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에서


어제 퇴근길 지하철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학생 무리가 내 옆자리에 앉더니 선생님 뒷담화를 시작했다.


"야 진짜 김쌤 개빡치지 않냐?"

"쟤 때문에 우리가 벌청소까지..."

"아 진짜 저런 새끼 때문에..."


듣고 있으니까 옛날 내 모습 같더라. 나도 그랬거든. 어른들 욕하면서 뭔가 대단한 줄 알았었지.


그런데 그 중에 한 아이가 말했다.


"근데 우리가 이러고 있으면 뭐가 달라져?"


다른 애들이 "뭔 소리야?" 하니까 그 아이가 계속했다.


"욕해봤자 김쌤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우리 기분만 더 나빠지잖아. 그냥... 우리끼리 더 잘해보면 안돼?"


순간 뜨끔했다.


나도 온라인에서 누군가 미워하면서 뭔가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연예인들 까고, 이상한 사람들 조롱하고...


그러면 내가 뭔가 정의로운 사람이 된 기분이었거든.


근데 그냥 나만 더 찌질해지고 있었던 거였다.


미워할수록 내 마음만 더러워지고, 욕할수록 내 입만 더 험해지고.


그 중학생 말이 맞더라.


"우리가 이러고 있으면 뭐가 달라져?"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더 약해졌다.


강한 사람인 척 하려고 약한 짓을 계속하고 있었던 거였어.


그날 집에 와서 처음으로 생각해봤다.


진짜 강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남 욕하지 않아도 자신감 있는 사람.

미워하지 않아도 당당한 사람.

혐오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사람.


나는 지금까지 반대로 살고 있었다.


이제 그만 레벨업할 시간인 것 같다.