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의 여명은 세계관 하나하나 손수제작인 하이판타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본작만의 오리지널리티와 분위기는 앞으로 어디서도 나오기 힘들테니.... 동토의 여명은 세계관이 정말 넓은 작품이다. 하지만 판이 큰 작품들이 그렇듯 자신이 한 말이나 벌린 판을 수습하지 못하고 대게 고꾸러지기 마련인데 비록 장기간 휴재로 완결에 가 있으나 나온 연재분 까지만 봐도 정말로 정교한 세계관과 연대기가 짜여있다는건 이걸 본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인정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크게 아이들 시점과 어른들 시점으로 나뉘어서 전개되는데 아이들 시점에서는 주인공 마고와 그의 죽마고우 4명이 주 이야기를 이룬다. 이 시점에서는 아이들이 비중이 많아지며 그들이 사건을 겪으면서 성장해 나가는걸 은은하게 풀어주며 마고와 관련된 떡밥들을 많이 풀면서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설정들을 메인 스토리에 자연스럽게 풀어나가면서 독자들에게 세계를 확립시켜주고 앞으로 나올 중대한 사건들을 위해 착실히 빌드업에 이바지한다. 반면 어른들 시점에서는 현재시간대에 일어나는 커다란 갈등들과 심각한 에피소드들을 풀어나가며 인물들간의 대립을(칼리그 무리와 선비들의 관계,인간과 마족,문화혁명으로 인한 이종족 배척 등)절절히 혹은 간접적으로 묘사하면서 하나의 군상극을 완성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장점과 단점
장점:으레 하이판타지들이 내세우는 것 처럼 이 작품의 메인은 인물도 사건도 아닌 배경이다. 작가가 치밀하게 쌓은 세계관은 작품 내에서 세밀하고 방대하게 다뤄지진 않지만 메인 스토리들의 커다란 줄기를 따라가며 이야기를 지탱하는 훌륭한 초석이 되어주며 이 매력에 빠지는 순간 200화도 안돼는 화들을 수십 번 되풀이하면서 죽은 자식 불알 만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단점:이 작품의 가장 치명적이도 안타까운 점이다. 묘사의 생략이 너무 심하다. 이야기가 커다란만큼 다루지 못하는 이야기도 생길 것이며 그에대해 생략하는 것은 판타지 작가라면 누구나 겪는 고충이라고 생각한다. 기껏 정성들여 만든 귀한 보따리를 세상에 풀지도 못하고 재워두는 것이 답답하다는건 누구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이 작품은 앞서 말했듯이 엄청난 세계관과 밀도를 자랑하고 있고 그만큼 이야기들이 많이 연재되어야 할텐데 작가는 판타지의 고질적인 이 문제점을 타파하고자 초고속 전개라는 카드를 내밀듯 정말 불친절하게 간접적으로 조금 묘사해주거나 아예 스킵하고 다음 화에 가서야 조금 언급을 해주는 편이다. 그렇기에 이 작품의 하드코어한 팬들은 작가의 블로그를 가서 그 설정을 하나하나 되뇌이고 있으니 얼마나 심각한지는 이 정도면 충분할듯 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한 가지 더 큰 문제점이 발생하는데 인물들의 자잘한 서사는 물론 보통 작품에서는 꽤 비중이 있을만한 감정선까지 다 잘라 버린다는 것이다. 마고의 성장에서 나오는 카타르시스는 물론이요. 아이들의 내면서사 악역의 심리 등 세계관에 비중을 두지 않는 부분들은 전부 간접적으로 묘사하거나 아예 생략처리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장면이 이해가 안되거나 이 캐릭터가 갑자기 왜이러지? 싶으면 정말 세밀하게 컷 하나하나 찾아가면서 그 묘사를 찾아 상상으로 메꿔야 한다.

원래 작품의 설정이란 부연설명따위 없어도 작품에 녹아들어 직간접적으로 작품을 지탱하는 뿌리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하이판타지같이 정말 많은 상상을 담은 이야기들은 필히 그것이 설명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기에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한 줄평:동토의 여명은 지금 연재분에서 이야기 밀도를 줄이고 훨씬 많은 화수로 천천히 연재했어야 했다. 그게 싫은 독자들은 다 떠나가더라도 하다못해 하드코어 팬층들은 잡을 수 있었을텐데....워낙 불친절하다보니 결국 보는 이 다 뒤진 비운의 작품.


개인적으로 자세히 다뤄졌으면 하지만 이제는 나올 일 없는 부분들: 시아,시우 이야기 선장 하람의 고뇌와 고민들,쉬라의 마고 사랑이야기,마고가 느꼇을 절망 혹은 무력감,윈지,울이의 어린 보호자로서의 성장과정,다이라의 아주사랑,에드가 애기의 열등감 혹은 절박함,아란과 함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친 인물인가,쟌과 하층민들이 받은 핍박과 불합리함들,선비들의 변질,수리패들의 각각의 전승과 그 서사들 등 언급 안된 것들은 앞으로의 진행에서 나올 것들로 예상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