른 게 효과가 적었다는 결과를 보고 글을 싸지른다.


납세자(세금을 내는 사람)에게 국가에서 세금을 내라고 고지서를 보낼 때, 고지서에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 4개 있다.

1. 과세연도(언제부터 언제까지를 기준으로 나온 세금인지 설명) 

2. 세목(어떤 세금인지 설명)

3. 세액 및 산출근거(세금이 얼마나 나오고, 왜 이만큼 나왔는지 설명)

4. 납부기한과 납부장소(언제부터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에다 세금을 내야하는지 설명)

 

국세청에서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는 납세자를, 세액과 산출근거, 납부장소를 특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세금"을 "어디"에다 납부하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우선 "납세자는 세무서에서 조금만 조사하면 나올 텐데" 란 의견이 있지만, 납세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사항이 있기 때문에 쉽지 않다.

조세탈루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명백한 자료가 있는 경우엔 세무조사가 당연히 가능하다.

하지만 "누가" 조세탈루를 저질렀는지 알아보기 위해 국민들을 이잡듯이 다 조사한다면, 조사관들이 세무조사권을 남용했다며 후폭풍이 생길 수 있다.

A, B, C, D, E, F를 조사해서 C가 탈세를 저질렀다는 걸 알아냈다고 쳐도, 나머지 사람들이 왜 자기 개인 정보를 아무 이유 없이 열람했냐며 싸우자 모드가 되거든.

따라서 어떤 사람이 탈세를 했는지는 우리가 알아내야 한다.


두번째로 납세자가 누군지 모르는 상황에서 납부장소를 특정지을 수 없는 건 당연하다.

납부 고지서 같은 경우, 납세자에게 직접 가서 주거나, 납세자가 사는 곳에 우편을 보내는 식이다. 근데 누구한테 전해주지?

(e-mail로도 가능하나, 세무서가 e-mail 주소를 알아야 하며 납세자의 신청이 필요하다......)

납부할 사람을 특정짓지도 못했는데, 누구에게 세금을, 어느 세무서에 내라고 알려줄 수 있을까?


세번째로 세액과 산출 근거를 우리가 쉽게 알 방법이 없다.

예를 들어 대형 행사를 여는 주관처의 수입은, 입장료일 것이다. 행사장 내에서 상품 팔고 번 돈은 판 사람의 수입이니까. 

따라서 입장료X입장객으로 수입을 잡을 텐데, 입장객 수를 알려면 그 행사장에 하루 종일 있으면서 세야 할 판이다.

만약 어림짐작으로 1,000명이라고 찔렀는데, 실제론 800명이었다면, 200명 분만큼 더 때린 세금을 수정해달라고 주관처에서 반발할 것이다.

당연히 이런 사태 터지면 세무서 측은 스트레스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금액을 확실히 특정짓지 못하면 국가에서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사실 나도 세금 관련으로 조금 아는 게 있어 도움을 주고는 싶었지만, 무엇보다도 위와 같은 이유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려 했다.

철퇴 먹이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가가치세가 적용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도서면 면세지만, 잡지는 과세라 어떻게 볼지 모르기 때문에)

그렇다보니, 더 확실한 건 음란물 쪽을 공격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럼에도 이 글을 남기는 것은, 탈세하는 사람들의 명치를 찌르지 못해 힘빠진 행갤러에게 힘을 북돋아주기 위해서다.

미비했던 사항을 보강해 더 힘차게 찔러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우습게도 메갈리아4가 텀블벅으로 모은 금액을 알아서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들이 얼마나 세금 관련으로 생각이 없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가 힘들게 알아내야 하는 항목 하나를 스스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금자만 특정지을 수 있다면 다시 도전 가능하다고 본다.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